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대선국면, 그리고 변혁운동



 

1. 민족 공조의 원칙


  미 국무부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에 대해, 한미 간에 계획된 훈련은 사실상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나아가 한미 간 국방협력과 동맹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발언하였다. 그리고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방부는 당연히 제기될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 중단 요구를 회피하기 위해 곁다리로 진행되는 화랑훈련과 충무훈련을 연기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 그 자체이다. 결국 그들은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을 대규모로 강행하였다.


  을지포커스렌즈 전쟁연습은 북한의 체제붕괴를 목표로 하는 작전계획 5027-04의 교리에 기초하여, 미군이 주도하고 남한의 민, 관, 군이 총동원되는 전면전적인 대북 공격연습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컴퓨터 모의 전쟁연습이다. 이 전쟁연습 속에는 군사분계선을 돌파하는 북진 공격을 상정하고 있으므로 그 대북 공격성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는 결코 방어훈련이라고 볼 수 없으며, 북한은 심각한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규모 전쟁연습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시대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역사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시됨으로써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음이 분명하다. 특히 지금 북한에는 사상 유례가 없는 엄청난 수해로 인해서 수 백 명이 희생되었고 3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북한을 겨냥한 대규모 전쟁연습 놀음을 벌일 때가 아니라 온 겨레의 힘을 하나로 모아 북한의 수해복구에 함께 나서고 북한 동포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할 때임이 분명함에도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유린하는 한미동맹에 묶여 반민족적인 배신행위를 한 것이다.


  남북 정상들이 분단 역사상 처음으로 2000년 6월 상봉과 회담을 가지고 겨레의 숭고한 평화통일 염원을 담아 합의하고 발표한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첫 항은 우리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한 것이었다. 조국통일을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것, 이것이 바로 615공동선언의 핵심이며 기본적인 사상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민족끼리라는 민족 공조의 원칙이야말로 조국통일운동에서 견지해야 할 기본정신이며 이념인 것이다. 그것은 외세의 개입을 반대하는 민족자주사상이며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통일을 이룩하자는 민족대단합사상이다.


  남북 정상이 만나 시급하게 풀어야 할 정치군사적 화해협력의 결정적 장애인 소위 근본문제들 중 가장 간단한 문제라고 볼 수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중단 문제도 미국의 결제와 허락 없이 남한 정부가 독자적으로 남북정상회담에서 중단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점, 여기에서 남한 정부의 예속성의 현 주소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으며, 자주와 통일의 문제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자주 없이는 통일도 없고, 통일 없이는 자주도 없다. 결국 정상회담의 근본 지향성이 한반도의 자주와 통일의 실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2.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과제


 

  7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관심이 지대하다. 언론들에서는 정상회담의 중심적 의제와 국민적 요구를 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국민의 70~80%가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다고 하니, 2차 남북정상회담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역사적 의의는 결코 깎아 내릴 수 없는 것이 되고 있다.


  2차 남북정상회담이 현상적으로는 남북 당국의 판단과 결심에 의해 개최가 합의된 것으로 보이나 그 정치적 동력과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간의 남북 자주통일세력들의 피어린 투쟁의 결실, 즉 한반도 평화와 자주통일을 지향하는 모든 반전평화, 자주통일세력들의 피나는 투쟁의 산물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국이 대북강경대결정책을 접고 평화공존정책으로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의 선군정치의 결연한 투쟁이 결정적으로 승리하였음을 본질적 내용으로 하는 것이지만 남한의 민중운동이 수행한 반전평화투쟁, 자주통일투쟁의 역할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결심하게 된 까닭을 최근 남북관계 및 주변 정세가 호전되고 있어 현 시기가 순회 상봉의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주된 이유인 주변 정세의 호전이란 213합의로 한반도의 긴장이 부분적으로 완화되어 남북관계에 대한 미국의 개입과 간섭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하고 남북 관계의 호전이란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였던 남한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된 측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상회담 개최 합의서는 남북정상의 상봉이 615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확대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공동번영, 그리고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나가는 데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즉 2차 남북정상회담의 본질은 남북관계를 확대발전시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한 통일 회담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한나라당 쪽과 미국 쪽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가 핵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회담을 열기도 전에 실패로 몰아가기 위한 불순하기 짝이 없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한반도 핵문제는 6자회담의 기본 의제로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공동 프로세스가 합의되어 추진 이행 중이다. 9월 초 6차 6자회담에서 불능화 이행을 위한 행동 대 행동 조치에 대한 본격 협상이 합의되어 있고 제반 회담들이 진행 중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차례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현재 구체적 협의안건이 없는 상황에서 핵문제를 중심의제로 올려놓고 다시 비핵화 의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밝히라고 요구한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엄청난 결례이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체면 밖의 무례한 요구를 강요하는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없이는 조국의 평화통일도 없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실현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핵심적인 과제인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문제로서 핵심적인 내용들은 모두 북미 간의 문제이거나 최소한 남북미 3자가 협의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지 남북이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결국 남북이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한반도 평화실현문제는 군사적 신뢰 구축, 군사적 화해협력 문제들로서 한미합동군사훈련, NLL문제, 주적론 문제 등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고 화해협력을 증진시켜서 조국통일의 유리한 국면을 여는 문제들이 중심 의제로 될 것이 분명하다.


