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반도 정세와 평화 통일운동의 방향과 과제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

 

 

2011년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정세가 심상치 않다.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발 ‘대화 공세’가 매우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고, 중미 사이에서도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물밑 조율이 밀도 있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대화의 당사자인 한국정부는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대화압력에 시큰둥하다. 한국 정부는 북측의 대화 제의에 대해 소위 ‘진정성’ 운운하면서 즉각적 화답을 회피하고 이쪽저쪽 눈치만 살피고 있다.

 올해의 한반도 정세는 북한 측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남북 대화 재개제안에 남측이 호응할 것인가 아니면 거부할 것인가에 따라 그 향방이 좌우될 것이며, 그 향방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전혀 다른 방향’의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 갈 것이다. 새해를 맞아 격변으로 점철될 2011년 한반도 정세를 조망해 보고, 평화와 통일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점검해 본다.


1. 2010년 한반도 정세 분석과 평가


1) 2010 한반도 정세 전개 과정 분석


 2010년 한반도 정세는 장밋빛 희망으로 시작했다가 전쟁위기의 현재화라는 우울한 결말로 끝났다. 3.28 천안함 의문의 침몰사건에 이어 11.23 연평도 포격사건은 냉전의 섬으로 남아있던 한반도 정전체제의 취약성이 생생하게 폭로되었다. 지난해 한반도 정세는 이처럼 전쟁직전의 첨예한 물리적 대결국면으로 끝났지만, 구체적으로 분석해 보면 전쟁세력(강경대결세력)과 평화세력(대화와 협상 세력) 간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점철되었고, 여러 변수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간파할 수 있다.

 

 지난 해 한반도 정세는 네시기로 나뉜다.

 

 첫째 시기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3. 28 천안함 사건 때까지이며, 둘째 시기는 3.28 천안함 사건 때부터  천안함 안보리 의장 성명1)(7월 9일; 현지시간)이 발표될 때까지이며, 셋째 시기는 안보리 의장 성명 발표(7월 9일; 현지시간)부터 10월 27일 남북 적십자 회담 무산 때까지이며, 넷째 시기는 남북 적십자 회담 무산 때부터 연말까지 시기이다. 지난 해 한반도 정세는 이 네시기에 걸쳐 대화와 대결이 교차하는 복잡한 양상을 보여줬으며, 이는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유동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시기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3. 28 천안함 사건 때까지인데, 이 시기는 대화와 협상세력이 정세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6자회담과 남북 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시기이다.

 

 첫째 시기의 대화와 협상의 모멘텀은 제2차 핵실험이다. 제2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대북 압박노선을 채택했지만 중국의 비토로 효과적인 대북 제재 수단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상황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북미대화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아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북 특사로 파견하고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모색하게 된다. 중국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미국 측에 제시하였고, 미국 측은 이 방안에 수락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다른 한편으로 MB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서게 된다. 2010년 새해 벽두의 상황이 바로 이런 상황이었다.

  2009년 12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특별대표인 보즈워스가 방북한 후, 북미대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북미대화, 남북대화’라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었다. 신년벽두 MB정부내외의 고위인사들이 연일 남북대화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1월 28일과 30일 각각 진행된 BBC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함으로써 2010년에 대한 기대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만날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

 북미사이에서는 중국이 제안한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이 물밑에서 논의되고 거의 합의되는 분위기였다. 중국은 북미 직접대화→ 6자회담 수석 대표 회동 → 6자회담 본회담 개최라는 3단계 방안을 내놓고 북미를 오가면서 중재를 했고, 북미 양자사이에서는 이 방안에 대한 대체적 합의가 이루어졌다. 북한은 신년 공동사설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제안을 내놓았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이 문제를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러한 흐름은 2월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다. 대화와 협상을 반대하는 한미일 보수동맹체제는 남북 정상회담 밀약설을 언론에 터뜨리면서 남북 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부정적 여론을 부추겼고, MB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비밀 협상설이 언론에 폭로되자, 남북 정상회담에 다시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서버렸다. 이렇게 대화와 협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와중에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다.

 

 둘째 시기는  3.28 천안함 사건 때부터  천안함 안보리 의장 성명(7월 9일 ;현지시간 )이 발표될 때까지이다.

 

 천안함 사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이 어떻게 발생했는가하는 것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건이 어떤 국면에서 발생했고, 어떻게 이용되었는가를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천안함 사건 발생이전에 이미 한미일 삼국 보수 동맹 그룹에서는 남북 북미 대화와 협상 재개 흐름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고, 여전히 북한 체제 붕괴전략에 기초해 전략적 인내정책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그 당시 진행되고 있었던 대화와 협상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 밀약설을 언론에 흘리면서 정상회담 개최를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여세를 몰아 6자회담 재개 흐름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다.

 한미 정부 당국은 초기에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했다. 하지만 사건발생 열흘 정도 지나면서 미국의 집권세력들은 한반도와 동북아 전략구도에서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북한의 공격에 의해 발생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MB정부를 앞세워 이를 공식화하기에 이른다. 당시 미국의 의도는 세 가지였다.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체제를 강화하고 한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당시 한미간 현안으로 제기되고 있었던 한미FTA 재협상에서 한국의 양보를 받아내는 것, 미일간 현안으로 되고 있는 주일 미군기지 이전문제에서 일본 측의 양보를 받아내 미국 측 의도를 관철하는 것, 글로벌 체제에서 정치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해 제1대국으로서 패권을 과시하는 것2), 이 세 가지 전략 전술적 목표와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천안함 사건을 활용하였고, 실제로 셋째 중국을 압박하는 것을 제외한 다른 목표를 보기 좋게 달성함으로서 천안함 사건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은 것은 오바마 정권이라는 세상의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MB정부는 오바마 정부의 이같은 의도에 말려 가장 많을 것을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벌였던 양측3) 사이의 대결전은 전쟁세력(한미일 보수동맹체제; 대북 강경대결세력)의 패배로 귀결되었다. 천안함 사건을 둘러싸고 국내에서는 천안함 진상규명투쟁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었고, 유엔에서 안보리에서는 안보리의장성명채택을 둘러싼 정치외교적 대결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두 군데에서 펼쳐진 대결전에서 평화세력이 모두 승리했다. 천안함 와중에 펼쳐졌던 6.2지방선거 과정에서 정부당국의 발표에 대한 대중적 불신이 분출되었고, 이것이 표로 연결되어 MB 세력의 대패로 끝났다. 그리고 그 이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중적 진상규명 투쟁이 활발하게 펼쳐져 MB 정권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러한 승리의 여세를 타고 유엔 안보리에서 펼쳐졌던 국제적 정치외교전에서도 한미일 보수동맹체제가 대패했고, 미국은 유엔 안보리 무대에서 패배의 쓴 맛을 맛보아야 했다. 7월 9일에 발표된 안보리 의장성명에서는 천안함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의 주체로서 북한을 특정하는 것을 반대했고, 북한에 대한 책임추궁과 재발방지 담보를 요구해 달라는 한미일 삼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 싸움은 북미남북의 대결이었지만 중미 대결적 성격도 있었는데, 중미의 힘겨루기에서 미국이 중국에 밀리고 말았다. 이로서 미국은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강경대결정책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결론적으로 둘째 시기는 한미일 보수동맹세력(전쟁세력)의 패배로 끝났다.


 섯째 시기는 안보리 의장 성명 발표(7월 9일; 현지시간)부터 10월 27일 남북 적십자 회담 무산 때까지이며, 이 시기는 대화와 협상세력과 강경대결세력 사이에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펼쳐진 시기이다.


