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이 짧은 말속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져 있고 그 부름은 얼마나 깊은 뜻을 가지고 울리는 것인가.

이 말은 백두산에서 한나산에 이르는 강토만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다.

수백수천권의 책에도 다 담을 수 없는 역사, 유구한 세월을 두고 이 땅에서 흥망성쇠의 연대기를 엮어온 민족의 역사가 여기에 깃들어있다.

인류의 여명기에 삶의 불길이 처음으로 타래쳐 오르던 그때로부터 의롭게, 근면하고 슬기롭게 살아온 우리 민족이 창조한 문화와 도덕, 과학과 기술, 정신과 기질도 모두 이 말속에 담겨져 있다.

진정 우리 조국, 우리 민족은 이 말과 함께 수 천년을 살아왔다.

우리는 조선민족이다.

사람은 누구나 민족의 성원으로 태어나 자기 민족에 대한 남다른 애착감을 가지고 민족과 운명을 같이하며 역사를 창조한다. 운명개척의 이러한 특성은 누구나 자신의 운명을 참답게 개척해 나가자면 민족을 사랑하고 민족의 번영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을 요구한다. 여기에서 선차적으로 나서는 문제는 민족에 대한 관점과 견해를 어떻게 세우는가 하는 것이다.

지난 시기 민족에 대한 이론을 보면 거의다 유럽자본주의나라에서의 민족형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서 우리 민족과 같이 자본주의발전단계를 거치지 못한 나라들의 민족과 민족문제에 대해서는 올바른 해명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일찍이 인민대중의 운명이 민족국가를 단위로 하여 개척되는 오늘의 시대에 민족에 대한 견해를 옳게 확립하는 것이 가지는 중요성을 깊이 통찰하시고 주체사상에 기초하여 그것을 독창적으로 해명하시었다.

민족이란 무엇이고 민족을 이루는 징표는 어떤 것인가.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혁명활동을 벌리시던 시기에 깊은 사색과 탐구로 여기에 완벽한 해답을 주시었다.

지난날에는 민족문제를 고찰하는데서 스탈린의 저서 《마르크스주의와 민족문제》에서 정식화된 민족의 개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스탈린은 이 저서에서 민족이란 언어, 지역, 경제생활 그리고 문화의 공통성에서 표현되는 심리상태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발생하였으며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공고한 공동체라고 규정하였다.

그는 민족은 대두하는 자본주의시대의 역사적 범주이며 봉건주의가 청산되고 자본주의가 발생발전하는 과정은 동시에 민족이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민족의 징표와 발생에 관한 스탈린의 이 견해는 오래동안 하나의 공리로 인정되어왔다. 그러나 스탈린의 이 이론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것을 우리 나라의 현실에 교조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이러저러한 변화에 따라 문화 또는 경제적으로 다른 생활권에 속하게 된 민족의 일부 성원들은 비록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에 변화가 없어도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뉴대가 끊어지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역사적 경험은 식민 또는 이민과 같이 민족의 일부 성원들이 다른 문화권 또는 다른 경제생활권으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자본주의열강의 식민지에 대한 분할통치로 인하여 같은 민족이 갈라져 서로 다른 문화권이나 경제생활권을 이루게 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경우 떨어져 나간 민족의 부분은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민족이 아닌 것으로 된다.

미일제국주의자들에 의하여 수백만의 해외동포들이 생겨나고 국토가 북과 남으로 갈라진 우리 나라의 현실에서 이 이론을 적용한다면 우리 민족은 물리적으로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분열될 수 있었다.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민족은 일정한 생활환경에서 오래동안 살아온 사람들로 이루어진 공고한 사회적집단으로서 민족을 특징 짓는 기본징표는 무엇보다도 그러한 사람들 자신들과 그들의 생활환경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체적인 관점과 입장에서 민족의 징표를 규정하시었다.

주체49(1960)년 가을 조선역사강의시간에 있은 일이었다.

그때 학생들은 《언어, 지역, 경제생활의 공통성, 문화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공통성》의 네가지가 다 갖추어져야 민족이 될 수 있다고 한 고전에 비추어 해외에 있는 조선동포들을 어떻게 볼 것  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한 핏줄을 나눈 그들이 조선민족이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지만 사회제도, 경제생활, 거주지역도 다르니 고전의 정의로써는 풀길 없었다. 학생들은 갑론을박하면서 열을 올렸다.

학생들의 논쟁을 들으시던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이 문제를 놓고 심중히 생각하시었다.

민족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정립하는 것은 이론상의 문제를 초월하여 우리 민족을 지키고 우리의 민족사를 지키는 것과 함께 민족의 번영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나섰다. 민족의 앞날을 떠메고 나갈 미래의 골간인 청년대학생들이 민족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 후과는 참으로 클 것이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마르크스-레닌주의고전에 교조적으로 매어달리는 편향을 비판하시었다. 장군님께서는 이어 조선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한강토에서 한 핏줄을 타고 같은 말을 하면서 살아온 단일민족이며 해외동포들은 물론 다같은 조선민족이라고 말씀하시었다.