  남북경협문제를 중요한 의제로 상정하는 분석도 있으나 이 또한 정상회담의 성과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 진다. 주요하게 다루어질 문제이긴 하나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어 왔고 별다른 입장 차이가 없는,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는 방향에 이견과 쟁점이 있을 수 없다고 보여 진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사안들도 해결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보여 진다. 결국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평화, 공동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 창출의 3대 의제 중 최대의 쟁점은 역시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창출하기 위한 방안을 내오는 문제가 될 것이다.


  615공동선언 발표이후 7년간의 남북관계 발전을 총체적으로 진단 평가하고 그에 기반 해서 남북관계를 질적으로 도약시키고 자주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정치적 정책적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심적인 의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될 것이다. 그 첫째는 소위 근본문제 해결의 방도를 찾는 것이며, 둘째는 통일을 위한 정치협의기구를 창설하는 문제이다.


  지금까지의 교류협력의  단계를 뛰어 넘는 정치군사적 화해협력으로 단계를 높이기 위해서는 결정적 장애로 되고 있는 소위 근본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근본문제란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부정하는 국가보안법, 참관지 제한이 있으며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부추기는 한미합동군사훈련, NLL, 주적론 문제가 있고 경제적 협력을 막고 있는 바세나르 협약 등의 경제적 제제를 말하는 것이다. 남북관계의 양적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근본문제 해결의 방도를 남북정상이 찾아내야 한다.


  정치협의기구를 창설하는 문제는 615공동선언의 핵심적 진수라고 할 수 있는 제2항의 통일방안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합의한 구체적 해법을 실현하는 문제이다. 615공동선언의 제2항은 남측의 통일방안인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 방안의 공통성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합의로서 제1항의 원칙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방도를 내오는 문제로 귀결된다. 통일방안의 공통성이란 영구분단을 반대하고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 서로의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는 기초 위에 체제 공존형 통일을 지향한다는 것, 외교와 국방권을 두 지역정부가 가지고 있는 데로부터 연방통일정부를 구성한다는 것 등을 말한다.


