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91(2002)년 12월 12일(목)                                                                                        통일여명 편집국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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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없는 개혁정세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최성원 2002 8

통일여명 편집국 해설 / 4-1-13

 

지역통일전선과 전국적 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있는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은 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하고 있는 오늘의 개혁정세를 어떻게 보아야 하며, 어떠한 전략과 전술을 수행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선거라는 정치정세의 격변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 문제를 해명하는 것은 중요한 실천적 의의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필자는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선거전술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긴급하게 작성한 논문이므로 혹시 미흡한 점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만, 동지들 사이에서 토론자료로 활용해주기를 바랍니다.

1.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에 존재하는 부르조아개혁세력의 본질과 두 가지 구성부분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창시하신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사상에 의하면, 현 시기 우리 사회의 성격은 식민지반자본주의로 규정됩니다. 식민지반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사회 전반에서 식민지적 성격이 자본주의적 성격을 결정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해되는 개념입니다. 반자본주의라는 개념은 자본주의체제가 완전히 발달되지 못하고 절반 정도만 발달되어 있다는 양적 발달수준을 해명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식민지의 자본주의체제는 정상적으로 발달된 자본주의체제가 아니라, 제국주의세력에 의해 이식되고 육성된 예속성, 그리고 제국주의세력의 가혹한 지배·착취에 의해서 근본적으로 뒤틀려있는 기형성과 불구성을 지닌 자본주의체제라는 것, 이것이 반자본주의라는 개념의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개념은 질적인 왜곡과 변질을 해명하고 있는 개념입니다.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는 제국주의세력의 지배·착취에 의해서 규정되는 식민지사회이며, 동시에 제국주의세력과 그 세력과 결탁한 식민지의 예속자본가계급과 반동적 관료집단이 자행하는 이중적인 지배·착취에 의해서 예속화, 기형화, 불구화된 반자본주의사회입니다.

제국주의세력과 식민지반혁명세력의 이중적인 지배·착취에 의해서 예속화, 기형화, 불구화된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의 자본이 독점자본이 아니라 예속자본으로 변질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본가계급의 정치세력들 가운데 하나인 부르조아개혁세력도 역시 왜곡된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식민지사회가 아닌 일반적인 자본주의사회에서 정치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는 부르조아개혁세력과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에서 정치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는 부르조아개혁세력을 동일한 정치세력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부르조아개혁세력은 어디까지나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입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은 제국주의세력의 지배에 의해서 예속화, 기형화, 불구화된 정치세력입니다. 그러므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의 본질은 미제국주의세력이 어떻게 그 세력을 관리·통제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를 중심으로 하여 인식해야 합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은 두 가지 구성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상층집권세력(집권층 개혁파)과 재야개혁세력입니다. 상층집권세력은 식민지예속자본가계급을 자기의 계급적 기반으로 하면서 예속자본가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이 예속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파쇼폭압기에 이른바 ≪보수야당세력≫으로 존재하였던 정치세력은 군사파쇼세력이 퇴출된 예속정권의 자리에 교체투입됨으로써 오늘의 상층집권세력으로 되었습니다. 상층집권세력은 보수야당세력으로 존재했던 시기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미제국주의의 지배주의정책에 순응·복종하는 대미예속세력입니다. 상층집권세력에는 반개혁세력도 일부 끼어 들어가 있습니다.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는 자본주의체제가 기형적으로 팽창된 사회이므로 매우 복잡다단한 사회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그러한 사회구조를 관리하려면 관료적 행정명령체계도 역시 팽창하게 되고, 따라서 반동적 관료집단이 비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에서의 억압통치는 관료적 행정명령체계를 통하여 실시됩니다. 수십만에 달하는 반동적 관료집단은 오늘 부르조아개혁을 방해하고 반대하는 반개혁세력들 가운데 가장 커다란 세력으로 되었습니다. 상층집권세력은 비대해진 반동적 관료집단에 대해서 제한된 장악력밖에 행사하지 못하고 있으며, 반동적 관료집단은 파쇼잔재를 동원하여 반개혁적 억압통치를 계속 자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재야개혁세력은 도시소자산계급을 자기의 계급적 기반으로 하면서 도시소자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이 예속정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파쇼폭압기에 재야개혁세력은 보수야당세력과 손을 잡고 군사파쇼정권에 대항함으로써 반파쇼민주화운동에 참가하였습니다. 보수야당세력이 집권하자 재야개혁세력들 가운데 일부는 상층집권세력으로 흡수되었고, 나머지는 여전히 재야개혁세력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재야개혁세력은 두 갈래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상층집권세력의 일부로 흡수되지 못한 재야개혁세력의 일부는 상층집권세력에게 복무하는 도구로 되었습니다. 이른바 관변단체들입니다. 다른 한편에는 이른바 시민운동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재야개혁세력의 일부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들은 상층집권세력에 대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상층집권세력과 반동적 관료집단에 대한 일종의 견제세력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실을 고려할 때, 오늘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식민지에서 지역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하여 손을 잡아야 할 상대는 명백해집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 일반이 아니라 재야개혁세력입니다.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재야개혁세력과 지역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과제는 여러 가지 복잡하고 난해한 실천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6.15공동선언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에 개입하고 있는 상층집권세력은 관변단체들을 앞세우면서 민족민주운동세력을 통제하려는 비열한 책동을 하고 있습니다.

