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이후 보수정치권을 중심으로 살펴본 정국분석

2007년 5월   현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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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보선의 의미

이번 4.25 재보선은 대선 전에 치뤄지는 마지막 선거라는 점에서 향후 대선을 향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다. 이번 재보선이 갖는 교훈과 과제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은 다가오는 대선의 승리를 위해 중요하다.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 참패, 열린우리당 무기력, 군소정당 무소속 약진, 민주노동당 선전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호남과 대전지역 국회의원 선거와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무더기로 낙선하였다. 수도권, 충청, 심지어 영남 일부지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탈락한 이번 재보선의 결과를 보면 국민들은 더 이상 한나라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원내 제1당이었던 열린우리당 역시 대다수 선거구에 후보공천조차 하지 못하는 파행을 보였으며 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은 군소정당의 국회의원 후보와 무소속의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후보들이 상당수를 차지하였다. 기존 정치세력이 이렇듯 국민들의 심판을 받은 반면 민주노동당은 준비된 선거구에서 출마한 후보들이 민주노동당의 일반지지율을 뛰어넘는 20% 가량의 득표를 함으로써 선전하였으며 민주노동당의 정당 지지율도 재보선 직후 일시적으로 12%까지 뛰어올라 대안 정치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민중중심의 정치가 아니면 누구라도 선거에서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민심의 기본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높아진 정치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다. 

기성 정치권의 퇴조가 뚜렷이 나타난 이번 재보선의 결과는 진보적이고 능력있는 새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높으며 지금의 보수정치인들에 기대어서는 국민들이 염원하는 새정치를 안아올 수 없다는 교훈을 안겨준다. 국민들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개혁세력에게 새정치의 기대를 걸어보았지만 그들의 무능과 독선에 극심한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 일부 국민들에게 있어 새정치 요구는 현재 이명박 지지라는 왜곡된 형태로 표출되고 있지만 국민들의 높아지는 새정치 실현의 요구는 정국이 전개될수록 민중중심의 관점을 확고히 갖는 민주노동당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세력은 포부를 크게 갖고 현 정국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비상한 각오와 열정으로 2007년 대선을 맞이하여야 한다.

