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극우세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국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강렬한 의지

2007년 11월 26일  현주경

 

1. 미국과 야권

1) 민족자주의 흐름에 쩔쩔매는 미국

미국은 북한의 선군총공세에 연속적인 타격을 받으면서도 한국 대선에서 극렬히 친미예속적이고 반북호전적인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버시바우 미대사를 비롯, 윌리엄 페리 등의 인사들이 한국 대선주자들과 연이어 회동하였으며 최근에는 정통 민주계 계열의 인사로 분류되는 도널드 그레그의 방한이 거론되었다. 이들의 활발한 대선주자 면담 행보는 한국 대선판에서 미국의 적임자를 낙점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갈수록 높아가는 한반도의 민족자주 기운에 떠밀려 더 이상 공개적이고 노골적인 대선개입을 하지 못하고 음성적인 정치공작에 매달리고 있다. 대선을 불과 30여일 앞둔 현재, 골수 친미반통일 분자인 이회창이 반통일 이념공세를 부르짖으며 다시금 출마행보를 벌인 정황도 미국의 정치공작의 한 결과라고 하겠다. 미국은 지금 어떻게든 한국 대선에서 친미반통일세력의 승리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이회창의 출마는 이명박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미국으로부터 보수세력의 대선후보로 최종낙점받지 못하였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 백악관이 이명박과의 면담을 거부하고 미국무부가 BBK의 증언자 김경준을 한국으로 보내 얼마전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에게 유리한 입지를 만들어 주고 있다. 앞으로 미국은 북미관계정상화가 대세로 놓인 한반도 정치정세의 변화와 BBK사건의 파장, 이회창 출마에 대한 반응, 범여권의 단일화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하여, 향후 이들 정국의 흐름에 따라 선거 막판에 가장 당선 가능한 친미보수 대선주자를 최종낙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명박과 더불어 이회창을 병행시키는 것은 2007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명박과 한나라당의 반통일 움직임이 현저히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80% 가량의 높은 국민지지율을 대세로 인정하며 <한미동맹>을 사수하는 것을 전면화하지 못하였고 정상회담을 파탄시키는 정치모략에 열을 올리지 못하였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단지 남북경협의 재정마련 문제에 시비를 거는 위축된 대응에 머물렀던 것이다. 향후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관계정상화의 일정을 무시할 수 없는 미국은 이처럼 북한에 대해 수세적 대응에 머무르는 이명박 진영을 확고히 신뢰할 수 없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보수진영 내에서 <친미극우반북 이념노선>이 실종된다면 향후 총선과 남북관계 발전 과정에서 한국사회는 다시금 민족자주의 마당으로 전환될 것이며 미국은 한반도에서 영원히 쫓겨나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현 정국에서 미국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미반통일 이념공세를 전면화하여 우리민족의 선군총공세에 끝까지 저항하고 나아가 북미간 힘관계를 역전시키는데 있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을 극우반동집단이다.

게다가 이명박은 범여권의 각종 검증공세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고 그 지지층도 견고하지 못하다. 지난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은 경선승리에 집착한 나머지 서로를 극렬히 공격하여 이명박은 검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국민여론이 형성되어 있다. BBK사건으로 이명박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공세가 시작되는 현재 시점에서 이명박 지지율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이회창을 무소속으로 출마시켜 보수후보를 난립시켜서 BBK로 인한 이명박 이탈 대중을 흡수하고 향후 정국구도의 변화추이에 따라 후보전술을 유동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미국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명박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경합국면으로 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미국의 현재 대선전술은 다자구도에 입각한 이명박과 이회창의 동시운용으로 보인다. 미국은 두 세력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진보개혁세력의 성장을 최대한 저지하고 극우반통일적인 반동정권을 창출하기에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방향으로 후보문제를 정리하려 들 것이다. 현 시점에서 이회창의 출마는 이명박으로 하여금 좀더 극우반통일적인 노선으로 가게끔 압박하는 효과도 있으며 향후 정국여론을 이회창과 이명박이 독점하여 국민들이 남북관계 발전과 범여권 단일화 등 보수세력에 불리한 여타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수작도 있다.