 당시 미국의 집권세력들은 안보리에서 펼쳐진 정치외교대결전에서 패배한 후 대화와 협상을 백안시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전면적 대화와 협상을 수용할 준비 자체가 돼 있지 않았으며, 매우 어정쩡한 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러한 표현이 당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표현되었다. 미국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평양에 보내면서도 북미대화 재개에서 북한이 요구했던 평화협정 체결문제에 대한 아무런 해답도 주지 않고 그야말로 개인자격으로 평양에 보냈다. 그 결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하고 북미간의 대화와 협상의 물꼬를 트는데 실패했다. 

 북한은 한미양국의 이러한 어정쩡한 입장을 간파하고 적극적인 대화공세에 나서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와 협상요구를 거부할 상황에 대한 조직적 준비를 해나갔다. 남북 적십자회담과 이산가족 상봉 제안,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대화 재개 등 남북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화 공세에 나섰다. 남측은 북측의 전면적 대화공세에 대한 수세적이고 방어적 태도로 일관했지만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남북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모색되었고, 10월 30일부터 2차례에 걸쳐 모두 830명의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개최됐다. 하지만 이것이 남북 당국간 대화로 발전하는데 실패했다. 그것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대화를 남측이 거부함으로서 남북 사이에서 미약하게 형성 발전되던 대화와 협상이 모멘텀이 이어지지 못한 채 단절되고 말았다.

 북한은 이 시기에 적극적인 대화공세를 펼치면서도 그것이 먹혀들지 않을 상황에 대한 대비도 동시에 추진해 나갔다. 첫째는 조선노동당 대표자 회 개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재추대하고 당의 체제를 정비하였을 뿐아니라 김정은 후계자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추천함으로서 후계 체제 구축에 성공했다. 이로서 북한 체제의 안정성과 계승성을 과시함으로서 한미일 삼국 보수 동맹 체제가 추진했던 ‘북한 급변사태설’에 기초한 북한붕괴전략의 근거를 붕괴시켜 버렸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5월에 이어 3개월만에 다시 중국을 방문해 북중 전략적 협력관계를 확고히 하고 북중경협을 구체화하는데 성공했고, 이로서 중국을 대북압박체제내로 견인하려던 미국의 의도를 좌절시켰다. 또한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당기념행사에서 군사퍼레이드를 벌여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서 무력을 통한 북한 압박전략을 무력화시켰다.


 넷째 시기는 남북 적십자 회담 무산 때부터 연말까지 시기이다. 이 시기는 한미양국이 대화와 협상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북한이 보다 공세적 대응전략으로 전환해 한미일 보수동맹 체제에 대한 전면적 대결을 펼친 시기이며, 한반도 전쟁위기 상황이 현실의 문제로 부각된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연평도 포격사건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53년 정전협정이후 남북 사이에서 처음으로 남측 영토에 대해 북측이 대규모 포사격을 가함으로서 정전체제의 현주소, 남북 전쟁위기구조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이 사건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기에 앞서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이 사건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에 미친 영향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도 북한의 대화와 협상요구에 대해 한미 양국이 군사적 강경대응으로 맞선 데 있다. 북한은 9-10월 대대적인 대화와 협상공세에도 불구하고 한미 당국의 태도의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대북 군사적 강경대결정책을 고수하자 대화공세를 지속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대미대남 정치 외교적 군사적 압박전략을 모색하게 된다. 역으로 한미일내 대화와 협상세력은 천안함 사건 이후 조성된 대화와 협상의 유리한 국면에서 정세의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함으로서 북한의 전면적 대화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채 강경대결세력들의 반북대결적 행동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11월 사태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11월 사태란 10월에서 11.23 연평도 포격사태 때까지 있었던 북한의 일련의 공세적 행동을 가리킨다.  북한은 11월 2-6일까지 미국 한미경제 연구소 잭 프리처드 소장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한 영변지역의  100㎿(메가와트) 규모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 현장을 공개했다. 이어서 9-13일까지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을 불러들여 영변 핵시설 단지내에 설치된 초 현대식 우라늄 농축시설과 원심분리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곧바로 15-18일까지 모튼 아브라모위츠 전 국무부 차관보, 토니남궁 뉴멕시코 주지사 보좌관,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경제 연구원, 니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안보협력프로젝트 소장을 불러들여 미국이 2000년 조미공동코뮤니케의 내용을 존중하면 모든 핵개발 계획을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북한이 공개한 농축 우라늄 시설이 상상외로 초현대식 시설이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서 북한 핵문제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고, 오바마 정부로 하여금 기존의 전략적 인내정책을 지탱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바로 이러한 국면에서 한미일 강경대결세력들은 북한에 대해 도발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공세적인 사격훈련을 개시하였고, 이는 북한의 대화 공세에 대한 정면 도전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한미일 강경대결세력들의 군사적 공격행동을 저지하지 않고서는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선회하기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아래에서 남측의 도전적인 사건훈련에 대해 연평도 포격으로 맞대응했는데, 이것이 바로 연평도 포격사건의 전후맥락이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한미일 강경 대결세력과 북한의 전면적 군사적 대결전이었으며, 이 대결전으로 인해 한반도는 일시에 전쟁위기국면으로 바뀌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아가갔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미일 강경대결세력들은 조지 워싱턴 호를 동원한 서해 한미합동군사훈련과 연평도 사격훈련으로 맞대응했다. 이로서 강대 강의 대 충돌로 가는 서막이 올랐다. 남북양측은 모두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정면 맞대응태세를 구축하고 전면적 충동상황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표면적인 것이었고, 심층에서는 대북 강경대결세력들의 최대 약점을 타격함으로서 기존 정세 흐름을 일거에 뒤집어 놓아버렸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한반도 전쟁가능성이 하나의 돌발사건으로도 현실성으로 전환될 수 있는 취약한 전쟁위기구조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줬고, 한반도 정전체제이 문제점과 평화체제 구축의 절박성을 부각시켜줬다. 또한 한반도 문제는 곧 동북아 평화문제라는 현실도 극명하게 보여줬다. 그에 따라 관련국들은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특히 중국과 미국간의 빈번한 협의가 진행되었다.  미국은 겉으로는 MB정부의 대북 강경 대응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한편 물밑에서는 중국과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벌였다.  12월 10일에는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정기 군사회담이 열려 한반도 위기를 논의했고, 15일에는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장관이 한반도정책 관련 팀을 이끌고 베이징을 방문하여 한반도 위기 상황과 역내 안보 문제, 북핵문제 등을 협의했다. 

 이러한 국면에서 미국에서는 빌 리차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을 결정하게 된다. 미국은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와 함께 대북 강경 대응태세를 견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와 협상을 모색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하게 되는데,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뉴멕시코의 평양방문,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평양방문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 등을 통해 정면 충돌방지와 대화와 협상가능성을 모색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러한 정세의 연장선 속에 있다.


2) 2010년 한반도 정세의 특징


 □ 한반도 문제의 국내정치화


 한반도 문제란 좁은 의미로는 남북관계 문제이며, 넓은 의미로는 한미동맹문제, 남북관계 문제, 북미관계 문제, 한반도 핵문제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한반도 문제는 국가안보의 영역에 속해 있었고, 남북 사이의 무력 대결이나 충돌은 남측 안보세력에게 무조건 유리했고, 반대로 평화세력, 대화와 협상세력에게는 무조건 불리한 의제였다. 그러다보니 한반도 문제는 국내정치적 문제라기보다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로 치부되어, 그것을 둘러싸고 치열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 펼쳐지지 못했다.