2. 재보선 이후 정치권 동향

양대 거대정당이 선거에서 함께 퇴조한 것은 최근의 한국정치에서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주목할 점은 이 거대정당들이 선거 패배 이후에도 자신의 실정과 잘못을 반성하고 혁신과 쇄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은 갈수록 치열한 대선주자들의 주도권 싸움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으며, 범여권은 통합의 명분과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국민들의 새정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 정치권의 갈등양상은 여권은 여권끼리, 야권은 야권끼리 내부 갈등과 모순에 빠진 나머지 정치적 상대인 여야간의 경쟁과 대결은 오히려 표출되지 않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4.25 재보선 이후 더욱 심화되어 기성 정치권의 지각변동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구도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일하는 정치, 민생정치는 실종될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은 4.25 재보선 이후 두 대선주자 사이의 대립이 극렬해지고 있다. 박근혜와 이명박 두 주자는 한나라당 경선을 저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정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최근 양상은 박근혜의 극렬한 반발에 대해 이명박이 전격 양보함으로써 한나라당 내부의 갈등이 진정되는 듯 하나 이 역시 당내 지지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이명박의 상대적 노림수일 뿐이다. 
이명박이 경선안 양보를 그 무슨 대승적 차원의 양보라고 떠벌인지 얼마 되지도 못한 시점에서 박근혜는 이명박에 대한 검증을 다시금 들고 나왔다. 박근혜는 현재 자기가 경선에서 불리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역전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긴박한 처지에 내몰려 있으며 자신의 당선을 위해 이명박에 대한 극렬한 공격에 나설 태세이다. 이명박은 이명박대로 종전의 검증회피 전술에서 벗어나 정면돌파를 선언하면서 박근혜의 공격을 옹렬한 선거시비라며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명박 진영의 이러한 변화는 분명 지난 2-3월의 검증 공방전과는 양상이 다르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명박은 전면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하였던 것이다. 이명박이 이처럼 적극적 태도로 돌변한 것은 4.25 재보선의 영향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4.25 재보선 결과 국민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높은 지지는 거품이라는 것이 드러난데 반해 이명박에 대한 지지도는 한나라당의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명박은 자신의 대중지지율을 주된 무기로 하여 박근혜가 주도하던 한나라당내 조직세를 공략하고 있으며 보수세력 일반과 미국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서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이명박이 당내 대선후보 경쟁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게 됨에 따라 한나라당의 내분은 앞으로 더욱 촉발될 것이다. 최근 이명박의 발언에 대한 잇단 시비가 붙는 것 역시 한나라당 내분의 한 형태이다. 양 진영은 결코 양보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더러운 정치싸움을 벌이면서 감정적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박근혜, 이명박 진영이 대선을 위해 갈등을 봉합하고 일치단결할 가능성은 없으며 오히려 한나라당을 깨고 나올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선호도 역시 앞으로 당내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범여권은 대선승리를 위해 대통합이라는 단결의 요구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통합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러나 범여권의 통합논의는 아직까지 통합의 중심세력이 형성되지 않은 관계로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은 난관을 예고하고 있다.
4.25 재보선에서 국민들의 한나라당 심판을 목격한 범여권 인사들은 현 정국을 이용해 통합을 주도할 명분을 쌓고 자신이 통합의 중심으로 나서기 위한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다만 노무현의 직계로 거론되는 친노파 세력은 자기세력을 대선 후보로 출마시켜 자기세력들을 정치권 내에 온존시키고 정당의 생명을 연장시키고자 열린우리당 내의 김근태, 정동영 등 기존 대선주자들과 대립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근태, 정동영 역시 무주공산의 민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정치행보에 나서면서 친노파와의 갈등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중도통합신당 추진세력의 한 축이던 민주당은 4.25 재보선에서의 김홍업의 당선, 이인제의 민주당 복당 등으로 최근 통합의 주도세력으로 어느정도 나서는 듯 하였다. 그러나 민주당의 박상천 역시 통합에 함께 할 수 없는 인사들로 친노파, 참여정부 행정관료 등 열린우리당의 주요인사들을 언급하면서 이들과의 갈등이 촉발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주목받던 손학규는 기존 정치세력과 거리를 둔 정치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정국에서 여권정치인들이 강조해왔던 모든 기득권을 배제한 정권재창출을 위한 대통합은 그 성사가 사실상 쉽지 않으며 일부 세력에서 통합이 이루어지더라도 친노파, 개혁적 여권세력, 중도세력, 손학규의 제3정치세력 등 3-4개의 정치그룹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것은 현재 범여권 내에서 단결의 구심이 되어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정당과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구심점이 없는 현재의 범여권 통합 논의는 진보적이고 능력있는 새정치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바램을 실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3. 향후 전망

4.25 재보선 이후의 현 정국은 한나라당과 범여권 모두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국민들의 정치적 이해와 요구를 끌어안지 못할 것이며 이 상태로는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대선주자 지지도가 당 중심이 아니라 인물중심으로 형성되는 것도 국민들이 현존하는 정치세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선주자들 가운데 경제인의 외피를 뒤집어써서 정치인이라는 인식이 그나마 적은 이명박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받는 것도 여권과 야권의 기성 정치인들이 모두다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는 지금의 상황을 반증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범여권의 유력대선주자들은 앞으로 대선정국이 과열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은 여전히 이명박의 검증논란이 남아 있으며 당내 줄서기 경쟁으로 인한 분열의 불씨는 지속적으로 잠재되어 있다. 범여권의 통합논의는 한나라당보다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며 전개될 것인데 친노직계의 정치세력이 대중적 지지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저들의 후보를 대선에 출마시키기 위해 여권의 후보를 난립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각 진영이 각개약진하는 현 정국에서 폭넓은 대통합의 성사가능성은 만만치 않는 일이 되고 있다. 또한 야권과 여권 모두 각 진영내에서 각축이 일어나고 상대 진영의 내부 분열을 공격, 그 문제점과 한계점을 서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그 대립양상은 현재 보여지는 갈등을 뛰어넘는 극렬한 양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러한 정국에서 진보적이고 활발한 민생행보로 새정치 실현의 국민적 염원에 부응할 참신한 정치세력의 등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게 요구되며 그 중심에 민중중심의 관점을 튼튼히 갖춘 민주노동당이 나서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