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통할 수 없다

지난 28일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려다가 유가족의 강한 반대에 부딪쳐 후줄근해서 쫓겨가지 않으면 안되는 꼴을 당했다.

국민의 민주주의적 지향과 요구를 군홧발로 무참히 짓밟고 탱크로 깔아뭉겨 이 땅에 암흑의 군사파쇼 독재시대를 열어놓은 자기 애비의 5.16 군사쿠데타를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으로 미화분식하고 우리 노동자들이 무리로 쓰러지고 생죽음당하는데 대해서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는 「유신」의 후예가 받은 응당한 대접이라 하겠다.

전태일 열사로 말하면 박근혜가 그처럼 미화하는 5.16쿠테타를 자행한 「유신」독재집단의 살인적인 노동정책에 죽음으로 항거한 민주화의 기수이다.

그런데 대권욕에 사로잡혀 입술에 침 바른 소리로 애비의 살인정책을 비롯한 과거죄악을 덮어 버리려 하면서 어벌도 크게 민주화열사의 재단에 코를 들이밀려 했으니 유가족은 물론 우리 국민이 왜 격분해하지 않겠는가.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4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열사의 염원은 실현되지 못하였으며 유신독재정권에 대한 원한과 분노의 외침이 그대로 메아리치고 있다.

더욱이 박근혜는 노동자들의 생존권보장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권력야심가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죄과에 대한 철저한 사죄와 반성, 개심의 의지가 없이 혀끝으로만 민심과 소통하려 드는 박근혜를 국민이 배척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권욕을 이루어 「유신」독재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그의 속셈은 언행과 행보마다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와 비대위원회 위원장을 하던 시기에도 그는 노동자들에 대한 공권력의 탄압과 자본가들의 착취와 탐욕을 비호두둔했고 새누리당으로 변신한 오늘에도 각종 산재로 목숨을 잃고 용역깡패들의 폭행으로 노동자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병원으로 실려가고 있는데 대해 외면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생활을 개선할 의지도 없이 대권욕에 미쳐 날뛰면서 전태일 열사에 대한 「추모」극을 벌이려고 돌아치는 것이야 말로 국민에 대한 우롱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는 민심기만행위가 절대로 통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어리석은 대권야망을 버려야 한다.

(노동자 강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