이날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민족의 징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었다.

《민족을 이루는 기본징표는 핏줄, 언어, 지역의 공통성이며 이 가운데서도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은 민족을 특징 짓는 가장 중요한 징표로 됩니다.

민족은 핏줄과 언어, 지역의 공통성으로 하여 결합된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이날에 하신 가르치심은 오래동안 내려오던 민족에 관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올바른 견해를 세우는 계기로 되었다.

민족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람들의 공고한 집단이고 가장 포괄적인 사회생활단위이다. 계급이나 계층도 하나의 사회적 집단이지만 그것은 형성발전하여온 역사적 기간에 있어서나 공고성에 있어서 민족에 대비할 수 없다. 계급, 계층은 적지 않게 사회체제와의 관계 속에서 그 발생과 종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민족은 사회체제와는 관계없이 역사와 더불어 면면히 계승되고 발전되어온 공고한 집단이다. 핏줄과 언어가 같으면 사상과 이념, 거주지역이 같지 않아도 하나의 민족이다.

이것이 김정일장군님께서 밝혀주신 주체적인 민족관이다.

민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징표는 핏줄의 공통성이다.

핏줄의 공통성은 순수 생물학적 과정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사회적존재인 인간은 집단생활과 공동생활을 하는 과정에 집단의 한 성원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였으며 이것은 인간에게 자기 집단의 혈연적 유대를 공고히 유지, 강화하려는 지향성을 가지게 하였다.

사회생활이 다양하고 복잡하게 발전함에 따라 생물학적특성을 지닌 인종이나 가족, 친척과 같은 직접적인 혈연, 혈족관계의 범위를 벗어나 국가가 포괄하는 지역적 범위에서 사회적 관계가 맺어지게 된다. 그리고 세대교체의 오랜 역사적과정에서 형태학적, 체질적 면모 및 심리적기질의 공통적 특성을 지닌 민족으로서의 혈연의 공통성이 이루어진다.

혈연의 공통성은 민족을 이루는 성원들을 하나로 결합시키는 공고한 유대로 된다. 또한 인간집단의 심리적 특성과 활동방식, 생활관습 등 민족문화의 특성을 형성보존하고 계승발전시키는 바탕으로, 뿌리 깊은 공통된 민족의식을 공유하게 한다.

이로부터 혈연의 공통성은 민족의 가장 중요한 공통성, 징표로 되는 것이다.

민족의 징표에 대한 이러한 견해에 대해 남조선잡지 《역사비평》(1992년 겨울호)에서는 이렇게 평하고 있다.

《남북으로 나누어진 친척의 아픔은 분단의 비극과 민족통일에의 욕구를 가장 절실하게 표현해주는 현실적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만큼 핏줄이 민족을 규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라는 주장에 선뜻 심정적으로 동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혈연에 대한 강조는 민족의 단일성과 통일의 필연성을 절감케 하여 운명공동체인 민족에 대한 헌신을 촉구하는데 큰 현실적 효용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이 비록 제도와 이념은 달라도 혈연 및 혈연의식은 민족의 동질성과 책임감을 자각하게 하는 본질적요소라고 할 수 있다.

민족의 본질적징표의 다른 하나는 언어의 공통성이다.

언어는 의사소통, 사회적교제의 수단일 뿐 아니라 사람들의 단합을 실현하는 무기로도 된다. 사람들의 단합은 이해를 같이하는데서 이루어지며 같은 이해에 도달하기 위해서도 뜻을 전달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언어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핏줄과 함께 언어적 공통성에 기초하여 공동으로 살며 활동하는 오랜 역사적 과정을 통해 긴밀한 사회적 협조관계를 발전시켰으며 자기들의 운명을 공동으로 개척해 나갔다. 언어적공통성은 핏줄의 공통성과 함께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긴밀한 유대로 되었으며 운명공동체를 공고한 것으로 만들었다.

이렇듯 언어의 공통성은 사람들을 민족으로서 결속시키는 근본바탕으로서 민족의 기본징표로 된다.

지역의 공통성도 민족을 이루는 중요한 징표의 하나이다.

여기서 말하는 지역은 국가주권행사의 범위를 말하는 영토와 그 의미가 같지 않다.

