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간밤을 집무실에서 새우신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새벽녘에 일꾼들을 찾으시더니 동해안쪽에 급히 다녀와야 할 일이 있다고 하시면서 도중식사로 줴기밥을 준비하라고 이르시었다. 

아침식사도 하지 못하신채 길을 떠나신 그분께서는 한낮이 다 되어 인적 없는 어느 한 산굽이에서 차를 멈춰 세우시었다. 

『여기서 간단히 요기나 하고 떠납시다.』 

『?』 

일꾼들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길섶에는 일행이 겨우 둘러 앉을만한 너럭바위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한 일꾼이 조금만 더 가면 식사도 하고 휴식도 할 수 있는 경치 좋은데가 있다고 말씀드리었다. 

『기어이 쉬어 가자는거요?』 

『예, 간밤에도 밝히시지 않았습니까.』

『다문 한시간이라도 쉬셔야 합니다.』 

저마다 일꾼들은 한마디씩 청을 드렸다. 

그분께서는 그러는 그들을 바라보시며 시간도 동무들처럼 너그럽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시간은 나에게 너무나도 인색합니다라고 하시고는 자신께서도 좀더 가면 경치 좋은데가 있다는 것을 안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이으시었다.

『옛날에 어떤 왕은 삼일포에서 잠깐 다리쉼이나 하고 간다는 것이 그만 그곳 절경에 취해서 사흘이나 묵어 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그곳 이름을 「삼일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야 그렇게 한가한 사람들도 아닌데 만약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 시간이라도 지체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분의 말씀을 따라 모두들 너럭바위에 둘러 앉았다. 매 사람에게 줴기밥 두 덩어리씩 차례졌다. 속에 넣은 밥반찬은 무오가리와 절인 오이에 까나리가 전부였다. 하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

똑같이 차례진 줴기밥을 드시던 그분께서는 일꾼들을 둘러보시며 물으시었다.

『그래 어떻습니까, 줴기밥 맛이?…』

『참 별맛입니다.』

『내가 언제인가 밥 가운데서 줴기밥이 제일 맛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하신 장군님께서는 그때 그 자리에 동석했던 한 일꾼에게 눈길을 주시며 생각나는가고 물으시었다.

그 일꾼은 제꺽 생각난다고 답변드렸다.

그것은 음식물의 맛에 관한 문제를 화제에 올렸던 쉴참의 어느 한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그분께서와 일꾼들 사이에는 수수께끼풀이와 같은 이런 대화가 오고 갔었다. 

『밥 중에서 무슨 밥이 제일 맛있는지 누가 말해 보시오.』

『약밥입니다.』

『아니오.』 

『오곡밥입니다.』

『아니오.』

『그럼 기장밥…』

『그것도 아니오.』

 (그럼?)

『물론 그런 밥들도 다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밥은 줴기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왜 웃습니까. 나하구 함께 다니느라면 이제 줴기밥맛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일꾼은 그때의 일이 방불하게 떠올라 정말 그분께서 그때 하신 말씀의 진의를 오늘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고 말씀드리었다.

그분께서는 그 일꾼에게 뜻있는 미소를 보내시며 그러면 어째서 오늘따라 줴기밥이 그렇게 맛있겠는가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배가 고플 때에는 아무 음식이나 다 맛이 있습니다. 아마 동무들이 좀전에 밥을 먹자고 했을 때 줴기밥을 먹었더라면 지금처럼 맛있게 먹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나는 먼길을 떠날 때에는 줴기밥을 싸가지고 다니다가 배가 고플 때 먹곤 합니다.』

그분께서는 줴기밥은 감도 특별한 것이 필요없고 만드는데 품도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급히 길을 떠나야 할 때 준비하기 쉬워서 좋고 가다가 아무데서나 펼쳐 놓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시간도 얼마 떼우지 않고 현지 일꾼들이나 주민들에게 폐도 끼치지 않아서 좋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가르치시었다.

『줴기밥은 혁명가들에게 있어서 이상적인 도중식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