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재민전 대변인 10.1 논평

  

최근 통일부를 비롯한 보수당국이  박용길 장로의 사망과 관련하여 유가족 및 장례위원회가 북과 진행하려던 개성접촉을 불허함으로써 온 겨레의 치솟는 분격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북은 고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 등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보수당국에 전달했다. 그러나 통일부에서는 『전통장례예법과 정서에 맞지 않는다』, 『개성에 갈 이유가 없다』며 차단봉을 드리웠다.

  이것은 격폐된 남북관계를 더욱 파국적으로 몰아가고 조상전례의 미풍양속마저 마구 짓밟는 심히 비도덕적이고 몰지각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누가 사망하거나 어느 집에서 불상사가 발생하면  위로하거나 조문하는 것은 우리 민족이 대대로 내려오는 고상한 풍습이다.  

  더욱이 박용길 장로는 문익환 목사와 함께 이 땅의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으며 독재를 반대하고 겨레의 자주통일과 민족적 단합을 위해  성의와 노력을 다 한 통일애국인사이다.

  그는 문익환 목사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문 목사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통일을 위한 일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미력한 힘이나마 조국통일위업에 깡그리 바쳤다.

  우리 민중과 사회각계에서는 통일을 위한 투쟁의 길에서 「봄길」로 불리우던 박용길 장로의 사망을 애석해하면서 장례식도 문익환 목사의 장례식을 한 그 장소에서 「겨레장」으로 엄숙히 거행했다.

  북에서 박용길 장로의 유가족 등과 만나 위로와 조문을 하려는 것은 동포애적인 조치로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조금도 문제시될 것이 없다.

  그런데 통일부에서 『전통장례예법과 정서』를 운운하며 불허한 것은 남북대결을 위해 초보적인 장례예법까지 무시하는 또 하나의 무지스런 반민족적 행위라고 밖에 달리 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을 통해 각계민중은 현 보수집권당국에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려는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인간성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냉혈동물의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더욱 똑똑히 알게 되었다.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회를 매몰스럽게 차 던지면서 극단한 대결과 파쇼적 악행으로만 치닫는 보수당국의 반민족적, 반통일적 죄악을 우리 민중은 반드시 결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