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과 전쟁연습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차례>
1. 글을 시작하며
2.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계획
3. 미국의 제국주의 전쟁연습
4. 미국의 새로운 한(조선)반도 전쟁계획
5. 글을 마치며

1. 글을 시작하며

"미국은 역사상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싸운 적이 없으며 해방시키기 위해 싸웠다. 우리는 전쟁의 비싼 대가를 알기 때문에 마지못해 전쟁을 한다." 이것은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George W. Bush)가 2005년 5월 28일 라디오 연설에 출연하여 내뱉은 말이다. 그러나 부시가 내뱉은 그 말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것은 어린아이들도 알 것이다.

기밀이 해제된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1970년대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한 나라들에 7천 기 이상의 핵무기를, 남(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2천 기 이상의 핵무기를 각각 배치하였으며, 항공기, 순양함, 구축함, 프리깃함, 공격용 잠수함들에는 3천 기 이상의 핵무기를 배치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1999년 10월 19일자) 이것은 미국이야말로 전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하는 제국주의국가임을 뚜렷이 입증하는 것이다.

미국이 전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하는 제국주의국가라는 것은 미국이 전세계를 군사작전구역으로 하는 다종다양한 전쟁계획을 세우고 주기적으로 수정·보완하면서 수없이 전쟁연습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20세기 중반에 미국의 전략가들이 퍼뜨린 '냉전'이라는 국제정치개념이나 21세기의 개막과 더불어 미국의 전략가들이 퍼뜨린 '반테러전쟁'이라는 국제정치개념은, 미국이 제국주의세계체제를 무력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조작한 제국주의전쟁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제국주의세계체제는 무력으로 세워졌고, 무력으로 확장되며, 무력으로 유지되는 지배체제라고 말할 수 있다. 제국주의 미국은 자기의 정치적 요구와 의사를 제국주의무력을 행사함으로써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세계체제가 일차적으로 군사적 침략, 점령, 지배를 앞세운 전쟁체제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쟁계획을 알지 못하고,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논할 수 없으며, 제국주의세계체제의 실상을 논할 수 없다. 그 본성과 실상은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쟁계획에서 제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낸다.

민족주체적 관점에서 미국의 군사전략과 전쟁계획을 논하면, 한(조선)반도의 정세변화를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다. 그 전략과 계획은 한(조선)반도의 정세변화에서 하나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6자회담이 중단된 뒤로 1년이 넘은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NSC)는 6자회담을 다시 열기 위해 안달이 나 있으나, 북(조선)은 초강경한 전술을 취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정치적 곤경으로 몰아넣고 있다. 초강경한 전술이란 핵무기를 이미 보유하였을 뿐 아니라, 핵무기고를 계속 늘려나가겠다는 핵무장 선언을 발표한 뒤로, 평안북도 영변의 흑연감속로에서 꺼낸 핵연료봉을 냉각수조에서 식히고 있으며, 곧 재처리공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마 오는 8월말쯤이면 재처리공정에서 추출된 무기급 고순도 플루토늄이 기폭장치와 결합되면서 핵탄두로 제조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도 북(조선)과 마찬가지로 핵무장국이지만, 핵무장화 추진과정에서 북(조선)과 세 나라 사이에서 드러나는 결정적인 차이점은, 전세계에서 북(조선)만이 유일하게 핵무장 강화조치를 지렛대로 삼고 제국주의 미국을 정치적으로 압박하면서 제국주의세계체제에 균열을 내려고 끈질기게 싸운다는 것이다. 북(조선)이 핵무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단계적으로 압박해 들어가면서 주한미국군을 철군하고 조·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라고 강제하는 선군정치의 대미압박공세인 것이다.

선군정치의 압박공세를 받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반발하면서 반격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반격은 미국이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일련의 군사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제7함대 공습작전을 지휘하는 해군 소장 허브 브라운은, 1994년 제네바에서 조·미 기본합의서가 채택된 것은 키티호크(USS Kitty Hawk) 항공모함 전투단을 동해에 배치하여 무력시위를 벌인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성조기(Stars & Stripes)』 1994년 12월 8일자), 이것은 그의 주장이 사실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를 떠나서 미국군 수뇌부가 무력시위와 전쟁위협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이다. 미국의 군사행동은 북(조선)의 초강경한 압박공세에 맞서 전쟁계획을 세우고 전쟁연습을 벌이면서 위협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국주의 미국의 전쟁계획과 전쟁연습을 구체적으로 아는 것은 중요하다.