2. 일반민주주의개혁과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

일반적으로 말해서, 부르조아개혁세력이 추진하는 개혁은 일반민주주의개혁입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은 반파쇼민주화를 중심으로 하는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의 정치과업입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은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의 과정에서 진행되며 그 혁명이 승리함으로써 완수됩니다.

여기서 ≪부르조아식≫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는,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지향한 민주주의혁명이 반드시 부르조아계급의 영도에 의해서만 수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실현하는 민주주의혁명은, 노동계급의 혁명역량이 강할 때,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인민대중의 반파쇼통일전선에 의해서도 수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논문에서는 부르조아민주주의혁명이라는 종래의 개념 대신에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습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이 완수되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에서 하나의 전술적 과업이 해결되는 것입니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전술적 과업이 해결된다는 말은, 사회 전반의 근본적 변혁은 아직 일어나지 않으나, 정치적으로 파쇼억압체제를 청산하는 한편 사회경제체제를 부분적으로 개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일반민주주의개혁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일반민주주의개혁과 비교할 때,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의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의 사회정치경제체제를 청산하고 민중민주주의체제를 세우기 위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전략단계입니다.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에서는 파쇼억압체제를 청산하고 사회경제체제를 부분적으로 개량하는 일반민주주의개혁이 실시되는데 비하여,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에서는 민중민주주의체제가 수립됩니다.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과정 안에서 하나의 전략단계로 수행되며 그 혁명이 승리함으로써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이 완수됩니다.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일반민주주의개혁과 달리 사회주의체제의 수립을 지향하는 더 높은 단계의 혁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행단계로 됩니다.

지난 시기 김일성주석께서 영도하시었던 반제반봉건인민민주주의혁명은 김정일국방위원장에 의하여 현 시기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의 조건에 맞게 심화·발전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으로 되었습니다.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사상을 창시하시고, 김일성주의혁명운동이 고양기에 접어든 오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진두에서 지휘하시며 정력적으로 영도하고 계십니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사상에서 제시된 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은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과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을 모두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을 일반민주주의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고,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을 민중민주주의혁명(인민민주주의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은 혁명수행에서 노동계급과 그 전위당의 영도적 역할을 표현함으로써 민주주의혁명의 계급적 관점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고, 민중민주주의혁명이라는 개념은 혁명역량편성에서 식민지의 각계각층 인민대중이 참가하는 혁명역량의 포괄성과 광범위성을 표현함으로써 민주주의혁명의 민중적 성격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창시하신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사상에 의하면, 민족해방혁명과 민주주의혁명은 식민지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김일성주의혁명의 두 측면입니다. 민족해방혁명은 식민지에서의 민주주의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전제이며, 제국주의세력으로부터 해방된 식민지에서 수행되는 민주주의혁명은 민족해방혁명의 성과를 공고하게 만들고 완전히 실현하는 담보로 됩니다.

