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도서「김정일장군일화집」 중에서

 

주체42(1953)년에 있은 일이다.

당시 어리신 장군님께서는 여동생과 함께 최고사령부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활하고 계시었다.

어느 하루 그분께서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쓰시었는데 그것을 본 동생이 자기도 편지를 쓰겠다고 졸라댔다.

그러나 동생은 글을 갓 배우기 시작한 때여서 아직 편지를 제대로 쓸 수 는 없었다.

어리신 그분께서는 여동생에게 연필을 쥐여주고 그 작은 손을 싸쥐시었다.

『그래, 아버님께 편지를 쓰자. 뭐라고 쓰겠니?』

한참 기웃거리던 동생은 아버지가 보고싶다고 아버지께 빨리 가고싶다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리신 장군님께서도 같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다음순간 그분께서는 머리를 가로저으시며 그렇게 편지를 쓰면 어머님없이 우리가 외로와하는줄 아시고 아버님께서 근심하신다고 하면서 아버님께서 편지를 보시며 크게, 즐겁게 웃으시게 써야 한다고 말씀하시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에 잠기시었다.

어린 동생때문에 근심을 놓지 못하시는 아버님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드릴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시던 그분께서는 문득 좋은 생각이 나신듯 밝은 미소를 머금으시었다.

그렇게 미소짓는 그분의 눈앞에는 언제인가 주석님께서 자기들의 손을 잡으시고 뜨락을 산책하시다가 거기에 떨어진 밤알들을 주으시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주석님께서 한손에 밤알을 한알씩밖에 쥘 수 없는 동생의 손을 보시고 언제면 손이 오빠만큼 크겠는가고 말씀하시었던 것이다.

『…네 손을 그려서 아버님께 보내드리자.』

동생은 의아한 눈길로 오빠를 빠곰히 쳐다보았다.

『내 손?…』

그분께서는 여전히 밝은 미소를 거두지 못하시었다.

『네 손이 이렇게 큰 것을 보시면 아버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겠니?』

그러시고는 동생의 손을 흰종이위에 정히 펴놓으시었다. 그리고 손모양을 뜨시었다.

연필끝이 손에 닿으니 간지러운듯 동생은 캐득거리며 손을 움츠리었다.

『그러지 말아. 아버님께서 보실거다. 똑바로 잘 그려보내야 아버님께서 기뻐하시지.』

그러자 동생은 입을 꼭 다물고 종이위에 손바닥을 지그시 눌렀다.

그 고운 손을 그분께서는 정성스레 천천히 그려나가시었다.

이렇게 되어 어린시절의 그분의 기발한 착상능력을 보여주는 「그림편지」가 이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 「그림편지」에는 이 그림을 보시고 아버님께서 즐겁게 웃으시기를 바라는 그분의 간절한 소원이 담겨있었다.

그분의 이 소원대로 이 편지를 받아보신 어버이주석님께서는 대단히 기뻐하시었다.

한번은 최고사령부 집무실에서 민족보위성(당시 명칭)의 한 책임일꾼과 이야기를 나누시던 주석님께서는 밝은 웃음을 지으시고 군복상의주머니에서 편지봉투를 하나 꺼내시더니 오늘 이상한 편지를 한통 받았는데 한번 읽어보라고 하시면서 그 일꾼 앞에 내놓으시었다.

그 책임일꾼은 무슨 편지이기에 주석님께서 그리도 기뻐하실까 하는 생각을 금치 못하며 편지봉투를 집어들었다.

그것은 먼곳에 떨어져있는 주석님의 두 자제분들에게서 온 편지었다. 봉투에는 두장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그런데 그 편지들을 일별해보던 그 일꾼의 눈은 둥그래졌다.

아드님께서 보내신 편지는 글로 씌어진 편지였는데 따님의 편지에는 흰종이위에 하나의 손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일꾼이 그 「그림편지」를 보며 어리둥절해 하자 주석님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었다.

주석님께서는 아직 글을 쓸줄 모르는 어린 딸애가 자기가 얼마나 컸는가를 그런 식으로 알리었다고 대견해하시며 마치 귀여운 그 손을 만져보시듯, 그 그림 속에서 어린 따님의 용모와 얼굴표정까지 세세히 읽으시는듯 오래도록 그 특이한 편지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보고 또 보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