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설]


 

지난 8일 이북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를 통하여 얼마전에 발표된 이북의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찬동과 함께 그 실행을 위한 현실적인 제안들을 명백히 밝히었다. 뒤이어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그를 위해 취할 실천적 조치들을 표명하였으며 그를 공식 통고하는 통지문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장,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북측 소장의 명의로 10일 통일부와 적십자사 총재,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남측 소장앞으로 각각 보내왔다.

이 모든 조치들은 우리 민족끼리의 힘으로 기어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이북의 통일의지를 다시한번 보여준 것으로 된다.

조국통일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어 온 민족이 애국애족의 기치밑에 하나로 굳게 단결하여 투쟁할 때에만 이룩될 수 있다.

남과 북에는 외세가 강요한 민족분열로 서로 다른 제도가 서게 되었으며 그것은 반세기이상의 세월을 거쳐오면서 고착되었다. 이러한 조건에서 민족의 단합을 이룩하고 통일을 실현하려면 어느 한쪽의 사상과 제도를 절대화하거나 그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민족공동의 이익을 앞에 놓고 온 민족이 단결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사상과 제도의 차이가 아무리 크다 해도 민족적 공통성과 민족공동의 이익보다 더 클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자기의 이해관계만을 절대화하면서 상대방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해치려 든다면 언제 가도 통일을 이룩할 수 없고 민족적 재난을 면할 수 없다.

남과 북의 사상과 제도의 차이는 결코 적대와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없다.

남과 북은 한 강토에서 한 핏줄을 이으며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새겨온 단일민족이다. 남과 북은 언어도 같고 민족전통도 같으며 감정과 정서도 같은 하나의 민족이다. 같은 민족이라면 사상과 제도의 차이는 뒤로 미루고 얼마든지 화해하고 단합할 수 있다.

나라의 통일문제는 제도나 이념상의 문제가 아니라 갈라진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고 민족의 자주권을 확립하는 문제이다.

역사적으로 면면히 이어온 민족적 공통성을 기초로 한다면 우리 민족은 얼마든지 단합과 통일을 이룩할 수 있다.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고 자기의 민족성을 귀중히 여기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전통이고 민족적 특질이며 공통된 사상감정이다. 우리 민족은 자기 조국과 민족을 열렬히 사랑하며 민족의 넋을 간직하고 이어나가는 민족성이 강한 민족이다. 우리 민족의 이러한 사상감정과 특질은 수 천년에 걸쳐 형성되고 공고화된 것으로서 민족의 화합과 대단결의 귀중한 밑천으로 된다.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발표와 그 이후에 마련된 남북화해와 민족적 단합, 통일의 분위기는 비록 남과 북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비롯한 여러가지 차이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민족자주와 애국애족의 입장에 선다면 얼마든지 나라의 통일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대결의 시대가 남긴 상처와 한이 아무리 크다 해도 민족애의 따뜻한 정보다 클 수 없고 남과 북에 그 어떤 차이가 존재한다 해도 그것은 민족적 감정과 아량으로 얼마든지 뛰어넘어 하나로 화합할 수 있다.

사상과 제도의 차이가 결코 불화와 적대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현실로 입증되었다.

사상과 제도를 놓고 대결하던 낡은 관념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21세기의 새로운 10연대의 첫 해인 올해에 기어이 한반도의 평화와 조국통일의 결정적인 국면을 열어놓아야 한다.

남과 북이 사상과 제도의 차이에 앞서 민족공동의 이익을 앞에 놓고 민족성과 애국심에 기초하여 굳게 단합할 때 통일의 그 날은 반드시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