하나의 민족을 이루게 하는 지역이란 핏줄과 언어를 같이 하는 한겨레가 삶을 누려온 터전이고 대를 이어 살아온 땅이다. 민족공동의 생활터전인 지역은 비록 외세에 의해 강점될 수 있어도 상실될 수 없고 예속된 민족이라고 하여도 조상의 땅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지역의 공통성이 민족을 이루는 중요한 징표이지만 지역의 공통성이 없어진다고 하여 민족으로서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팔레스타인사람들이 자기 조상의 땅, 삶의 터전에서 추방된 처지에 놓여있으나 그들을 두고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또한 우리의 해외동포들의 경우 그들과 국내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지역적공통성은 존재하지 않으나 그들은 어디까지나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을 지니고 같은 민족의식을 가진 하나의 겨레, 하나의 민족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분열 60년이 되는 오늘에도 우리 민족은 문화적 연개가 단절되고 경제생활단위가 달라진 환경 속에서 살고 있지만 오직 변화되지 않고 있는 것은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다.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분열의 비극을 넘어서 의연히 하나의 민족으로 존재하는 것이며 민족통일을 지상의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핏줄과 언어가 같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북에 살건 남에 살건 해외에 살건 하나의 민족이다.

이렇듯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 밝히신 핏줄과 언어를 기본으로 하는 민족의 징표는 가장 정당하고 과학적인 것이다.

진정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은 핏줄과 언어의 공통성을 민족의 주되는 징표로 밝히시어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이 하나의 민족임을 증명하신 민족의 위대한 은인이시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우리 민족의 형성문제도 명철하게 해명하시었다.

민족의 형성문제는 민족이론의 근본적인 문제이고 민족사를 체계화하는데서 출발적인 문제이다.

지난 시기 민족의 본질과 징표에 대한 문제를 놓고 논의를 거듭하면서도 해결을 보지 못한 것도 많은 경우 민족의 형성문제에 대한 그릇된 견해와 관련된다.

당시까지만 하여도 일부 학자들 속에서는 유럽나라들의 경우를 일반화하여 민족을 자본주의가 대두한 시기의 산물로 본 기성이론에 따라 조선민족도 18세기 또는 일제식민지통치시기에 형성되었다거나 지어 8.15후에 형성되었다는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창조적 탐구와 사색으로 민족문제에 관한 선행이론은 사람들의 물질생활조건을 중심으로 사회현상을 고찰하는 유물사관의 방법론에 기초한 것이며 봉건영주들의 할거와 지역적분산성으로 특징 지어지는 유럽의 봉건사회의 특징을 분석한 데로부터 출발한 것으로서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내시었다. 그리고 사람의 본질적 특성을 중심에 놓고 우리 나라의 역사발전과정에 기초하여 우리 민족의 형성문제를 고찰하시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지적하시었다.

《우리 인민은 예로부터 한 핏줄을 잇고 하나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한 강토에서 살아온 단일민족이며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슬기로운 민족입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의 이 명제는 민족의 형성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세우는데서 지도적 지침으로 된다.

우리 나라를 조선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단군에 의하여 B. C. 3,000년기 초에 우리 나라의 첫 노예소유자국가 고조선이 생겨난 때부터였다. 원래 조선이라고 하였는데 후에 이씨조선과 구별하기 위하여 고조선이라고 하였다.

조선이라는 말은 《맑은 아침》이라는 뜻이다. 《맑은 아침》의 나라 조선, 끝없는 민족적 긍지감에 부풀게 하는 이름이다.

조선사람은 언제부터 이 땅에서 살았는가.

우리 조국강토에서 사람이 처음으로 살기 시작한 것은 인류역사의 여명기부터이다.

인류역사의 여명기라고 할 때에는 인간이 발생하고 인간유기체의 진화과정이 진행되어 인류사회가 형성되고 인류문화가 발생되던 구석기시대(약 100만년전)를 염두에 둔다.

우리 나라 강토에서 알려진 사람의 첫 생활자취는 1966년에 평양시 상원군 흑우리에서 발견된 검은모루유적에 잘 반영되어있다.

검은모루유적의 발견은 인류역사의 시원이 열리던 구석기시대의 이른 시기부터 우리 나라 강토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하였다는 것을 증명하여준다.

우리 조상들은 씨족사회를 거쳐 국가의 발생으로 지역적인 특수한 생활집단으로 되는 과정에 민족으로 형성되어 오늘까지 발전하여 왔다. 고조선의 성립이 보여주는바와 같이 이미 5,000여년전에 세계에서 첫 국가를 세운 것도 우리 민족이고 기원전후를 기점으로 벌써 동방의 천년강국으로 이름떨친 고구려를 세운 민족도 우리 민족이다.

또한 세 나라시기에 와서는 우리 겨레가 살고 있는 나라는 달랐어도 같은 언어와 공통된 민족의식, 동족관념에 기초한 장구한 민족생활의 역사적 체험을 가지고 있다.

오늘도 우리 겨레는 북과 남으로 갈라져있어도 역시 하나의 민족이다.

우리 민족의 형성에 관한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의 고전적 정식화의 정당성, 위대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 민족과 그 형성에 대한 올바른 견해를 정립하심으로써 우리 민족은 북과 남, 해외의 그 어디에 있건 조선민족의 한 성원이라는 자각과 긍지를 안고 민족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한몸바쳐 나갈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