  낮은 단계 연방제와 공통성을 가진 연합제란 남한의 과거 정권이 제시한 국가연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부정적 본질, 즉 Two Korea노선의 영구분단론을 거세하고, 연방통일국가를 지향하되 두 개의 주권적 실체를 인정하는 다시 말해서 외교와 국방권을 두 지역정부가 대부분 가지고 있는 형태에서 연방통일정부 구성을 시작하는 방안을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국가연합은 통일방안이라고 볼 수 없으며 북측이 인정할 수 없는 분단노선인 것이다. 결국 615공동선언 제2항은 형태적으로 연합제에서 통일정부 구성을 시작해서 연방제 통일국가를 목적의식적으로 지향하는 두 통일방안의 절묘한 예술적 결합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7년 동안 후속 논의와 더 나아간 협의가 전혀 진전되지 못함으로써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염원하는 칠천만 민중들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이미 합의한 기초 위에서 지금 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연방통일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정치협의기구를 창설하는 문제가 당면 과제로 되는 것이다. 이 정치협의기구에는 두 당국 뿐 만이 아니라 남북해외의 민간 통일운동세력도 주체로 참여해서 민주주의적 원칙을 구현하게 될 것이다. 연합제의 테두리에서 남측 정부가 받아들이기 힘든 정치협의기구일 수 있으므로 창설의 준비단계로 전민족정치회의가 요구된다. 평화통일이 정치적 합의에 기초한 통일이라고 볼 때 정치적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전민족정치회의가 반드시 소집되어야 한다. 전민족정치회의는 통일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남과 북의 당국 및 남북해외 민간 각계각층의 정치적 의사를 수렴하고 합의하는 그러한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1948년 4월 평양 모란봉 극장에서 개최되었던 남북 제 정당 및 사회단체 연석회의의 역사적 경험과 성과를 계승해서 내년 2008년 4월 전민족정치회의를 소집 개최함으로써 60년 전 김구를 비롯한 민족주의 정치인들이 38선을 넘어 정치회의에 참가하였던 정치적 결단, 자기를 적대시 하던 우익민족주의세력과 민족통일전선을 형성하였던 북측의 정치적 결단을 그대로 물려받아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의 두 정상들은 자주적 평화통일이라는 과업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리게 될 것이다.


  이러한 2차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자주통일을 향한 전 민중적, 전 민족적 투쟁에 의해서 담보되어 진다고 말할 수 있다. 즉 반통일 세력에 대한 치열한 투쟁으로 개척할 수 있으며 수구세력에 대한 과감한 공세만이 그들의 방해 책동을 분쇄하고 정상회담을 성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도로 되는 것이다. 그 정치적 과제로는 정상회담 지지분위기를 확산시키고, 반북대결세력들의 방해책동에 대하여 단호하게 대처하며,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냉전적 법과 제도를 철폐시키기 위한 투쟁을 대대적으로 벌려 나가서, 반미반전투쟁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미제는 현재의 국면을 분단고착형 평화체제로 귀결시킴으로써 주한미군의 영구 주둔을 획책하고 한미군사동맹을 고수하여 한반도에 대한 지배와 예속을 지속시키려 할 것이다. 통일지향적 평화체제는 현재 후퇴하고 있는 미제를 더욱 공세적으로 공격하여야 최종적으로 확실하게 쟁취할 수 있으며 현 시기 반미반전 평화투쟁의 핵심 고리는 주한미군 없는 평화협정 체결투쟁에 있다.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 종속적인 한미동맹 해체를 핵심요구로 하는 진정한 평화협정 체결투쟁을 전 민중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3. 대통령 선거와 100만 민중 총궐기 투쟁


 

  미제는 남한을 지배하기 위해서 양당구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것은 분명히 수구정당 대 개량정당의 구도이며 진보정당은 구색 맞추기로 항상 미약한 세력으로 남아 있게 제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만약 수구정당이나 개량정당 중 어느 하나가 와해되어 버리면 진보정당이 그 자리에 치고 들어와서 새로운 양당구도로 전선을 재편하고 수구정당이나 개량정당의 실정을 기회로 진보정당이 정권을 전취하는 한국 정치사의 혁명적 파란이 야기되고 말 것이다. 미제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각본인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제의 전략목표가 남한에 구축해 놓은 식민주의체제의 안정화라고 볼 때 개량정당의 사분오열이나 대선에서의 패배는 수구정당으로의 정권교체를 불러오고 결국 진보정당 대 수구정당의 양자대결구도를 형성해서 체제 불안정을 안겨주는, 즉 미국의 제국주의 지배집단이 절대로 바라지 않는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고 정국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정권교체를 희망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미제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평택에 신속기동군 기지를 건설해 주고,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미국산 무기를 계속 수입하는 중도개량정당의 집권을 밀어 줄 것이다. 현재 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세력이 미제의 요구에 전적으로 부합하는 바로 그런 세력이다.


