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고]

과태료 웬말인가

최근 통일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단체인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에 50만원의 과태료를 내라고 통보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유는 당국의 승인 없이 북측의 한 단체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는 것인데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사실 남북간에 발표한 8.15 반일공동성명은 민족전체의 심정을 대변한 것으로서 그 누구의 승인을 받고 말고 할 문제가 아니다. 민족구성원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일제의 강압에 의해 전쟁터에 끌려가 짐승 같은 취급을 당하며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해야 했던 정신대 할머니들의 한과 민족의 수치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남측의 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와 북측 조선 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 피해자문제 대책위원회(이하 조선대책위)가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청산되지 않은 역사를 바로잡으며, 일본 군국주의를 경계하는 한일군사협정 반대의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본연의 사명에도 맞는 정당한 행동이다.

그런데도 이를 문제시하다 못해 『이것은 우리만의 사안』 이라느니, 『북의 특정 어용단체와 공동성명으로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느니 뭐니 한 것은 당국의 친일자세를 폭로한 또 하나의 충격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일군사협정의 문제가 어찌 우리만의 사안이란 말인가? 한일군사협정은 한반도와 나아가서는 동아시아 정세를 긴장시키는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이 북측의 정신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체인 조선대책위를 어용 단체로 몰아세우는 것은 일제의 만행에 만신창이 된 정신대 할머니들과 동족에 대한 모독이다.

동족의 수치와 고통을 함께 풀기 위한 남북 단체들의 공동의 노력을 두고 이렇게 험한 말을 쏟아 내는 통일부 관계자의 말은 일본 정부의 관료가 떠들어 대는 헛소리와 너무도 일맥상통하다.

통일부의 반민족이고 반통일적인 행동은 비단 이번 사건 뿐이 아니었다.

현 정권의 출범과 함께 통일부는 고유 업무라 할 수 있는 민족의 화해와 교류협력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이명박 정부의 대북적대시 정책에 발을 맞추어 내외로부터 반통일부로 낙인 찍혔다,

통일관련 업무를 주관해야 할 통일부가 민족을 모독하고 동족 대결과 분단 고착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 마땅할 반역적 망동이다.

(시민 이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