미국은 폭넓은 보수세력을 긁어모아 보수대연합을 구축, 친미반북보수정권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회창과 같은 친미극우반통일 호전적 인물이 정계에 다시 등장한 것은 더욱더 강력한 친미반북세력을 키워 보수대연합의 중심을 잡으려는 술책이다. 이회창의 출마는 친미보수세력의 분열약화가 아니라 보강강화 전술인 것이다. 이는 이회창이 출마하면서 친미보수세력의 정치역량의 총본산인 한나라당이 분열되지 않고 이회창이 다른 당을 만들지도 않은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금 미국은 BBK로 공격을 받는 이명박의 대세론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회창과 박근혜의 간접적인 공조를 통해 이명박을 계속 압박해 더욱더 친미보수화시키며, BBK로 공격을 받은 이명박의 지지율이 급락하면 이회창과 박근혜의 직접적인 결합을 통해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장악하고 이회창은 대선에 대응하도록 하는, 운영전략을 동시에 펼치고 있다고 하겠다. 

2) 다시금 경합을 벌이게 된 이명박 진영

한나라당 경선에서 가까스로 이긴지 2달여만에 이명박은 보수진영의 새로운 대선 경쟁자와 맞닥뜨렸다. 11월 7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이회창은 강삼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를 전략기획팀장에 임명하는 등 최소화된 간부진으로 선대위를 발족시키고 공식적인 선거행보에 나섰다. 11월 7일 이회창은 24.8%(CBS-리얼미터)의 지지율을 보이는 등 대체로 20% 이상의 지지를 보이며 정동영을 제치고 2위에 올라 이명박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였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진영에는 이회창의 출마로 첨예한 긴장과 갈등이 흐르고 있다. 이들은 이회창이 출마의 뜻을 내비치던 10월 말만 하더라도 이회창을 설득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다 이회창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자 이명박 진영은 11월 9일부터 2002년도 이회창 측근이었던 권철현이 출마철회 단식을 하는 등 이회창에 대한 전면전으로 바뀌었다. 다만 이 시기 한나라당 내 일부 의원들의 탈당, 이회창 합류설이 나돌아 당 내부가 뒤숭숭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진영의 이방호는 이회창의 차떼기 대선자금 문제를 거론하였고 이회창 측은 이명박의 BBK 비리문제를 거론하는 등 양측간 갈등은 다시금 화합할 수 없는 극렬한 양상으로 치달았다. 양측 지지자들은 이회창 사무실 앞에서 주먹다짐을 하였으며 이명박 지지자들이 이회창에게 살해협박을 하고 달걀을 투척하는 등 갈등이 격화되어 국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이 모든 현상들은 미국의 낙점을 받지 못한 이명박 진영의 불안함에서 유래한다.

다급해진 이명박 진영은 자신의 대세론을 깨뜨리는 검증공방에 대응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11월 16일 김경준의 송환에 맞추어 한나라당은 증권거래 법률전문가 고승덕을 영입하여 홍준표를 두목으로 하는 BBK전담 변호사단을 묶고 검찰의 발표를 실시간으로 해명하겠다고 하여 BBK사건의 파장을 어떻게든 줄여보려  안달하고 있다.
또한 이명박은 이회창의 대북강경책을 흉내내며 보수세력의 인심을 얻어보고자 한다. 이명박은 재향군인회의 안보강연에서 “무엇보다도 안보는 모든 것의 초석”이라느니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며 극우이념적 발언에 발광하고 있다. 이명박은 한나라당에서 최근 내놓은 소위 ‘한반도 평화비전’도 자신의 대북정책과 차이가 있다고 부정하며 극우보수집단에게 구애를 펼치고 있다.

