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 속보란 10월 30일)

부지런한 농사꾼에게는 나쁜 땅이란 없습니다

I 농민운동을 위하여

오늘 한국의 농민이 WTO-미국반대, 개방농정철폐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은 농민들은 생산수단의 소유여부와 관계없이 자주적으로 살고자 하는 깊은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기간산업,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려는 농민들의 자주적인 이해와 요구는 필연적으로 투쟁을 동반하게 마련입니다. 
한국의 농업과 농민은 봉건적 착취의 잔재와 날로 확대되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수탈에 이중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업은 농가의 경지면적이 1ha 미만인 농가가 전체농가의 62%를 차지하는 영세적이고 가족농중심적 구조입니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농민들은 자기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 못합니다. 2002년도 논경작면적 중에서 임차논의 면적은 555,000ha로 전체 논면적의 48.3%를 차지하고 있으며, 50여만 농가가 임차하여 논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토지못지 않게 중요한 생산수단인 농기계의 사용일수는 100일에 지나지 않으면서 구입대금은 고스란히 농가부채로 이전되고 있습니다.
종자, 연료용 석유, 사료작물 등 기초투입물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작부체계는 이미 무너진지 오래이고 식량자급률도 심각할 정도로 낮아졌습니다. 식량자급율 29.9%중에서 쌀을 제외하면 4.5%밖에 안되고, 농산물 수입개방화율은 99.9%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농가소득의 52%를 쌀에 의존하는, 미작을 중심으로 하는 단작화와 수출농업으로 대변되는 농산물의 상품화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민은 400만명이 채 안됩니다. 1990년 666만명이던 농가인구가 2002년에는 약 359만명으로 줄어들었고 총 인구중 농가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90년 15.5%에서 2001년 8.3%로 급감하였습니다. 또한 2001년 전체농가 인구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54.6%(20대~40대는 29.3%)로 농촌의 노령화는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농민들의 절대수가 농가부채에 짓눌려 야반도주와 자살이 급증하고, 새로 농사를 짓겠다는 젊은 일군도 찾아볼 수 없는 형편입니다.
한국의 농업이 이렇게 된 것은 미국의 수입개방압력과 한국정부의 농업말살정책에 있습니다. 원조로 시작된 미국의 농산물 시장개방압력으로 한국의 농산물시장은 99.9% ‘자유화’되었습니다. 한국정부는 가격안정, 소득보장보다는 저곡가정책으로 농업을 말살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금 농민대중들은 나서지 말라고 해도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수십년간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해오던 농민들이 자신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리자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 변혁운동에 복무하는 활동가들은 농민대중들을 지도하고 교양해야하는 사람들의 준비정도는 어떠한가 냉철하게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옛날부터 부지런한 농사꾼에게는 나쁜 땅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땅탓을 하지 않고, 좋은 땅 나쁜 땅을 가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농민운동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변혁운동에 복무하는 활동가들은 대중에 의거하여 투쟁을 조직, 동원하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올바른 전략전술과 투쟁방법을 책정하고 능숙하게 구현해야 합니다. 
현재 시기 농민대중이 처해있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농민대중을 변혁운동으로 불러일으키기 위한 올바른 전략전술과 투쟁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활동가들은 이런 의미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합니다. 대중은 폭발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는 데 이를 지도, 교양할 내용과 간부가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1. 농촌문제 : 농업문제와 농민문제

농촌문제
농촌문제는 농업의 생산력 발전문제와 농민의 사회경제적 처지에 관한 문제를 통일적으로 포괄하는 문제입니다. 즉, 농촌문제는 농업문제와 농민문제를 포괄하는 문제입니다.
농업은 국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하고 식량주권을 담보하며, 한 국가의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2대 기둥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농업은 식량주권을 담보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 못합니다. 미국에 의해 사회, 정치, 경제적으로 지배를 받고 있고, 생산관계 역시 기형적이고 왜곡된 자본주의구조, 즉 식민지반자본주의사회이기 때문입니다.
농민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생산자입니다. 일반적 의미로 농민은 계급사회에서 일정한 생산수단을 가지고 자기 노동으로 농업생산을 하는 소생산자들이고 소자산계급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농민들은 봉건적 착취의 잔재와 자본주의의 착취와 수탈에서 해방되고자 하는 자주적 요구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변혁적 계급입니다.