 그런데 3.28 천안함 사건, 11.23 연평도 포격사건은 이러한 흐름에 종지부를 찍고 한반도 문제의 국내정치화를 초래했다. 3.28 천안함 사건 초기 야당들은 변변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민 사회단체가 각계 민중들이 자주적으로 천안함 진상규명투쟁을 전개했고, 국민들은 6.2지방선거에서 MB 정부의 북풍선거를 단호히 거부하고, MB정권에게 대패를 안겨줬다. 이에 힘을 받은 야당세력들은 안보문제에서도 독자적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고, 특히 MB정부의 반북대결정책에 대한 규탄투쟁을 활발히 전개했고, 전쟁이냐 평화냐의 구호를 높이 들고 반전평화운동, 남북 화해협력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이어서 연평도 포격사건은 여야 정치세력으로 하여금 안보문제(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전면적 대결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절박한 갈림길에서 국민 대중들에게 명확한 입장과 태도, 정책과 노선을 뚜렷이 제시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선거에서도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제 안보문제는 단순히 초당적 협력의 문제가 아니라 가장 첨예한 정치적 쟁점으로 돼 버렸다. 이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문제는 복지국가 모델 문제와 더불어 2012년 총선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 쟁점으로 되었다. 이것은 광범한 국민 대중들을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책과 노선, 담론으로 설득하지 못하게 되면 총선대선에서 승리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는 뜻이다.

 

□ 한반도 문제의 국제정치화


 올해 한반도 정세에서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는 중미갈등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역으로 한반도 문제 역시 중미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문제가 단순히 한반도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시아지역의 새로운 질서 수립과 직결되는 국제정치적 문제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그 결과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 결정에서 한반도 외적인 문제 즉 동북아시아 지역적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면서 특히 대중국정책의 일환4)으로도 한반도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미국의 2010년 대한반도 정책결정에서 이 측면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었다. 미국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대북 압박과 제재를 강화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예방적 투시전략적 고려가 크게 작용했다5). 또한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진입을 고집한 것 역시 대북전략의 일환이라기보다 대중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한반도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 해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을 고집한 데에는 북한 붕괴전략이 주요 측면이었지만 부차적으로 미국갈등 국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현재의 시기는 한반도뿐만이 동북아시아 지역의 힘의 균형이 파괴되고, 새로운 힘의 역관계가 구축되는 과도기이며, 구체적으로 미국의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지배력과 영향력이 구조적으로 퇴조하고,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북한의 정치군사적 힘과 영향력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힘의 변화는 기존의 미국주도의 동북아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강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힘의 구조변화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반발을 하고 있는 형세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몰락해가고 있는 미국이 그에 저항하기 위한 예방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그것은 대북 대중전략의 복합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대중전략의 일환으로 대북 전략을 활용하며, 대북전략의 일환으로 대중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한반도 문제 자체가 이미 동복아 문제의 핵심의제이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모든 나라와 세력들은 양 측면을 통일적으로 고려해 전략전술을 구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은 앞으로 가면 갈수록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것을 가리켜 한반도 문제의 국제문제화라한다. 더군다나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는 그 서명당사자가 미국과 중국이 포함되어 있듯이 그 자체가 동북아 안보질서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2010년 미국의 대북 정책 결정에 미친 요인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북한의 핵개발과 확산을 저지하고 한미 군사동맹 체제를 고수할 필요성, 둘째는 한미동맹 강화의 명분으로 한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경제적 종속을 강화해 구체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획득하고 무기판매를 확대하는 것, 셋째는 중미갈등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압박을 가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의도에 따라 미국은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체제 강화를 앞세웠고, 그에 맞서 북중양국은 북중전략적 협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한반도에는 한미일 삼각군사동맹체제와 북중러 삼국 전략적 협력체제가 대치하는 신냉전 구도6)가 만들어졌다.


□ 정전체제 문제의 협상의제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90년대 이래 ‘핵문제’를 둘러싸고 펼쳐졌던 한반도 문제를 ‘핵문제’와 함께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까지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건은 한반도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이 그대로 폭로된 사건으로서, 한반도 정전체제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 어떠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더 나가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그런데 한반도 핵문제와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는 상호 연관되어 있지만 그 기본 성격이 다르다. 한반도 핵문제는 근원적으로 한반도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의 산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구체적 현실에서는 미국의 한국에 핵무기 배비와 핵 우산 문제와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관한 것이며, 보다 노골적으로 북한의 핵개발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되고, 그러다보니 북한이 피고인석에 설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는 그것과 다르다.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는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한 남북 북미간 군사적 대립과 충돌의 문제이며, 한반도 전쟁과 평화에 관한 문제로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해결될 수밖에 없는 문제이다. 그러다보니 누가 책임자이던간에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필연적으로 정전체제의 불안정성 문제를 해소해야 하며, 그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통해 가능하다. 핵문제는 그 성격상 북한땅위에서 핵개발을 해나가면서 발생하고 확대되는 평면적이고 정적인 문제라면, 남북 북미군사적 대립과 충돌의 문제는 주고 받는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는 매우 입체적이며 동적인 문제이다. 여기에서는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의 문제가 있겠지만 책임소재를 다투기가 어려운 측면이 매우 많으며, 한쪽이 보다 큰 책임이 있다하더라도 재발을 방지하려면 반드시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며,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분쟁의 근원을 제거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전술적으로 누가 승자이며 패자인지가 가려질 수 있지만 전략적 측면에서는 한반도 정전체제 문제를 국제적으로 부각시키기를 꺼려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회피하려는 측에게는 전략적 손실로 된다. 왜나하면 천안함 사태에 이은 연평도 포격사건은 결과적으로 한반도 정전체제의 불안정성을 세계에 노출시키면서 한반도 전쟁위기지수를 높이고, 한반도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바꾸는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내외에 던져주었으며, 향후 한반도 문제에 관한 그 어떠한 대화와 협상이 열린다하더라도 이 문제를 회피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전체제를 다루는 협상을 회피하고 싶은 미국에게는 전술적 차원에서는 승패가 어떻게 결론 날 지 모르지만 전략적으로는 커다란 패배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 전략적 인내 또는 기다리는 전략의 무력화


 전략적 인내 또는 기다리는 전략은 시간은 우리 편이며,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온다는 원리에 기초해 있다. 미국이 추구했던 기다리는 전략은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처지가 불리해지고 그러다 보면 북한체제 급변사태라는 기회가 오기 때문에 그 때를 노력 전략적 공세를 가하면 북한체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공세적 전략인 것이다.

