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전쟁위기 ] 전시상황에 진입하는 2012 한반도

이동훈 상임연구원

한반도는 지금 전쟁전야이다. 남북갈등은 정치적 영역을 이미 뛰어넘어 군사적 측면으로 번진지 오래다. 휴전선 일대의 사소한 충돌이 곧바로 전면전으로 비화될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 정부가 대북적대정책을 고집하는 이상, 국면을 되돌릴 만한 계기와 방법도 마땅치 않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반도 전쟁은 피할 수 없다.

2012년 한해는 말 그대로 살얼음판 위에서 얼음이 깨질까봐 전전긍긍했던 한해였다. 올해 들어 한미연합군이 진행한 주목할 만한 집중군사훈련만 5회에 이르렀고 훈련이 더해갈 때마다 한반도 위기는 증폭되어 왔다.

(1) 2월 말~4월 말 키리졸브 군사훈련

2월 말 3월 초에는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진행되었다. 한미당국은 키리졸브 훈련이 미군의 증원 전력의 원활한 전개를 위해 실시하는 지휘소 훈련이고 독수리 훈련은 미군 증원병력의 효율적인 전개와 유기적인 통합작전을 기르는 훈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키 리졸브ㆍ독수리 훈련의 본질은 작전계획 5027의 선제공격전략에 따른 공격훈련이다. 동시에 북한 주요 시설에 대한 정밀타격과 국가소요사태에 북한에 개입하는 작계 5026과 5029에 의해 훈련이 실행되었다.

2012년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는 키리졸브 훈련에 미군 2천100명, 독수리 훈련에는 1만1천명의 미군이 참가하고(해외주둔 미군포함), 한국군 20여만 명이 참가하였다. 그리고 2월 27일부터 4월 30일까지 64일간 진행되어 이명박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훈련이 진행되었다.

동시에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전후하여 한반도 무력충돌을 부를 가능성이 높은 군사훈련이 연이어 진행되었다.

2012년 2월 20일, 한국군은 K-9 자주포와 20㎜ 벌컨포, 81㎜ 박격포 등을 동원해 2시간가량 해상사격훈련을 진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2월 20일부터 24일까지 한미연합대잠수함훈련도 진행하였다. 연평도 포격전이 남측의 해상사격훈련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훈련들은 서해에서 극도의 긴장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훈련이었다.

3월 2일에는 한미 공군이 처음으로 군산 기지에서 '한미연합 전시 최대무장장착훈련(Practice Generation)'을 실시하였다. 최대무장장착훈련은 전시상황과 동일한 종류ㆍ중량의 무기를 최대한 장착해 출격하기까지의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이다. 전면적인 공중전을 염두에 둔 훈련인 것이다.

또한 3월 29일에는 한미연합군의 대규모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이 포항에서 23년 만에 재개되었다. 쌍용훈련에는 지휘함인 독도함을 비롯, 해군 함정 10여척, 전술항공기, CH-47, AH-1S 등 해·공군 항공기 20여대, K-55 자주포,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 20여대, 병력 2천여 명 등이 대거 참가하였다. 또한 오키나와 주둔 미 제3해병원정군 소속 병력까지 참가하였다고 한다.

이 시기는 2월 말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내무반에 북한 지도부를 비방하는 구호를 붙여놓고 이 사진을 언론에 내보내 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렀던 시기였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당히 격앙된 표현을 사용했다. 이 시기 북침공격을 상정한 훈련이 무려 64일간 한반도에서 진행되었으며 그 훈련 와중에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상륙훈련이 진행되고, 최초로 최대무장장착훈련이 진행된 것이다.

여기에 한국정부는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북한 타격용 무기도 전격 공개하였다. 3월 7일 김관진 국방장관은 연평 해병부대를 방문해 "북한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굴복할 때까지 10배로 응징하라”고 발언하였다. 또한 4월 2일 국방부에서는 "북한이 서울과 수도권을 겨냥해 무력도발을 감행할 경우 가용전력을 총동원해 평양 등 핵심지역을 타격하는 내용의 '상응표적 타격 계획'을 최근 수립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4월 19일 국방부는 북한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공개하였다. 이에 북한은 4월 23일, ‘거족적인 성전’을 언급하며 “혁명무력(특별작전소조)의 특별행동이 곧 개시된다.”고 선포하였다.

(2) 한국전쟁 62주년 군사훈련

북한의 특별행동 선포에도 한미연합군은 대북 군사훈련을 이어나갔다. 5월 전면전을 상정한 것이 명백한 “맥스 선더(Max Thunder)” 공군 훈련이 5월 7일부터 18일까지 한반도 서부상공에서 실시되었다. 6월 25일을 전후해서는 한국전쟁 62주년을 기념한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였다. 이제 대북군사훈련은 육상과 해상, 공중을 가리지 않았다.