농업문제
농업문제는 농업의 생산력발전에 관한 문제로 농업생산력발전을 저애하는 모든 생산관계의 구속을 타파하고 낙후된 것을 퇴치하는 데 그 주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업생산성은 년 3%로 공업에 비하면 마이너스성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낮습니다. 2003년도 농업생산성은 2002년도에 비해 오히려 -3.6% ‘성장’했을 정도입니다. 농업생산성이 낮아지는 것과 비례하여 농업의 객관적 여건역시 낮아지고 있습니다.
2001년도 농업경제활동인구는 210만명으로 UR협상직전인 94년 262만명에 비하면 19.8% 감소했습니다. 또한 60세 이상의 고령농민들은 94년 91만명에서 2001년 106만명으로 51.0% 증가했습니다. 1984년부터 2000년까지 벼재배 면적은 83년 65만 ha에서 2000년 34만 ha로 40%이상 감소했고, 1인당 경작농경지면적은 0.8ha로 일본의 1.9ha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전체 농가의 77%가 쌀 생산에 종사하고, 농가의 농업소득에서 53.7%를 ‘쌀’ 한 작물이 충당하는 기형적인 농업생산구조로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농산물 가격보장과 소득보장이 되지 않으면서 농가부채는 늘어날뿐 줄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농민문제
농민문제는 농민의 사회경제적 처지에 관한 문제로 농민들을 온갖 착취와 예속에서 영원히 해방하는 문제에 그 주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농민들은 심각한 경제적 몰락과 사회적 소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도시가구 소득대비 농가소득 비율만 보아도 94년 99.5%에서 2002년 73%로 급락하고 있고, 농가의 실질농업소득은 94년에서 2002년사이 16% 감소했습니다. 농가교역조건역시도 94년 97.1%에서 2002년 82.1%로 15% 떨어졌습니다. 
농민이 조합원인 협동조합에서도 농민은 자기의 지위와 역할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민이 주인이 되어야 할 농협은 정부의 농촌통제기구로 전락된지 오래이며, 농민을 위한 사회적 기능은 정권에 의해 가로막혀 있습니다. 또한 농촌지역 학교의 폐교, 보건소의 폐소 등 사회복지에서도 농민들의 소외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2. 농민운동

