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72(1983)년 9월 9일 새벽이었다.

이날 평양에서는 공화국창건 35돌을 경축하여 수도시민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군중시위가 진행되게 되어있었다. 가장물도 요란했고 행사대열도 화려하게 준비되어있었다.

공화국창건절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 5대륙의 116개 나라에서 270여개 고위급대표단이 와있었다.

그런데 행사를 방금 앞두고 비가 내려서 행사준비위원회 성원들은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행사를 미루는것도 난처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찬비속에 수많은 군중을 내세울 수도 없었다.

기상예보소의 관측자료들은 아직도 비가 이틀동안은 계속 더 온다는 것을 확증해 주고 있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창가로 다가가시어 캄캄한 밤하늘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시었다.

이윽고 그분께서는 다시 집무탁으로 가앉으시었다.

그분의 앞에는 일기도며 예보문들, 린근나라들에서 날린 예보자료들, 인공지구위성에서 보내온 구름층사진들과 전자계산기자료들이 쭉 놓여있었다.

마지막결심을 내려야 할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장군님께서는 가슴이 답답하신듯 인공위성이 보내온 구름층사진을 집어드시었다.

우리 나라와 중국, 동남아시아나라들까지 덮어버린 구름층을 확대경으로 유심히 살펴보시던 그분께서는 문득 사진복판에 짧고도 가느다란 흠집과 같은 것을 발견하시었다. 길이도 굵기도 살눈섭만 하였다. 티가 묻지 않았나 해서 손으로 문질러 보셨으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분께서는 전화기를 드시고 행사지휘부 일꾼을 찾으시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서야 구름사진에서 티같은 것을 발견한 일꾼은 황황히 대답올리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사진에도 그런 것이 있습니다. 북위 38°로부터 39°사이의 서해상에 희미한 줄이 가로 누워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그것이 사진을 뽑을 때 나타난 흠집이 아니고 구름층실태의 일면이라면 개어있는 구간일 것이다.

그분께서는 자신의 예측이 점점 확증되는 것을 느끼시며 기상예보소에 구체적으로 알아보라고 말씀하시었다.

잠시후 행사지휘부 일꾼은 다음과 같이 보고 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예보연구사들이 그 희미한 줄이 개인 구간이 확실하다고 합니다. 그 개인 구간은 너비가 40km이고 길이가 200km인데 시속 10km의 속도로 동쪽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분께서는 그 개인 구간에 동그라미를 그리시더니 그것을 이끌어 내일아침 평양상공에 가져다놓으시려는듯 화살표를 쭉 그어 평양에 닿게 하시었다.

그로부터 얼마후 가장물의 보관상태를 알아보시고 다른 준비사업에 대해 요해 하시던 그분께서 보고된 새 기상자료를 보셨을 때는 첫눈에도 그 개인 구간이 평양을 향해 날아드는 혜성처럼 남포앞 공해상공까지 다가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기상예보일꾼들은 그 개인 구간이 해주쪽으로 지날수도 있고 반대로 철산쪽으로 지날수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제 더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시계는 어느덧 새벽 5시 10분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늦어도 5시에는 결심을 내리고 지시를 떨구어야 제 시간에 시위를 보장할 수 있다.

창밖에서는 아직도 비가 내렸다.

비는 반드시 멎어야 하며 꼭 멎고야 말 것이다.

어두운 하늘을 지켜보던 그분께서는 단호한 걸음걸이로 전화기에 다가가시었다.

수화기를 통해 우렁우렁한 그분의 음성이 전투명령과도 같이 힘차게 울려갔다.

나의 말을 똑똑히 들으시오. 즉시 방송차들과 유선방송으로 오늘행사를 예정대로 한다는 것을 알리시오.

그리고 조직별로 지시를 떨구시오.

그분께서는 확신에 넘친 어조로 말씀하시었다.

동무들, 위대한 수령님께서 100만의 인민들과 상봉하시기 위하여 주석단에 등단하실 시간은 이제부터 4시간 남았습니다. 필요한 직관물들을 일제히 제시하고 시위군중을 김일성광장에 진입시키시오!

『알았습니다.』

온 수도가 비속에 들끓기 시작하였다.

종전같으면 12시간이상 걸리던 행사준비가 그이의 말씀대로 4시간에 훌륭히 끝나게 되었다.

드디어 장군님께서 그으신 동그라미안의 개인 구역이 화살표에 이끌려온듯 평양상공에 멎어섰다.

아침 9시 정각! 위대한 수령님께서 광장주석단에 나오시는 그 찰나에 하늘이 확 열리며 눈부신 해빛이 쏟아져 내렸다.

온 나라 모든 곳에 다 비가 내리는데 유독 평양상공만이 개이였다.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축포가 오르고 고무풍선이 올랐다.

하늘땅을 뒤흔드는 환호성을 울리며 100만 시위군중은 장엄하게 보무당당히 수령님을 우러르며 주석단앞을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