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막가파적 대북정책을 논한다
 

2008. 4. 14 김영민

 

들어가며

2008년 4.9 총선이 끝이 났다.
이명박 정부 취임 한 달 뒤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역대 총선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한나라당 과반수 의석차지로 끝나버렸다. 민주 개혁세력의 대표체를 자신하던 통합민주당의 몰락과 한나라당의 사생아 친박 무소속의 대거 당선은 남한 정치 지형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 노동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교두보 확보라는 커다란 희망을 갖게 되었다. 분당사태로 인한 진보진영의 분열로 여론 몰이를 당했던 민주 노동당이 노동, 농민의 아들들을 지역구에서 당선시킴으로써 당당히 민중을 대표하는 대중정당임을 확신시켰다. 비록 17대 국회보다 적은 의석수지만 민주노동당의 제2 원내 진출을 자축하며, 단결과 혁신의 새로운 중심체, 진보대연합의 구심체로써 민주노동당이 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서두에서 장황하게 선거를 얘기한 것은 4.9총선 투쟁을 무엇보다 열심히 치러낸 전국의 동지들에 대한 수고의 인사와 더불어 총선투쟁을 치루느라 소홀히 넘긴 이명박 정부의 반통일적, 반민족적, 친미 사대적 행태에 대한 규탄과 통일의 대강령인 6.15공동선언과 실천 지침인 10.4 선언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자각하고, 이명박 정부의 반북 대결 책동을 대중적 투쟁으로 분쇄시켜야 함을 가슴깊이 호소하기 위해서이다.

1. 최근 남북관계일지

3. 19   김하중 통일부장관의 발언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며 북핵 포기 우선론을 강조
3. 24   이에 대해 북한은 19일 김하중 통일부장관의 발언과 관련 남측에 대해 3일 내에 개성 남   북 경협사무소 남측 당국 인원 11명의 철수'를 요청
3. 26   통일부 업무 보고자리에서 한 이명박의 반통일적 발언
        “남북 지도자들이 통일을 늘 부르짖는다. 그것이 과연 가슴에서 우러나고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국민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통일의 구호였는지 지도자들의 전략적 의미에서의 구호로 해석해야 할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 “핵을 이고 우리가 통일하기가 힘들고 본격적 경제협력하기 힘들다”거나 “우리 통일부 모든 간부들이 이제까지 해오던 그런 방식의 협상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UN의 협조를 얻어 중국에 거주하는 탈북자들의 난민지위 부여가 가능한가”
        “북이 북경에서 만나자고 하면 내용도 알아보지 않고 가서는 안 된다. 무엇을 요구하는지,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고 가도 늦지 않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태영 합창의장의 발언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체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적(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변, '예방적 선제공격'을 주장
        또한 "NLL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내야 할선이다. 거의 영토개념에 준하는 선"이라고 발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
        "시간과 인내심이 다해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신고(서)를 제출하기 바란다"고 미국의 속내를 적극 대변, 북한을 공개 압박
3. 27  개성 남북경협 사무소 남측 인원 철수
3. 28  북은 서해상 단거리 스틱스 대함 미사일 수발을 발사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미국이 계속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우기면서 핵문제의 해결을 지연시킨다면 지금까지 겨우 추진되어 온 핵시설무력화에도 심각한 영향이 미치게 될 수 있다”며 '핵불능화 중단'을 공개 경고
        북 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담화
         합동 참모본부장이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는 발언을 비난, 최근 남측 전투 함선들이 서해 영해를 침범하는데 대한 경고
3. 29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단장 김영철 중장의 통지문
        김태영 합동 참모 의장의 ‘선제타격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남측 당국자들의 군사 분계선 통과를 전면 차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 전달
3.30    조선 중앙통신 북측 군사 논평원 발언
        김합동참모의장 발언은 선전포고이며, ‘우리식의 앞선 선제 타격이 일단 시작되면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로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고 경고
4. 1    로동신문 논평 ‘남조선 당국이 반북 대결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를 발표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에 대해 강도 높게 전면적으로 비판
4.2     3.29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단장의 전통문에 대해 남측 군 당국의 답변 통보
        “우리측 인사가 발언한 내용을 귀측 임의대로 해석하여 문제를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며,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며 북측의 ‘선제발언타격발언’취소, 사과 요구를 일축   
        남측 정부는 4.1 북측의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에 대해서도 “정확한 진의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북한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무대응
4. 7    노동신문의 개인논평 ‘ 핵 재난을 몰아오는 반역의 무리’를 발표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과 김하중 통일부 장관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
4. 8    노동신문 ‘개방설은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도발’을 발표
        "이명박 패당의 망동은 인민 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와 우리의 존엄 높은 체제에 대한 용납 못할 모독이고 도발이며 반통일 대결책동‘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
4. 10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건설 공사현장을 감독하는 조달청 직원 1명이 북한 당국의 요구로 퇴거조치


2. 최근 위기에 봉착한 남북관계

남북 관계가 심각한 위기 상태에 빠져들고 있으며,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4월 1일 북한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라는 장문의 논평원 글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극단적이고 전면적으로 비판해왔다.
 