농민운동의 배경
농민운동은 계급적 및 민족적 문제로 제기되는 농촌문제를 농민들이 주인이 되어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운동입니다. 농민들은 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기의 정치적 조직을 가지고 그 지도밑에서 목적의식적으로 사회정치적 투쟁을 벌여야 합니다. 변혁적인 농민대중조직을 중심으로 굳게 뭉친 농민들이 투쟁해야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농민운동은 미국의 농업수탈과 착취정책, 역대 정권의 저곡가정책, 개방농업정책을 반대하는 농민대중들의 자주적인 투쟁입니다. 
대량의 잉여농산물 원조는 국내 농산물가격을 하락시켜 농업기반을 그 기초에서부터 부실하게 만들었고, 저곡가정책과 개방농업정책을 강제한 근본원인입니다. 또한 잉여농산물원조는 경공업에 공급하던  면화, 밀가루, 설탕원료의 공급을 방해하면서 민족자본의 축적을 가로막았고, 미국의 군사, 경제적 영향력이 한국에 더 깊이 침투해 들어올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해방이후 미군정에 의해서 실패한 이남지역의 토지개혁은 농민들이 봉건적 지주-소작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설사 토지가 있다하더라도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산물 가격은 농민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농산물의 생산비에서 토지용역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은 농민이 토지를 소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역대정권이 농민수탈과 노동자착취를 위해 시행했던 저곡가정책과 개방농업정책은 농가소득을 감소시키고 농민들의 생산의욕을 감퇴시켰습니다. 생산비조차 보장되지 않는 저곡가정책은 농업생산력을 정체, 퇴보시켰고, 농민들은 만성적인 농가부채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농업을 시장경쟁에 맡기는 개방농업정책은 한국을 일본에 이은 세계 2위의 식량수입국이면서 수입량의 70%를 미국에 의존시키는 기형적이고 불안정한 식량공급체계를 정착시켰습니다. 
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민운동은 결국 식량을 무기로 착취와 수탈을 강화하려는 미국을 반대하고, 개방농정으로 농업을 말살시키려는 식민지대리정권을 반대하는 투쟁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한국농민운동의 역사
조직적 운동으로서 농민운동이 나타난 것은 동학농민전쟁부터 입니다. 1945년 12월 8일 창립된 ‘전국농민조합총연맹’은 전국 13개도연맹, 188개 군단위 지부, 1,745개의 면단위 지부에서 330여만명의 조합원이 활동한 조직적 운동의 첫 형태입니다. 그러나 ‘전농’은 토지개혁과 미군정반대를 생존권쟁취 투쟁과 결합시켜내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전쟁이 끝난 후 모든 사회운동이 불온시될 때 전농역시도 그 조직적 실체마저도 유지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한동안 조직적인 운동이 단절되었던 한국의 농민운동은 1970년 중반이후 종교적 외피를 쓰고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1970년대는 ‘함평 고구마 피해보상 투쟁’으로 대표됩니다. 1974년 11월부터 시작된 ‘크리스찬 아카데미’의 ‘농민교육프로그램’과 ‘YMCA'의 ’농촌개발사업‘에서 수백명의 농민운동가들이 배출되었고, 이때 배출된 농민운동가들은 가톨릭농민회, 기독교농민회와 같은 전국적인 단일농민운동조직을 건설했습니다. 
1980년대는 ‘자주적 대중노선’을 주장하고 대중투쟁을 펼치면서 일반농민들속에서 그 조직적 기반을 만들어가는 시기였습니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농민운동은 변혁운동의 차원에서 인식, 실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국 농촌지역에서 연인원 2만여명의 농민들이 격렬하게 벌였던 소몰이 시위에서부터 미국농축산물 수입저지 실천대회, 농가부채 해결투쟁, 시군지역 반독재 투쟁, 토지무상양도투쟁, 수세투쟁, 농산물 제값받기 투쟁, 의료보험투쟁, 농축산물 수입저지 투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대중투쟁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투쟁을 바탕으로 1991년 전국적이고 통일된 농민운동조직인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창립되었습니다.

Ⅱ전농은 400만 한국농민의 희망, 투쟁의 구심.

현재 한국에서 농민들의 자주적인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대표적인 농민대중조직은 전농입니다. 전농은 지난 13년간 자기 조직을 확대하면서 9개 도연맹과 96개 시군농민회, 2000여개의 면지회, 20,00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되는 정연한 조직체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농은 수세투쟁, 우루과이라운드 반대투쟁, 농축산물생산비 보장 투쟁, 개방농정 철폐투쟁과 같은 다양한 실천투쟁을 벌여 농민들의 계급의식과 민족자주의식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 청년학생들, 재야민주세력들과 광범위한 연대를 실현하고 보수적인 농촌지역에서 변혁의 진지를 틀면서 전반적인 대중운동 발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전농은 강령을 통해서 ‘농민의 협력과 단결을 통하여 농민의 제권리를 실현하고 나라의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화 및 조국통일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변혁운동조직으로서 자기 목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농내부에서는 김대중,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미제의 식민대리정권의 변화를 똑바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정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합법적인 정권교체에 대한 환상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농은 식민지 정권의 반농업, 반민중적인 정책을 폭로하고 농민대중들의 투쟁을 반미자주화 투쟁,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투쟁으로 상승, 발전시키는 데 온 힘을 쏟지 못하고 있습니다.  

