현정세와 민족민주세력의 대응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에 따라 남북사이에 오랫동안 지속되어 오던 불신과 대결이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한반도 정세흐름은 온 겨레를 무한한 감격과 환희로 설레이게 하고 있다.

특히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피어린 투쟁을 벌여온 민족민주세력으로 하여금 크나큰 자긍심으로 가슴부풀게 한다.

이 얼마나 바라고 바라던 국면인가. 성큼 다가선 전환적 국면은 우리들이 전개해온 불굴의 투쟁이 지극히 의로운 애국애족투쟁이며 그 승리가 필연적임을 웅변해 주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유리한 정세발전에 심취돼 그저 관망이나 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이다. 이 엄청난 한반도 정세발전의 깊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적극 대응해 나서는 것이 본연의 사명이고 중임이라고 본다.

변천된 현정세는 민족민주세력이 필승의 신념과 불굴의 투지를 더욱 가다듬고 용기백배해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한 행보를 배가해 나갈 것을 요청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된 정세흐름과 국민각계의 정서에 걸맞게 투쟁과제와 전술을 정립하고 그것을 실천행동에 능동자재하게 구현해 나가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빼앗긴 민족자주권을 되찾고 사회를 자주화하기 위한 투쟁에 총력을 집중해야 한다.

자주없이 민주없고 통일없다는 것은 피어린 투쟁 속에서 찾은 교훈이고 진리이다.

무려 반세기이상 국토가 분단되고 민족분열의 비극적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것도, 민족적 존엄과 자주권, 민주민권을 무참히 유린, 말살하는 식민지파쇼통치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배와 간섭에 비롯된 것임은 공지의 사실이다.

미국강경보수세력은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통일후에도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변하면서 휴전선부근에 1백만개이상의 대인지뢰매설을 새롭게 계획하는 등 전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을지」와 「독수리」합동군사훈련과 같은 북침전쟁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실은 미국이 오늘날까지도 식민지지배권을 포기하고 이 땅에서 스스로 물러가려 하지 않고 있으며 대북압살과 민족의 영구분열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선명히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 앞에 나서는 선차적 과제는 의연히 반미자주화투쟁인 것이다.

더욱이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진수가 민족자주화의 실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반미자주화투쟁은 당면한 급선무로 제기된다고 하겠다. 그것은 민족자주를 떠나서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민주세력은 이 땅에서 미제침략자들을 몰아내기 위한 반미자주화투쟁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철수투쟁은 이제 더 이상 이룰 수 없는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민족민주운동단체들은 현실적으로 6.25전쟁시기 미군의 양민학살만행과 주한미군범죄행위를 단죄규탄하는 투쟁과 주한미군기지철폐, 「한미행정협정」파기투쟁을 지속적으로 힘차게 벌여 이 투쟁들을 주한미군철수투쟁으로 확대발전시키며 나아가서 빼앗긴 땅, 짓밟힌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되찾는 범국민적 자주화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이 땅에서 극우익보수세력, 반통일세력을 쓸어버리는 것은 우리 앞에 나서고 있는 절박한 과제이라고 할 수 있다.

한줌도 안되는 이 땅의 극우익보수세력, 반통일세력은 나라와 민족, 민중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이 외세에 빌붙어 일신일족의 기득권과 부귀영달만을 추구하는 추악한 사대매국집단, 민족반역의 무리이다. 그들은 민족의 분열과 한국사회의 식민지파쇼통치체제를 생존방식으로 체질화하였기에 국민대중의 일치한 자주, 민주, 통일지향과 요구를 한사코 반대해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금 그들이 우리 겨레는 물론 세계가 지지하고 있는 6.15남북공동선언의 성공적 이행성과를 깎아내리면서 『주한미군철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느니 『「국가보안법」을 절대로 손대서는 안된다』느니 『통일은 자유민주주의체제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느니 뭐니 하는 것과 같은 쓸개빠진 망발을 서슴지 않는 것도 여기에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반통일세력의 준동을 한낱 보잘 것없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들을 반대하는 투쟁에 더욱 과감히 나서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극우익보수세력, 반통일세력의 반역적 망언, 망동과 불순한 음모, 흉계를 제때에 분쇄, 저지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강력히 벌여나가야 한다. 그리고 극우반동언론의 대변지로서 이미 민족과 역사의 심판을 받은 「조선일보」에 대한 인터뷰, 기고 거부와 불매운동을 범국민적 차원에서 강력히 전개해 그를 준엄히 징벌해야 한다.

이와 함께 악질적인 극우익보수세력, 반통일세력청산운동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힘차게 벌여나가야 한다. 친일파청산운동과 4.13낙천, 낙선운동 경험을 밑거름으로 삼고 사대매국노, 민족반역자, 반통일분자들을 조사, 장악해 그들을 철저히 적발, 숙청하고 매장해 버려야 한다.

민족민주세력은 또한 오늘의 유리한 정세국면에 걸맞게 조국통일운동의 행보를 더욱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은 때가 되면 스스로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단합된 힘에 의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 지나온 우리의 투쟁경험이다.

우리는 변화된 정세발전의 요구에 걸맞게 통일운동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주력해야 한다.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한 6.15남북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투쟁에 국민대중이 적극 동참하도록 이끌어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민대중이 자기 운명의 주인, 통일의 주체로서의 자각과 무궁무진한 자기 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통일운동에 나서도록 의식화작업을 활발히 벌이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북민중과의 연대연합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민간통일운동을 탄압하고 이북민중과의 접촉과 대화를 차단하는 「국가보안법」과 국정원을 철폐, 해체하는 문제가 급선무이다. 우리는 6.15공동선언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서도 「국가보안법」과 국정원의 반민족적, 반통일적 범죄성을 폭로단죄하고 그것들의 전면 철폐, 해체를 촉구하는 투쟁을 강력히 전개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2백36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활동은 바람직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리고 이북민중과의 정치대화와 사회문화교류 등 다방면적인 접촉과 교류를 실현함으로써 남북사이의 신뢰와 단합, 협력을 이룩하고 통일분위기를 고양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노력해야 한다.

자주, 민주, 통일의 길은 순탄하지 않지만 그 승리는 필연적이고 확정적이다. 역사는 시대의 담당자들인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다.

민족민주세력은 민족자주, 애국의 기치아래 똘똘 뭉쳐 거족적인 투쟁을 줄기차게 벌여나감으로써 외세가 없고 통일된 새 세상을 안아오고야 말 것이다.

<최 철 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