 그런데 2010년 한 해 동안 펼쳐진 대결과정에서 이러한 두 가지 기둥이 무너졌다. 첫째 기다릴수록 불리한 처지에 빠지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북한의 경제상황 호전, 북중전략적 협력강화 및 경협확대는 시간이 지난다하더라도 북한이 고립되고 경제가 피폐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결코 미국편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줬고, 농축우라늄 공장 및 경수로 공장건설, 연평도 사건은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의 핵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발전할 뿐만 아니라 핵 문제 뿐만 아니라 정전체제 문제가 협상의 쟁점으로 부각됨에 따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발전해 간다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북한후계체제의 안정화는 기다린다 해도 기회(북한의 급변사태)의 창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는 전략을 고집할 명분도 여지도 없어져 버렸다. 더 나가 북한노동당 창건기념일의 군사적 퍼레이드는 북한의 국방능력을 과시함으로서 군사적 공격으로 북한체제를 붕괴시키거나 압박할 수 없다는 점을 미국에게 확인시켜 주었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해 하반기에 있었던 일련의 사태들은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기초를 완전히 허물어뜨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과 북중 전략적 협력 강화는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을 통한 북한 경제 핍폐화 전략이 붕괴된 사건이었으며, 9.28 조선 노동당 대표자회는 북한체제의 정치적 안정성과 후계체제의 안정적 구축을 내외에 과시함으로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과 그에 연동된 북한 체제 불안정성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허물었으며, 10.10 노동당 창건 군사퍼레이드는 북한의 자위적 국방력을 과시함으로서 무력에 의한 북한의 압박 또는 공격의 무용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결정적으로 11월에 있었던 북한 경수로 건설현장과 농축우라늄 공장 및 원심분리기 공개는 전략적 인내의 냉엄한 현실을 절절하게 느끼게 해주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연평도 포격 사건은 미국의 가장 기피하려 했던 한반도 평화문제가 쟁점화됨으로서 전략적 인내 정책의 기초는 철저히 붕괴되었고, 미국은 새로운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2. 2011년 한반도 정세 전망


1) 북한의 대미 대남 정책 전망


 □ 신년 벽두에 쏟아지고 있는 북한의 대대적인 대화 제의.


 북한은 2011년 벽두, 대화를 선택했다.

 1월 1일 발표된 신년사에서 대화를 강조하더니, 연일 예상치 못한 남북 대화제의를 과감하게 쏟아내고 있다. 이러한 조짐은 신년사에서 명확히 나타나 있었다. 신년사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남북 당국간 대화와 다방면적인 교류와 접촉을 강조했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예년과 달리 MB에 대한 그 어떠한 비난도 없었으며, 미국에 대한 공개적 비판 역시 없었다.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들을 최대한 제거했다.

 신년사7)에서는 올해부터 향후 10년간을 통일과 번영의 연대라고 규정함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자주통일 문제에 대해 정책적 역점을 둘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천명했다. 또한 ‘남과 북, 해외의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자’는 구호를 들고 남북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려 나가자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남북관계에 관한 세 가지 방침을 천명했다. 첫째는 남북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당국 간 대화 재개를 강력히 촉구했으며, 둘째는 한반도에 조성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반전 평화 운동을 적극 벌여나가자고 호소했으며, 셋째는 대화와 협력 사업을 적극 추진하자고 밝히면서 각계각층의 자유로운 왕래와 교류와 협력사업 활성화를 제기했다. 이처럼 올해 신년사는 투쟁적 기조에 방점을 찍기보다 당국간 대화와 남북 교류협력의 적극화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같은 신년사는 향후 남북대화 재개를 위한 대대적인 대화제의를 펼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주었으며,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완화하고 평화와 화해협력 흐름을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정책 지향을 보여줬다.

 이러한 신년사의 흐름을 이어 받아 1월 5일 밤 북한의 정부 정당 단체 연합성명8)을 발표해 신년사에서 밝힌 정책기조를 구체화하기 위한 구체적 제안을 남측에 제시했다. 그들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년대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애국의 결단으로 남한 당국과 정당 단체들에 중대제안을 한다고 밝히면서 네 개항의 제안을 제기했다. 첫째는 당국을 포함한 정단 단체들과의 폭넓은 대화와 협상을 열 것을 제안하며, 둘째는 과거불문하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으며, 셋째는 대화와 협상 접촉에서 긴장완화와 평화, 화해와 단합, 협력사업을 포함해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협의할 것이며 넷째, 남북관계개선의 분위기조성을 위해 서로의 비방 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제안했으며, 특히 남북 당국간 대화를 무조건 조속히 개최하자고 주장했다.

 바로 이어 1월 8일에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MB정권이 임기 5년동안 남북 대화없이 지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천명하면서 만나지도 않고 진정성 운운하며 여러 가지 조건부를 앞세우는 것 자체가 진정성 있는 태도라고 말할 수 없다고 남측의 태도를 비판하고, 이어서 당국간 회담 무조건 조기 개최촉구, 중단된 적십자 회담,금강산 관광 재개회담, 개성공업지구 회담 조기 개최촉구, 폐쇄된 남북 적십자 통로 개방과 개성공업지구내 남북경협사무소 동결 해제 방침을 밝혔다.  이어서 1월 10일에는 남북 당국간 회담을 위하 국장급 실무접촉과 적십자 회담 개최, 경협협의 사무소 동결해제 및 판문적 적십자 채널 복원을 알리는 3통의 전통문을 우리측에 보내왔다. 


□ 대화 제의의 정치적 배경과 함의

 

 북한의 대대적인 대화제의는 연평도 포격사격이후 12월 20일 오후에 실시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대해  "우리 혁명 무력은 앞에서 얻어맞고 뒤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열한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일축하면서 대응 사격을 가하지 않았던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그 당시 북한은 우리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대응하지 않는 이유로  "우리(북한) 군대의 자위적인 2차, 3차 대응타격이 두려워 계획했던 사격수역과 탄착점까지 변경시키고 11월23일 군사적 도발 때 쓰다남은 포탄을 날린 비겁쟁이들의 불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세계는 조선반도에서 누가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이고, 누가 진짜 전쟁도발자인지를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것은 매우 의미 있는 발언이다.

 당시 북한은 연평도 포사격을 통해 한반도 정전체제 불안정성을 쟁점화함으로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의 불가피성을 국제적으로 확인시키며, 한미양국의 군사적 강경 대결세력들의 기세를 꺾어 군사적 대결노선을 잠재우고, 반북대결정책이 낳는 구체적 현실을 대중적으로 보여줌으로서 ‘대화와 협상 국면’을 열자는 정책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분석된다.

 그런데 북한이 대대적인 대화 제의에 나선 것을 볼 때 이러한 정책적 의도가 달성되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판단은 객관적으로도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미국은 빌 리차드슨을 평양으로 보내 북한의 강경대결태세를 완화시키면서 북미대화 가능성을 타진했고, 중미간 다양한 통로를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와 협상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타진했으며, 또한 북미간 뉴욕 채널을 재개해 북미협상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기존 정책을 재점검하고 대북 정책을 재수립하기 위한 부산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한반도 정전체제의 불안정성문제가 국제적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그 어떤 대화와 협상이 재개된다하더라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또한 연평도 사격이후 중국의 태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평도 포격사격이후 중국은 일관되게 북한의 입장을 옹호하며, 한반도 물리적 충돌이 낳을 수 있는 전쟁위기 상황을 부각시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노선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한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서울과 평양에 파견해 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줄기차게 벌였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다이빙궈 방북시 북중 사이에는 국제원자력기구 감시하에서 평화적 핵활동의 보장, 6자회담 재개 모색과 재개시 한반도 평화문제를 협상의제로 삼을 것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MB정부 내에서도 무조건적인 강경대결정책에 대한 비판과 회의가 확산되고 있으며, 한나라당 최고 지도부 내에서 MB의 대북적대정책 수정요구가 공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연평도 포격사건이 어떤 파국적인 결과를 낳는가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면서 강경대결의지가 한풀 꺾였다. 이것은 12월 20일 연평도 사격훈련에서 북한과의 직접적 충돌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사격훈련을 진행한데서도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이러한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제 남북대화와 북미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성숙되어 가고 있다고 정책적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폭넓고 대담하고 공세적인 대화제의 배경에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과 의지가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이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조선신보가 북한의 이와 같은 대대적인 대화 제의의 배경으로 최고지도자의 결단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에는 물론 환경과 조건에 대한 구체적 타산이 없을 수 없겠지만, 그것보다는 의지와 결단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새로운 10년을 ‘통일의 연대’로 설정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여기에는 어떤 장애와 난관이 있더라도 오는 10년 동안에 분단과 전쟁의 고통을 끝내고 남북화해와 협력, 통일의 시대를 반드시 열겠다는 정책적 지향과 의지가 담겨있는 것이고 통일의 연대의 출발연대인 2011년에 그 초석을 반듯이 놓겠다는 정책적 의지와 결단이 이처럼 대대적인 대화제의로 나타났다고 봐야할 것이다.

