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세의 성격과 자주통일운동의 방향과 과제

박경순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소장)

 

총선 이후 한반도 정세는 긍정과 부정이 교차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10.3합의 이행이 싱가포르 북미합의를 계기로 해결국면으로 바뀌는 긍정적 상황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한편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남북 당국 간 갈등으로 남북관계가 최악의 경색국면으로 치닫는 부정적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긍정과 부정이 교차되는 현재의 상황이 어느 방향으로 귀결되는가에 따라 우리 민족의 삶과 운명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현 정세의 흐름이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그 속에서 자주통일운동의 방향과 과제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살펴본다.

1. 싱가포르 북미합의의 배경과 의미

지난 연말까지 완료하기로 한 2단계 행동조치 이행이 해를 넘겨 지연되고 있었던 까닭은 미국 내 대북 강경대결세력들의 내부 반발 때문이었다. 그들은 ‘10.3합의’(한반도 비핵화 2단계 행동조치 합의안)가 북한에 대한 굴복이라고 보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이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2.13합의’(한반도 비핵화 1단계 행동조치) 이행 지연에 BDA 문제를 악용했던 그들은 이번에는 ‘북한-시리아 핵 연계 설’(주1)을 이용해 ‘10.3합의’ 이행에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그것이 ‘10.3합의’ 이행에 결정적 장애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별로 없었다(주2). 그런데 한국 대선에서 친미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미국 내 정세가 급변했다. 한국 대선직후 미국 내 북한문제 전문가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는 12월 26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의 당선으로 한국의 대북정책이 현저한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죌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여론에 힘입어 미국 내에서 대북 강경대결세력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것이 10.3합의 이행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한 영향 때문인지, 과거의 활동보다는 미래에 더 관심이 있다고 주장했던 크리스토퍼 힐은 2월 6일 의회청문회에서 시리아와 북한간의 핵 커넥션 의혹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의 과거 활동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떠벌였다.

이러한 역풍 때문에 10.3합의 이행은 약속기한을 넘기고 교착상태에 빠져 들었다. 그렇지만 미국 내 강경 대결세력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교착상태 타개를 위한 대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에 따라 북미양측은 3월 13일 제네바에서 회담을 갖고 핵 신고의 범위와 형식 문제에 대한 견해의 차이를 극복하고 기본 원칙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구체적 문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해, 추후 일상적 외교채널을 통해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북미양측은 제네바 합의에 따라 북한의 유엔 대표부를 통한 협상채널을 통해 구체적 문안을 협의했고, 그 성과에 의거해 4월 9일 싱가포르에서 크리스토퍼 힐-김계관 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주3)에 도달했다.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언론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 측이 핵 신고서를 제출하는 동시에 미국 측은 정치적 보상조치(테러지원국 명단삭제와 대북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종료)에 착수 한다(주4). 둘째, 북한의 핵 신고의 범위와 내용은 북한 측 주장대로 플루토늄 프로그램에 국한한다(주5). 셋째, 농축우라늄 프로그램과 핵이전 의혹설 등에 관해서는 미국 측의 우려사항을 북한 측이 인식하고 있다는 선에서 북미비밀 의사록 형태로 마무리하기로 한다(주6). 넷째, 북미양측은 2단계 합의 이행에 맞춰 대규모 경제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주7).”

싱가포르 합의의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첫째, 미국이 북한 측의 요구를 수용해 플루토늄 문제만을 다루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미국 쪽 주장을 실질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농축 우라늄 문제나 핵 이전설 문제는 미국 쪽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 한 6자회담 장내에서 다뤄질 수 없게 됐다. 이로서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장애요소 하나가 사라지게 됨으로서 북한 측이 보다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

둘째, 2단계 행동조치의 원활한 이행을 가로막던 장애요인이 사라지게 됨으로서 ‘10.3합의’ 이행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이제 가까운 시일 내에 2단계 행동조치 이행이 완료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새로운 단계로 나가게 됐다. 2단계 행동조치 이행완료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지대하다. 그것은 미국의 대북 정치경제적 적대시정책의 두 기둥이었던 테러지원국 명단이 삭제되고, 대적성국 교역금지법 적용이 종료됨으로서, 정치경제적 대북적대정책이 무력화되고, 정치경제적 관계정상화의 기본 토대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북미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새로운 관계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 합의는 북미외교 대결사에서 북한 측이 거둔 또 하나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은 북한 측에게 농축우라늄 프로그램과 핵 이전 의혹설에 대해 간접시인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위하고 있지만, 그것은 패자의 쓸쓸한 자기만족적 평가이다. 이제 더 이상 농축우라늄 문제가 핵 이전문제를 6자회담 장내로 끌어들이거나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에 발목을 잡는 무기로 활용할 수 없게 되고, 이제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비밀 외교문서 창고에 깊이 묻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내 보수파들이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격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주8).