1. 전농의 과제

농민대중들은 농업농민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인입니다. 자주성을 본성적 요구로 하는 대중이 착취와 억압을 받을 때 그것에 반대하여 변혁운동에 나서는 것은 법칙입니다. 그러나 변혁운동의 승리는 대중이 투쟁에 나섰다고 하여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중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여 하나의 정치적 역량으로 묶어세워야만 쟁취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정치적 역량으로 굳게 결속되지 못한 대중은 변혁운동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변혁운동은 조직된 대중의 힘에 의해서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전농은 농민대중의 생존권적 요구를 전면적인 반미자주화투쟁으로 발전시키고 농민들을 의식화, 조직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농은 농민대중들을 조직화하여 실천투쟁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전농의 투쟁방식은 농민대중들을 하나의 정치적 역량으로 결속지어 창조적인 투쟁을 벌이기보다 활동가들을 동원, 소모시키는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빠르게 정착되어 가는 식민지농업구조와 이에 맞서 저항하는 농민대중의 의식성장에 비교해보면 활동가중심의 동원방식의 투쟁은 구태의연합니다. 
전농은 농민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 행정적 대표기구가 아니라 농민대중들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확산시키고 자주, 민주, 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수 있도록 선전, 조직하는 변혁적 대중투쟁조직으로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농의 조직사상적 단결을 강화하고, 지도핵심을 발굴, 육성하며, 대중적 기반을 강화해야 합니다.

조직사상적 단결
변혁운동의 승패는 결국 변혁운동역량의 준비여하에 달려 있습니다. 수입개방압력과 개방농정이 확대, 강화되는 조건속에서 농민대중은 자연발생적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전농은 농민대중의 통일단결을 강화하고, 광범한 대중을 전취해야 합니다. 전농의 조직사상적 통일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비판의 방법으로 사상투쟁을 벌리며 사상투쟁을 통하여 교양개조하여야 합니다. 
전농의 조직사상적 단결을 준비하는 데서 선차적인 것은 각 정파조직들간의 불신과 대립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지역적 기반을 중심으로 나눠져 있는 각 정파조직들이 서로 사상투쟁을 벌이며 대립한 예는 극히 드뭅니다. 최근 시기 전농이 경험했던 정파간 논쟁은 농민운동의 진로와 방법과 관련있었던 ‘구지도부’, ‘신지도부’간의 대립입니다. 1995년 이후 줄곧 정권에 대해 타협적이고 절충적이던 ‘구지도부’에 대한 비판과 극복으로 ‘신지도부’가 들어섰지만 각 정파간의 사상투쟁은 조직의 분열을 방지한다는 암묵적 동의하에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전농의 조직사상적 발전을 가로막고 통일단결을 저애하고 있습니다.

지도핵심
변혁운동은 결국 간부들을 통하여 실현되고, 모든 문제는 간부들에 의해 해결됩니다.
따라서 실천투쟁으로 검증되고 대중들에게서 신망있는 간부들을 발굴하여 지도핵심을 꾸리고 이들 간부들의 조직사상적, 정치실무적 수준과 자질을 높여야 합니다. 
전농의 지도핵심은 대중들을 변혁운동에 조직동원하는 대중조직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조직정치사업을 하는 활동가들입니다. 현재 전농에서는 이런 지도핵심을 발굴, 육성하는 과정이 없습니다. 젊은 일군들이 충원되지 않고, 있다고 해도 책임감있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간부들이 10여년동안 회장, 사무국장을 돌아가면서 하는 곳도 많습니다. 크리스챤 아카데미나 이서 장기교육프로그램에서 배출된 운동가들은 대중의 이해와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조직, 사상적 한계에 봉착하였습니다. 지금은 발전된 변혁운동의 전략전술과 투쟁노선으로 농민대중을 의식화, 조직화 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농의 지도핵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습을 강화해야 합니다. 변혁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배우지 않고서 전진할 수 없습니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고, 운동경험이 아무리 오래됐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정치적으로 준비하고 단련하지 않으면 변혁운동가로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없습니다. 한두차례의 수련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정치실무적 자질과 수준을 높이기 위한 학습을 끊임없이 진행하여야 합니다. 농사일도 중요하지만 학습도 중요합니다. 
학습의 내용은 식민지반자본주의체제하의 한국사회성격과 변혁운동의 전략전술에 관한 것이 중심이어야 합니다. 모든 학습자료들이 인터넷상에 유포되어 있는 마당에 학습자료탓, 보안탓을 할 것이 아니라 학습하겠다는 의지를 굳게 세우고 그에 필요한 제반 실무들을 익히겠다는 각오로 학습을 진행해야 합니다. 
또한 낡은 사업방법과 사업작풍을 고쳐야 합니다. 전농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장 활동가들속에서는 농민회 간부를 하는 것이 큰 벼슬자리를 얻은 것인냥 행세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은 언제나 대중속에 들어가 그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면서 제기된 과업을 풀어나가는 사업방법과 작풍을 가져야 합니다. 솔선수범해서 대중을 고무하고 이끌어나가야지 뒤에서 큰소리나 치는 것은 옳은 사업방법과 작풍이 아닙니다. 음주운전으로 걸려도 농민회를 팔아먹거나 동지들의 비판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은 농민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유포하게 됩니다.
후비간부들을 양성하는 것은 전농의 지도핵심을 발굴, 육성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농민대중속에서 후비간부를 찾는 것과 함께 상근실무일군들을 농민운동의 후비대오로 육성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대중적 기반
전농은 대중들과 연계를 더욱 강화하여야 합니다. 모든 농민들이 각자 조직에 들어 뭉치고 단결하면 되면 무서운 기세로 농민운동을 활성화해나갈 수 있습니다. 
2002년 11월 13일 전국농민대회 이후 전농의 대중적 기반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중과의 연계를 잘 짓는 방법은 면지회조직을 강화하고 중앙에서부터 현장조직까지 탄력성있게 움직이는 조직체계를 갖추는 것입니다. 면지회조직은 기초생활단위이면서 기초행정단위입니다. 모든 농민들이 자기 조직에 들어 조직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면지회조직입니다. 현재 전농의 몇몇 시군농민회는 모든 면지역에 농민회를 건설하여 활발한 대중사업을 펼쳐 대중적 기반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대중들과 연계를 잘 짓기 위해서는 또한 간판만 걸어놓고 휴면상태에 있는 기존의 농민회를 활성화하고, 미조직된 시군을 조직화하여야 합니다. 전농은 아직까지 전체 시군에 농민회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광역시에까지 자기 조직을 건설한 한농연에 비하면 그 조직화수준이 미미합니다. 그리고 작목별 생산자단체들을 전농에 망라시키기 위한 사업에도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2. 실천투쟁