 

□ 향후 북한의 대응 방향


 2011년 북한의 대남 대미 정책 노선과 방향은 비교적 명쾌하다.

 북한의 정책 목표는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 보장과 김일성 주석의 유훈관철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의 진전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남북 관계 개선 그 자체가 핵심적 정책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부에서는 중미간 선 남북 대화 후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고, 북한이 최근 남북 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것은 이러한 중미합의에 따라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 대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마치 남북 관계개선이 북미대화를 위한 종속변수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현 정세를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처럼 인식하면서 다가오는 몇 년 이내에 남북관계를 결정적으로 개선하고 북미사이에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일 관계를 개선해 북일 국교정상화를 달성함으로서 한반도와 동북아 냉전구조를 타파하려는 정책적 지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된다.

 80년대 후반과 현 정세는 공통성과 차이성이 존재한다.

 공통성이라는 것은 동북아질서의 구조적 변혁기라는 점이다. 80년대 후반은 세계 냉전체제 붕괴와 한국의 민주화투쟁의 성공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가 급격하게 변화했다. 미소 대립구조가 붕괴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도 데탕트 바람이 휘몰아쳤으며 탈냉전질서 구축의 기치아래 각 나라와 정치세력들사이에서 새로운 질서 수립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됐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남북관계, 북미관계 한미관계 북일관계 등에서 새로운 변화에 주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새로운 질서 수립에 낙오자가 될 운명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주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북한은 그 당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정책적 목표를 제시하고 남북대화, 북미대화 북일 대화를 동시 병행적으로 추진해 나갔다. 남북관계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남북 기본합의서를 채택했고, 북미관계에서는 핵문제를 매개로 북미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중일관계에서는 중일 국교정상화 교섭을 전격적으로 벌였다.

 북한은 현재의 한반도 정세도 그 때와 비슷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최근 방북한 빌 리차드슨 진영에 있었던 토니 남궁에게 북한의 관리가 자신들은 80년대말에서 90년대 초 고 김일성 주석이 추진했던 정책을 참고삼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데서 그 단초가 드러난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도 그 당시와 비슷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질서의 구조적 변혁기이다. 미국의 일국 패권질서가 무너지고 미중 G-2체제가 구축되면서 G-2 체제하에서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두고 중국과 미국, 한국 북한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전개되는 시기이다. 낡은 질서의 붕괴와 새로운 질서의 수립이라는 구조적 변혁기에 놓여 있는 한반도 질서 재편기에서 어떤 정책과 노선을 들고 나갈 것인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의 구조적 재편기 변혁기라는 점에서 현재와 20년전은 공통성이 있지만 차이성도 존재한다. 그 차이성은 본질적으로 힘의 향방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20년 전에는 탈냉전 데탕트는 사회주의진영의 붕괴로부터 초래되었고, 당연히 결과적으로 자본주의 진영 특히 자본주의의 우두머리인 미국의 패권의 강화로 귀결된 데 비해, 현재의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 구조재편흐름은 미국의 힘의 약화와 중국의 부상으로부터 파생되었으며, 그 결과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후퇴와 패퇴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힘의 흐름이 정반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북미관계에서도 힘의 흐름은 그 당시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북한의 핵실험 성공과 인공위성 발사로 핵보유군사강국으로 등장해 북미 사이에 군사력에 있어서 전략적 균형관계가 형성됨으로서 북한의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확대과정에 있다.

 북한이 2011년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연대를 통일의 연대로 규정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정세인식에 기초해 통일에 유리한 대내외적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는 점, 통일역량이 비약적으로 강화되어 있다고 보고 다가오는 10년 이내에 통일에 결정적 국면을 열수 있고, 열어내야 한다는 정책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봤을 때 올해 북한의 대미 대남정책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북미대화와 남북 대화의 동시병행이다.

 북미대화와 남북대화는 각기 고유한 목표를 갖고 있으며, 양자 모두 다른 하나에 귀속시킬 수 없다. 북미대화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북미평화공존 질서를 구축함으로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을 제거해 강성대국 건설에 평화적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남북 대화와 통일에 유리한 국제적 환경과 조건을 만드는 과정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남북대화는 적대적 남북관계를 청산하고 남북교류와 협력, 화해와 단결을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에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한반도 통일로 가기 위한 전략적 과제로 보고 있다. 

 둘째는 대대적이고 공세적인 대화와 협상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듯이 현재 대남 대화제의는 북미대화로 가기 위한 제스추어가 아니다. 남북대화는 북미대화 못지않게, 아니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남북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는 평가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최고지도자의 정치적 결단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북한을 올해 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적극적이고 공세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것9)이다.

 셋째는 선군노선을 계속 고수할 것이다.

 선군노선을 계속 고수한다는 것은 인내성 있게 대화를 모색해 나가되, 자체의 선군역량 강화노선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는 점. 또한 대화와 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혔을 경우 선군공세로 선회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2) 오바마 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전망.

 

 2011년을 맞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한반도 정책의 고민은 더 이상 전략적 인내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 그렇지만 마땅한 대안 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북한의 대대적인 물리적 공세 뒤에 반드시 미국의 대화파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대화와 협상 국면이 열리곤 했다는 북미관계의 공식처럼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에 미국은 겉으로는 대북 강경 대응을 외치는 MB정부를 지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분주한 발걸음을 놀리고 있다.

 철저히 개인적 차원의 방북 형식을 통해 대내외적 부담없이 북미대화의 조건을 타산해 보기 위해 빌 리차드슨을 평양에 파견하는가 하면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성의 고위관리들을 베이징에 파견해 대북정책조정을 위한 중미간의 막후협상을 벌이는 한편 보스워스 특사를 한중일에 파견해 6자회담 재개문제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떠 보는 등 정책전환을 위한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의 고민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으며,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엉거주춤해 있는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략적 인내정책이 파탄난데다 북한을 다룰 강경 대응 카드가 소진되어 있는 조건아래에서 북미대화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이다. 따라서 중국의 중재를 핑계 삼아 북미대화 재개와 6자회담 재개를 수용해 북미대화에 나설 것이다. 최근 오바마 행정부가 6자회담 재개 문턱을 대폭 낮추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10)으로 볼 때 북미대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같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향선회가 대화와 재재 병행노선 즉 변형된 선핵포기 노선의 포기와 북미관계정상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으로 선회한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내부의 이견과 당파싸움이 종결된 것 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분간 북미대화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유의미한 결론이 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현재로서는 기존정책(대화와 제재 병행노선)을 고수하는 선에서 기존 제재 우선정책에서 대화우선정책으로 선회한 것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3. 한반도 평화 실현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책제언