사면초가의 이명박은 외부세력을 찾아 도움을 구걸하고 있다. 이명박은 박근혜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였으며 이를 위해 자신의 측근이었던 이재오마저 사퇴시켰다. 게다가 이명박은 정몽준 영입에 주력하고 있으며 11월 15일에는 전 정보통신부 장관 진대제를 영입했다고 발표하였다가 90분만에 취소하는 등 불안감에 흔들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는 종래까지 유지하던 이명박과 이회창의 등거리 관계에서 벗어나 이회창 출마에 대해 원론적 차원에서 비판조로 언급하고 이명박의 11월 12일의 대구경북 집회에 박근혜계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등 조금씩 한나라당의 테두리로 돌아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나라당의 당권을 노리고 진행되는 박근혜 진영의 기회주의적인 약은 수이다. 박근혜 진영은 앞으로 이명박을 후원하는 척 하며 이재오 등 이명박의 측근들을 밀어내고 한나라당 지도부 주위로 들어가 BBK사건 등으로 이명박이 흔들릴 때 곧바로 당권을 장악하여 2008년 총선의 공천권을 잡이채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박근혜는 “승자가 공천권을 갖고 휘두르는 것은 구태정치”라고 하며 당내 공천권에 깊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러한 구도는 향후 이명박이 BBK 등의 검증공세를 이겨낼 수 없을때 대권의 이회창과 당권의 박근혜 사이에서 밥그릇 싸움이 형성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미 이명박 진영은 낙마설이 파다하게 퍼진 가운데에도 전전긍긍하며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11월 11일에는 자녀들의 위장취업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하였으며 쏟아지는 BBK 의혹에 대해서도 명쾌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BBK의 검찰 조사가 이명박의 주가 조가혐의를 인정할 경우 이명박은 대선후보 사퇴압력을 강하게 받을 것이며 박근혜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정치적 기반이 비슷한 박근혜와 이회창 간에 상호협력-보완관계가 직접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검찰이 애매모호한 발언으로 정치적 부담을 피하는 경우에는 BBK사건은 대선정국의 막판까지 중심화두가 되어 이명박 진영을 괴롭힐 것이다. 이 경우 이명박이 어느 정도의 검증공세를 견뎌내느냐에 따라 보수세력의 대선주자는 판가름날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건 대선은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질 수밖에 없으며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보수세력의 부패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이는 보수세력이 압도적 다수대중의 국민들로부터 고립되는 양상을 불러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3) 대북강경책과 민심대장정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이회창

BBK 김경준이 한국송환을 요청한 시점에 대권도전 야심을 드러내기 시작한 이회창은 미국의 배경도 그렇거니와 차기대권을 차지하고자 하는 욕심이 확고하여 끝까지 대선가도를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통해 보수세력을 새롭게 재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뚜렷한 조건에서 이회창은 대선을 완주하는데 이해관계가 크다고 하겠다.

한편 이회창은 몇 가지 지점에서 이명박과 차별성을 보이며 2002년 대선과는 달라진 모습으로 보수세력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
이회창은 북핵폐기를 전면화한 극단적인 대북강경책을 내세운 이념공세로 전통보수세력을 결집시키면서 이명박을 견제한다. 이는 이회창이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두여중생 촛불집회에 어설프게 참가하였다가 여론의 조소만 받았던 과거에 대한 대책이기도 하다. 이회창은 11월 11일의 진보연대 집회를 두고도 이회창이 대통령이 된다면 법을 지키지 않는 일은 추호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마찬가지로 이회창은 한미동맹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이회창은 70이 넘은 늙은 나이에도 권력욕에 환장하여 항간의 민심대장정을 흉내내면서 마치도 자신이 지난 2002년의 대선패배를 크게 참회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하였다는 식의 모습을 보여 동정여론을 불러일으키려 한다. 이회창은 양복을 입지 않은 채 포장마차의 어묵국물을 마시고 떡집에서 가래떡을 뽑는 등 소위 민심대장정을 통해 지난 2002년 대선시기 자신에게 집중되었던 권력층, 부패세력의 인상을 희석하고자 한다. 이는 이회창 자신이 민생의 탈을 쓰고 국민들 안에 들어앉아 자신을 그 무슨 참회하는 대안정치인인 것처럼 미화하려는 검은 속내를 가지고 진행되는 계략이다.

극우보수의 이념공세와 참회의 거짓눈물을 토대로 이회창은 20% 가량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는 등 이명박의 지지층과 더불어 다른 주자의 지지층도 일정하게 가져오는데 성공하였다. 이회창은 과거 박근혜 지지층을 상당부분 흡수하였다. 이회창은 대구경북지역에서는 30%대의 지지율을 얻으며 이명박 지지율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영남, 충청권과 저소득, 저학력 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이명박 표를 잠식하고 있다. 이회창의 출마로 인해 민주노동당, 범여권의 지지율도 일제히 소폭 하락한 점은 유념할만 하다.