변혁운동의 역량은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대중적 투쟁속에서 끊임없이 성장, 강화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성된 정세를 과학적으로 분석, 판단하고 변혁운동의 발전적 요구와 대중의 의식수준을 잘 참작하여 그에 알맞은 투쟁구호를 내세우고, 투쟁형태와 투쟁방법을 옳게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적들의 내부모순과 약점들을 비롯한 온갖 가능성들을 능숙히 활용하여 정치투쟁과 경제투쟁, 합?비합?반합법투쟁, 폭력?비폭력투쟁, 큰 규모의 투쟁과 작은 규모의 투쟁과 같은 여러 가지 투쟁형태와 투쟁방법을 구사하는 것입니다.
변혁운동에서 투쟁노선은 달성하려는 목표와 그에 도달하기 위한 진로를 밝혀주는 이정표입니다. 따라서 과학적인 하나의 노선이 설정되어야 운동의 통일성을 기할 수 있고, 승리를 앞당길수 있습니다. 
반미자주?WTO반대를 기본노선으로 개방농정철폐와 제도개선투쟁을 결합하여야합니다.
농업농민문제의 발생원인이 미국의 강점과 식민지배, 수탈에 있기 때문에 반미자주?WTO반대는 전농의 대중투쟁의 기본노선으로, 이것이 해결되어야 다른 문제들이 풀릴 수 있는 중심고리로 됩니다. 
개방농정철폐투쟁은 전술적으로 농업정책의 변화를 이루어 우리 농업이 살 길을 찾는 투쟁이며, 각종 현안사업과 연관된 제도개선투쟁은 당면한 농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중심으로 더 많은 농민대중을 투쟁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투쟁입니다.  