 2011년 한반도 정세는 대화와 협상이 열리는 국면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렇다고 대화와 협상국면이 열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남북관계 발전에서 새로운 결실이 도출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매우 성급하다. 지난 해 초에도 지금처럼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 남북 정상회담 추진 흐름이 형성되었지만, 천안함 사태를 전후한 강경대결세력들의 완강한 저항을 뚫지 못한 채 물리적 충돌상황이 발생하는 등 최악의 대결상태로 지난해를 마무리 했다. 그리고 이러한 완강한 저항의 중심에 MB정부가 있었다. 현재의 상황도 지난해 초와 비슷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치열한 대립과 갈등, 대결을 통해 한반도 전쟁위기상황을 방치할 수 없으며, 오로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를 놓고 물밑에서 치밀한 조율을 벌이고 있으며, 북미사이에서도 직간접적 대화 재개를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북미중 삼자 사이에서 남북대화재개,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 조건에 대해 어느 정도 타협점이 만들어져가고 있다. 조만간 대화 재개움직임이 공개되고, 6자회담 재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흐름에 예외가 있는데, 그게 바로 MB정부이며, 현재의 국면에서 MB정부가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MB정부는 단순히 MB정부가 아니라 한미일 내부의 반북대결 강경 보수 동맹 체제의 대표자이다. MB정부는 우리 국민의 여론과 이해와 요구, 생명과 재산보다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고 관철하는 정치적 집단이다.

 현재 MB정부는 북한의 대대적인 대화제의, 미중의 대화 재개 움직임의 가시화라는 국면에서 매우 당황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차단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MB정부는 북한의 대대적인 남북 당국 회담 제의에 대해 진정성 운운하면서 회피하고 있다. 북한이 12일 내달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과 개성공단 실무회담 개최,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정상화를 촉구하는 등 3통의 통지문을 보내왔는데, 이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 당국이 우리 정부 앞으로 공식적으로 보내온 통지문으로 형식적 요건은 나름대로 갖췄지만 도발에 대해 책임인정은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경제지원과 원조를 받기 위한 회담만 제의했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MB정부는 대북 강경 대결 지향의 한미일 삼각  보수 동맹 체제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대화와 협상국면을 버티는 데까지 버티려 할 것이며, 더 나가 MB정부내 강경론자들을 앞세워 워싱턴과 백악관 내에 강경대결노선 고수를 관철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올해 한반도 정세의 흐름은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는 미국내 강경대결세력과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앞장서서 대변하고 있는 MB정부의 대화 거부태도를 어떻게 잠재우고 대화와 협상을 수용하도록 강제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한반도 정세의 향방은 남측내의 평화세력과 전쟁세력과의 대결전의 결과에 달려 있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남측내부의 평화와 통일세력과 전쟁과 분단세력의 대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쪽은 평화와 통일세력이다. MB정부가 현재의 대화와 협상국면을 외면하고 버티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집권 4년차로 접어들면서 조기레임덕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데다가, 대안 없는 강경대결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과 지탄도 높아가고 있으며, 믿었던 미국마저도 대화와 협상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일본 역시 발 빠르게 북일대화 재개 움직임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 외톨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사면초가 상황에 빠져 있다.

 그렇지만 무대뽀 정신으로 버티는데 천부적 재간을 갖고 있는 MB정부는 국내외 여론과 대중의 요구를 외면한 채 무한정 버티기로 나올 공산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남측 내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이 단결 단합해 남북 화해와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대대적인 활동과 투쟁에 나서야 한다. 반전평화와 자주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사람들은 올해 ‘전쟁반대 평화 수호’의 기치아래 한반도 평화와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MB정부의 반북대결정책이 아무리 완강하다 해도 적극적 활동과 투쟁을 전개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신념을 확고히 갖고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

 올해 한반도 평화실현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몇 가지 정책 제언을 제기한다.

 첫째, 범국민적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전쟁이냐, 평화냐’의 선택의 기로에 서 있으며, 전 국민적 관심사로 부각되어 있으며, 정치권의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다. 향후 국내외 정세는 이 문제를 중심으로 각 나라와 정치세력 사이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게 될 것은 명백하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문제는 단순한 정치적 현안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칠천만 민족의 생사존망이 달린 절박한 운명문제이며, 칠천만 민족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문제이다. 이 문제를 회피하고 민족의 미래를 논할 수 없으며, 민중들의 생존권을 말할 수 없다. 전쟁반대 평화수호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반전평화운동에 전 국민이 떨쳐나서야 한다.

 현 시기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반전 평화 운동은 불안정한 한반도 정전체제를 공고한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운동은 ‘전쟁 반대 평화수호’의 기치아래 한반도 평화 협정 체결운동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현 시기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단순한 선언적 운동이거나 선전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쟁취해야할 절박한 과제로 된다. 연평도 사건으로 한반도 불안정한 정전체제의 구체적 실태가 명백히 드러났으며, 그로 인한 대립과 대결이 물리적 대결국면으로 나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않고 그 어떤 한반도 평화도 얘기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현 시기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평화체제 구축운동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중심으로 펼쳐나가야 한다.

 현 시기 반전평화운동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운동을 중심으로 하면서 여기에 다양한 활동들을 배합해 나가야 한다. 상호 적대적 대결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동 중지 촉구운동, 상대방에 적대적인 군사훈련의 중단 촉구운동,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방면적인 대화와 협상 촉구운동 등을 잘 결합해 나가야 한다.

 현 시기 반전평화운동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중심적 구호로 내세우고 전 국민적 운동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촉구를 위한 전 국민운동본부를 꾸리고, 대중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과 운동들을 창조적으로 벌여 나가야 하며, 투쟁뿐만 아니라 교육선전 홍보활동을 활성화해 국민여론을 유리하게 바꾸기 위한 여론선전전을 주요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둘째, 남북관계 개선 촉구 및 남북교류협력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을 제안한다.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사건은 그 발생경위가 어떻든 모두 남북관계가 화해협력관계로부터 다시 대결관계로 바뀐 데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적대적 남북관계가 더 이상 지속되게 되면 평화적 통일의 길이 더욱 멀어지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전쟁위기상황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으며, 한반도 평화도 공염불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대결적 적대적 남북관계를 대화와 협력관계로 바꾸는 문제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로 된다.

 따라서 남북 공동의 통일강령인 6.15, 10.4선언의 기치를 높이들고 적대적이고 대결적 남북관계를 화해협력적 남북관계로 바꾸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범국민적 남북관계 개선 촉구운동을 활발히 펼치는 한편, 단순히 촉구운동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남북 교류와 화해협력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당국간 대화 촉구 운동, 민간 차원의 대화와 협력운동, 대북 지원운동 등을 활성화하고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 각계각층은 각각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올해의 주요한 사업 방침으로 결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

 


1) 전문] 유엔 안보리 천안함 의장 성명(2010년 7월 9일)

안보리는 2010년 6월 4일자 대한민국(한국) 주유엔 대사 명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81) 및 2010년 8월 8일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주유엔 대사 명의 안보리 의장 앞 서한(S/2010/294)에 유의한다.

안보리는 2010년 3월 26일 한국 해군 함정 천안함의 침몰과 이에 따른 비극적인 46명의 인명 손실을 초래한 공격을 개탄한다.

안보리는 이러한 사건이 역내 및 역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안보리는 인명의 손실과 부상을 개탄하며, 희생자와 유족 그리고 한국 국민과 정부에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명하고, 유엔 헌장 및 여타 모든 국제법 관련 규정에 따라 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이번 사건 책임자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안보리는 북한이 천안함 침몰의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한국 주도하에 5개국이 참여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비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안보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하는 북한의 반응, 그리고 여타 관련 국가들의 반응에 주목한다.