  민주신당으로의 열우당 흡수통합과정을 보면 본질은 친김세력과 친노세력의 결집이며 남한 정치사에 유례없는 신속한 여당 해체와 신당으로의 통합과정으로서 일찌감치 손학규라는 구한나라당세력과 미래연합우파라는 시민운동세력까지 추가로 흡수했다. 그 외의 여러 추가적 신속 자연스러운 과정이 과연 미제의 뜻을 거스르며 진행될 수 있었을까. 지지율 1위의 손학규와 차별화해서 남북정상회담 역할론을 업고 배후의 김대중과 노무현의 후원을 받은 이해찬 대세론이 부상하고 있다. 남한의 정치판이 이렇게 아슬아슬한 것은 꼬고 비틀고 뒤집고 해서 한치 앞을 모르게 한 후 막판 뒤집기로 뒤통수를 쳐야 국회의원이든 국민들이든 미제의 의도를 눈치 채지 못하고 끌려 올 것이고 그렇게 남한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처럼 미제의 노골적 개입을 허용할 만큼 남한 민중들의 반미감정이 녹녹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무소속으로 대선에 상당한 파란을 일으킬 문국현이 주목 받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의 경제 전문가 이미지에 대항해서 지식정보 경제 전문가로 새롭게 경영자로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도덕성의 우위를 선전하면서 수구세력의 우세에 도전하고 있다. 그가 어느 정도까지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지 예측하긴 힘들지만 지난 대선 때 정몽준 같은 캐스팅보우트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볼 수 있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을 반대했던 김근태, 천정배 같은 세력들도 비슷한 의미로 진보정당의 지지표를 일정 정도 갉아 먹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결국 대중들의 투쟁으로 이들을 견인하고 진보진영으로의 결집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한미자유무역협정반대라는 뚜렷한 전선이 있고 11월 총궐기를 계기로 폭발적인 흐름이 조성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한나라당의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 주고 있지만 그것은 여론조사일 뿐이다. 북미관계의 정상화와 남북관계의 정상화라는 태풍급 정세변화를 아직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한 여론조사 결과일 뿐이다. 그래서 비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제는 이번 대선에서 대패함으로써 한나라당이 괴멸하는 것 또한 절대로 원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려 할 것이 한편으로는 예측된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한 것만은 아닌 것이 수구정당을 밀어주면 개량정당이 위태롭고 개량정당을 살려주면 수구정당이 불안하다는 딜레마가 항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 외줄타기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 반대투쟁이 들불처럼 번지고 갑자기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미제는 늘 불안하고 특히 남북정상회담의 거대한 파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7년 전의 615공동선언도 미제로서는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수구정당과 개량정당의 균형을 조율하고 있는 미제의 딜레마를 비록 수해 때문이긴 하지만 정상회담의 연기로 인해 미제의 정세전망을 한층 더 모호하게 만들어 버렸고 미제는 그만큼 더 불안해지는 것이다.

 

  지금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데 진보정당의 집권경로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100만 총궐기 공약이라고 볼 수 있다. 남한의 보수세력들이 전 사회적인 지배권을 장악하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선거를 통한 집권이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아래로 부터의 폭발적이고 집중적인 대중투쟁을 동반하여 보수세력들의 사회거점을 토대에서 순식간에 바꾸어 내지 않으면 민주노동당의 집권은 요원한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의 기본원칙은 선거투쟁과 대중투쟁을 결합하는 것이다. 남한의 역사는 역대 대통령 선거시기마다 폭발적인 민중들의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가깝게는 1997년 노동자대투쟁과 2002년 농민대항쟁이 있었다. 당시에는 진보정당이 변혁주체로 튼튼하게 준비되지 못했고 진보세력의 정치적 대표체로 민중들에게 인식되지 못한 한계로 친미개량세력들에게 그 성과를 넘겨주고 말았다.


  그러나 2004년 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의 위상은 과거와 질적으로 달라졌다. 현 시기 전체 진보세력이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진보대연합이라는 정치적 표현체, 그 조직적 실체로는 한국진보연대를 구성하고 단결해서 100만 민중 총궐기 투쟁을 민주노동당의 대통령 후보가 아래로부터 조직, 지휘하여 대선 시기 민중들의 폭발적인 투쟁을 일으켜서 민주노동당과 전체 진보세력의 성과로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진보세력의 정치활동가들이 부문과 지역에 산재한 생산현장, 생활현장에 파고 들어가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분산된 조직역량을 단일한 전선으로 결집시키는 투쟁을 힘 있게 벌이고 대중조직역량이 결집된 단일한 전선에서 진보적 정권교체의 추진동력을 힘차게 끌어내는 것이 100만 총궐기 공약이 성공하기 위한 투쟁과제가 되는 것이다.