이회창은 앞으로 펼쳐질 남북관계의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면서 이념공방을 격화시켜 남북관계 발전을 훼방하려들 것이며 이와 동시에 <민심행보>를 본격화하고 BBK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마치 자신이 기성의 보수세력과 다른 것처럼 행동할 것이다. 이미 조갑제는 이회창의 지지율이 20%에서 답보하는 것은 극우보수의 선명한 이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회창은 향후 BBK사건을 비롯한 각종 이명박 검증공세 국면에서 극우보수세력의 조직력과 자금력을 자기쪽으로 끌어들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 경우 정국구도에 따라 박근혜와의 야합과 갈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회창이 부르짖는 극단적인 반북공세는 10.4공동선언과 총리급 회담 이후 제기되는 12월의 다양한 후속조치와 정면으로 대결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회창은 선거가 본격화되었을 때 그 반동적인 안보관이 여론의 도마에 올라 수많은 중간층이 그를 이탈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이명박과 이회창을 동시 운영하고 있지만 이명박은 검증공세를 돌파하는데서 이회창은 중간층을 결집시키는데서 불안감이 있으며 이는 미국의 목표인 친미보수세력의 확대강화를 쉽지 않게 하고 있다.

4) 갈팡질팡하는 보수세력

극우반동세력과 뉴라이트 세력을 비롯한 보수세력은 이회창 출마를 두고 찬반으로 분열하여 갈팡질팡하고 있다. 독립신문과 뉴라이트 계열의 세력들은 이회창의 출마는 보수의 분열을 야기한다며 반대한다. 이와 함께 조, 중, 동의 보수언론과 조갑제 등도 이회창 출마에 대해 출마초기의 전면적인 지원을 하던 태도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며 관망하는 태도로 변화되었다. 이는 이회창 출마가 미국과 보수세력의 치밀한 각본이라는 정황이 드러난 조건에서 미국이 향후 정국의 지각변동을 살펴보며 그 대응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전열을 재정비하여 후보난립으로 혼란스러운 보수세력 내부를 단속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일례로 심대평은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고건을 아우르는 4자 보수연합을 주장하였다. 독립신문은 김경준의 BBK 송환과 이회창 출마로 보수세력이 뒤숭숭해졌을 때 미국이 한국 대선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기사를 발표하여 보수세력의 불안감을 달래보려 시도하였다. 이러한 정황은 미국이 주도한 이회창 출마 방안이 보수세력 내부에 극심한 혼란과 불안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느 경우이건 향후 지분을 놓고 벌어지는 보수세력의 세력다툼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이들의 진흙탕 싸움을 막고 봉합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이명박의 BBK 사건은 되돌릴 수 없고 이회창의 차떼기 대선자금도 삼성비자금을 빌미로 잔금문제가 불거진 상태이다. 심대평의 보수연합론도 이회창과 이명박의 체면을 잊은 싸움판으로 물건너가버리고 말았다. 11월의 정치일정이 거듭되는 가운데 보수세력은 정국분위기가 반전될수록 더욱 치열한 내부갈등과 세력다툼에 내몰릴 것이다. 미국과 친미보수세력은 제아무리 꼼수를 쓰더라고 종국에는 선군에 기초한 자주통일, 민족대단결의 함성에 묻혀 공멸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2. 범여권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나 지분다툼으로 진통 겪고 있다.

