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도서 「김정일장군 일화집」 중에서

 

 

백두산일대에서는 아침부터 함박눈이 내리고 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이런 날을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한번 용기를 내여 백두산에 올라가보자고 말씀하시었다.

일꾼들도 그분의 뒤를 따랐다.

눈덮인 천고의 밀림 속을 헤치며 차들은 달리었다.

일행이 무두봉기슭에 이르자 어느덧 재빛하늘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시종 그분의 신변이 념려되어 무거운 마음으로 앞을 주시하던 일꾼들은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다.

일꾼들은 차에서 내려 유쾌한 마음으로 백두산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직 기뻐하기는 일렀다. 하루에 백번 변한다는 백두산의 날씨가 이제 어떤 조화를 부릴지 알 수 없었다.

그분께서 일꾼들을 재촉하여 어서 차에 오르도록 하시었다.

이어 자동차는 백두산정으로 비탈져 올라간 등판길을 달리었다.

그런데 자동차가 대연지봉기슭을 가까이 하고 달릴 때였다.

별안간 백두산마루쪽에서 쏴- 하고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산등성이에서 사나운 바람이 눈가루를 하늘높이 휘말아올리고 있었다. 유명한 백두산의 눈보라가 터진 것이다.

눈보라는 점점 승용차있는 곳으로 머리를 돌리며 타래쳐오르고있었다.

자동차는 부릉부릉 차체를 떨며 안깐힘을 썼다.

일꾼들은 그분께 후미진 곳에 자동차를 대기시켰다가 눈보라가 잔 다음에 올라가자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이런 때일수록 빨리 산등성이로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차를 재촉하시었다.

아니나다를가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바람이 눈산을 휘몰아와 방금전에 서있던 골짜기에 몰아넣었다.

눈보라는 더욱더 기승을 부려 한치앞도 분간하기 어려웠다.

간신히 산판을 오르던 자동차도 끝내 눈속에 빠지고야 말았다.

자동차가 붕붕 모지름을 쓸수록 점점 눈속에 빠져들어갔다.

난생처음 이런 눈보라를 겪어보는 일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이젠 안될 것 같습니다. 내려가십시다.』

일꾼들이 이렇게 간청하자 그분께서는 백두산이 그래 문을 쉽게 열어줄줄 알았는가고 하시면서 몸소 자동차뒤에 어깨를 들이미시었다.

일꾼들도 자동차를 밀기 시작하였다.

한동안 제자리돌림을 하며 용을 쓰던 자동차가 앞으로 쑥 빠져나갔다.

다시 길을 떠나 백두교를 지났을 때였다.

거기에는 눈이 허리를 넘게 쌓여있었다. 더는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없게 된 일꾼들은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 망설이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차에서 내리시더니 걷기 시작하시었다.

일꾼들도 그분을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걸어서 눈길을 헤치며 얼마 나가지 못하였을 때였다.

바람이 다시 태질하더니 옆에 쌓여있는 눈산을 밀고 내려왔다.

일행은 서로 어깨를 겯고 성벽처럼 둘러섰다.

눈더미는 사정없이 밀려와 일행을 휘감았다. 서로 얼굴을 가려보기조차 어려웠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위험합니다. 돌아가십시다.』

이렇게 간절히 청을 드리는 일꾼들의 손을 잡으시며 그분께서는 내가 왜 이런 날에 백두산에 오르려고 하는지 아는가고 하시면서 백두의 혁명정신이 어떤 간고한 시련 속에서 이루어졌는가를 마음속으로나마 더 깊이 체득해보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시었다.

그분께서는 일꾼들을 둘러보시며 이렇게 백두의 사나운 눈보라와 맞서도 보고 험한 눈길도 헤쳐보면서  고난의 행군을 돌이켜보아야 조선혁명이 어떤 혈로를 헤쳐왔는가를 깊이 깨달을 수 있고 또 앞으로 우리 혁명의 앞길에 중중첩첩 산악이 막아서도 쉬이 넘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씀하시었다.

일꾼들은 더 만류할 수 없었다. 백두영봉에로의 행군은 단순한 등산이 아니었다.

그것은 조선혁명의 미래와 잇닿은 성스러운 행군길이었다.

일꾼들은 말없이 그분을 따라 백두산정으로 올라갔다. 그러면서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있었던 고난의 행군을 생각했다.

얼마후 일행은 백두산마루에 거의 올라섰다. 그러나 사방으로 흩날리는 눈보라때문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두손을 허리에 짚으시고 하늘중천에서 회오리치는 눈보라를 지켜보시었다.

그런데 이때 백두영봉에는 신기한 변화가 일어났다.