이 글은 한(조선)반도와 그 주변 지역을 군사작전구역으로 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전쟁계획과 제국주의전쟁연습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미국의 제국주의적 본성을 군사적 측면에서 파악하기 위해서 집필한 것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는, 한(조선)반도 군사정세를 인식할 때,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위협만 일방적으로 볼 수 없으며, 신흥군사강국 북(조선)이 강력한 무력으로 그 위협에 맞서고 있는 것도 함께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위협에 맞서는 북(조선)의 선군정치와 조선인민군의 군사전략에 관해서는 이전에 내가 발표한 글들에서 몇 차례 논하였으므로 이 글에서는 그에 관한 논의를 생략하고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위협에 관해서만 논한다.

2. 미국의 제국주의전쟁계획

미국의 전쟁계획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작전계획(Operation Plan, OPLAN)과 개념계획(Concept Plan, CONPLAN), 그리고 기능계획(Functional Plan, FUNCPLAN)이다.

'작전계획'이란 미국이 제국주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목적에 따라 고강도 군사작전을 벌이는 구체적인 '전쟁 시나리오(war scenario)'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면, 워싱턴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곧바로 '작전계획'에 따라 전투를 개시한다.

'개념계획'이란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에서 저강도 군사작전을 벌이기 위하여 만들어놓은 전쟁계획이다. '개념계획'도 '작전계획'과 마찬가지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하면 곧 전투를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된 전쟁 시나리오다.

'기능계획'이란 안정 유지, 소개(evacuation), 재난구호, 인도적 지원, 마약퇴치 등에 요구되는 비전투적 군사작전이다.

이처럼 다양한 전쟁계획들은 전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요구에 따라서 만들어지고 운용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재래식 전쟁기획실(Conventional War Plans Division)의 작전계획 및 합동군 개발 담당자인 미국 해군사령관 게리 루이스(Gerry Lewis)가 작성한 「작전계획수립(Operational Planning)」이라는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작전계획' 5개, '개념계획' 42개, '기능계획' 13개를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모두 합하면 60개나 되는 각종 전쟁계획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여러 종류의 전쟁계획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손꼽으면 역시 '작전계획'이다. '작전계획'은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주요전구(major theater)에서 핵전쟁(nuclear war)을 벌이기 위한 이른바 '단일통합작전계획(Single Integrated Operational Plan, SIOP)'이다. 이 전쟁계획은 1997년 11월 당시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William J. Clinton)이 서명하였던 '대통령 결정서 제60호(Presidential Decision Directive 60)'에 따라서 수정·보완된 것인데, 1981년에 만들었던 핵전쟁계획을 1998년 10월 1일에 새로운 핵전쟁계획으로 수정·보완한 것이 바로 '단일통합작전계획-99(SIOP-99)'이다. (Robert S. Norris and William M. Arkin, 'U.S. Strategic Nuclear Forces, End of 1998') 미국이 그 전쟁계획에 따라 핵전쟁을 도발하려는 주요전구가 한(조선)반도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니다.

수 천 장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문서로 작성된 '작전계획'에는 시차별 무력전개제원(Time-Phased Force and Deployment Data, TPFDD)이 들어있는데,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이란 컴퓨터체계를 작동하여 무력(부대, 무기체계, 병력, 병참)을 작전지역에 배치하고 전개하는 구체적인 전투지침을 담은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전쟁을 일으키기로 결정하면, 미국군 합동참모본부(Joint Chiefs of Staff, JCS)는 '작전계획'에 따라서 '작전명령(Operation Order, OPORD)'을 내려 전투를 지휘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국의 합동군사령부들 가운데서 가장 많은 전쟁계획을 운용하고 있는 곳이 태평양군사령부(Pacific Command, PACOM)라는 사실이다. 태평양군사령부는 핵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작전계획' 2개,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을 갖춘 '개념계획' 1개,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이 없는 '개념계획' 9개, '기능계획' 2개를 비롯하여 모두 14개나 되는 전쟁계획을 운용하고 있다.