민주주의혁명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과정 안에 하나의 전략단계로 결합되어 있는 혁명이며, 민족해방혁명의 과업을 해결함으로써 제국주의의 지배·착취로부터 해방된 식민지에서 계급해방을 실현하기 위한 혁명입니다. 민주주의혁명에 의하여 민중민주주의정권(인민민주주의정권)이 수립되고, 인민대중이 예속자본가계급과 반동적 관료집단의 계급적 지배·착취로부터 해방되고, 선진적인 민중민주주의체제(인민민주주의제도)가 수립됩니다.

만일 식민지에서 혁명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민족해방혁명의 과업과 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이 한꺼번에 통일적으로 수행되지만, 혁명전쟁이 아닌 경우에는 민족해방혁명의 과업이 해결된 기초 위에서 민주주의혁명이 연이어 수행됩니다.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식민지에서의 토지개혁과 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로써 외래독점자본과 식민지예속자본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수단은 몰수되며, 식민지를 지배·착취하여온 제국주의세력과 예속자본가계급의 사회경제적 지반은 붕괴됩니다. 이것은 식민지 인민대중의 복리를 결정적으로 증진시키고, 자립적 민족경제를 발전시키며 사회주의경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사회변혁입니다. 다른 한편,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 이후에도 주로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민족자본가계급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수단은 보호되며, 개인기업은 장려됩니다.

둘째로,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노동계급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억압과 착취를 제한합니다. 아직은 억압과 착취를 완전히 소멸하지는 못하지만 크게 제한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은 노동계급의 민주주의적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조건과 노동생활을 크게 개선하는 것으로 현실화됩니다. 노동계급이 자기의 노동조건과 노동생활을 크게 개선하고 민주주의적 권리를 쟁취하게 되면, 노동계급의 정치역량은 가속적으로 김일성주의화될 것이며 사회 전반에 대한 노동계급의 영도적 역할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셋째로,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은 사회의 모든 분야를 민주주의적으로 개조·발전시킴으로써 인민대중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그들의 사회정치의식을 혁명적으로 개조·발전시키게 됩니다. 민중민주주의체제에서는 인민대중이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누리며 사회정치활동의 권리를 행사하게 됩니다. 도시소자산계급과 양심적인 민족자본가계급도 민주주의정당에 참가하여 정치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과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관계는 어떻게 규정되겠습니까?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은 식민지의 혁명발전과정에서 하나의 독자적인 전략단계로 될 수 없습니다.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이라는 낮은 전략단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이라는 높은 전략단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은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으로 발전·완성되어 간다고 말할 수 있으나,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으로 발전·완수되어 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은 일반민주주의개혁이라는 전술적 과업을 수행하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에 용해되어 있습니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은 일반민주주의개혁이라는 전술적 과업을 완수하면서 연속적으로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이라는 전략단계로 전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전략단계인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에 포함되는 하나의 전술단위입니다.

3. 반파쇼통일전선의 구축과 민주연립정권의 수립 전망에 대한 반성

일반적으로 말해서, 반파쇼민주화운동이 추구하는 일반민주주의개혁은 반파쇼통일전선의 구축, 민주연립정권의 수립이라는 두 개의 정치과업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지향하는 여러 계급의 정치역량들이 반파쇼통일전선을 구축하여 극우파쇼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함으로써 일반민주주의개혁이 완수되는 것입니다.

노동계급의 혁명역량이 아직 미약한 조건에서 극우파쇼정권을 타도하려면, 노동계급의 단독적인 혁명역량만으로는 안 되며, 반파쇼통일전선을 구축하고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을 승리로 이끌어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하게 됩니다. 이 때 반파쇼통일전선은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는 힘있는 무기로 됩니다.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조선반도의 식민지에서 반파쇼통일전선은 식민지 정치세력의 전선구도를 ≪민주 대 반민주≫의 대치선으로 가르고 반파쇼민주역량이 총결집하는 ≪민주대연합≫이라고 지칭된 바 있었습니다. 반파쇼통일전선을 식민지의 민족민주운동권에서는 민주대연합이라고 불렀고, 혁명기지에서는 반파쇼민주주의전선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식민지의 반파쇼통일전선이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하고 나면 곧 이어 전국적 통일전선으로 상승·발전되는 혁명발전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혁명기지에서는 전국적 통일전선을 반미구국통일전선이라고 불렀습니다.

