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화]

1994년 7월 7일, 산새들도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이른 새벽.

새 날의 여명을 부르며 동녘이 푸름푸름 밝아오고 있었지만 위대한 김일성주석님께서 계시는 집무실 창가에서는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불빛을 바라보는 일꾼의 마음은 시간이 갈 수록 초조해지기 시작하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위대한 주석님의 건강을 위해 아침산책을 일과로 정해주시면서 그 것을 꼭 지켜드리도록 그에게 과업을 주신 것이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산책시간이 되었지만 나오지 않으시었다.

기다리다 못해 그이의 집무실로 들어간 일꾼은 그만 숭엄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다.

위대한 주석님께서 책상 위에 놓인 부피 두터운 문건을 번지시며 깊은 사색에 잠겨 계시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꾼은 용기를 내어 정중히 말씀드렸다.

『위대한 주석님, 아침산책시간이 되었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 정해주신 일과인데 잠간만이라도 산책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제야 깊은 사색에서 깨어나신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벽에 걸린 시계를 보시더니 김정일동지가 짜준 일과이니 무조건 지켜야지, 그런데 오늘은 시간이 없거든, 없단 말이요, 조국통일과 관련한 문건을 빨리 완성하고 김정일동지와 의논을 해야 하겠소, 그러니 오늘만은 산책시간을 어겨야 할 것 같소라고 말씀하시었다.

그러시고는 또다시 문건에 눈길을 돌리시었다.

일꾼은 더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위대한 주석님께서 그토록 깊은 사색 속에 보시는 문건인즉 반 세기가 되어오는 민족분열의 비극을 끝장 내고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게 될 역사적인 문건이었다.

위대한 주석님께서는 온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전환적 국면이 박두한 마당에서 가슴 벅찬 환희와 무거운 책임감을 안으시고 문건을 한장 또 한장 번지시며 완성해 나가시었다.

외세가 몰아오는 핵 전쟁의 불구름을 가시고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을 이룩할 방도들이 바로 서있는지, 반 세기동안 쌓여온 겨레의 숙원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는지, 오늘의 세대는 물론 후대들의 행복한 앞날까지도 담보되어 있는지, 설정된 문제들에 사상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접수될 수 있는 최선의 합리적인 해결책이 강구되어 있는지를 일일이 검토하시면서 자자구구에 담겨진 미세한 의미까지도 깊이 헤아리시어 구체적인 대안까지 밝혀넣으시는 위대한 주석님의 사색과 로고는 정녕 끝이 없었다.

일꾼이 다시 방에 들어섰을 때 위대한 주석님께서 마침내 문건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시었다.

앞으로 도래할 조국통일 대사변의 시각을 예감하시며 펜을 드신 그이께서 온 겨레의 마음의 무게로 역사적 문건에 힘주어 『김일성 1994. 7. 7.』이라고 쓰시었다.

우리 겨레가 일일천추로 고대하던 조국통일은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왔다고 확신에 넘치신 어조로 말씀하신 주석님께서는 경애하는 장군님께 자신께서 문건을 완성했다는 것을 어서 보고 하라고 하시었다.

그러신 다음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창가로 다가가시어 창문을 활짝 열어놓으시었다.

먼동이 터오던 동녘하늘에 통일의 여명인양 장쾌한 아침노을이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