천지쪽에서 『쩡-』 하고 얼음장이 갈라지는듯 한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백두산의 눈보라가 잦기 시작했다.

그것은 순간에 일어난 참으로 신비로운 변화였다.

산중턱을 뒤덮고 있던 눈구름은 땅에 잦아버린듯 온데간데 없어지고 하늘의 구름도 칼로 베이듯 갈라져 급속히 흩어지더니 백두의 뭇봉우리들에 눈부신 해빛이 쏟아져내렸다. 흰 보석의 세계로 펼쳐진 백두의 설경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하늘나라의 절경이었다.

백두산은 드디어 문을 열고 주인에게 자기의 장엄하고 수려한 눈부신 자태를 활짝 드러내놓는듯 싶었다.

일행은 졸지에 꿈을 꾸는 것 같았다.

고생끝에 낙이라고 그것은 눈보라를 헤치고 끝끝내 백두에 올라선 환희와 기쁨의 절정이었다.

그분께서는 그 절정에 서시어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가 눈보라를 이기지 못하고 중도에서 내려갔더라면 이 절경을 볼 수 있었겠는가고, 우리가 사나운 눈보라를 헤치고 기어이 올라왔기에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백두산의 장엄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말씀하시었다.

그분께서 백두산에 오르시어 하고싶었던 이 말씀을 백두산이 이미 알고 자연현상으로 그 이치를 뚜렷이 증시해준 것만 같았다.

잠시 말씀을 끊으셨던 그분께서는 수령님께서 항일무장투쟁시기에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사선의 언덕을 수없이 맞받아 헤쳐나가셨다고 하시면서 이것이 바로 백두의 혁명정신이라고 하시었다.

계속하여 그분께서는 이렇게 가르치시었다.

『백두의 혁명정신은 만난을 맞받아나가는 완강한 공격정신이며 백번 쓰러지면 백번 다시 일어나 싸우는 견결한 투쟁정신입니다. …

백두의 혁명정신을 간직하면 총탄이 비발치는 격전장도 웃으며 달릴 수 있고 단두대에 올라서서도 혁명의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지나온 조선혁명의 역사가 증명한 불패의 진리입니다.』

그분께서는 옷자락을 날리시며 백두의 크고작은 봉우리들을 바라보시었다.

일꾼들은 그분의 말씀의 구절구절을 가슴속깊이 새기었다.

그 말씀의 진리성에 대한 증견자로 백두산은 더욱 거연하고 숭엄해보였다.

백두산과 더불어 이날은 백두산의 아들이신 그분의 신념과 의지를 특별히 부각시켜 보여준 날이었다.

이 일화가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장군님은 백두산과 말을 하시고 백두산과 마음 나누는분이시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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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84(1995)년 1월1일 아침,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인민군대의 어느 한 고사포중대를 찾으시었다.

이것은 어버이수령님께서 서거하신 후 처음 맞이한 새해의 첫 현지지도였다.

『나는 1995년을 맞는 우리 당에 충실한 조선인민군장병들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포진지에 정렬하여 환호하는 군인들을 향하여 하시는 새해 장군님의 첫인사였다.

포진지들에서는 연이어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중대군인들의 열광적인 환호에 손을 들어 답례하시며 한 포진지 앞에 이르시었다.

푸르싱싱한 다박솔로 뒤덮여있는 포진지였다. 그 포진지와 주변을 유정한 눈길로 둘러보시던 장군님께서는 동행한 일꾼들에게 다박솔중대요, 이런 곳을 다박솔중대라고 합니다라고 하시면서 중대군인들이 화력진지를 잘 꾸린데 대하여 치하하시었다.

중대화력진지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포진지흉장위에 올라서신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와 중대군인들사이에 뜨거운 인사가 오고갔다.

『동무들, 설명절을 잘 쇠고 있습니까?』

『명절을 잘 쇠고 있습니다.』

일제히 화답하는 중대군인들의 씩씩하고 우렁찬 대답소리에 그분께서는 더없이 만족하신듯 미소를 지으시며 말씀하시었다.

『중대군인들이 건강한 몸으로 설명절을 쇠고 있다는데 나도 기쁩니다.』

포진지에서 부대의 지휘관들로부터 전투임무와 전투준비정형을 상세히 요해하시고 나신 장군님께서는 먼저 군인들의 화력복무훈련을 보아주시었다.

포수들의 각개번수동작을 수행하게 된 성원들이 화력진지 앞에 정렬하였다.

