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신]

피해자가 ´강도´가 되는 나라

진보언론 민중의 소리가 ´공무집행방해죄´로 기소되어 징역형을 선고받고 옥에 갇혀있는 광운대학교 학생 안중현에 대한 판결과 민간인사찰을 조장묵인하는 지방정부당국의 불법 적인 처사에 항의하는 글을 발표하였다.

글은 지난 7월 23일 의정부 지방법원은 민간인의 집회를 사찰하던 기무사 요원 신모 대위를 폭행하고, 그로부터 사찰자료인 캠코더 필름과 저장장치를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씨에 대해 징역3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시켰다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당시 의정부 지방법원 임동규 판사(형사합의11부)는 "피해자(신모 대위)는 피고인(안중현)의 인상착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고, 피해자가 촬영을 중단할 무렵 카메라에 피고인의 모습이 있는 등 진술에 신빙성 있다"며 "그러나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아 납득할 수 없고 주장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워 범행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임동규 판사는 또 "특수공무집행방해에 대해서는 피해자(신모 대위) 등의 진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장병을 관찰했다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어 인정할 수 없으나 피고인 안중현은 범행을 계속 부인하고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으나 우발적인 범행이고 개인적이 이득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안중현씨 사건를 대표적인 재판권 남용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합법적인 집회를 불법적으로 채증한 기무사 소속 신 대위는 ´피해자´가 되고 국가기관의 불법 현장을 보고 사찰 증거를 확보한 뒤에 기무사에 반환했는데도 안씨가 ´강도´로 돌변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구나 안씨는 사찰 대상이었을지 모를 신 대위의 캠코더에 고스란히 찍혀있기도 했다.

안씨의 변호인단은 신 대위의 행위가 적법하게 이뤄진 수사활동인지 초점을 맞춰 변호를 진행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안씨를 강도로 만든 꼴이 됐다.

특히 변호인단은 신 대위가 폭행범으로 안씨를 지목한 것과 관련해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거짓말 탐지기 사용을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계속하여 글은 변호인단은 오는 14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안씨의 폭행 여부에 대한 법리적 공방을 준비 중이라면서 안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서보열 변호사는 "1심에서 나온 강도 상해 부분의 판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툴 것"이라며 "안씨가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증인을 추가로 세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까밝혔다.

끝으로 글은 제일 억울한 것은 안씨 자신이다이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현재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안씨는 편지글을 통해 억울하고 분노가 섞인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기무사는 민간인 사찰을 했다"며 "도대체 어떻게 해야 기무사에게 고발 당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이 불법 행위를 밝혀 낼 수 있는 것이냐. 그 상황에서 ‘기무사 직원인데 공무집행 중이다´’하면 ‘아! 그렇습니까 고생 많으십니다’하고 보내주어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폭행 여부에 대해서도 "가장 무서운 것은 신대위의 말만을 그대로 믿어버린 점"이라며 "신대위가 칼을 들었다고 하면 나는 칼을 들었던 것이고 총을 들었다고 하면 나는 총을 들었던 것으로 되었을 것이라는 점, 또한 기무사가 신원 파악만 할 수 있다면 그 자리에 있던 누구라도 범인으로 지목했을 때 빠져나갈 구멍 없이 범죄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불법적인 민간사찰이었다는 알면서도 그 전후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실 있지도 않았던 폭행과 캠코더, 수첩 등을 빼앗은 사실만을 처벌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고 있을 기무사 직원들 또는 다른 국가권력기구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한 것"이라고 신랄히 비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너무나도 억울하고 상처가 크지만 이 사회 속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었던 ‘나’에게 생긴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 생긴 일이라 생각하고 왜 하필 나냐고 억울해 하기 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여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싸워 나가는데 힘 쓰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