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나는 사실 「탈북자」가 아니었다

요즘 탈북자 문제를 놓고 국제무대에까지 나가 떠드는 보수패당의 행태를 보니 마음의 상처가 되살아난다.

귀가에 어지럽게 들려 오는 탈북자 소동에 대한 소식들을 듣다 나면 잠자리에 누워서도 잠이 오지 않는다. 국정원과 통일부가 더 많은 사람들을 내 신세로 만들자고 작정했구나 하는 분한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다.

수 년전 장사를 위해 한밤중에 압록강을 넘은 것이 빌미가 되어 신세를 망친 이 몸이다. 그 때 나에게 접근해 온 그 「친근한」 자의 꾀임에만 넘지 않았어도 원래 생각대로 다시 집에 돌아 가는 건대, 훗날에야 내가 국정원과 통일부의 「기획탈북」에 걸려 든 노획물이었음을 깨달았으나 이미 때는 늦었었다.

아, 생각할 수록 원통하기 짝이 없고 머저리처럼 끌려 온 내 자신이 저주스럽다.

장사나 친척방문을 위해 국경을 넘었다가 「기획탈북」의 희생양이 되어 여기로 끌려 온 월경자가 어찌 나 혼자뿐이겠는가.

내가 오늘까지 살면서 만나본 탈북자들 중에서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기들의 억울한 탈북경위를 하소하며 눈물 흘렸던지 모른다. 가족친척도, 도와줄 이도 없고 돈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이런 생지옥에 유인, 납치 되어와 하루 하루를 죽지 못해 살아야 하는 우리들이다.

그런데 우리를 이런 지경에로 몰아 넣은 범죄자들이 이제 또 더 많은 사람들을 불행한 이산가족으로 만들려 획책하고 있으니 그것을 어찌 남의 일처럼 여길 수 있겠는가.

나는 모략적인 「기획탈북」, 유인, 납치의 희생물로 된 억울한 탈북자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말한다.

보수당국은 우리의 아픈 가슴만 더욱 헤집는 탈북자 소동을 당장 걷어 치워야 한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당리당략을 위해 동족을 모해하고 민족의 화해, 단합을 저해하는 탈북자 소동에서 당장 손을 떼야 한다.

주민 한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