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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시민사회단체가 제18대 대통령선거를 맞으며 투표시간연장을 위한 입법개정을 촉구해 나섰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아이쿡 생협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 된 『투표권보장 국민행동』은 최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권 보장을 위한 조속한 입법개정을 요구했다.

발언자들은 한결같이 새누리당이 투표권 보장을 위한 입법개정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아래에 기자회견 전문을 소개한다.

국회는 『선거일 유급공휴일 지정, 투표시간 9시까지 연장』에 즉각 나서라.

오늘 우리는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국민의 의지를 모아 이 자리에 섰다.

서울, 광주, 부산, 인천, 충북, 경남, 전국 각지에서,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내려간 10만 국민의 청원 서명을 들고 바로 이 곳, 국회 의사당 앞에 서 있다. 그리고 요구한다.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고, 투표시간을 9시까지 연장하라!』

『국회는 직무유기를 중단하고, 조속히 법개정에 나서라!』라고.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기 위해, 국민의 대표를 찾아 청원하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1인 1표, 보통 선거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민주공화국을 존립하게 하는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1천만 시대, OECD 최고 수준의 근로시간에, 투표는 고사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백화점으로, 마트로, 건설현장으로 일하러 나가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행여 불이익이라도 당할까 봐 투표시간을 요구하지 못하고, 화장실에도 제대로 가지 못한 채 자리를 지켜야 하는 청년들이 있다. 이 현실을 돌아보지 않고, 투표하지 않는 유권자의 ‘성의’를 탓한다면, 그는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이 비상식적 상황을 해결할 대안을 말하지 않은 채, 『100억의 예산낭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면, 적어도 유권자에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줘야 하지 않는가?

누구를 선택하더라도, 누구를 지지하더라도 투표장에 갈 수 있는 권리는 보장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민주주의라 할 수 있지 않은가? 국민들은 결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노동, 시민사회단체와 유권자들이, 국회가 법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해 왔다.

공무원과 대기업 종사자만이 아닌 모든 국민이 여유 있게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거일을 유급공휴일로 지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래도 출근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이 퇴근 후에도 투표할 수 있도록 마감시간을 9시까지 연장하자고 주장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야 유권자의 요구와 바람이 일부나마 결실을 맺으려는 순간이다.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장하고, 투표율을 제고하여 선출된 대표자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자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에 정략적 계산이 끼어들 공간은 없다.

국민은 누가 참정권 보장에 저항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오늘, 우리는 10만 국민의 청원 참여자들과 함께 국회에 요구한다.

12월 대선에 모든 유권자가 동등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라.

국회는 11월 15일까지 투표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을 완료하라.

투표시간을 연장하고,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지정하라.

대선 후보들은 투표권 보장을 위해 전면에 나서라.

만약 일부 정당과 정치인이 유권자의 권리 보장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국회의 직무유기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국민의 의지를 모아, 더 많은 국민과 함께 이 자리에 다시 설 것이다.

10만 국민의 요구를 제출한 이 순간부터, 투표권 보장을 염원하는 국민들과 함께, 국회의 입법과정을 지켜 볼 것이다. 국민 모두의 투표권이 완벽하게 보장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