6월에 들어서서는 무력 증강 소식이 전해졌다. 6월 4일 미국 국방안전협력국은 한국이 방향수정 정밀유도 집속탄 367기를 구매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방향유도 정밀수정 집속탄은 넓은 지역에 무차별 살상과 파괴를 목적으로 하는 대표적 비인도적 대량살상무기이다. 또한 6월 12일에는 한미연합사령관 제임스 서먼이 육군협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본국에 공격정찰 아파치헬기 1개 대대(24대)를 비롯한 탄도미사일 방어 전력(PAC-3) 확충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서먼은 사이버전 능력도 보강하고, 해병대 능력과 해군 전력의 증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21일부터 22일까지는 한미일 연합 합동훈련이 제주 남방지역에서 진행되었다. 곧이어 6월 23일부터 25일까지 한미 연합 합동훈련이 평택이남 해상에서 진행되었다. 이 훈련에는 2년 만에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동원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안면도 부근에서 연대 급 합동상륙훈련 및 한국군 단독 합동해안양륙군수지원(JLOTS) 훈련이 진행되었다.

육상에서는 6월 22일, 역대 최대 규모인 한미연합통합화력훈련을 진행하였다. 이 훈련에는 38개 부대 2,000여명의 병력이 참가하였다. 특히 이 훈련에서는 북한의 인공기를 표적으로 삼아 논란을 낳기도 하였다. 위험천만한 위기상황이 거침없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3) 연이은 상륙훈련

대북군사훈련의 심각성은 상륙훈련에서도 드러났다. 상륙작전이란 해상으로부터 적지에 상륙하여 기동하는 공격 작전의 한 형태로 지상의 적을 우회하여 상대 지역을 빠르게 점령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륙훈련은 기본적으로 공격적이고 호전적일 수밖에 없다. 작계 5029는 북한에 심각한 자연재해나 대형사고가 났을 경우 북한에 개입할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의 연이은 상륙훈련이 만약 북한에 개입하기 위한 훈련이라면 이는 실제 전쟁으로 나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훈련이 될 것이다.

6월 25일을 전후로 한 한미연합훈련과는 별도로 6월 29일에서 8월 4일까지 ‘2012 림팩’훈련이 진행되었다. 이 훈련은 미국군이 다른 나라 군대들과 합동기동군(Combined Task Force)을 구성하여 하와이와 인근해역에서 2년마다 한 차례씩 실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해상전투훈련이다.

1990년부터 이 훈련에 참가했던 한국군은 2012년 훈련에 처음으로 해병대를 파견하였다. 통일학연구소의 한호석 소장에 따르면 해병대는 하와이에서 상륙훈련을 진행하였고, 상륙 이후의 전투상황을 가정한 지상전투훈련인 시가전훈련과 지상무기훈련에도 참가하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호석 소장은 “한미연합군이 북측 해안에 기습상륙하는 침공작전연습을 전례없이 강화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하였다.

상륙훈련은 림팩 뿐 아니라 8월에도 대규모로 진행되었다. 지난 8월 8일 육군 특전사령부는 혹서기를 맞아 동ㆍ서ㆍ남해안 일대에서 부대별로 2주간의 고강도 해상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훈련은 고난도의 해상침투 기술과 해안 장애물 극복 능력 배양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4) 8월 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

한미연합군의 대북군사훈련은 8월말, 급기야 공개적으로 ‘선제공격’을 운운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2012년 8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2주간 열렸다. 한미연합군은 이번에도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한반도의 안전보장과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한 연례 지휘소 연습으로 주장하였다. 그러나 9월 11일자 M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에서는 선제적 자위권 개념을 적용하여 컴퓨터 워게임(war game)을 이용한 지휘소 훈련으로 북한과의 전면전이 예상되는 상황을 가정해 포병 등을 활용해 북한에 선제공격하는 훈련이 실시됐다고 한다.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한 것이 아니라 선제공격을 상정하고 북한을 선제공격하는 지휘소 연습과 포병전력을 동원한 실전훈련을 진행한 것이다. 이전에도 한미연합사령부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상황을 연습하고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관련 당국에서는 이를 부인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제공격을 상정한 훈련이었다는 것을 공개한 것이다.

또한 지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시작된 8월 21일, 군관계자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과 관련하여 “한·미 연합 대비 태세와 절차를 철저히 훈련하되 적이 도발하면 도발 원점과 지원, 지휘 세력은 물론 상응 표적에 대해서도 강력히 응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제시한 ‘상응 표적’은 도발 원점이 불분명해 1대1 대응 표적이 없을 때, 우리 표적과 유사한 적의 표적을 의미한다. 도발 원점이 불분명한 미사일 등의 공격에 대해서는 비슷한 수준의 중요 시설을 공격하겠다는 개념이다.