그에 견주어, 미국의 유럽군사령부(European Command, EUCOM)는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을 갖춘 '개념계획' 2개,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이 없는 '개념계획' 7개, '기능계획' 3개 등 모두 12개의 전쟁계획을 운용하고 있으며, 핵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작전계획'은 없다. 또한 중동지역을 무력으로 지배하는 중부군사령부(Central Command, CENTCOM)는 핵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작전계획' 1개,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을 갖춘 '개념계획' 2개,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이 없는 '개념계획' 5개, '기능계획' 2개를 비롯하여 모두 10개의 전쟁계획을 운용하고 있다.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14개의 전쟁계획이 한(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고강도 및 저강도 군사작전을 벌이기 위한 제국주의전쟁계획이라는 점은 너무도 명백하다.

미국이 전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하기 위하여 운용하는 5개의 '작전계획' 가운데서 태평양군사령부가 '작전계획' 2개를 운용하고 있고, 중부군사령부와 전략군사령부(Strategic Command, STRATCOM)가 '작전계획'을 각각 1개씩 운용하고 있는데, 나머지 '작전계획' 1개는 놀랍게도 한미연합군사령부/주한유엔군사령관(Combined Forces Command/Commander in Chief United Nations Command, CFC/CINCUNC)이 운용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지리적 개념에 따르면, 한(조선)반도는 태평양군사령부 군사작전구역에 들어있으나, 한미연합군을 지휘하는 주한미국군사령관은 태평양군사령부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은 워싱턴의 합동참모본부로부터 직접 지휘를 받으면서 한(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을 도발하는 군령권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1) 미국은 지구 표면을 중부(중동지역), 북부(북미지역), 남부(중남미지역), 유럽, 태평양의 다섯 개 군사작전구역으로 나누어놓고, 매 구역마다 통합군사령부를 두어 전세계를 무력으로 지배하고 있는데, 통합군사령부가 아니라 한 나라의 영토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는 일개 야전군사령부인 주한미국군사령부에 핵전쟁계획을 운용하는 최고의 군령권을 준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군 장성 가운데 대장급 지휘관은 10명밖에 없는데 그 가운데 한 명을 야전군사령관으로 임명하여 남(한국)에 배치하는 까닭이 여기에서 밝혀진다. 그러한 특이성이 뜻하는 것은, 미국의 제국주의군사력이 한(조선)반도에 집중되어 있으며, 따라서 한(조선)반도야말로 세계에서 제국주의전쟁위험이 가장 많은 곳임이 현실로 입증되는 것이다.

2)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을 벌이는 '작전계획'이 작성되는 과정을 보면, 남(한국)의 군사적 대미예속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미국과 군사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각기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가진다. 미·영 동맹군이나 미·일 동맹군의 '합동작전계획'이 각각 따로 있고, 영국군이나 일본자위대의 독자적인 '작전계획'이 각각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조선)반도에서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한국군사령부는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갖지 못하고, 주한미국군사령부만이 '작전계획'을 갖고 있으므로, 한국군사령부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작전계획'을 따라야 한다. 남(한국)의 대통령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목적으로 작성한 '작전계획'에 대해서 결정권은 고사하고 발언권조차 갖지 못한다. 주한미국군사령관은 한(조선)민족의 운명을 좌우하는 전쟁계획을 독자적으로 처리한다.

청와대가 기존의 '개념계획 5029'를 새로운 '작전계획 5029'로 수정·보완하는 문제에 관하여 정보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수정·보완작업이 시작된 때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난 2004년 말에 가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반대의사를 밝혔다고 폭로한 최근의 언론보도는,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청와대를 배제한 채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을 작성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관행은 남(한국)의 대통령이 군의 최고통수권자라는 것은 빈말에 지나지 않고, 전쟁지휘권은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틀어쥐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작성하는 '작전계획'은 외부에 한미연합군사령부의 '작전계획'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주한미국군사령부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동등한 자격을 가지고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작성한 것을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합동작전계획'이라고 하지 않는다. 남(한국) 언론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미국의 관례에 따라 2년마다 작전계획을 개정했는데 한국군 장교들은 그때마다 참여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비교적 솔직하게 지적한 바 있다. (「미, 대북 군사전략 바꿨다」, 『신동아』 2003년 10월 호)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영 군사동맹이나 미·일 군사동맹은 말이 되지만, 한·미 군사동맹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한·미 관계는 '동맹'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예속'이라는 현실을 '동맹'이라는 위장명칭으로 감추고 있는 것이다.