 

4. 변혁운동세력의 투쟁과 기본 전략


 

  신자유주의세계화라는 반동적인 흐름의 배후 중심에 미제가 있음을 잊지 말고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조직적 투쟁의 중심 타격점을 미제국주의에 목적의식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현재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강요하며 노동계급과 근로농민의 생존권을 짓밟고, 도시소자산계층의 몰락을 몰고 오는 현실은  생존권사수 투쟁의 폭발을 필연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다. 이처럼 생존권을 짓밟히는 민중들의 분노와 저항이 하나의 지향점으로 모아지면서 응집된 역량으로 폭발할 때, 전민항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현재 남한에서는 제국주의 전쟁위험을 제거해야 변혁의 승리를 앞당길 수 있고, 민주주의 혁명경로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것은 곧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민주주의 혁명의 승리적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압축적으로 요약 표현한 것이 비핵화라는 개념이다. 북한의 선군정치, 구체적으로는 반제군사전선과 달리 남한의 민주주의 혁명은 전민항쟁, 즉 무력충돌을 동반한 내전이 아니라 대중항쟁에 의거한다는 점에서 제국주의 전쟁위험이 거세되는 비핵화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남한 변혁의 유리한 정세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가 곧바로 남한 식민주의체제의 붕괴로 자동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남한 식민주의체제를 직접적으로 붕괴시키는 것은 그 체제에서 고통 받고 있는 남한의 노동계급과 근로민중들의 투쟁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여기서 우리는 변혁주체로서의 조직역량이 핵심적으로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급하게 민주노동당이 추진 주체가 된 한국진보연대를 건설하고 강화해야 한다.

 

  또한 현실 속에서 생존권이라는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요구를 전투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현재의 조건은 변혁운동세력이 사회계급적인 세력관계를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노동계급과 근로민중의 생존권사수투쟁 속에서 전민항쟁의 잠재력을 찾아내고 변혁의 동력으로 발동시키는 것이 남한 민주주의 혁명의 기본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남한 변혁운동 투사들의 중요한 과제는 자연발생적인 생존권사수투쟁을 결집시키고 총파업투쟁으로 전환시키는 방식과 경로를 창조하고 실현해서 궁극적으로 변혁지향적 전민항쟁으로 집중, 최종적인 승리를 앞당기는 것이다. 반제투쟁은 계급투쟁으로부터 거대한 동력을 공급받아야 승리할 수 있고 계급투쟁은 반제전선에 결집되어야만 전략적 승리를 최종적으로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변혁지향적 전민항쟁은 계급적 중심과 대중적 지반을 가진 통일전선에 의해서 추동되고 결집되고 승리하게 될 것이다. 진보적 대중단체들의 조직역량을 진보정당 민주노동당과 단일한 상설연대체인 한국진보연대라는 통일전선체에 집중시키고 그 지위와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것이야 말로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되는 것이다.


 

5. 맺는 말


 

  100만 민중 총궐기 선거전술을 밀고 나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준비되어져야 하는 노동조합과 농민회, 계급계층별 대중조직의 단일한 전선으로의 결집이 현실에 있어서는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은 진보개혁세력의 내부 현실이 복잡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파 이기주의, 출세주의, 소영웅주의에 경도된 일부 활동가들의 폐해로 볼 수 있는 낡은 사고방식과 편협한 사업 작풍이 우리 변혁운동의 발목을 잡고 있고 활동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진지하게 받아 안고 겸허하게 반성해서 치열한 자기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일상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과감하게 노동계급과 근로민중 속에서 변혁운동의 선전선동을 전개하고 자기 자신을 끊임없는 사상교양으로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시기 변혁운동의 앞길에 제기되고 있는 여러 임무와 과제는 다양하고 무겁지만 한국사회변혁운동에 관한 주체적인 전략전술에 철저히 의거하여 힘차게 투쟁해 나간다면 반드시 최종적인 승리를 쟁취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빛나는 승리를 향하여 변혁운동의 투사들이여, 힘차게 전진하자.
 

( 2007.9.1 신 승 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