2. 진퇴양난의 처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거듭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대선 공약에서부터 기존 정부의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전면 거부하고, 새로운 대북정책을 주창했다. 창조적 실용주의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된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핵심은 ‘한미공조우선’ ‘선핵폐기’ ‘엄격한 상호주의와 전략적 개방노선’으로 정리된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비핵 개방 3000’(주9)이라는 정책 프로젝트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대북경협 4원칙(주10)을 제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상징 코드로 되고 있는 ‘비핵 개방 3000’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폐기하고 실질적 변화(소위 자본주의적 개방노선의 수용)를 전제로 남북경협을 확대하고, 남북 경제공동체 협력협정을 체결해 남북 경제공동체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 통합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북한에게 남북 화해협력과 경제협력을 발전시키려면, ‘핵 포기’와 ‘체제변환’ 두 가지를 약속하고 실천하라는 것으로 북한의 항복을 전제로 한 경제협력정책이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등장 이후 줄곧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시하면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다 3월말 합참의장의 국회 청문회 발언(주11)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를 격렬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3월 29일 통지문을 통해 김태영 합참의장의 답변을 ‘선제타격 폭언’이라고 규정하고 “지금까지 북남관계 역사에서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가장 엄중한 도전이며, 우리에 대한 공개적인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무분별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하고(연합뉴스),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4월 2일 “우리측 인사가 발언한 내용을 귀측(북측)이 임의대로 해석해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북측을 비난하는 답신을 보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상주하고 있던 남측 당국자들을 추방하는 행동조치를 취함으로서 자신들의 주장을 실천으로 옮기는 한편,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군사적 압박조치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 측은 4월 1일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거명하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을 격렬히 비난하는 글(주12)을 발표했다. 북한의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전반을 총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변경되지 않는 한 그 어떠한 당국 간 대화와 협력도 거부한다는 명백한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은 그 성격으로 봐 북한 정부당국의 정책의지의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며, 북측의 대남 정책을 통해 구체적 실천으로 옮겨지고 있다.

북측의 강경조치들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당황하면서도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고 있다. 정부당국자들은 성급한 대응은 북측의 전략에 말려들 것이라고 하면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당국자들의 태도로 볼 때 의도적 무시전략으로 북측의 공세에 김을 빼고, 시간을 벌자는 것이다. 하지만 의도적 무시전략은 현실성이 없다.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더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명박 정부는 더욱 더 곤혹스런 처지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현재 한반도 정세는 뭐니 뭐니 해도 북미양국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북미양국은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핵 신고 문제를 타결하고, 북미평화공존의 새로운 단계로 나가고 있다. 2단계 행동조치가 이행되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미수교와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북미협상의 도마 위에 오르고, 한반도 평화포럼이 열리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북미화해협력과 대규모 경제지원 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다.