3) 제국주의 미국이 간판만 남은 주한유엔군사령부를 여전히 붙들고 있는 까닭은, 주한유엔군사령부를 남겨두어야 한(조선)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때 후방에 있는 주일미국군기지를 마음대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1950년 한국(조선)전쟁에서 유엔군 지휘권을 행사하였던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들과 주일미국군기지들을 아직까지 유엔군사령부 소속으로 남겨두고, 제2의 한국(조선)전쟁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전쟁계획은 미국 국방부의 군사전략에 따라 세워진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 국방부가 세운 군사전략은 2002년 10월에 나온 '반테러전쟁을 위한 국가군사전략계획(National Military Strategic Plan for the War on Terrorism)', 2003년 8월 12일에 초안이 나온 '국방계획시나리오: 국토방위 2010-2012(Defense Planning Scenario: Home Defense, 2010-2012)', 2004년 3월 1일에 초안이 나온 '국토방위계획 전략지침(Strategic Guidance Statement for Homeland Defense Planning)', 그리고 2004년 6월 28일에 작성된 '국방부 우발사태계획지침(Defense Department Contingency Planning Guidance)'으로 정리된 바 있다. 이러한 군사전략지침들은 미국군의 전쟁계획 작성에 관한 방향과 지침을 합동참모본부와 통합군사령부들에게 지시하는 문서들이다.

합동참모본부는 국방부가 내려보낸 군사전략지침에 따라 구체적인 전쟁계획을 작성하는데, 2002년 10월 1일에 작성된 '합참 공동전략능력계획(JCS Joint Strategic Capabilities Plan)'이 있다.

3.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연습

미국 육군 정보분석관 출신의 군사전문가 윌리엄 아킨(William M. Arkin)이 2005년에 펴낸 자신의 책 『암호명(Code Names)』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04년 현재, 미국 국방부의 군사전략지침에 따라 합동참모본부가 2년마다 한 차례씩 준비·점검하고 수정·보완하는 전쟁계획은 모두 68개 또는 69개가 있다고 한다. 재래식 전쟁기획실의 작전계획 및 합동군 개발 담당자인 미국 해군사령관 게리 루이스는 그가 작성한 「작전계획수립」에서 미국의 전쟁계획은 60개라고 지적하였는데, 윌리엄 아킨이 밝힌 개수와 차이를 보인다.

미국군의 수많은 전쟁계획들은 전쟁이나 우발사태(contingency)와 연관되는 일련의 식별암호(Plan Identification, PID)로 구별되는데, 이를테면 미국군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에는 50으로 시작하는 네 자리 숫자의 고유한 식별번호와 식별암호명이 붙어있는 것이다.

윌리엄 아킨에 따르면, 하와이 호놀룰루(Honolulu)의 캠프 스미스(Camp H. M. Smith)에 있는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작전계획'의 식별번호는 5027-98, 5077, 5123-02이다. '작전계획 5027-98'은 2000년 11월 28일에, '작전계획 5077'은 2003년 7월에, 그리고 '작전계획 5123-02'는 2003년 3월에 각각 수정·보완되었다고 한다. '작전계획 5027-98'이 수정·보완된 시기를 2001년 1월 18일이라고 밝힌 자료도 있다.

한편,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개념계획'의 식별번호는 5002, 5005, 5026, 5028-98, 5029, 5030, 5055, 5060, 5070-96, 5083, 5100, 5150-96, 5200, 5304, 5305이다.

미국 해군사령관 게리 루이스가 작성한 「작전계획수립」에서는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작전계획'이 2개, '개념계획'이 9개라고 하였는데, 윌리엄 아킨은 '작전계획'이 3개, '개념계획'이 15개라고 밝혀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윌리엄 아킨이 태평양군사령부가 3개의 '작전계획'을 운용한다고 밝힌 것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운용하는 '작전계획' 1개도 태평양군사령부의 '작전계획'이라고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한편,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개념계획'의 수가 왜 9개와 15개로 차이를 보이는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의 전쟁계획은 1급 비밀이므로 외부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위에 열거한 일련의 식별번호들 가운데서 미국이 북(조선)과 벌이는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은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작전계획' 5027-98, 5077과 '개념계획' 5026, 5029, 5030, 5055, 5060, 5070-96, 5083이다.

태평양군사령부가 운용하는 한(조선)반도 '작전계획'들 가운데서 외부에 알려진 것은 '작전계획 5027'이며, 한(조선)반도 '개념계획'들 가운데서 외부에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다.