이명박에 대해 ‘리명박’ ‘리명박과 패거리들’ ‘보수정상배’ ‘모리간상배’ ‘너절하고 후안무치한 협잡군’ ‘쓸개빠진 매국역적’ ‘역도’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면서, 취임 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켜보던 북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를 끝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 개방, 3000〉은 우리의 《핵완전포기》와 《개방》을 북남관계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극히 황당무계하고 주제넘은 넉두리로서 민족의 이익을 외세에 팔아먹고 대결과 전쟁을 추구하며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는 반통일선언이다”라고 규정짓고 있다. 또한 〈비핵, 개방, 3000〉에 대해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평가하였다.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비핵》과 관련하여 이명박은 북의 〈핵완전포기〉를 들고 나옴으로써 미국의 핵전쟁사환군, 반북대결의 돌격대로 나서고 있으며, 미국과 남조선이 끌어들인 핵무기는 북의 핵억제력을 보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며 북의 강위력한 핵억제력이 얼마나 정당한가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명박이 취임하여 처음 한 것이 미국의 초대형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을 비롯한 최신핵전쟁장비를 남조선에 끌어들이고 외세와 함께 북침핵전쟁연습을 벌인것, 그리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와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합의한 공동성명과 〈동시행동원칙〉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조소하며,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해 망쳐놓은 것은 이명박정부임을 강하게 경고하였다.

둘째 《개방》과 관련하여 북은 지금까지 누구에게 문을 닫아맨 적이 없으며 심지어 미국에게도 관계개선의 문을 열어놓았고, 북의 노력에 의해 남북의  대화와 접촉, 왕래가 활성화 되었는데 이명박이 《대북정책추진 4대원칙》이라는 것을 내걸며 개방,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고의적인 정치적 도발이며, 서로 비방 중상하지 않으며 내정간섭하지 않기로 한 북남관계의 기본원칙조차 모르고 설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명박이 아무리 정치문외한이라도 적어도 북남관계기본원칙을 밝힌 7.4공동성명과 조국통일의 대강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조소했다.

셋째, 《국민소득 3000》에 대해 10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 3000불을 만들어 주겠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우리를 너무도 모르고 정치 감각이 없는 표현이라며, 10전 한국의 금융위기로 국가파산에 있던 남조선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북의 전쟁억지력이 아니었다면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냐며 푼수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북은 지난날에 그러했던 것처럼 남조선이 없이도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지만 남조선이 우리와 등지고 대결하면서 어떻게 살아나가는지 두고 볼 것이다 라며 강하게 경고하였다.

이 외에도 이명박 정부의 북에 대한 인권시비에 대해 북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과 동시에 동족 사이의 적대감과 불신을 고취하고 북남관계를 대결로 몰아가기 위한 고의적 정치 도발이라 규탄하였다. 또한 남북관계를 외교 속에서 다루어 나갈 것이라며, 민족문제를 대미관계의 종속물로, 실용외교의 농락물로 전락시켰다며 비판하였고, 미일과 결탁하며 3각 군사동맹관계구축에 열을 올리며 한반도와 그 주변지역을 핵전쟁 위험을 증대시키고 있다며 전면 비판하였다.
마지막으로 북은 ‘리명박은 지금까지의 인내와 침묵을 오산하지 말아야 한다’ 며 이명박 정부가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였다.