결론적으로, 안보리는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한다.

안보리는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러한 공격이나 적대 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안보리는 한국이 자제를 발휘한 것을 환영하고, 한반도와 동북아 전체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안보리는 한국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촉구하며, 분쟁을 회피하고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속한 시일내 적절한 경로를 통해 직접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 수단으로 한반도의 현안들을 해결할 것을 권장한다.

안보리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재확인한다.

 

2)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미중 대결구조로 전환하고 있는 국면에서 중국에 대한 예방적 힘의 투사전략을 구사하려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제적 힘의 투사전략이 중국경제의 급성장과 미국의 경제위기로 그 힘을 상실하게 되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군사력을 동원한 예방적 힘의 투사전략을 구사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백학순 수석 연구원은 거대한 힘의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라고 규정함으로서 미국이 패권적 영향력 약화가 구조적 흐름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에 대한 예방적 힘의 투사전략은 안보리 성명을 둘러싼 대결을 통해 보기 좋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고 볼 수 있다.

 

3) 여기에서 양측은 한미일 삼국대 북중러 삼국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고, 한반도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 어찌보면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하는 것은 천안함 사건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남측내 반전평화세력, 대화와 협상 세력이기 때문이다. 남측내 반전평화세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천안함 사건을 진상규명투쟁을 벌여 한미일 보수동맹체제가 노렸던 정치군사적 의도를 폭로하고 무력화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안보리 성명에서 북한을 공격주체로 규정하지 못했던 점, 북한에 대한 규탄과 책임추궁대신 남북의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던 점은 바로 이러한 노력과 투쟁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4) 이 문제는 보다 세밀하고 전문적인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일차적으로 한반도전략에서 즉 대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 및 대한반도 전략의 산물이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대중정책의 하위 정책으로 설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하지만 이 측면만을 일면적으로 바로 보면 안된다. 미국의 대한반도 전략과 정책은 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의 측면 분만이 아니라 미국의 동북아전략의 한 부분이라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미국의 대동북아 전략의 핵은 대중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의 문제이며, 특히 중미갈등구조가 확대되는 가운데, 어떻게 중국을 견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 동북아질서에 끌어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북전략역시 이러한 의도와 목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그것에 복무시키는 방향으로 대한반도 정책과 전략을 조정하게 된다. 따라서 대중국전략을 검토해야 대한반도 전략과 정책을 충분히 분석하고 해명할 수 있다.

 

5)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민주노동당 새세상연구소 초청 신년강연회에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 ○ 천안함 사건은 동아시아에서 ‘힘의 전환’이 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하였는데, 국제정치에서 ‘힘의 전환’의 시대의 특징은 기존에 패권을 행사했던 나라가 쇠퇴하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나라에 대해 대부분의 경우 ‘예방전쟁’(preventive war)을 하는 것이다. 또 인류의 역사는 어떤 국가가 힘이 가장 강력할 때는 오히려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하드파워(군사, 경제 파워) 중에서도 경제 자원의 사용과 소프트 파워(외교, 문화 파워)의 사용을 통해 패권을 유지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 동안 미국은 군사와 경제 양 분야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전 세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리더십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8년 미국경제의 붕괴는 미국으로 하여금 동아시아에서 경제카드를 통한 자신의 힘의 투사를 불가능하게 하였고, 이제 미국에게 남아있는 카드는 군사안보 카드뿐이었다. ○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였고, 미국으로서는 이를 계기로 한국정부와 협력하여 중국의 부상에 대해 비록 ‘예방전쟁’은 아니지만 군사안보 카드의 사용을 통한 ‘예방적 힘의 투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중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적극 반대하고 이를 중국의 안보이익에 직접 도전하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런 일이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동아시아에서 거대하게 일어나고 있던 ‘힘의 전환’과 그에 따른 신질서 형성의 맥락 속에서 한반도와 동아시아 정치가 급속히 ‘미국-한국 vs. 중국-북한’의 대결적 구도로 변하였다.”(백학순 연구원의 강연록에서 인용)

 

6) 신냉전구조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미중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과 협력이라는 양측면이 존재하며, 기본적으로 어느 한 측면으로 고정될 가능성이 적다. 미국의 입장에서나 중국의 입장에서나 상대방의 협력 없이 장기간 지탱할 수 없기 때문에 대립하면서도 협력라는 관계라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세계질서, 작게는 동북아 질서가 신냉전체제로 전화할 것이라는 규정은 틀렸다. 하지만 특정 시기 대립적 측면이 지배할 경우가 있고, 그럴 경우 과거 냉전체제와 같은 대립관계가 일시적으로 조성될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비유적으로 신냉전 구도라고 표현하는 것은 틀렸다고 볼 수 없다.

7) 신년사의 남북관계 부분은 다음과 같다.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는 민족분렬의 비극을 끝장내야 할 희망의 년대, 통일과 번영의 년대이다.

오늘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조국통일보다 더 사활적인 과업은 없다. 민족중시의 립장, 자주통일의 립장에 서는가 그렇지 못한가 하는것은 애국과 매국을 가르는 시금석이다.

우리는 올해에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자!》는 구호를 높이 들고 북남관계개선과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벌려나가야 한다.

북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하루빨리 해소하여야 한다.

남조선당국은 내외의 한결같은 규탄배격을 받는 반통일적인 동족대결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존중하고 리행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저해하고 통일에 역행하는 반공화국모략책동과 통일애국세력에 대한 탄압을 당장 중지하여야 한다.

조선반도에 조성된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를 수호하여야 한다.

이 땅에서 전쟁의 불집이 터지면 핵참화밖에 가져올것이 없다. 온 민족이 전쟁을 반대하고 조선반도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정의의 애국투쟁에 총궐기해나서야 한다. 민족의 안전과 평화를 엄중히 위협하는 내외호전세력의 북침전쟁연습과 무력증강책동은 저지되여야 한다. 외세와의 공조는 전쟁의 길, 망국의 길이다. 온 민족은 외세에 명줄을 걸고 그와 야합하여 정세를 전쟁접경에로 몰아가는 친미호전분자들의 범죄적책동을 절대로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대화와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시켜나가야 한다.

민족공동의 리익을 첫자리에 놓고 북남사이의 대화와 협력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여야 한다. 각계각층의 자유로운 래왕과 교류를 보장하며 협력사업을 장려하여 북남관계개선과 통일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북남공동선언은 온 겨레가 변함없이 높이 들고나가야 할 자주통일의 기치이며 민족번영의 리정표이다. 북과 남, 해외의 전체 조선민족이 북남공동선언과 그 기본정신인 우리 민족끼리의 리념을 조국통일운동의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철저히 구현해나가는 여기에 우리 민족의 밝은 전도가 있다.”(통일뉴스에서 인용)

 

8) 북한의 제 정당 단체 연합 성명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정당, 단체들은 조선반도와 북남사이에 조성된 엄중한 정세와 관련하여 련합회의를 소집하고 현 난국을 타개하고 평화와 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기 위한 중대문제들을 토의한데 따라 다음과 같이 성명한다.