반미자주?WTO반대
자주성 실현을 위한 투쟁에서 가장 일차적이고 주된 목표는 미국을 반대하고 민족의 자주권을 쟁취하는 것입니다. 농업문제에서 반미자주는 경제침략기구인 WTO를 반대하고, 수입개방을 강요하는 미국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WTO의 배후에 숨어 농업을 말살시키려고 하는 미국을 반대하고 식량주권을 지켜내지 않으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없습니다. 
WTO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나라들이 다른 나라에 대해 경제적 침략과 약탈을 위해 이용하고 조작하는 무역분야의 대표적인 국제경제기구입니다. WTO는 농업을 포함하는 상품, 서비스, 지적소유권, 투자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오늘날 제국주의자들이 발전도상 나라들, 식민지예속국가들에 자신들의 과잉상품을 아무런 제한없이 팔아먹고, 예속경제로 전락시키는 침략도구입니다. 전세계적으로 WTO는 제국주의의 경제침탈도구면서 특히 한국에서는 미국에 의한 경제의 예속성을 심화시키고, 기형적인 성장을 악화시키는 수탈장치입니다.
미국은 WTO를 통해 한국에서 쌀시장을 비롯한 농축산물 시장을 전면적으로 개방하도록 강요하고, 수출위주의 농업구조, 수입개방위주의 농업정책을 통한 식량예속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식량공급은 미국에 철저하게 의존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의 식량수입국인 한국은 곡물수입량중 55%이상을 미국에서 들여옵니다. 미국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포니카계열의 쌀을 생산하는 농가들에게 각 1억여원의 생산보조금을 지불하는 것은 우리의 식량을 예속화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방농정철폐
정권의 농업정책방향을 바꿔내지 않으면 그 어떤 투쟁도 성과적으로 결속지을 수 없고, 자연발생적으로 등장하는 사안별 투쟁을 쫓아다니기에 급급하게 됩니다. 
농업농민문제의 해결은 결국 자주적 민주정권을 전취하여 개방농정을 철폐하고 자립적 민족경제를 수립하여야 가능한 것입니다. 자주적 민주정권은 미국을 반대하고 사대매국세력들을 고립압살시키는 조건하에서 전취가 가능합니다. 
일제 식민지배때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농업정책은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농업의 고유한 임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농민을 통제하고 수탈하기 위한 농민정책이었습니다. 특히 해방이후 농업정책은 미국의 의도에 따라 농업개방을 가속화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농민들만을 선택, 양성하고 나머지 농민들은 농업을 포기시키는 살농정책이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역대 정권의 농업정책은 개방농업정책으로 더욱 확대되고, 가격중심의 농업정책에서 ‘대외경쟁력’ 강화를 목표하는 농업구조조정정책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개방농업정책은 사실상 농업구조조정을 뜻합니다. 개방농업정책은 국내농업을 대폭적으로 축소조정하면서 공업분야에 필요한 토지와 노동력을 원활하게 수탈하는 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구조조정정책은 중소농민과 노령농가들을 이농시키거나 경영을 폐지시켜 소수의 상층농민만이 살아남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도개선투쟁
제도개선투쟁에는 농가부채, 협동조합, 농업재해, 소득보장 등이 있습니다. 이런 제도개선투쟁은 단기적으로 농업소득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농업의 장기적 발전전망을 세우도록 요구하는 투쟁입니다. 여기서는 주요하게 농가부채와 협동조합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합니다.  

(1) 농가부채해결 투쟁
농가부채문제는 개별 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농업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규모의 확대, 첨단시설 설치 등에 치중하여 발생한 농정실패에 대한 책임소재의 문제입니다. 농가부채의 발생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이후 ‘경쟁력’강화라는 명목으로 3~50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투자?융자된 시설현대화, 규모화에 들어간 자금에서 시작됐습니다. 농업경쟁력강화는 결국 해외자본과 기술을 무작위로 도입하는 것을 의미하였고, 국제농업자본들의 배를 불려주는 일만 하게 됐습니다. 결국 정권의 농정실패가 농가부채의 원인입니다. 따라서 농가부채는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채가 1억원 이상 되는 농가는 47%지만, 4,000만원 이하인 농가는 1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부채가 5,000만원 이상되는 농가의 수도 97년 7.5%에서 2001년 13.2%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부채를 갚지 못해 담보물을 경매처분당한 농민은 3만6,584명, 경매처분액은 1조 513억원으로 98년부터 2000년 7월까지의 경매처분 조합원수에 비해 3배, 경매처분액은 2배 증가했습니다. 현재 농가부채는 정책자금 15조1천억, 상호금융 대체저리자금 8조 1천억을 비롯하여 모두 26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농민들의 농협대출까지를 합하면 4~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농가부채해결은 당면해서 농민들의 생존권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입니다. 또한 농민운동의 확대, 장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농가부채는 농업을 책임져나갈 젊은 농민들의 부채가 대다수로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영농기반 자체가 붕괴될 지경입니다. 농민운동가들 역시도 농가부채에 얽매여 변혁운동에 떨쳐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더욱 절실합니다.