이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교전할 때는 같은 화기와 같은 수량으로 비례적으로 대응한다는 유엔사 전시 교전수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을 경우 국지전을 넘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확전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오판하여 한국군과 미군이 선제공격을 하고 북한이 이에 반격했을 때 ‘상응 표적’에 재반격을 가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012년 7월 26일 실전배치가 발표된, 미국이 북한과 이란을 겨냥하여 만들었다는 슈퍼 벙커버스터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우려를 높이게 한다.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침략훈련이라고 주장하던 북한은 훈련 기간이던 지난 8월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발언을 공개하였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만약 적들이 우리 영토와 영해에 한 점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즉시 섬멸적 반타격을 안기고 조국 통일 대업을 성취하기 위한 전면적 반공격전 이행에 대한 명령을 전군에 하달했으며 이를 위한 작전 계획을 검토하고 최종 수표(서명)했다”고 밝혔다.

(5) 9월 그리고 NLL 경고사격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상정한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한국군의 군사훈련은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육군 17사단이 인천과 김포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였고 전차대대는 12일부터 14일까지 집중훈련을 진행하였다. 또한 9월 13일 육군 7군단은 포천에서 통합화력전투훈련을 진행하였다. KBS 보도에 따르면 9월 12일 해병대가 연평도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9월 19일부터 9월 21일까지 해군2함대는 서해에서 유도탄고속함(PKG), 초계함(PCC), 고속정(PKM)을 동원한 해상기동훈련을 진행하였다. 9월 21일자 국방일보에 따르면 이 훈련에는 함정뿐만 아니라 해상 작전 헬기(Lynx), 공군 KF-16 전투기가 참여해 “실전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9월 21일, 1년 10개월만에 남측의 경비정이 NLL상의 어선을 향해 경고사격을 실시하는 위험천만한 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군관계자는 "북한 어선 6척이 오전 11시44분부터 연평도 서북방 NLL을 0.5~0.7노티컬마일(0.9~1.2㎞) 정도 순차적으로 침범했다"면서 "이에 해군 고속정 2척을 오후 3시부터 NLL 인근으로 고속 기동시켜 각각 2회에 걸쳐 경고통신 및 경고사격을 했고 북한 어선은 오후 4시에 모두 퇴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경고통신만 했는데 NLL 월선 상황이 자주 발생해서 이번에는 경고사격을 통해 퇴거조치했다"며 "고속정이 보유한 벌컨포(20㎜) 수십 발을 북한 어선이 인지할 수 있는 해상에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 인민군 서남전선사령부는 9월 22일자 ‘보도’를 통해 “문제는 괴뢰들의 이러한 군사적도발이 우리 어선이 아닌 다른 나라 어선들의 무질서한 어로작업을 구실로 감행되고 있다는데 있다”고 주장해, 당시 어선들이 북한 어선이 아닌, 다른 나라 어선이라고 주장했다.

수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서해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해 왔다. 서해에서의 사소한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는 상황에서 NLL을 둘러싼 남북의 충돌은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

눈앞에 닥친 전쟁정세

살펴보았듯이 2012년은 말 그대로 사소한 군사적 충돌이 바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전쟁위기가 단순히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그 위기가 점차 증폭되어가고 있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급기야 9월 26일, 주한미군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 사용한 특수 지뢰방호차량 MRAP(엠랩ㆍMine Resistant Ambush Protected)' 78대를 도입했다. 주한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특수 지뢰방호차량을 앞으로 300대 이상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차량은 타이어에 펑크가 나도 운행을 할 수 있고, 지뢰 폭발에 대비하기 위한 장치도 있다고 한다. 지뢰가 많이 매설되어 있는 비무장지대 진입을 염두에 둔 무력증강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9월에는 안보사안과 관련하여 미국과 일본, 미국과 한국 사이에 주목할 만한 합의가 진행되었다. 9월 17일에는 미국과 일본 북한 미사일 조기 탐지를 위해 탄도미사일 추적용 AN/TPY-2 레이더(일명 X-밴드레이더)설치에 합의하였다. 그리고 9월 23일 한미미사일지침과 관련한 보도에 따르면 한국군의 미사일 사정거리가 현재 300km에서 800km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거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미국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북군사훈련의 내용이 전면전을 상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선제공격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결국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그 전쟁은 2010년 연평도 포격전과 같은 국지전이 아니라 핵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명박 집권 5년 만에 한반도 정국은 통일에서 전쟁으로 달려가고 말았다. 당면한 전쟁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전면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남북관계 개선을 이루는 길밖에 없다. 당면한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전 민족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
2012-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