지휘관의 구령과 함께 포성원들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순간의 지체도 없이 연이어 능숙하게 자기 번수동작을 수행하는 포수들의 모습은 참으로 민첩하고 정확하고 세련되어 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못내 대견해하시며 화력복무훈련에서 매 번수들의 동작이 민첩하고 정확하다고, 훈련을 아주 잘한다고 치하하시었다.

하나의 포진지성원들의 각개번수동작이 끝나자 이번에는 중대전체가 하는 화력복무훈련이 진행되었다.

모든 화력진지의 포성원들이 자기들의 훈련성과를 장군님께 보여드린다는 긍지를 안고 기세충천하여 일시에 자기 포들을 차지하였다.

중대군인들은 여러가지 전투동작을 불이 번쩍나게 수행해나갔다.

1월의 찬 날씨였건만 그들의 붉게 상기된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두눈에는 멸적의 투지가 어리었다.

중대훈련을 주의깊게 보아주시던 장군님께서는 못내 만족해하시며 중대가 전투적 기백이 있다고, 중대의 화력복무훈련을 보니 모든 군인들이 어떤 조건에서든지 날아드는 적비행기를 모조리 쏴떨구겠다는 높은 각오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시었다.

중대군인들의 얼굴마다에는 어느덧 뜨거운 눈물이 어리었다.

어버이수령님의 영전에서 피눈물로 다진 맹세를 매일같이 새겨보며 강도높은 전투훈련의 나날들을 이어온 그들이었다.

중대군인들의 전투훈련성과에 만족하시어 높은 치하를 해주신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확신에 찬 어조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중대군인들과 같이 모든 중대들에서 전투훈련을 싸움맛이 나게 한다면 인민군대가 일당백의 무적의 강철의 전투대오로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전군을 무적필승의 전투대오로 강화하는 데서 중요한 전투단위인 중대가 차지하는 위치와 역할의 중요성을 군인들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주시는 말씀이었다.

장군님께서는 찬바람 부는 고지에서 부대의 싸움준비와 전투력강화에서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과 수행방도들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고서야 포진지에서 내리시었다.

그때 장군님께서는 한겨울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 중대화력진지의 다박솔이 무척 인상이 깊으신듯 고지를 정겹게 바라보시며 『…다박솔중대입니다.』라고 다시금 뜻깊은 말씀을 남기시었다.

다박솔중대!

이것은 겨울이 와야 솔을 안다는 말처럼 어떤 고난도 시련도 이겨내고야 마는 불굴의 신념과 기상을 지닌 중대를 뜻하는 명명이었다.

동시에 그 명명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낮과 밤을 이어 이 고지와 초소를 튼튼히 지켜서고 있는 중대병사들에 대한 장군님의 크나큰 신임과 뜨거운 애정이 담겨있었다.

다박솔중대, 그 이름은 힘이고 사랑이고 아름다움이었다.

그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자 삽시에 전군, 전민의 관심과 애착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름은 노래가 되고 시가 되었다.

누구나 깊은 생각과 함께 가슴에 품게 된 이름이었다.

그 이름과 더불어 온 나라가 장군님을 우러러 조국보위투지를 더욱 가다듬게 되었다.

공화국은 그 이름과 더불어 장군님을 따라 군사를 중시하고 선행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잊을 수 없는 다박솔중대에 대한 현지지도로부터 바로 경애하는 장군님의 그 유명한 선군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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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의 어느 한 지방에서 예술영화 「한 자위단원의 운명」을 촬영하고 있을 때였다.

연출가가 한 여배우를 급히 찾더니 이제 곧 출발준비를 갖추고 평양으로 올라가라고 하였다.

여배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맡은 역을 어떻게 합니까?』

『걱정말고 어서 떠나시오. 방금 전화가 왔는데 촬영소에서 동무를 급히 부르오. 아마 창작문제를 가지고 토론할게 있는 모양이요.』

여배우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작가도 아니고 연출가도 아닌 자기가 창작문제때문에 불리워갈 이유란 무엇일까? 자기가 빠지면 그사이 분초를 다투어 다그쳐오던 촬영공정계획이 헝클어지겠는데 왜 급히 부를까?

그러나 어쨌든 촬영소에 가보아야 영문을 알 수 있겠기에 곧 간단한 여장을 차려가지고 역전으로 나갔다.

그가 탄 열차는 수백리길을 달려 평양에 도착하였다.

여배우는 조급한 마음을 안고 촬영소 책임일꾼의 방에 들어섰다.

책임일꾼은 그를 보자 이제 곧바로 탁아소부터 갔다오자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창작문제를 토론하자고 해놓고 탁아소로 갔다오자는 것은 또 무슨 일인가?