(2) 협동조합개혁투쟁
협동조합은 농민들이 농업생산과 판매를 공동으로 대응하고, 자본의 사회적 지배와 착취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자원적인 결사체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협동조합은 정권과 자본의 편에 서서 한국농민들을 통제하는 기관입니다. 지난해 농협은 5,9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대출을 받더라도 다른 금융기관보다 비싼 대출금리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또한 시중가격보다 비싼 영농자재를 사야했고, 형식적인 판매사업으로 또한번의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정부의 농업포기정책과 수입개방정책하에서 농협은 농업과 농민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실시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농협구조로는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농업, 농민을 위한 사업을 벌여나갈 수가 없습니다. 농협을 옳게 개혁한다면 농업농민문제의 해결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2. 단결은 승리의 기본요건.

변혁운동에서 승리하는 길은 변혁운동의 기본역량을 잘 꾸리는 것과 함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모든 계층을 하나의 정치적 역량으로 묶어세우는 것입니다. 
현재의 농업농민문제는 농민들만의 투쟁으로 해결지을 수 없습니다. 식민지사회라는 객관적 조건은 농업농민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세력들의 단결된 힘 요구하고 있습니다.

농민-노동자동맹 강화
농민과 노동자는 변혁운동의 기본역량입니다. 농민이 농촌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을 소탕하는 기본계급이라면 노동자는 도시에서 반변혁세력들의 주요근거지를 짓부수는 기본계급입니다. 
농민과 노동자는 생산의 주역이며 사회개혁과 역사발전의 주체입니다. 그러나 식민지반자본주의 사회에서 가혹한 수탈과 착취를 당하고 있고, 생존권과 민주주의적 권리조차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농민과 노동자는 같은 처지에 있고, 운명개척을 위한 투쟁에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민-청년학생 연대강화
청년학생들은 대부분이 중요도시에 집결되어 있고, 사회의 여러 계급계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농촌에서만도 농활을 계기로 청년학생들과의 연대가 상설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업과 농민운동의 후비대오를 조직하는 의미에서도 농민과 청년학생간의 연대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통일전선강화
하나의 정치적 역량으로 묶는다는 것은 통일전선을 형성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통일전선은 사회계급적 처지와 정견, 신앙과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애국적 민주세력을 포괄적으로 결집시키는 ‘통일적인 대중정치조직’입니다. 통일적인 대중정치조직으로서 최고형태는 당입니다. 
통일전선의 기초는 농민과 노동자의 동맹에 있습니다. 지금시기 전농이 통일전선을 강력하게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노총이 결의하고 조직적으로 결합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결합하는 것입니다. 
농민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 결합한다는 것은 투표에서 표를 찍어준다는 소극적인 의미를 넘어서 농민이 민주노동당을 통일전선적 대중정당으로 개조, 발전시킨다는 적극적인 의미를 말하는 것입니다. 농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통일전선을 구축하는 문제로 정치세력화를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을 대신하며..

우리가 수행하는 변혁운동의 객관적 기초는 한국 사회의 식민지적 성격과 국가주권과 생산수단의 소유관계에 의해서 규정되는 반자본주의적 성격에 있습니다. 우리 변혁운동의 임무는 우리나라 영토를 분할하고 그 일부를 무력으로 강점하고 있는 미제국주의를 몰아내고 신식민정권을 자주적 민주정권으로 교체하고 신식민체제를 청산하여 민중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입니다. 
이미 농민대중은 미제국주의의 직접적인 수탈과 식민지대리정권에 의한 농업말살책동을 거부하면서 자기운명의 주인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농민대중뿐만 아니라 노동자, 청년학생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투쟁도 한층더 강화, 발전되고 있습니다. 
농민운동의 발전과 강화를 위해서는 사람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지도핵심의 역량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농민운동은 대중의 자연발생적인 투쟁을 쫓아다닐 뿐 반미자주와 정권전취를 향한 투쟁으로 상승발전시킬수 없습니다. 식민지반자본주의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하고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투쟁의 길에서 동지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이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