이러한 북의 강경대응에 대해 남한 당국은 답변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남한의 보수 언론들은 4.9 총선용 북풍이라며 일제히 떠들었다. 그러나 4월 6일 북한의 온라인 매체인 우리민족끼리 논평에서 앞서 발표한 4월 1일 노동신문 논평은 남측의 대북적대정책에 대해 우리의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이며 총선용이라고 떠드는 것은 왜곡이며 날조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4.1 노동신문사설을 통한 북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은 이미 예상되어 있었다.
19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핵이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협력은 확장되지 않는다며 북의 선핵포기 우선론을 주장하였고, 이에 대해 북측은 강하게 반발하여 남북경협 사무소의 남측당국자들을 27일에 철수시켜 버렸다. 이러한 민감한 상황에서 남측 정부는 북측의 대응에 대해 무시하며, 오히려 이명박과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김태영 합창의장 등의 반통일적, 반민족적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

26일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은 “남북 지도자들이 통일을 늘 부르짖는다. 그것이 과연 가슴에서 우러나고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국민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통일의 구호였는지 지도자들의 전략적 의미에서의 구호로 해석해야 할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남북 지도자’를 겨냥하며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완전히 외면하고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꺼내들었다.

또한 6자회담의 틀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북측의 핵 신고와 미측의 테러 지원국 해제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두고 북미간 힘겨루기가 한창인 마당에 남측이 중재자적 입장을 벗어던지고 미측과 한목소리로 북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26일 워싱턴에서 유명한 외교통상부 장관이 라이스 미 국무부 장관과 나란히 서서 “북핵 신고와 관련해 시간과 인내심이 끝나가고 있다”고 미측 입장을 대변해 대북 압박에 나섰으며, 19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고 남북관계를 지렛대 삼아 북핵문제를 거론하였을 뿐 아니라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해서 한마디 없이 ‘나들목 구상’만 일방적으로 내놓으며 서해상의 공동어로구역이나 평화수역 설정 등에 대해 전혀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북측으로 하여금 더 이상 현 상황을 묵과할 수 없도록 자극했을 것이다.

같은 날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김태영 합창의장은 한나라당 의원의 '북한이 소형 핵무기를 개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어떻게 대체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적(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 만한 장소를 확인해 타격하는 것"이라고 답변, '예방적 선제공격'을 주장하였고, "NLL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켜내야 할선이다. 거의 영토개념에 준하는 선"이라고 발언하여 우발적 사고가 물리적 충돌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 봉착하였다.

실제 북한은 28일 발표한 인민군 해군사령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26일에는 13차에 걸쳐 14척의 전투함선들을 황해남도 강령군 쌍교리 동남쪽 우리측(북측) 영해 깊이 침입시킨 것을 비롯하여 매일 5~6척의 전투 함선들을 이곳 수역에 들이밀었다’,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와 주변해상에서는 우리 해군함선을 《타격소멸》하기 위한 통합 화력타격, 해상전술기동연습들이 매일과 같이 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서해 5도 주변 수역에서 전쟁훈련을 하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북한 영해에서 남측 해군이 훈련을 하는 것으로서 북한을 심각하게 자극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훈련을 해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판에 분계선이 불명확한 지역에서 훈련을 하는 것은 북한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된 행동으로 의심하기 충분하다.

이뿐 아니라 3월 2일부터 7일까지 한반도 전역에서 진행된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Key Resolve/Foal Eagle)연습이 진행되었다. 이번 군사연습의 양상인 ‘전략거점 조기점령’ 방식은 실제 2003년 이라크전에서 수도 바그다드를 침공한 작전방식이다. 정밀타격무기, 특수부대등 정예병력을 투입해 적의 핵심지휘 시설이나 군사시설이 밀집한 전략거점을 초기에 타격, 무력화 시킨 다음 전면전에 나서는 방식이다.
‘토마호크 순항 154기를 장착한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가 한반도에 들어오고, 이라크전에 투입되는 ’미 해병대 1사단 7연대 사령부‘가 배치되면서 이라크전의 실전 용병들이 한국 해병대에게 시가전 기술을 가르쳤다. 전쟁초기 ’작계 5026‘을 적용해 북한의 전략 거점을 타격한 다음, 전면전을 위한 ’작계 5027‘을 적용시키는 대대적이고 광범위한 실질적 한미군사연습이며 북에 대한 한미군사 압박이다.

앞서 살펴본 남북 관계의 경색과 함께 북에 대한 한미 압박은 북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하게 만들었다. 합창의장의 북핵기지 선제 타격론에 대해 3월 28일 오전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사일 수발을 발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았고, 한미의 신고 압박에 대해서 외무성 담화를 발표하였다.

3월 8일 서해상에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남측 당국과 국방부는 애써 그 의미를 축소시키며 정례적 군사훈련이었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이는 북의 의도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행태이다. 분명 서해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의 의미는 10.4 선언에서 합의했던 내용들을 이행하라는 북의 정치 군사적 행동이며, 서해상의 평화를 위협하는 남측의 서해 군사연습에 대한 강한 정면대응인 것이다.