이회창 출마와 BBK 김경준 귀국으로 정국 반전의 기회를 잡은 범여권은 외적으로 이명박에 대한 정치공세를 강화하면서 내적으로 후보 단일화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후보단일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정동영 측이다. 정동영은 1단계 민주당과의 합당, 2단계 문국현 진영과 연합정부 또는 공동정부 구성, 3단계 민주노동당에 노동, 복지문제를 맡기는 방식으로 3단계 연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동영의 3단계 연합은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대통합신당과 민주당은 협상 착수 5일 만에 전격적으로 ‘합당 및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양 측은 당내 지분을 50 대 50으로 나누고 19일까지 중앙선관위에 합당 등록을 완료하며 TV토론을 2회 실시한 후, 23~24일 이틀에 걸쳐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대통합신당은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시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민주당과의 통합조건에 대해 재논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날 오전 친노진영과 당내 중진, 초, 재선 등이 제각기 회동을 갖고 민주당과의 일대일 합당을 골자로 하는 이번 합의는 당내의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 없이 이뤄진 것으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해찬도 이날 친노의원들과 모임에서 당내 의견수렴 없이 결정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손학규도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썩 열광하는 분위기가 안 되는 것 같다며 지역정당의 모습을 띠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일단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정동영은 신당 지도부의 재협상 방침에 대해 4자회담 원칙은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재협상으로 이어졌다. 신당은 재협상에서 의결기구 지분을 5대5에서 7대3으로 하자는 안을 제시하였고 이 안은 친노진영, 손학규계, 김근태계, 시민사회 출신 등 각 계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지분 문제로 재협상은 결렬되었고 11월 20일 이인제는 ‘비통한 심정으로 이제 더 이상 그들과의 재통합이나 후보단일화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선언하였다.

결국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은 최종 결렬되었다. 결과가 이렇게 되면서 정동영은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고 있다.
정동영은 측근을 포함한 신당 의원 대다수가 민주당과 5대5 통합을 반대했지만 이기려면 이 길밖에 없다며 밀어붙였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신당 관계자는 정 후보에게서 절박함이 느껴졌다고 말했고 정동영도 12일 아침 합당선언 직전 당 중진들과 만나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할 정도로 민주당과의 통합에 집착하였다. 정동영은 유리하게 재편되고 있는 현 정국에서 후보단일화를 통해 정국 반전과 대선 승리의 돌파구를 열려 하였지만 이것이 순탄치는 않다.
그러나 양측 모두 대선 전에 후보단일화를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정동영 측은 문국현, 권영길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동영은 3단계 연합의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반부패연석회의를 제안하고 정동영-문국현-권영길 3자 회동에서 삼성비자금 특검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통합이 난황에 빠지고 후보등록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정동영은 문국현과 권영길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후보단일화 제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반면 문국현 측은 정동영 진영이 당통합을 추진하다가 궁지에 몰리자 독자행보를 더욱 강화하면서 정동영을 압박하고 있다.
문국현 측은 아직까지 인물 중심의 후보 단일화는 없다며 그러나 가치와 정책 중심의 단일화는 가능하다는 원칙론을 고수하고 있다. 문국현은 민주당과의 통합논의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계속 정체성이 다른 정치집단을 이어 붙인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한테는 오히려 불안감을 주거나 신뢰를 주지 못할 수 있다며 비판하였다. 그는 최근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가 조금 내려가면서 흔들리고 있고, 여러 가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이런 흐름에 따라서 (대선구도의) 변화가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본다고 말해 당분간은 독자행보로 국면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20일 문국현은 기자회견에서 정동영이 스스로 더 이상 희망을 줄 수 없는 무능한 정치세력임을 인정하고 부패와 무능을 넘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기치 아래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며 ‘정동영 후보께서 이런 요청에 동의하기 힘드시다면 왜 사퇴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공개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와 대통합신당의 공과를 정확히 가리고, 정동영 후보의 사퇴요청에 대한 문제, 그리고 단일화 문제까지 모두 토론할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정동영의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문국현은 정동영이 통합실패로 궁지에 몰리자 공세차원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즉 정동영을 구태정치로 몰아붙이면서 차별성을 부각하여 개혁성향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고 이를 통해 향후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같은 요구를 정동영 측이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제 단일후보가 되기 위한 정동영-문국현 간의 기싸움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국현 후보는 통일외교 분야 정책이 거의 제시되고 있지 않아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가 상당한 진통을 겪고 있지만 후보단일화가 완전히 무산되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민주당은 단일화를 거부할 경우 호남민심을 잃게 돼 총선에서도 참패할 가능성이 높고 문국현은 정동영과의 연대를 거부하면서도 원칙적으로는 단일화에 찬성하고 있어 조금 더 조건이 무르익으면 범여권의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후보 단일화의 방법론이다.
정동영이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실패한 이유는 당 대 당 통합을 추진해 복잡한 지분다툼을 자초한데 있다. 따라서 정동영 측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으로 단일화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후보단일화의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와 관련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이 주목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1월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당 단일화하면 당연히 국회의원 내다보는 지분 얘기도 나오고 하면 문제가 어려워진다면서 문국현씨까지 포함하여 모두 다 연합으로 해서 대통령 당선시키고 총선 끝나고 나서 통합하는 ‘선연합, 후통합'론을 주장했다.
잡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복잡한 범여권의 세력 구조를 놓고 볼 때 무리한 통합 추진은 오히려 후보단일화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하되 각 정치세력의 지분을 일정하게 보장하는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안이 현재 범여권의 상황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3. 민주노동당