이러한 정세에서 남북관계가 대결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의 처지와 같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변화과정에서 국외자 입장으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없이 북미관계 개선 없다고 외치고 있지만, 일본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주13) 납치문제 해결 없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없다고 외치면서 미국에게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으로 되고 말았다. 현재 북미관계 개선은 한반도 힘의 역관계 변화의 발현이며, 미국의 이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서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미국으로서는 한국과 일본의 처지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곤혹스런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던진 카드가 바로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제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이 위기 상황이 있을 때마다 간헐적으로 접촉하는 것보다는 정례적인 대화를 위해 상시 대화채널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연락사무소의 책임자는 남북한의 지도자와 직접 통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면서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제안은 남북간 대화도 전략적이 아니라 진정성을 바탕으로 내실 있고 실질적 진전이 있도록 해야 한다는 그간의 원칙을 바탕으로 나온 것”이라며 남북대화에 대한 진정성에서 나온 제안임을 강조했다. 언론들도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잇달아 대북 유화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데 주목(주14)하면서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제안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제안은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정책이거니와, 그 같은 제안이 현재의 곤혹스런 처지에서 벗어나는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게 이명박 정부의 비운이다.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제안 배경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북핵문제가 타결의 실마리를 찾고 북미관계가 급속히 개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수방관하다간 자칫 한국만 소외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만큼 미리 대책을 세우는 차원에서 제안된 것이 첫 번째 이유라면,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색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의 책임이 북한 측에게 있다고 책임을 떠넘기려는 게 두 번 째 이유이다. 즉 ‘우리는 터놓고 얘기할 준비가 돼 있는데, 왜 북측은 딴 길로 가느냐’는 것이다. 한마디로 좋게 말하면 북미관계 급진전 국면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남북대화를 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남북관계 경색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유치한 책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쨌든 연락사무소 설치제안은 진퇴양난의 궁지에 몰린 이명박 정부의 처지를 웅변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연락사무소 설치제안이 타개책으로 될 것 같지는 않다. 연락 사무소 설치제안은 순서가 뒤바뀌었으며 비현실적 제안이라는 점에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고,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타개책으로도 될 수 없다.

먼저,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면 연락사무소 설치제안과 같은 엉뚱한 제안을 할 것이 아니라,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비핵 개방 3000’과 같은 대결주의적 대북정책을 포기해야 한다. 이것 없이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다. 특히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제안과 같은 북한 측이 지금까지 부정적으로 대했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내 제안하는 것이야말로 북측을 자극할 뿐 긍정적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

다음으로, 남북경색의 책임을 북측에 떠넘기려는 의도 또한 실현될 수 없다. 현재의 한반도 정세발전과 남북의 구체적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책임 떠넘기기’가 해법이 될 수 없다. 일시적으로 책임을 떠넘길 수 있지만 한반도 긴장완화와 북미평화공존이 구체화되는 국면에서 남북대화를 발전시키지 못한다면 국민 대중들은 우리 정부당국자들의 무능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새 판짜기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발언력과 주도력이 약화되면서 국민 대중들에게 외교적 무능정부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3. 향후 한반도 정세 전망과 자주통일운동의 방향과 과제

향후 한반도 정세는 ‘10.3합의’가 이행되고 6자회담이 재개되면서 북미긴장완화와 평화공존 국면이 펼쳐지는 한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 문제를 둘러싼 남북의 긴장과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핵심 축은 북미관계(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주15)이다. 그리고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운명은 북미 양국의 역관계에 따라 규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북 핵실험 이후 북미관계의 주도권을 틀어쥔 쪽은 북한이며, 따라서 북한의 요구와 의도에 따라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운명이 좌우되고 있는 것이 현실태이다. 미국은 북한의 요구와 의도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저항하지만 현재 조성되어 있는 힘의 역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앞으로 나가려는 흐름을 일정정도 늦출 수 있을 뿐 기본 흐름을 저지하거나 뒤바꿀 수 없다. 이 점은 2.13합의 이행과정이나 10.3합의 이행과정에서 기본적으로 북한 측의 요구와 의도가 철저히 관철되었다는 점에서 명백히 확인된다.

10.3합의(주16)가 이행되게 되면 6.15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처럼 다양한 형태의 북미교류협력이 확대되게 되면서 북미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발전해 갈 것이다.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10.3합의 이행 이후의 북미관계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봐야 한다.

10.3합의가 이행되게 되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가장 본질적인 단계인 핵 폐기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핵 폐기 단계에서는 미국의 군사적 적대정책의 철회문제가 중심적인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가장 어렵고 힘든 협상과 대결이 펼쳐질 것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포럼 구성에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밝힌 것은 다음 단계의 중심쟁점이 다름 아닌 군사적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문제가 될 것임을 잘 보여준다.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의 포기문제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핵으로 하는 평화체제 구축문제로 현상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의 포기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것은 미국의 한반도 군사적 지배전략을 포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대한 군사전략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고, 뒤로 물러설 수 없다. 따라서 치열한 외교적 정치적 대결전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긴장완화와 평화공존 분위기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북미 교류협력이 진행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치열한 대립과 갈등이 내적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남북관계는 북미긴장완화 국면 속에서도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남북관계의 경색국면을 탈피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이명박 정부가 대결주의적 대북정책을 포기하고 남북 화해협력정책으로 선회해 6.15공동선언을 인정하고 10.4선언 이행에 적극 나서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대북 정책변화를 큰소리로 외친 이명박 정부로서는 쉽사리 정책변경을 내리기 어렵다. 하지만 한반도 긴장완화 국면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도발적 대북정책을 펼치기도 어렵다. 따라서 어정쩡한 태도를 견지할 것이나, 북한 측이 이를 그대로 둘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한 측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남북관계는 현상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대결과 긴장이 지속될 것이다(주17).