1) '개념계획 5026'은 미·일 합동작전으로 북(조선)의 핵시설 또는 전략거점에 공습정밀타격가해 파괴하려는 저강도 전쟁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군사전문 인터넷사이트 '글로벌 시큐리티(Global Security)'가 '작전계획 5026/개념계획 5026(OPLAN 5026/CONPLAN 5026)'이라고 적어놓은 것으로 보아서, 식별번호 5026이 작전계획인지 개념계획인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윌리엄 아킨의 분류에 따라 '개념계획 5026'으로 적는다.

2) '개념계획 5029'는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Special Operations Command, Pacific/SOCPAC)가 북(조선)에 침투하여 내란으로 위장한 특수전을 벌이고 남북의 무력충돌을 유도하여 이른바 '우발사태'를 도발함으로써 북(조선)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저강도 전쟁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는 경상북도 대구에 제160 특수작전공수연대(160th Special Operations Airborne Regiment)를 배치하였다.

3) '개념계획 5030'은 북(조선)을 군사적으로 계속 자극하여 군비를 소모하게 만들려는 저강도 전쟁계획으로 알려졌다.

4) '개념계획 5055'는 북(조선)을 침공하는 미·일 합동군사작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이 2003년과 2004년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거나 수정·보완되었다는 점이다. 윌리엄 아킨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은 2003년 4월에 '개념계획 5070-96'을 수정·보완하였고, 6월에 '개념계획 5030'을, 7월에 '작전계획 5077'을, 8월에 '개념계획 5026'을 만들었다. 2004년에는 미국은 '개념계획 5029'와 '개념계획 5055'를 수정·보완하였다. (『연합뉴스』 2004년 12월 12일자)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이 2003년과 2004년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수정·보완된 것은, 2002년 10월 평양에서 열린 조·미 정치회담에서 미국이 북(조선)의 고농축우라늄 문제를 걸고들면서 제네바 기본합의를 일방적으로 깨버리고 반동적 공세를 취하기 시작한 정치정세의 변동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군사령부는 한(조선)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 해에 3백 차례 이상 전쟁연습을 실시하고 있는데, 윌리엄 아킨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군이 한(조선)반도에서 진행하는 전쟁연습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암호명 '을지 포커스 렌즈(Ulchi Focus Lens)'는 한·미 연합군의 전쟁연습이다. 미국군 합동참모본부가 실시하는 수많은 전쟁연습들 가운데서 가장 규모가 큰 지휘소 전쟁연습이고, 전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령부 지휘소의 컴퓨터 모의훈련이다. 남(한국)군의 전쟁연습인 '을지훈련'과 합동으로 실시되는데, '작전계획 5027'에 따라 전쟁연습을 실시한다. 이 전쟁연습기간에 미국 국방정보국(DIA)의 미사일 및 우주정보센터는 미사일방어체계 연습을 지원하도록 준비된 전투공간 정보준비체계(Intelligence Preparation of the Battlespace)를 작동한다.

2) 암호명 '새끼 독수리(Foal Eagle)'는 1970년대 후반부터 주한미국군이 해마다 실시해오는 야전기동훈련이다. 올해 2005년에는 3월 19일부터 44번째 훈련이 실시되었다. 이 전쟁연습은 대체로 10월말부터 한 달 동안 계속되는데, 미국군이 실시하는 야전동원훈련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이다. 이 전쟁연습에서는 한(조선)반도에서 적대행위가 개시되기 이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 대처하는 비전투 대피훈련, 전시증원훈련(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 RSOI), 상륙작전훈련, 침투방어훈련, 종심타격훈련이 실시된다. 1998년 10월 29일부터 11월 17일까지 실시된 이 전쟁연습에서는 제34폭격대대에 소속된 비(B)-1 전략폭격기 네 대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한 바 있다.

3) 암호명 '자유기치(Freedom Banner)'는 1970년대까지 '코브라 골드(Cobra Gold)'와 '직렬식 돌격(Tandem Thrust)' 같은 미국군 합동참모본부의 전쟁연습과 연계되어 해마다 실시되었는데, 해병대 제1원정군을 사전에 배치하는 전쟁연습이다. 이 전쟁연습은 1994년과 1995년에 포항에서 각각 실시되었으며, 1998년에는 '새끼 독수리'와 연계되어 포항에서 실시되었다.