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 날 이후 민주노동당의 대선태세가 서서히 갖춰지고 있다

11월 11일 민중총궐기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민주노동당 중심의 대선태세가 일정하게 갖춰지고 있다.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의 주도하에 서울 4만, 전국 4만, 총합 8만여명이상의 큰 규모로 범국민행동의 날이 성사되면서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의 조직력과 정치력을 대내외에 일정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권영길 후보는 ‘만인보’를 통해 범국민행동의 날을 실천적으로 진두지휘하면서 이를 계기로 진보진영의 대선후보, 대표인사로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다.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는 11월 총궐기의 여세를 대선승리로 모아가기 위해 12월1일 2차 총궐기를 서울 집중투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범국민행동의 날 이후 민주노동당과 진보연대는 삼성비자금 문제를 통해 대선정국의 주도권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3자 회동을 통해 민주노동당이 주도적으로 삼성비자금특검을 이끌어 내었다. 민주노동당이 삼성특검을 계기로 반부패전선의 중심에 나설 경우 향후 대선정국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개혁세력과의 반부패 공동전선에 대한 당내 일부 진영의 반감이 적지 않아 민주노동당이 광범위한 반부패연대전선을 주도적으로 형성하는데 일정한 한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같은 당의 부담은 한국진보연대가 덜어주고 있다.
진보연대는 삼성비자금 수사, BBK 이명박 사퇴 등의 구호를 들고 24일 촛불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반부패투쟁에 돌입한다. 26일부터는 매일 촛불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한총련과 함께 시국농성에 돌입하는 안도 검토 중이다. 12월1일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12월8일, 12월15일까지 큰 규모의 반부패투쟁을 기획 중에 있으며 대선전까지 범국민적인 반부패투쟁을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가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불필요한 당내 노선갈등이 빚어져 민주노동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이번 대선의 중심구호로 내세워 당내에 노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좌파진영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대선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권영길 후보가 중심구호를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으로 정리하면서 대선기조 논쟁은 일단락되고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해묵은 정파 갈등이 촉발되어 민주노동당의 대선승리와 진보진영의 단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당내 각 정파들이 대선보다는 총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민주노동당의 대선투쟁에 적지 않은 장애요소로 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삼성비자금문제 등 당면현안투쟁보다는 지역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각 정파들 역시 총선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현황은 앞으로도 쉽게 극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범여권과의 연합정부, 공동정부 구성 문제가 진보진영 내에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정동영 진영은 범여권 후보단일화 이후 민주노동당과의 연합을 적극적으로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문국현 진영도 민주노동당에 일정한 연대의사를 가지고 있어 대선 막판 민주노동당과 범여권의 연정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정파구도를 놓고 볼 때 권영길 후보가 범여권 후보와 반부패연대 이상의 공동전선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범여권 단일후보가 결정되고 정동영이 제의한 노동, 복지 이상의 구체적인 연정제안을 해 올 경우 진보진영 내에 일부세력이 동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진보진영 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며 이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앞서 언급한 대선기조논쟁과 같은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그러나 당의 현황 상 후보연합, 연정론이 큰 힘을 얻지는 못할 것이며 따라서 실제 연합이 추진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주노동당이 독자적인 원칙과 힘으로 대선에 임하여 역량을 꾸준히 축성해야 한다는 주체역량 강화노선에 비추어 연합론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불필요한 후보연합, 연정론으로 대선을 얼마남겨두지 않은 긴박한 상황에서 당내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하며, 당내 모든 세력은 권영길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최선을 다하여 대선투쟁에 독자노선으로 임한다는 입장을 튼튼히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대선투쟁은 권영길 후보가 고군분투하고 있는 형국이다. 권영길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 있고 진보진영 내에 대선승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세력도 많지 않아 이 같은 형국이 쉽게 타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중투쟁에 의한 외부적인 자극이 절실히 요청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연대를 중심으로 이회창 대선잔금과 친미극우반통일성, 삼성비자금, BBK 등 현안을 쟁점화하여 광범위한 반부패전선을 형성하고 범국민적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집권 저지 뿐 만 아니라 민주노동당 강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반부패 대중투쟁을 강화하는 것이 현 시기 민주노동당의 지지부진한 대선투쟁 열기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4. 국민들의 정치여론

