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은률광산은 버럭문제때문에 커다란 난관에 부닥치게 되었다.

연달아 산더미처럼 생겨나는 박토를 처리할데가 없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면서도 광석을 제대로 캐낼 수가 없었다.

이러한 사태는 즉시에 은률광산의 광석에 의거하는 황해제철소의 철생산실적에 영향을 미치었다.

박토문제를 풀기 전에는 은률광산의 광석생산은 물론 황철의 철생산까지도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바로 이러한 때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광산실태를 알아보시고 박토처리를 위한 대형장거리벨트콘베아를 도입할데 대하여 가르쳐주시었다. 그리고 한 일꾼을 파견하시어 콘베아설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현지조건을 조사해 오도록 지시하시었다.

현지에 파견된 그 일꾼은 광산지휘성원들과 만나 콘베아를 청년광구로부터 바다기슭까지 놓자는 합의를 보았다.

이 일이 성공하게 되면 지금까지 여기저기 쌓여있던 버럭들이 곧장 무한한 용적을 가진 바다속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

얼마나 신바람나는 일인지 몰랐다.

그러나 그 일꾼이 광산기술자들과 더불어 구체적인 안을 무르익혀나가는 과정에 공사량이 너무도 아름차다는 것이 드러났다.

벨트콘베아를 놓아야 할 청년광구에서 바다기슭까지 거리가 예상외로 멀었고 굴도 300m나 뚫어야 하였다. 게다가 높고 험한 구월산줄기를 넘어 150여리밖에서 송전선을 끌어와야 하였고 큰 파쇄장과 전동실도 새로 건설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현지에서 이러한 실태를 다 요해하고 올라온 그 일꾼은 장군님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죄다 보고하면서 공사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가 신심을 가지지 못하고 올라온 것을 보신 그분께서는 방안이 울리도록 크게 소리내어 웃으시었다.

그리고 아직 그 누구도 해보지 못한 공사인데 어떻게 쉽게 되겠는가고 하시며 신심에 넘친 음성으로 말씀하시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하자고 결심해서 못해낸 일이 있습니까.

우리에게는 영웅적 노동계급의 무궁한 창조적 지혜와 힘이 있지 않습니까.

신심을 가지고 한번 해봅시다.

그래서 은률광산 벨트콘베아를 우리 시대의 대기념비적 창조물로 만들어봅시다.』

그분께서는 어려운 점들도 다 알고 계시었으며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다 파악하고 계시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분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더니 벽에 걸린 커다란 조선지도앞으로 다가가시었다.

이윽토록 서해안의 한 지점에 시선을 멈추고 계시더니 조용히 물으시었다.

『벨트콘베아를 청년광구로부터 바다기슭까지 놓자고 했지요?』

『…예, 그렇습니다.』

『바다기슭이라.…』

그분께서는 다시금 금산포앞바다의 크고작은 섬들을 일별해 보시더니 드디어 새로운 대업을 결심하신듯 결연한 어조로 말씀하시었다.

『내 생각에는 벨트콘베아를 바다기슭까지가 아니라 바다가운데로 쭉 뻗어나가게 하자는 것입니다. 자, 이리로 가까이 오시오.』

그 일꾼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벨트콘베아를 바다가운데로 뻗어나가게 하다니? 그 일꾼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그분께서 이끄시는대로 지도앞에 다가섰다.

장군님께서는 붉은 연필로 지도를 찌르듯 하며 힘주어 말씀하시었다.

『바로 이 능금섬까지 벨트콘베아를 놓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 섬들을 모두 하나로 이어놓읍시다!』

그분의 손길을 따라 금산포로부터 능금섬, 거기서부터 다시 남으로 곰섬과 청량도를 거쳐 월사리까지 그리고 북으로는 서해리방향으로 붉은 선이 쭉 뻗어 나갔다.

5,000여정보의 새땅!

일꾼의 머리속에는 초보적으로나마 번개처럼 가슴벅찬 타산이 떠올랐다.

그러면 우환거리로 애를 먹이던 버럭산들이 이제 바다를 밀고 나가 하나의 새로운 군이 솟아나게 하는 보물제방으로 변하게 될 것이 아닌가!…

놀라움을 금치 못해하는 그 일꾼을 바라보시는 그분께서는 한손으로 허리를 짚으시며 미소를 지으시었다.

『어떻습니까. 신심이 생기지 않습니까?

이렇게 하면 바다를 막고 많은 땅도 얻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그때에 가면 조국의 면모는 얼마나 달라지겠습니까.』

예로부터 자연개조의 극한점을 산을 허물어 바다를 메우는 일에 비유했지만 은률의 벨트콘베아수송선건설이야말로 단순히 박토만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그대로 산을 무너뜨리고 바다를 메워 조국의 지형을 변경시키는 대자연개조사업이었다.

그것은 역사에 보기 드문 1석 3조의 비범한 대지략이며 대담한 구상이었다.

그 구상이 빛나게 실현되어 오늘 이 일대의 해안선은 조선지도에 새롭게 그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