민주대연합에 기초하여 수립되는 민주연립정권은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수행하지만, 그 정권의 계급적 본질은 어디까지나 부르조아계급에 속해 있습니다. 따라서 민주연립정권은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다른 한편, 민주연립정권은 부르조아계급독재의 한 형태인 이른바 연합정권과 다릅니다. 부르조아연합정권에서는 부르조아계급 내부의 여러 파벌들이 계급적 이해관계의 공통성에 따라 국가권력을 분점하게 됩니다. 이에 비하여 민주연립정권은 여러 계급의 반파쇼민주역량들이 총결집된 반파쇼통일전선을 기반으로 하여 수립됩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이 예속정권을 장악하고 파쇼적 폭압통치를 실시하고 있었던 1960년대부터 1980년대의 30년 동안 조선반도의 식민지에서는 식민지노동계급의 정치역량이 매우 미약하였을 뿐 아니라 혁명적 전위조직의 혁명역량도 파쇼적 폭압통치에 의해서 극히 제한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당시로서는 혁명적 전위조직의 영도에 따라 형성된 식민지 노동계급과 인민대중의 통일전선의 자주적 민주역량이 혁명기지의 사회주의혁명역량과 전략적으로 결합됨으로써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이 수행되는 혁명발전경로를 전망하기는 사실상 힘들었습니다. 그리하여 30년의 파쇼폭압기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갈래의 혁명발전경로가 전망되었습니다.

첫째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영도하는 반파쇼통일전선이 합법적 중간정당이라는 조직형태로 형성되고 합법적 중간정당이 집권에 성공함으로써 부르조아개혁세력이 영도하는 민족해방혁명을 수행하고, 민족해방혁명의 승리에 의하여 민족자주정권을 수립하고 그 정권 안에서 혁명적 전위조직과 노동계급의 영도적 역할을 계속 높여감으로써 그 정권을 혁명의 무기로 하여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을 완수하는 혁명발전경로이었습니다. 이것은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영도하는 민족해방혁명의 승리에 의하여 식민지의 노동계급과 혁명적 전위조직의 혁명역량이 비약적으로 장성하고 그에 따라 혁명의 영도권이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으로부터 식민지의 노동계급과 혁명적 전위조직으로 넘어오게 됨으로써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이 승리하여 민족자주정권이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정권으로 전화·발전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었습니다.

둘째로, 1980년의 광주민중항쟁 이후 식민지에서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장성하게 되자,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과 연합한 반파쇼통일전선을 구축하여 군사파쇼세력을 타도하고 민주연립정권을 세우면, 식민지의 노동계급과 혁명적 전위조직의 혁명역량이 비약적으로 장성하고 그에 따라 민주연립정권 안에서 혁명적 전위조직과 노동계급의 영도적 역할을 계속 높여감으로써 그 정권을 자주적 민주정권으로 개조·발전시키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였습니다.

이것이 지난 30년의 파쇼폭압기에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의 발전경로에 대한 몇 가지 전망이었던 것입니다. ( 그 밖의 다른 전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30년의 파쇼폭압기가 종말을 고하고 나서 다시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에 조선반도의 혁명정세는 크게 변화·발전되었습니다. 조선반도의 식민지에서 30년 동안이나 예속정권을 틀어쥐고 있었던 군사파쇼세력은 정치권에서 퇴출되었고, 지난 시기 보수야당세력이라고 불렸던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하였습니다. 그 집권과정에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 내부도 몇 갈래로 분화되었습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한 뒤로 식민지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민주운동세력은 더욱 장성·강화되었으며, 혁명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서 지역통일전선의 가장 합리적인 조직형태이며, 또한 전국적 통일전선의 형성을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공간인 진보적 대중정당이 출현하게 되었습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의 집권기에 출현한 진보적 대중정당은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의 집권기에 추구하였던 합법적 중간정당과 다릅니다. 진보적 대중정당은 식민지노동계급과 농민의 전략적 동맹에 기초한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중심축이 되는 지역통일전선의 조직형태인데 비하여, 합법적 중간정당은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영도하는 식민지인민대중의 민주역량이 총결집된 반파쇼통일전선의 조직형태입니다.