대선이 박두해 오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대선이 앞으로 한달여 정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정치여론이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11월에만도 5~6차례에 걸쳐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시행되는 등 각종 여론조사가 범람하면서 그 신뢰도에 의문이 제시되고 있으며 실제 조사방법에 다소 문제가 있어 여론조사 내용을 이해하는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실례로 직장여성층은 여론조사 대상에서 거의 제외되고 있다. 이번 분석은 여론조사에 근거하면서도 국민들의 정치의식 저변을 좀더 심층적으로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려고 한다.

1) 최근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정치여론은 국민이 주인되는 새정치열망에 근거해 형성되고 있다.

2002년 노무현의 당선과 작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참패는 부패한 친미보수세력과 무능한 민주개혁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평가된다. 이것은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낡고 구시대적인 정치를 원하지 않으며 새정치실현의 요구를 실현하지 못하는 정치세력, 낡은 정치세력들을 심판하겠다는 의지의 강력한 표출이었다. 이것은 이번 대선 국면 전반에서도 관통되고 있다. 8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상대적으로 개혁적이라고 평가되는 이명박이 여론조사에 힘입어 후보로 선출돼, 강력한 조직기반을 갖추어 당원 경선에서는 승리했던 박근혜등 골수친미세력들의 입지가 약화되었다. 또한 이회창의 복귀에 대한 반대여론이 강력하다. 이명박에 대한 지지도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가 왜곡돼서 표현된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번 대선에서 뽑힌 사람이 마음에 안들면 또 바꾸면된다는 인식도 팽배한 상황이다.
지금 국민들은 자신이 주인되는 참다운 새정치를 갈망하고 있으며 이것을 다양한 형태로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2) 이번 대선에서 반한나라당 기조와 노무현 및 여권에 대한 심판 기조가 대립하며 정치여론조사에서 후자가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 이번 대선이 무능한 민주세력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론이 70%대,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20%대로 나타나고 있다. 가장 유력한 범여권 후보인 정동영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정체상태에 있고 실제 지지층도 호남지역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아직도 과거 노무현을 지지한 층, 20~30대 개혁층들의 절반 정도가 이명박에 묶여 있는 것이 사실이며 정동영의 지지층에는 보수층들도 다소 포함되어 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활력있는 층인 20~30대가 개혁진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대북정책, 경제정책에서 화해협력과 빈부격차해소에 대한 지지도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대 및 심판의지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소 완화되는 듯 하였지만 다시 원상복귀되었다는 것이며, 이명박에 대한 정책적 지지라기보다 노무현과 여권에 대한 심판의 대안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회창이 20%대의 지지율을 가지고 출마하면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는데, 이회창의 출마는 20~30대의 개혁층들에게 일정하게 형성되어온 이명박 대세론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범여권의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는 조건에서 유동층만 증가시키고 있으며 범여권 지지층 중 보수층의 이탈만 가져올 뿐 당장에 범여권에 유리한 형국이 조성되지는 않고 있다. 