이러한 정세흐름에서 볼 때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이 요구된다.

첫째, 반전평화투쟁에 힘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반전 평화투쟁은 지금 결정적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를 둘러싸고 펼쳐질 다음단계는 반전평화투쟁의 마지막 단계이며, 전쟁이냐 평화이냐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결정적 국면이다. 이 투쟁에서 승리하게 되면 한반도는 영구히 전쟁위협에서 벗어나 항구적 평화가 실현되는 사회로 발전해 갈 것이며, 이 투쟁에서 실패하게 되면 또 다른 형태의 전쟁구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전쟁위기가 약화되었다고 해서 반전평화투쟁을 중도반단 한다면 지금까지 투쟁의 성과가 무로 돌라가면서 우리민족은 전쟁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이다.

현 시기 반전평화투쟁의 목표는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을 무력화시키고, 통일지향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통일지향적 평화체제란 한반도 전쟁의 근원 그 자체를 제거함으로서 공고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체제(주18)를 말한다. 통일지향적 평화체제의 구축과정은 미국의 대북 군사적 적대정책의 무력화과정이며, 그것은 한반도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의 치열한 투쟁과정을 통한 힘의 역관계 변화에 따라 그 진행속도가 좌우된다.

현 시기 반전평화투쟁의 중심 구호는 주한미군 없는 평화체제 구축이며, 구체적 실천방도는 대중들의 반미자주화 의식과 활동성을 비약적으로 제고시키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추상적 구호도 좋지만 그보다 구체적 생활과 현장에서 반미의식을 높일 수 있는 계기와 사건들을 잘 포착해서 투쟁을 조직화해야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정세의 기본 흐름에 역행해 시대착오적인 한미동맹 강화론을 외치면서 종속적이며 굴욕적인 퍼주기 외교에 매달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미 퍼주기 외교정책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잘 포착하고, 특히 민생과 관련해서 대중적으로 폭로하는 것은 반미자주의식화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효과적인 방도로 될 수 있다. 예상되는 쟁점으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평화유지활동을 핑계로 한 한국군의 해외 파병문제, 용산 미군기지 이전 비용 증액 문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MD 사업 참여문제, 동북아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 강화문제, 환태평양 공동방위체 구축문제,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키는 PSI 참여문제 등이 현안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많다.

둘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투쟁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현 시기 10.4선언 이행투쟁의 핵은 ‘두 가지’ 이다. 하나는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확대하고, 민족공조를 수호해야 하며, 또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민족공조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평화통일의식을 확산시켜야 하며, 6.15공동위를 강화 발전시키고, 남북공동행사를 수호해야 한다. 남북공동행사문제는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미리부터 안 될 것이라는 과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쟁취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번 6.15공동행사는 10.4선언 이행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관점에서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6.15기념일 제정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본질과 문제점을 국민 대중들에게 널리 폭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야말로 대중들의 자주통일의식을 올바로 확장시키기 위한 중심고리이다. 핵문제 해결 없이 남북관계 발전 없다는 정책은 부시 행정부 초기 대북정책이었던 선핵포기 노선의 재판이며, 그것이 초래한 후과는 이미 입증되었으며, 실패로 끝났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노선의 비현실성을 적극적으로 폭로해야 한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보수적 학자들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속출하는 등 대중적 지지기반이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내성 있게 설득하고 폭로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히 자각하고 자신감을 갖고 사업을 펼쳐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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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북한-시리아 핵 연계설’이란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기고한 글에서 시리아가 북한에서 핵 프로그램 관련 기술과 물질들을 수입해 보관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고 주장하면서부터 터져 나온 이슈로서, 9월 6일 이스라엘 공군기들이 시리아 영공을 침범해 ‘그 어떤 건물’을 폭격하면서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한 이슈이다. 미국 내 네오콘들은 ‘그 어떤 건물’이 북한이 시리아에게 핵을 이전하려고 한 건물이라고 주장하고, 그 건물이 영변에 있는 핵시설과 구조와 모양이 비슷했다는 소설까지 썼다.