4) 암호명 '코프 제이드/케이펙스(Cope Jade/CAPEX)'는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하는 미국군과 남(한국)군의 합동공중방어연습이다. 이 전쟁연습에서는 주한미국공군인 제7공군의 합동공중작전센터(Combined Air Operation Center, CAOC)가 가동된다. 1998년 2월에 실시된 이 전쟁연습은 미국 텍사스주 다이스(Dyess)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제9폭격대대의 전략폭격기 비(B)-1비(B) 두 대가 알래스카 상공에서 공중급유를 받으면서 일본의 이시카와(石川)현 고마쯔(小松) 공군기지까지 날아가고 그곳에서 대기하던 에프(F)-15이(E) 여섯 대와 합류하여, 휴전선 바로 남쪽에 있는 최전방 폭격훈련장인 필승폭격훈련장까지 날아가서 폭격연습을 실시한 뒤에 괌(Guam)에 있는 앤더슨(Anderson) 공군기지로 돌아가는 장거리 폭격연습이었다. 그런데 1998년 2월 이 폭격연습이 실시된 날에 날씨가 나쁘고 통신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서 폭격기들은 군산 공군기지에 착륙하였으며, 전쟁연습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 폭격연습이 핵탄두를 장착한 공대지 미사일로 북(조선)의 전략거점을 파괴하는 공습정밀타격연습이라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하다. 미국군은 이처럼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공습정밀타격연습을 해마다 두 차례씩 실시함으로써 한(조선)민족을 위협하는 전쟁연습을 계속해오고 있다.

5) 암호명 '검시관 리가타(Coroner Regatta)'는 비(B)-52 전략폭격기가 휴전선 바로 남쪽에 있는 최전방 폭격훈련장인 필승폭격훈련장에서 공습정밀타격을 연습하고 괌으로 돌아가는 전쟁연습이다.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천평리에 있는 6천2백70만 평방미터 규모의 필승폭격훈련장은 단순히 목표물을 폭격하는 경기도 매향리 쿠니폭격훈련장과 달리 폭격기들이 인근 산봉우리 곳곳에 설치된 방공레이더를 피하여 공습정밀타격을 연습하는 곳이다.

6) 암호명 '전시증원훈련(RSOI)'은 1994년에 처음 실시된 한·미 연합군 지휘소의 전쟁연습으로 미국군의 전개능력을 훈련하고 평가한다. 해마다 실시되는 이 전쟁연습은 올해 2005년에 3월 19일부터 1주간 동안 실시되었다. '전시증원훈련'은 4년 전부터 한·미 연합 야전기동훈련인 '새끼 독수리' 훈련과 통합되어 실시되고 있다.

7) 암호명 '고속 천둥(Rapid Thunder)'은 주한미국군사령부가 위기행동부대 및 사령부 전투요원을 훈련시키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지휘소 훈련이다. 이 훈련에는 주한미국군사령부의 지휘소 요원들이 동원된다. 이 전쟁연습은 해마다 세 차례씩 실시되는데, '을지 포커스 렌즈'와 '새끼 독수리'가 실시되기 전에 각각 한 차례씩, 그리고 가을철에 따로 한 차례 실시된다.

8) 암호명 '밸런스 나이프(Balance Knife)'는 한·미 연합군이 전개하는 공동 및 합동교환훈련(Joint/Combined Exchange Training, JCET)인데, 2003년과 2004년에 실시되었다.

9) 암호명 '화관 엑스텐트(Coronet Extent) 97-1'은 1997년 10월 24일부터 30일까지 미국군이 남(한국)에 제4전투비행단(4th Fighter Wing)을 배치한 전쟁연습이었다.

10) 암호명 '신참용사(Rook Knight)'는 1985년 10월부터 11월까지 남(한국)에서 실시한 미국 공군의 특수작전 훈련이었다.

11) 암호명 '전쟁 군마(War Steed)'는 주한미국군 제2사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전쟁연습이다.

12) 암호명 '인디(Indy)'는 1998년 1월부터 6월까지 남(한국)에 공중원정군(Air Expeditionary Force)을 배치하는 전쟁연습이었다. 경상북도 대구 공군기지에 특수작전 비행대(Special Operation Squadron)를 배치하였다.

13) 암호명 '해왕성 천둥(Neptune Thunder)'은 2000년 10월 남(한국)에서 다연장로켓포와 전술미사일의 능력을 점검한 제7함대의 전쟁연습이었다.