이처럼 30년의 파쇼폭압기가 종말을 고하고 다시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식민지의 역량관계에서는 상당한 변동이 발생한 것입니다.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발전경로에 대한 기존의 몇 가지 전망은 이러한 역량관계의 변동에 따라서 조성된 새로운 혁명정세에 맞게 조절되어야 하였습니다.

1960년대로부터 1980년대까지 30년 동안 미제국주의세력은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을 예속정권의 자리에 앉히고 그들을 파쇼통치의 길로 내몰아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을 탄압·말살하려고 미쳐 날뛰었습니다. 30년의 파쇼폭압기에는 반파쇼민주역량을 총결집시킨 반파쇼통일전선이 형성되어 군사파쇼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연립정권을 세웠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반파쇼민주역량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작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킨 것은 미제국주의세력이었습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으로부터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에로의 정권교체는 미제국주의세력에 의하여 추진되었습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으로부터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에로의 정권교체를 미제국주의세력에 의한 일방적인 지배수법의 교체로만 이해하거나, 반대로 식민지인민대중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반파쇼민주화운동의 승리로만 이해하는 것은 모두 형이상학적인 사고의 오류입니다. 식민지인민대중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반파쇼민주화운동이 장성하면서 식민지군사파쇼정권을 위협하게 되자 미제국주의세력은 식민지군사파쇼세력으로부터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에로의 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이처럼 미제국주의세력에 의해 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하였으므로 그들이 집권한 이후에도 일반민주주의개혁은 실현될 수 없었고 여전히 미완의 정치과업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은 집권한 뒤에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실현하기는커녕 미제국주의자들의 요구에 충실하게 복종하면서 민족민주운동세력을 고립·통제하고 있으며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발전경로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고 날뛰고 있습니다. 그러한 현상은 두 가지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첫째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은 제국주의세력에 의해서 예속화, 기형화, 불구화되어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그 계급적 기반 역시 매우 취약하고 불안정합니다. 그런 까닭에 개혁을 입으로만 떠들게 될 뿐 실제로는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제국주의의 지배 아래서 진행되는 식민지의 부르조아 개혁은 알맹이가 없는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둘째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은 제국주의세력의 지배·착취수법이 일정하게 변화되면서 집권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제국주의세력의 지배·착취가 지속되고 있는 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설사 개혁을 추진한다고 해도 그것은 제국주의세력의 지배·착취체제를 온존·유지시키는 한도 안에서 극히 형식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제국주의세력의 의도와 요구에 따라서 군사파쇼세력이 정치권에서 퇴출되고 그 대신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예속정권의 자리에 올라앉게 된 식민지정치정세의 변화는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전략적 사고에도 일정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전략적 사고의 변화는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이 새로운 당면과업을 수행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첫째로, 미제국주의자들이 군사파쇼세력을 식민지정치권에서 퇴출시키고 부르조아개혁세력을 등장시켰으므로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은 이전처럼 부르조아개혁세력을 비롯한 반파쇼민주역량을 총결집시킨 반파쇼통일전선을 형성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의 집권 이후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은 반파쇼민주화운동을 주선으로 틀어쥐는 것이 아니라 반미자주화운동을 주선으로 틀어쥐고 자주, 민주, 통일의 정치강령을 기치로 든 지역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하여 투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당면과업은 자주, 민주, 통일의 정치강령을 기치로 든 견고한 지역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자주, 민주, 통일의 정치강령을 든 지역통일전선을 구축하는 과업이 진보적 대중정당을 건설하는 과업과 일치되는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지역통일전선의 조직형태인 진보적 대중정당은 식민지인민대중의 자주적 민주역량과 통일애국역량이 총결집된 정치조직입니다. 오늘 식민지에서의 지역통일전선 형성전략은 민족민주운동세력이 분파주의적 관점을 청산하고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총결집하는 전략입니다. 창건된 지 얼마 되지 않는 진보적 대중정당을 더욱 강화한다는 말은, 민족민주운동세력이 분산상태로 떠돌지 말고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총집결한 뒤에 식민지사회의 각이한 정치세력, 사회운동세력들을 결집시켜 진보적 대중정당의 정치역량을 부단히 강화·확대하는 한편 당 안에서 김일성주의자들과 노동계급의 영도적 역할을 끊임없이 높이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로,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통일정세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국적 통일전선을 형성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혁명기지와 식민지에 각각 분산되어 있었던 인민대중의 통일애국역량과 자주적 민주역량은 6.15공동선언의 기치와 반미자주화의 기치 아래 각각 결집되면서 하나의 거대한 전국적 통일전선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주, 민주, 통일의 정치강령을 든 식민지의 지역통일전선은 차츰 하나의 전국적 통일전선에 해소·통합되어 갈 것입니다.