2) 이러한 네오콘들의 주장에 대해 미 정부 당국자들은 시인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은근히 북한을 압박했다. 하지만 이것이 10.3합의 이행에 결정적 장애로 될 것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것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 해 12월 중순 의회에서 비공개 브리핑을 가진 뒤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과거 확산 활동의 유무와 상관없이 미국은 현재 또는 미래에 핵확산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연말까지 핵 신고를 기대한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3)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북한 측은 그 이튿날 바로 외무성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정치적 보상조치와 핵 신고 문제에서 견해 일치가 이룩됐다”고 밝힌 반면에 미국 측은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약간의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백악관에서 4월 14일 부시대통령이 싱가포르 합의를 인정했다고 공식발표함으로서 싱가포르 합의를 추인했다.

4) 6자 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핵 신고와 미국 쪽의 대응 조처(행정부의 의회 통보)는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시차를 두지 않고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5) 북-미 싱가포르 잠정합의에 따라 북한이 6자 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할 공식 신고서 내용 등을 사전 협의하기 위해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이끄는 미국 실무 대표단이 곧 평양을 방문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6자 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 “실무협상의 주제는 플루토늄 관련 사항”이라고 말했다.

6) 이것이 소위 간접시인설이다. 미국측은 이 조항을 북한 측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과 핵이전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것이 과연 간접시인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구체적 문안이 어떻게 되어 있을까를 둘러싸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데, 미국 쪽 반응으로 볼 때 그렇게 해석하기 어려운 문안으로 정리된 것 같다. 언론에 흘러나오는 보도를 보면 ‘미국 측은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이나 핵 이전설에 대해 일정한 우려를 가지고 있고, 북한 측은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로 요약된다. 이러한 내용이라면 이것은 북한 측이 간접 시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단지 공식적으로 반박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7) 이에 관해서는 쌀 50만 톤 지원설이 언론에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아마 비밀의사록 형태로 농축우라늄 프로그램과 핵이전 의혹설들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거나 부정하지 않고 미국 쪽의 우려사항을 인식하고 있다고 표명해 미국의 체면을 세워 준 데에 대한 댓가로 보인다.

8)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는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부시의 북한 항복문서’라는 글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핵확산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 없이 핵신고 합의안에 동의해서는 안된다”며 “북핵에 대한 정밀조사 없이 동의하는 것은 부시 행정부의 명백한 항복”이라고 부시를 맹비난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스스로를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에 비교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북핵에 대한 정책은 빌 클린턴과 지미 카터의 교본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9) ‘비핵 개방 3000’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문호를 개방할 경우 한국이 적극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내에 3000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주된 내용이다. 즉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될 경우 ‘비핵 개방 3000’ 구상을 가동해 북한 경제를 수출주도형 경제로 전환해 매년 15~20%의 성장(평균17%)을 지속해 10년 후 국민소득 3000달라 경제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300만달러 이상 수출기업 100개를 육성하고, 30만의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경제적 인프라 구축(고속도로와 에너지 시설)을 지원하고 이를 위한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00억불 상당의 국제협력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10) 대북경협 4원칙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월 1일에 제시한 것으로 △북핵 문제의 진전 △경제성 △재정부담 능력과 가치 △국민적 합의를 말한다. 이 당선인은 이러한 4원칙에 따라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대북경협사업 중 “‘우선 할 것’, ‘나중에 할 것’, ‘못할 것’을 구분하겠다”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협력사업은 취임 후에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11) 김태형 합참의장은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았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의 김학송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북핵시설을 선제 타격하겠다고 답을 했다. 국회의 인사청문회 회의록에 따르면 김 의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적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빨리 확인해서 적이 그것을 사용하기 전에 타격하는 것이고 그것이 저희 쪽에서 사용되지 않게끔 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고, “만약 (북한이) 유사시에 핵을 사용한다는 징후가 있을 때는 정밀 타격하는 방안이 합참에서 준비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김학송 의원의 이어진 질의에 대하여 “예”라고 답변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개념에 입각한 것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12)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이명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새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 개방 3000’을 총체적으로 거부하고 “지금처럼 북남선언들과 합의들을 짓밟고 외세의 추종하면서 대결의 길로 나간다면 우리도 대응을 달리 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 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는 제목의 논평원 글에서 이 대통령을 “이명박 역도”라고까지 지칭하면서 “이명박 정권은 저들의 친미사대 반북대결 책동으로 말미암아 북남관계가 동결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파괴되어 돌이킬 수없는 파국적 사태가 초래되는 데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비핵 개방 3000’을 “반동적인 실용주의”라고 주장하고, 새 정부가 실용주의를 내세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부정하고 그 이행을 가로 막아 나서고 있으며 특히 남북관계를 “실용외교의 농락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비핵 개방 3000’에 대해 “우리의 핵완전 포기와 개방을 북남관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극히 황당무계”한 것이라거나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며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반통일 선언”이라는 등으로 맹비난했다. 신문은 “‘북핵포기우선론’은 핵문제의 해결은 고사하고 그에 장애만을 조성하며, 북남관계도 평화도 다 부정하는 대결선언, 전쟁선언 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며 “핵포기우선론을 내걸었다가 수치스러운 참패를 당한” 미국과 한국의 전임정부의 교훈을 명심하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이 대통령이 “그 누구의 개방을 운운함으로써 북남관계를 불신과 대결의 낭떠러지로 몰아가고 있다”며 “개방 넋두리는 결국 반북대결을 고취하기 위한 반민족 궤변이고 북남관계를 전면 부정하는 반통일적 망동”이자 “우리의 존엄과 체제에 대한 용납못할 도발”이라고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에서 인용)