이와 더불어 한미의 농축우라늄 신고압박에 대해 북은 외무성 담화를 발표하였다.
2002년 10월 미국의 제임스 켈리 특사가 방북한 후 ‘고농축우라늄’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때부터 제2차 북미 핵대결이 시작되었고 이는 6자회담으로 이어져 9.19 공동성명을 낳았고 2.13 합의, 10.3 합의가 차례로 탄생하였다. 10.3 합의에 따라 북한은 핵프로그램 목록을 신고하였는데 여기에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은 없었다.

실제로 미국이 먼저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명분으로 1994년 채결된 북미 제네바합의를 파탄 냈는데 이제 와서 그런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밝혀지면 미국은 습관성 거짓말 국가로 전락하게 되고 제네바합의 파탄의 책임까지 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은 ‘고농축우라늄’이란 표현을 언제부터인가 ‘농축우라늄’으로 바꿔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은 무슨 일이 있어도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목록에 ‘농축우라늄’을 포함시켜야 한다.

이러한 농축 우라늄 의혹과 더불어 미국은 북이 핵시설과 관련한 기술노하우와 일부 자재를 시리아에 제공해 주기로 비밀합의를 했고, 지난해 9월 이를 두려워한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의혹시설’을 폭격하였다며 북의 핵확산을 시인하라고 강요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수 차례에 걸쳐 그런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아왔다. 이번 외무성 담화를 통해서 “미국측이 수입알루미니움관의 행처만 밝혀주면 《우라니움농축의혹》은 풀릴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에 예민한 군사대상들까지 미국전문가들에게 보여주고 시편도 제공하는 특례적인 조치를 취해주었다”, “미국측은 《수리아와의 핵협조의혹》을 처음 들고나올 때에도 수리아의 해당대상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파괴되여 이 문제는 더 해명할 필요도 없게 되였으니 그저 핵전파를 하지 않는다는 조선측의 공약을 재확인해주면 되겠다고 요청하였다. 이《의혹》역시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10.3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한 진지한 노력의 일환으로 그 요청도 대범하게 들어주었다”고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북미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이명박 정부의 등장에 기대를 거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7일과 14일, 미 하원과 상원은 각각 이명박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정치평론가 유창선씨는 ‘(미국 의회가) 특정 당선인의 당선을 축하하고 그 국가와의 관계 강화를 바라는 결의안까지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하였다.

이에 앞서 2월 1일에는 공화당 소속 미 상원의원 6명이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할 충분할 시간을 주고, 그동안 미국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약속이나 경제 지원도 중단하라’고 촉구하였다. 한국 정부를 이용해 자신들이 북미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일신문 3월 18일자 기사 ‘미, 이명박 대북정책 우려 전달’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도 3월 14일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을 다녀오기 전까지 어떤 대북제안이나 대북접촉도 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달 11일 버웰 주한미군 사령관의 미상원 군사위원회 발언등을 보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MD(미사일체제)편입을 요구하며 더 많은 첨단 무기 구매를 강압하고,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참여, 주한미군 주둔비 증액, 한미 FTA 결속등 미국의 요구사항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처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한미동맹이 긴밀해지면서 6자회담의 지체와 남북관계의 경색이 연동되자 북한은 한미 양자를 모두 압박하기 위한 행동에 들어갔던 것이다.

3. 6.15공동선언, 10.4 선언 외면한 MB의 통일정책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2008년도 남북관계 발전 실행계획’(이하 2008계획)은 기존 대북 화해협력 정책을 ‘국민적 비판’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후퇴시키고 있다.
새 정부가 내세운 대표적인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의 뼈대가 그대로 유지돼 “북핵문제 진전상황을 보아가며 남북관계 발전의 속도와 폭, 추진방식 조정”이라는 연계고리가 명기됐고, “남북대화를 통해 북핵문제와 관련한 우리와 유관국의 입장을 직접 전달하고, 북한의 핵폐기 결단 촉구”, “남북회담 개최 계기시 ‘비핵.개방 3000 구상’ 설명” 등이 이행계획으로 담겼다. 기존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남북관계 진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을 뒤집고 연계론을 공식화한 셈이다.