셋째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하고 있는 혁명역량은 전국적 통일전선의 기반 위에서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하는 전략목표를 더욱 확고하게 틀어쥐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지난 시기에 민주대연합의 기반 위에서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하는 당면목표를 추구하였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것입니다.

넷째로, 자주적 민주정권의 수립이라는 전략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혁명발전경로에서 일반민주주의개혁은 여전히 전술적 과업으로 남아있습니다. 지난 시기 보수야당세력으로 존재했던 부르조아개혁세력은 집권 이후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고질적인 파쟁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을 뿐 아니라, 반동적 관료집단이 ≪국가보안법≫과 노동악법 같은 파쇼통치의 흉기들과 ≪국가정보원≫같은 폭압기구들을 휘두르면서 민족민주운동을 탄압하는 것을 방치·묵인하거나 아니면 공모하고 있습니다.

진보적 대중정당이라는 조직형태의 지역통일전선이 견고하게 구축되면, 그 전선이 전국적 통일전선으로 해소·통합되어 하나의 거대한 통일전선이 형성될 것이며, 그 통일전선의 힘으로 민족해방혁명에서 승리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하고 자주적 민주정권의 힘으로 민중민주주의혁명을 수행한다는 것, 이것이 변화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전망할 수 있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새로운 발전경로입니다.

조선민족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은 전국적 범위에서 형성되는 거대한 통일전선에 기초하여 미제국주의세력을 몰아내고 식민지예속정권을 타도함으로써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하는 전략목표를 향하여 전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4. 그래도 민주연립정권, ≪6.15공동정권≫은 가능한가?

어떤 사람은 대선전술을 논하면서, 민주대연합에 기초하여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하는 전략이 아직도 유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였습니다. 그의 논법에 의하면, 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한 뒤에도 일반민주주의개혁이 실현되지 못하였으므로 민주대연합전략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며, 따라서 민주대연합에 의거하여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주장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민주연립정권은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으로 가는 중간단계이며 교두보≫이므로, ≪친미수구반동세력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연합하여 수립하는 정권이며 식민지 전근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참다운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정권≫이며, ≪전근대적 억압구조 청산을 당면과제로 하는 정권≫이라는 것입니다. 그의 주장에서 중요한 대목을 더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집권여당 개혁세력이 우리와 연대연합을 제안하는 경우에 우리는 2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집권시 6.15공동선언의 이행관철, 국가보안법, 노동악법의 즉각 철폐와 파쇼억압기구의 해체를 공약으로 걸어야 하고, 적어도 17개 각료 가운데 노동부, 농림부 장관 정도를 우리에게 할애하는 경우에, 적어도 이런 조건이 충족되면 우리 후보가 사퇴할 수 있어야 하며 개혁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정책연합을 근간으로 ≪연립정권≫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이다.≫

그러나 민주연립정권 수립의 가능성에 관한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제기됩니다.

첫째로, 위의 글에 나오는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으로 가는 중간단계≫라는 것은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실현하는 중간단계를 뜻하는데,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발전경로에서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실현하는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이라는 독자적인 전략단계는 따로 설정되지 않습니다. 일반민주주의개혁은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에 포괄되어 있는 전술적 과업에 지나지 않으며,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은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에 용해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르조아식 민주주의혁명에 의하여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할 수 없습니다.

