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고]

제발 속지 마십시오

한국에 가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다는 국정원의 마수에 걸려 이 땅에 온지도 벌써 3년이 지났다.

근데 잘 살기는커녕 하루하루 하청노동과 배달 등 고된 노동으로 겨우 생존을 부지하고 있다.

당국에서 정착지원금으로 던져준 몇푼 안되는 돈도 며칠못가 이리저리 뜯기고, 협잡당해 거덜이 나 이곳 저곳 떠다니는 가련한 거지신세가 되였다.

헌데 북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쳐온 자들의 신세는 우리와 다르다.

살인을 치고 도망쳐 온자, 사기협잡으로 돈을 횡령하고 도주한자, 강간 또는 부화상습범으로 사회적으로 버림받아 들구 뛴 자들은 보수당국의 반북모략소동에 협력하는 대가로 많은 돈을 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국정원에 속아서 온 것이 정말 후회가 된다.

지금이라도 당장 이 너절한 몸을 저 한강에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하루에 열 백번도 더 든다.

이 건 나처럼 속아서 오고, 강제로 끌려온 사람들 모두의 생각이다.

이제 자식들의 귀여운 재롱도, 아빠로서의 의무도, 안해의 정도, 사랑도, 이웃들의 보살핌도 다 저버리고 저 하나의 생명부지를 위해 인간불모지에 몸을 던진 나같은 더러운 인간이 다시는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말을 꼭 북의 동포들에게 전하고 싶다.

『제발 속지 마십시오. 여기는 북에서는 평범하게 느껴지던 이웃간의 우정은커녕 부부, 부자간의 정도 메말라버린 인간 생지옥입니다. 오직 너절하고 치사한 자가 되여서만 생존할 수 있는 오물장입니다.』

오 수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