13) 일본정부는 납치문제 해결 없이 북일 관계 개선 없다는 정책 하에서 대북제재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 납치문제 해결 없이 테러지원국 명단삭제를 허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외치고 있다. 그러한 정책 하에서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북경제지원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일본은 6자회담에서 발언권이 약화되고, 6자회담의 진행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들로부터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다. 얼마 전 일본은 대북경제제재를 6개월간 연장하는 조치를 또 취했다.

14)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현지시간 18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반도 전문가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대화를 해야 할 상대”라면서 “남한과 북한은 실질적인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방미 직전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한반도의 참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힘써보자고 말하고 싶다”면서 “김 위원장은 이런 발전적 관계 형성을 위해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17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서울과 평양에 각각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3일과 15일에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거푸 했고 인도적 대북지원 의사도 최근 발언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표명했다. (연합뉴스인용)

15) 2.13합의와 10.3합의 이행과정에서 명백해진 점은 6자회담은 형식상 6개국 회의체이고, 6개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끌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미양자 협상에 따라 그 운명이 결정되고, 북미양자 협상의 결과를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추인하는 공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6) 10.합의의 핵심내용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삭제로 상징되는 정치경제적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포기이다.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정치경제적 대북 적대정책과 군사적 대북 적대정책이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중에서 정치경제적 대북 적대정책이 무력화된다면 대북 적대정책의 반신불수의 정책으로 된다. 사실상 군사적 대북 적대정책도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한 이상 거의 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

17) 경우에 따라서는 극단적 대결국면이 일시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으나, 그것이 갖는 한계로 인해 장기적으로 극단적 대결국면이 지속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다.

18)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기본 방향은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이다.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는 평화와 통일의 상호연관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기초해서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자주적 통일이 동시 병행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평화와 통일을 동시에 추구하는 평화체제이다.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한반도 전쟁구조의 구조적 혁파를 지향하는 ‘현상타파 형 평화체제’이다. ‘현상타파 형 평화체제’는 한반도 전쟁구조의 구조적 혁파를 통해 전쟁의 근원을 제거함으로서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체제이다. 한반도 전쟁구조의 구조적 혁파를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함으로서 공고한 평화체제의 기틀을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는 주한미군 없는 평화체제이다. 주한미군과 한미군사동맹은 한반도 전쟁구조를 유지하는 기본 동력이며, 한반도 전쟁구조는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군사동맹 유지의 물적 기초이다.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는 주한미군 철수를 통해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고 민족의 자주와 통일의 대문을 활짝 열수 있는 주한미군 없는 평화체제를 지향한다. 통일 지향적 평화체제는 분단체제를 남북화해협력 통일체제로 전환함으로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해 민족내부의 분열과 대립의 씨앗을 제거하고 공고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평화체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