둘째로, 민주대연합에 기초하여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한다는 전략은, 진보적 대중정당이라는 지역통일전선체가 아직 출현하지 못하였고 따라서 자주적 민주정권 수립의 전망이 불투명하였던 파쇼폭압기의 전략이었고, 일반민주주의개혁의 전술적 과업을 당면과업으로 하여 투쟁하였던 1980년대 후반기의 혁명전략이었습니다.

물론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볼 때, 민족민주운동세력은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과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이 집권하고 있었던 파쇼폭압기에 반파쇼통일전선은 그러한 공통의 이해관계에 의하여 형성될 수 있었습니다. 반파쇼통일전선에서는 민족민주운동세력이 군사파쇼세력을 고립·타격하기 위하여 부르조아개혁세력과 힘을 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국적 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오늘, 민족민주운동세력이 미제국주의세력을 타도하기 위하여 예속정권을 틀어쥐고 있는 부르조아개혁세력과 손을 잡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집권한 부르조아개혁세력을 미제국주의자들의 통제권에서 끌어내어 그 세력과 함께 통일전선을 형성하고 그에 기반한 공동정권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셋째로, 미제국주의세력이 식민지군사파쇼세력을 정치권에서 퇴출시키고 부르조아개혁세력을 그 자리에 앉히려고 책동하였던 전환기에, 미제국주의세력은 군사파쇼세력을 고립·퇴출시키기 위한 전술을 추진하면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이 반파쇼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것을 완강하게 반대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 미제국주의세력은 부르조아개혁세력을 집권세력으로 등장시키고 그들을 견제하기 위하여 반개혁야당세력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개혁을 입으로만 떠들고 있는 상층집권세력과 부르조아개혁을 반대하는 반개혁야당세력 사이에 치열한 정권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중입니다.

조선반도의 식민지에서 지역통일전선체로 등장한 진보적 대중정당이 일반민주주의개혁을 실현하기 위하여 예속정권을 틀어쥐고 있는 부르조아개혁세력과 손을 잡고 민주연립정권을 수립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예속정권을 틀어쥐고 있는 부르조아개혁세력은 이미 일반민주주의개혁에 대한 의지와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사이비개혁세력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다른 한편, 어떤 사람은 ≪6.15공동정부≫라는 새로운 개념을 사용하여 진보적 대중정당과 부르조아개혁세력이 공동정권을 수립할 수 있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6.15공동정부≫ 수립을 제안하고 있는 논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나라당의 집권을 저지하고 6.15공동선언을 공고히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민족민주진영이 권력의 한 축을 형성하는 6.15공동정부 수립을 모색해야 한다. (중략) 민중생존권 옹호와 6.15공동선언 이행을 공동목표로 하는 공동정부 수립을 모색해야 한다. (중략) 지금 노동자 농민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지금 당장 완전한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우리는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막으면서 진정한 승리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6.15공동정부 수립은 바로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술적 선택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정국에서 진보적 대중정당이 6.15공동선언의 실현이라는 정치과업을 중심으로 하여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의 한 갈래인 상층집권세력과 공동정권을 수립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는 착오입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러합니다.

첫째로, 김일성주의자들과 민족민주운동세력의 전략은 시종여일하게 자주, 민주, 통일의 전략이지만, 전술은 매 시기, 매 정국마다 조성된 현실조건에 맞게 수립되어야 합니다. 6.15공동선언을 실현하는 정치과업이 대두되는 정국에서의 전술과 정권장악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투쟁하는 선거정국에서의 전술은 따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통일세력 대 반통일세력의 대치선은 연방제 통일을 실현하는 때까지 일관되게 존재하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시기, 모든 정국에서 반드시 반통일세력과의 투쟁을 전면에 배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정국에서 민족민주운동세력의 투쟁은 정권전취를 위한 투쟁으로 발전되어야 하므로 조국통일운동의 향방보다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향방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선거정국에서는 정권전취를 위한 혁명정세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전술이 요구됩니다. 선거정국에서 혁명정세를 발전시키는 전술은 민족민주운동세력들이 진보적 대중정당에 총결집하여 지역통일전선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통일전선전략에 기초하여 수립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 특히 그 가운데서도 상층집권세력은 6.15공동선언에 대해서 매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기회주의세력입니다. 상층집권세력은 미제국주의의 지배아래 묶여 있으므로 6.15공동선언을 반대하고 있는 미제국주의자들의 요구에 복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상층집권세력은 6.15공동선언을 채택한 일방이지만 그 선언을 적극적으로 실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반대하지도 않으면서 기회주의적인 태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회주의적 작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제국주의세력의 정치·군사적 대결과정에서 지속될 것입니다. 그들은 미제국주의세력이 우세한 국면에 들어서면 제국주의자들의 지시와 요구에 맹종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우세한 국면에 들어서면 ≪남북의 화해·협력≫을 논하고 있습니다.