10년 내에 북한 주민 1인당 연간 소득 3천 달러가 되도록 돕는다는 이른바 ‘3000’ 구상은 향후 과제로 남겨져, ‘비핵.개방.3000 구상 추진기획단’(가칭)을 구성, 운영하되 북핵상황을 감안해 가동시기를 조정하겠다고 했다. 따라서 당북간 남북관계는 본격적인 경제협력이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고 북핵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두번째 목표인 ‘상생의 경제협력 확대’의 구체적 과제들을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기존에 합의된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나 산림. 농수산.자원개발과 같은 1차 산업 중심의 초보적 경협 사안들이 주요한 과제로 제시돼 있다.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10.4선언’에 명기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이나 조선협력단지 공동개발과 같은 굵직한 경협 사안들은 모두 빠져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은 “개선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그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밝혔지만 “진정한 남북간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남북현안에 많은 문제가 개선되어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하며, 남북간 경협에도 상호주의와 호혜성, ‘실용과 생산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 하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나들섬 구상’ 만이 경협 과제에 들어가 있고, 그나마도 올해는 사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기본계획 수립과 남북 협의를 추진하는 선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를 반영해 이미 통일부 조직편재에도 ‘나들섬 추진기획단’이 신설돼 있다.

대체로 본격적 경협은 북핵문제 이후로 돌리고 기존에 추진 중이던 사업 중 개성공단이나 1차산업 중심의 초보적 경협 사업만을 추진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으로 평가되며, 10.4선언에서 합의된 대규모 신규 경협사업은 회피하되 그 실현성이 의심되는 나들섬 구상만이 반영된 정치적 취사선택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2008계획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난 10년간 활발해진 사회문화교류 부분은 항목에서조차 사라져 완전히 제외됐고, 이에 반해 그간 조심스럽게 추진되어온 인도협력이 ‘호혜적’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공개적으로 수면 위에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통일부 조직축소개편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기존 남북경제협력본부와 사회문화교류본부가 통합돼 남북교류협력국으로 축소됐고 인도협력국이 신설된 것과 궤를 같이 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민간단체들이 주도했던 사회문화교류는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고 총리회담에서 합의됐던 6.15공동행사 서울 개최와 당국대표단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에 반해 보수단체들이 주도했던 북한 인권운동이 전면에 나서고,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든지 북한인권 문제를 인류 보편적 가치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국제사회 및 NGO 활동에 협력한다는 구상은 북측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향후 남북관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통일정책 추진 4대 원칙으로 내세운 △실용과 생산성 △원칙에 철저(비핵화, 남북대화), 유연한 접근 △국민 합의 △국제협력과 남북협력의 조화는 대체로 남북관계를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실용. 생산성’을 판단하기 위한 대북정책 5대 실천 기준 역시 비슷한 내용과 취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반통일적, 반북대결적인 정책은 앞선 정권들이 합의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외면하고, 남북관계를 동결시키며, 한반도의 긴장과 대결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나가며

출범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율도,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도 총선과정에서 보면 40%대로 주저앉았다.
역대 군사정권에서도 없었던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다 번복 당했고, ‘통일은 없다’등의 책을 써낸 반통일 인사를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바꿨던 이명박 정권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여론 조사에 따르면 10명중 7명이 반대하는 ‘대운하 건설’은 결국 대기업들의 배불리기로 끝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정권 시기에 한미동맹이 약화되었다며 ‘한미동맹강화’를 부르짖는 MB정권은 미군과의 북침군사합동 훈련에 열을 올릴 뿐 아니라 미군 주둔비 지출과 주한 미2사단의 이전비용 분담에 합의했고, 2012년 돌려주겠다는 작전통제권도 유보해 달라고 하는 등 ‘한미동맹강화’가 아니라 예속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MB정권의 친미 사대적, 반통일적 행태들은 남북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 북은 4월14일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외면한다면 남한정권과 상종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재천명하였다.

 남북관계의 악화는 한반도의 긴장과 전쟁을 불러오는 대재앙이 될 뿐 아니라 남한 경제를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다. 식민지 예속 자본주주의 한국 경제는 ‘모기지론’으로 시작된 미국 발 경제 악화파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외국자본 보유로 굴러가는 한국의 주식시장은 한반도의 긴장상태가 극대화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며 도덕성 시비마저 면제받은 이명박 정권은 남북관계의 악화가 다만 남북관계의 후퇴뿐 아니라 남한경제를 몰락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남북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위해 이명박 정부는 통일의 대강령인 6.15공동선언과 그 실천 지침인 10.4선언을 성실히 준수해야 한다. 이전 정권들과의 차별성만을 강조하다 온 민족 구성원들에게 차별당할 수 있음을 알고, 이명박 정부는 지금 벌이고 있는 대북적대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