순간 예민한 여배우의 신경은 지방촬영에 나가면서 탁아소에 맡겨두었던 자기 딸애에게로 쏠리었다.

(딸애가 앓는다더니 혹시?)

그의 불안한 마음을 싣고 승용차는 쏜살같이 내달리었다.

어느새 탁아소에 이르자 그는 무작정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그런데 이건 또 웬일인가?

탁아소입구에는 문화예술부의 책임일꾼이 딸애를 안고서서 빙그레 웃고있는 것이었다.

엄마를 보자 딸애는 좋아라고 손벽을 쳤다.

여배우는 책임일꾼에게 인사하고 나서 덥석 아이를 받아안았다.

『엄마 왜 인제야 왔나?』

『응, 왜 보고싶던?』

『체, 엄만 몰라. 나 머리 아팠댔어.』

『오, 그랬댔니?』

『체, 엄만 정말 몰라, 나 아프댔는데 이 아저씨랑 와서 약을 먹여주었어. 친애하는 지도자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약이래. 인젠 거의 다 나았대. 아프지 않아. 엄만 그것두 모르지…』

그 다음말은 여배우의 귀에 한마디도 들려오지 않았다. 뜨거워진 심장의 고동소리만 흉벽을 두드릴뿐이었다. 일시에 모든 것이 눈물에 가리워졌다.

『그런데 엄만 어떻게 알구 왔나? 누가 대주던?』

딸애의 이 물음에 책임일꾼이 나서서 너의 엄만 친애하는 지도자선생님께서 네가 엄마를 보고싶어 한다고 해서 보내주셨다고 대신 대답해주었다.

『녜?!』

그 말을 들은 여배우의 입에서 놀라움에 가득찬 물음이 튀어나왔다.

때늦게 영문을 알아차린 여배우는 왜 인제야 그 사실을 이야기하는가고 목메여 부르짖었다.

『나를 탓하지 마오. 나는 동무에게 사실대로 전화해줄 수 없었소.』

책임일꾼의 목에 잠긴 소리가 조용히 울리었다.

『어제 동무네 촬영소에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나오셨댔소.…』

… 촬영소에 나오신 친애하는 그분께서는 현지촬영으로 지방에 나가있는 창작단성원들의 생활이 마음놓이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명단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들의 건강상태와 가정생활을 요해하시던 과정에 한 여배우의 어린애가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게 되었다.

그분께서는 동무들은 방금전까지 모든 일이 잘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하시면서 일꾼들을 책망하시었다.

어린애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가, 치료는 어떻게 하였는가 일일이 알아보신 그분께서는 그 자리에서 일꾼들과 함께 어린애의 치료대책을 논의하시었다.

그리하여 구체적인 방도가 세워졌다. 하지만 그분께서는 여전히 마음놓이지 않으신듯 생각에 잠겨 계시었다.

그러시더니 『촬영현지에 급히 전화를 걸어서 어린애 어머니를 부르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하시며 일꾼들을 둘러보시었다.

일꾼들은 얼른 대답을 못하였다. 하루를 한달맞잡이로 바쁜 창작전투를 벌이고 있는 때였다. 아이는 여기서도 얼마든지 돌봐줄 수 있고 치료도 할 수 있었다. 병도 그렇게 심한 병이 아니었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속마음을 꿰뚫어보신듯 이렇게 타이르시었다.

『…동무들은 어머니심정을 모릅니다. 어린애가 앓고 있는데 그것을 알고서야 그 배우가 어떻게 촬영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가정적으로 고충이 없어야 영화창작도 잘할 수 있습니다.

그 동무를 곧 부릅시다.

어머니에게서 가장 귀한 것이 자기 자식인 것처럼 아이들 역시 한순간도 못 잊어 그리는 것이 바로 자기 어머니입니다.

앓는 어린애에게서 자기 어머니의 손길보다 더 특효약은 없을  것입니다.』

마디마디 고귀한 뜻이 담긴 말씀에 일꾼들의 마음은 금시 뜨거워졌다.

일꾼들은 곧 촬영현지에 지급전화를 걸어 그 배우를 부르겠다고 말씀드리었다.

그분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무슨 이유를 가지고 부르겠는가고 물으시었다.

『사실그대로 알려주면 안되겠습니까?』

『그렇게 전화를 걸어서야 그 동무가 오려고 하겠습니까. 다 준비된 동무들인데…

그저 창작문제라고 하면서 급히 오라고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책임일꾼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듣고난 여배우는 목이 메어 말을 못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의 볼에 자기의 볼을 비비었다.

한없이 고마운 어머니품은 경애하는 그분의 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