5. 개혁 없는 개혁정세에서 맞는 선거정국과 민족민주운동의 대응전술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하고 있는 오늘의 정세를 ≪개혁 없는 개혁정세≫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개혁 없는 개혁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이 집권하는 전기간동안 지속될 것입니다.

개혁 없는 개혁정세는 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의 투쟁에서 개혁세력이 승리함으로써 조성된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지적한 대로, 오늘의 개혁정세는 반파쇼민주화운동이 군사파쇼정권을 위협하게 되자 미제국주의자들이 식민지부르조아개혁세력에게 예속정권을 넘겨줌으로써 조성된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미 위에서 논한 대로, 오늘의 개혁정세를 발전의 원인으로 하여 프롤레타리아민주주의혁명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개혁 없는 개혁정세의 앞날은 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의 투쟁이 아니라 혁명역량과 반혁명세력의 투쟁, 통일세력과 반통일세력의 투쟁에 의해서 좌우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개혁 없는 개혁정세는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의 퇴조기가 아니라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이 강화·발전되는 고양기입니다.

모든 개혁정세에는 개량주의세력, 수정주의세력, 분파주의세력이 출몰합니다. 혁명운동의 고양기에 혁명운동 내부에서 개량주의, 수정주의, 분파주의가 출몰한다는 사실은 혁명역사가 입증하고 있습니다.

개량주의세력과 수정주의세력은 선거를 통하여 평화적으로 사회정치체제를 이행한다는 평화적 이행전략을 설교합니다. 그러나 개량주의자, 수정주의자들이 설교하는 평화적 이행전략은 미제국주의세력의 지배·착취가 자행되고 있는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에서는 가당치 않은 환상입니다. 만일 그 환상이 인민대중의 의식 속에 널리 유포되면, 지금 고양기에 접어들고 있는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의 전진은 가로막히게 될 것입니다.

분파주의세력은 혁명의 대의를 저버린 채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자파세력의 확장을 배타적으로 추구하면서 주도권다툼과 자리다툼에 몰입함으로써 통일전선운동을 분열의 무덤으로 끌고 가려 하는 독소입니다.

혁명운동과 통일운동의 고양기에 김일성주의자들은 민족민주운동권에 침투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개량주의, 수정주의, 분파주의를 척결하고 오로지 김일성주의혁명사상과 김일성주의혁명전략에 변함없이 의거하여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과 조국통일운동을 더욱 힘있게 추진하여야 합니다.

아직 이견이 있고 완전히 일치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진보적 대중정당의 독자후보전술은 민족민주운동세력이 올해 선거정국에 대응하는 합당한 전술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문제는, 진보적 대중정당의 독자후보전술은 어디까지나 지역통일전선 형성전략에 복무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략을 떠난 전술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역통일전선 형성전략에 복무하지 않고 그 전략에서 이탈한 독자후보전술은 개량주의, 수정주의, 분파주의의 ≪유령≫이므로 단호하게 배척되어야 합니다.

지역통일전선 형성전략에 복무하는 독자후보전술은 올해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을 또 한 걸음 전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술입니다. 독자후보전술은 진보적 대중정당에 의하여 추진됨으로써 진보적 대중정당이 지역통일전선의 위력적인 조직형태임을 입증하게 될 것입니다.

진보적 대중정당에 총집결하여 독자후보전술을 수행함으로써 지역통일전선역량을 결정적으로 강화하자! 이것이 올해 선거정국에서 김일성주의자들에게 주어진 중대한 과업이며 민족민주운동세력이 들어야 할 당면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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