   민족분렬의 상처로 몸부림치는 이 땅에 또 한해가 왔다. 새해 2011년은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가 시작되는 해이다. 우리 민족이 세기가 바뀌는 분기점에서 새 세기의 지평선을 내다보며 얼마나 통일에 대한 환희와 희열에 넘쳐있었던가. 그러나 오늘에 와서 그 감격과 흥분은 간곳없이 사라지고 북남관계는 파국의 나락에 굴러떨어져 포탄이 오가는 험악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우리 민족이 세기와 년대를 넘으며 아직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한것도 가슴아픈 일인데 세계면전에서 서로 싸우는것은 더욱 참을수 없는 비극이고 수치이다. 예로부터 한강토에서 한피줄을 이어온 우리 민족이 서로 불신하고 대결할 리유가 없으며 《적》으로는 더더욱 될수 없다. 우리 민족이 분렬된것은 외세때문이며 오늘 북남사이의 첨예한 대결도 외세의 전쟁책동의 산물이다. 사상과 제도의 차이가 결코 불화와 적대의 원인이 될수 없다는것은 이미 현실로 립증되였다. 오늘의 엄중한 사태는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친미사대, 동족대결정책이 빚어낸 후과이다.

  남조선보수당국은 미제의 반공화국적대시정책과 전쟁책동에 적극 추종하면서 집권 3년사이에 6. 15이후 북남관계에서 이룩된 성과들을 모조리 뒤집어엎고 정세를 전쟁접경의 최극단에로 치달아오르게 하였다. 전쟁은 놀음이 아니며 언어의 유희도 아니다. 이 땅에 다시 전쟁의 참변이 터지면 그 재난은 이루 다 헤아릴수 없을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정의롭고 지혜로우며 슬기로운 우리 민족이 무엇때문에 서로 반목질시하고 싸우며 살아야 하겠는가. 북과 남이 서로를 헐뜯으며 끝없는 대결과 론쟁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기에는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 그러한 소모적인 싸움에 민족의 재부가 헛되이 랑비되는것도 더는 참을수 없다. 우리 민족이 서로 적대시하고 대결하면 녹아날것은 우리 겨레이고 어부지리를 얻을것은 외세이다. 우리 민족끼리 손을 잡고 마음과 힘을 합치면 이 세상에 가장 존엄높고 힘있고 번영하는 민족으로 자랑떨치게 될것이다. 북과 남은 어떻게 하나 6. 15의 흐름을 이어나가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를 민족의 비극을 끝장낼 희망의 년대로, 통일과 번영의 년대로 빛내여나가야 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들은 조성된 정세의 요구와 시대적, 민족적사명감과 책임감으로부터 온 겨레의 평화와 통일의지를 모아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년대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애국의 결단으로 남조선당국과 정당, 단체들에 중대제안을 엄숙히 천명한다.

 1. 우리는 남조선당국을 포함하여 정당, 단체들과의 폭넓은 대화와 협상을 가질것을 정중히 제의한다. 대결의 방법으로는 결코 북남관계문제를 해결할수 없으며 무력충돌과 전쟁밖에 가져올것이 없다는것이 지난 3년간의 총화이다. 대화와 협상만이 현 난국을 타개할수 있는 출로이다. 우리는 최악의 상태에 이른 북남관계를 풀기 위해 당국이든 민간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이든 보수이든 남조선당국을 포함한 정당, 단체들과 적극 대화하고 협상할것이다. 특히 실권과 책임을 가진 당국사이의 회담을 무조건 조속히 개최할것을 주장한다. 북남사이에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제기되는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한 좋은 전례가 있고 이미 채택한 훌륭한 원칙과 선언들이 있다. 북과 남이 마주앉으면 오해와 불신도 풀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방도들이 허심탄회하게 론의될수 있을것이다.

 2. 우리는 우리와 손잡고 나가려는 사람이라면 과거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 오늘의 엄중한 사태는 이 땅에 사는 우리 민족모두에게 있어서 결코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며 그것을 방임한다면 기필코 대재난을 피할수 없게 될것이다. 이 땅에 전쟁이 터지면 누구도 무사할수 없으며 여당이라고 안전하고 보수라고 살아남을수 있는것도 아니다.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은 북만이 아니라 남의 각계층을 위한 거족적인 사업이며 그 주체도 우리 민족이고 덕을 볼것도 온 민족이다. 민족의 대업을 위해서는 어제보다 오늘이 중요하고 오늘보다 래일이 더 귀중하다. 우리는 조성된 사태와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소속과 정견, 신앙의 차이와 과거를 불문하고 민족대단합의 견지에서 언제 어디서든 만날수 있음을 밝힌다. 온 민족이 목소리를 합치고 지혜와 힘을 총동원할 때 전쟁위험은 가셔지고 평화와 통일번영의 날은 그만큼 앞당겨지게 될것이다.

3. 우리는 대화와 협상, 접촉에서 긴장완화와 평화, 화해와 단합, 협력사업을 포함하여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한 모든 문제들을 협의해결해나갈것이다. 지금 북남사이에는 민족의 생사존망과 리익,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많은 문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있다. 북과 남은 당리당략과 주의주장을 초월하여 민족의 중대사와 관련된 문제토의에 진지하게 림해야 할것이며 최대한 합의점을 모색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것이다.

4. 당면하여 우리는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조성을 위해 서로의 비방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것을 제기한다. 비방중상과 자극적인 행동은 북남관계를 해치는 불씨이며 군사적충돌을 유발할수 있는 위험한 도화선이다. 서로의 비방중상이 란무하고 자극적인 행동이 벌어지는 속에서는 대화와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질수 없고 설사 마주앉는다고 해도 순조롭게 추진될수 없다. 북과 남은 이미 7. 4공동성명과 북남공동선언들을 통하여 서로 비방중상을 중지하며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데 대해 확약하였다. 우리는 북과 남이 오해와 불신을 증폭시키고 대결과 적대감을 고취시키는 비방중상과 자극적인 행동을 이제부터 일체 하지 말것을 호소한다.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전환적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립장은 시종일관하다. 우리는 21세기의 새로운 10년대의 첫해인 올해에 기어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조국통일의 결정적인 국면을 열어나가게 될것이라고 확신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들은 조선반도와 북남사이에 조성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우리의 성의있는 제의와 호소에 남조선당국과 정당, 단체들이 적극 호응해나서며 해내외의 온 민족과 정의와 진리,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 정당, 단체들, 국제기구들, 진보적인민들이 열렬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주체100(2011)년 1월 5일평양”

 

9)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이 대화를 모색하되, 전현 실현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이 났을 때에는 새로운 전략을 도입할 것이다.

 

10)  통일뉴스 1월 12일자 미 ‘6자회담 재개’ 문턱을 낮추나? 기사에서 이를 확인 할 수 있다. 이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가 11일(현지시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 약속을 하면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워싱턴발로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6일 한.미.일이 9.19공동성명에 따른 비핵화 이행 확약,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핵개발 중단, IAEA 사찰단 복귀 등의 조건을 내걸었던 것에 비해서는 문턱을 대폭 낮춘 것으로 해석된다. 12일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에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여기서 중요한 초기 조치는 IAEA 요원들의 복귀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미국이 중요하다고 믿는 조치에는 미사일과 핵 장치(nuclear device)의 실험 중단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IAEA 사찰단의 복귀 시기가 6자회담 재개 이전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반응은 "보도 배경을 알아보고 있으나 그럴 리 없다"는 쪽으로 모아진다. "핵개발 중단이 가장 중요한 6자회담 재개조건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고 했다. 한편, 11일자 <뉴욕타임스>는 중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11일 북한이 5년 내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질 수 있으며 이것이 핵프로그램과 결합되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이와 함께 그는 지난해 '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우리는 정말로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보고 있으며, 시급하게 협상트랙을 가동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유예를 통해 대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