3) 이회창의 출마는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보수 대 진보개혁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회창의 출마는 그동안 활기를 띠지 못했던 대선정치토론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이명박 대세론과 지지율의 하락에 기인한 것이다. 실제 이명박의 지지율은 30% 후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김경준 귀국 전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대략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38~40%, 20~22%, 10~15%, 6%, 3%의 지지율 구도를 보였다. 
지금 국민들은 이명박이 낙마하거나 지지율이 급락할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이회창의 등장으로 보수 대 진보개혁 전선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이회창의 등장은 과거 이념대결의 등장과 구정치세력의 대표주자의 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회창의 등장으로 이처럼 높아지는 관심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가 앞으로 대선에서 최대 변수로 예측되며 지금 형국은 BBK등으로 인해 이명박이 타격을 입으면서 유동층이 증가하며 일정 부분을 범여권과 이회창이 흡수하는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반부패전선은 진보개혁세력의 입지도 올려줄 수 있지만 이회창을 도와 줄수도 있다. 실제 이명박의 부패문제로 이탈하는 이명박 지지층에 보수층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박근혜의 ‘이회창은 정도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한나라당이 수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앞으로 BBK등이 본격화되면 파괴력에 따라 전반적인 정치지형의 변화도 예측된다. 

한편 민노당에 대한 지지율은 이회창의 출마라는 정치변동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권영길 후보도 3~5%대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의 정치지형은 무엇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서 민노당의 입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하겠다.

이런 조건에서 여론조사의 결과만을 놓고 일각에서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내지 보수세력의 승리가 확실하니 진보개혁세력은 내년 총선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이런 주장은 민중중심의 정치세력을 원하는 국민들의 정치의식 저변과 최근 3자 구도로 형성됨에 따라 고조되고 있는 국민들의 관심과 이의 역동적 가능성을 제대로 보지 못한 패배적 인식이라 하겠다. 

4) 김경준 귀국 이후 여론 조사 양상

11월 19일 경향신문 발표 결과에 의하면 36.6%가 앞으로 대선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는 BBK 주가조작 의혹을 꼽았고 이회창 후보 출마 및 대선 완주 여부, 삼성 비자금 사건, 범여권의 합당 및 후보 단일화가 꼽혔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서울에서 BBK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수도권에서 이명박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17일 한겨레-리서치 플러스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명박 지지층는 38.6%로 축소되었으며 화이트 칼라, 주부, 서울에서 주되게 이탈이 일어났다. 이는 이명박의 주 지지층의 이탈이 서서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겠다. 특히 서울은 52.7%에서 45.3%로 하락해 하락폭이 컸다. 이런 지지율 하락을 BBK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연관하여 보면 비비케이 사건 수사결과가 대선 후보 선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4.1%, BBK에 이명박이 연루될시 지지할 지에 대해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31.9%, BBK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결과 발표시기는 대선 이전이 바람직하는 응답이 77.2%로 BBK 사건이 실제로 이명박의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있다고 판단된다.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지지 이탈층에서 절반이 이회창으로 1/4이 범여권으로 1/4이 부동층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며, 한겨레-리서치 플러스 여론조사는 22.9%로 부동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19일 서울신문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서울에서 23%, 수도권에서 26%가 부동층으로 나타나고 있고 20대(30.2%), 화이트칼라(28.6%), 학생(35.1%)층에서 부동층의 비율이 높다. 대선구도의 역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하겠다. 

한편 이회창은 김경준 귀국 이후 하락하는 이명박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SBS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회창이 16.3%를 기록, 정동영의 17.3%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물론 그 즈음에 발표된 신문사 조사에서는 2위를 차지했지만 이 조사결과는 이회창이 이명박지지 이탈층을 완전히 흡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수층에서 이명박 지지가 45.9%로, 이회창의20.7% 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완전한 흡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범여권은 지지율에서 총합 20%대, 정동영 10%대 초반, 문국현 5%대, 이인제 3%대에 머물러 있다.

한편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40%대말에 이르지만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42.3%에 달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충청지역은 50%에 이른다. 이는 낡은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적 환멸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새정치 실현의 강렬한 열망을 잠재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해 준다고 하겠다.

이번 대선의 주제가 경제인 것 같지만 사실은 노무현과 여권 심판이며, 그것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모든 정치세력에 대한 심판의지를 말한다. 이런 의지 저변에는 자신이 주인되어 자신을 주인으로 섬기는 정치를 실현시키겠다는 국민들의 강렬한 의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