14) 암호명 '인틀렉스(Intelex)'는 1999년 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오산공군기지에서 실시한 인명구조 및 대피훈련이었다.

15) 암호명 '용감한 통로(Courageous Channel)'는 2년마다 한 차례씩 봄철과 가을철에 미국군과 남(한국)군이 실시하는 비전투 대피작전이다.

16) 암호명 '태평양 나이팅게일(Pacific Nightingale)'은 태평양공군사령부가 해마다 남(한국)에서 실시하는 항공의학 실전훈련이다.

17) 암호명 '팬튼 기병(Phanton Saber)'은 1996년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남(한국)에서 실시한 공병 및 장애물 설치 훈련이었다.

18) 암호명 '연막탐지(Seek Smoke)'는 1995년에 오산기지에 설치한 레이저 탐지기를 동원하는 생화학전 연습이었다.

19) 암호명 '터보 캣즈(Turbo Cads)'는 포탄과 탄약을 이동·배치하는 전쟁연습이다. 1998년에 남(한국)에서 실시되었다.

20) 암호명 '샤렘(SHAREM)'은 1년에 두 차례씩 미국 해군이 실시하는 반잠수함 전쟁연습이다. 1999년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동해에서, 1998년 9월 8일부터 21일까지 남(한국) 해역에서, 2001년 1월 24일부터 2월 2일까지 서해에서 실시되었다.

21) 암호명 '스키비 9(Skivvy 9)'는 1981년부터 오산공군기지에서 북(조선)과 중국의 무선통신을 감청하는 작전이다.

22) 암호명 '트라이던트 아취(Trident Arch)'는 병원선을 이동배치하는 미국 해군의 비전투 작전훈련이다. 1995년 6월, 2000년 5월에 포항과 대구에서 실시되었다.

23) 암호명 '터보 인터모델 써지(Turbo Intermodel Surge)'는 해상수송훈련이다. 1999년 8월 29일부터 9월 11일까지 부산항과 텍사스주 포트 후드(Fort Hood)를 오가며 실시되었다.

24) 암호명 '코럴 리스(Coral Lease)'는 남(한국) 공군이 훈련기인 티(T)-38기를 동원하여 실시하는 비행훈련이다. 훈련기를 동원한 비행훈련도 주한미국군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아야 한다.

4. 미국의 새로운 한(조선)반도 전쟁계획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 시나리오 중에서 요즈음 한(조선)민족을 자극하는 것은 미국군이 공습정밀타격으로 북(조선)의 전략거점을 파괴하려는 새로운 전쟁계획이다.

북(조선)의 전략거점을 파괴하는 공습정밀타격은 원래 태평양군사령부가 1993년 6월에 작성하였던 전쟁계획의 일환이었다. 지난 시기 태평양군사령부가 작성한 한(조선)반도 전쟁 시나리오는 먼저 시차별 무력전개제원에 따라 방대한 무력을 한(조선)반도에 집결시키는 '작전계획 5027'을 실행하고 나서, 미·일 합동작전으로 북(조선)의 전략거점에 공습정밀타격을 가하는 '개념계획 5026'을 실행하는 2단계 전쟁계획이다.

'개념계획 5026'은 미국이 얼마 전에 개발한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으로 공습정밀타격을 가하는 전쟁계획인데, 태평양공군사령부는 2004년 11월 태평양 해상에서 합동직격탄을 동원한 공습정밀타격연습을 실시한 바 있다. (『프레시안』 2004년 11월 18일자)

그러나 태평양군사령부의 2단계 전쟁계획은 북(조선)이 선제기습공격력을 보유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바뀌지 않으면 안 되었다. 미국이 방대한 무력을 한(조선)반도에 집결시키기 전에 전쟁조짐을 파악한 북(조선)이 먼저 미국의 전략거점에 기습공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자료를 종합해보면, 미국의 새로운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은 '개념계획 5026'을 '작전계획 5027'로부터 분리시키고, '작전계획 5030'과 결합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이 오랜 시간 동안 규모가 매우 큰 무력을 한(조선)반도로 집결시켜 전면전을 도발하는 기존의 '전력증원작전'을 버리고, 규모가 적은 첨단무력을 매우 빠른 속도로 한(조선)반도에 집결시켜 북(조선)을 불시에 기습하는 '전략기동작전'으로 바뀌었음을 말해준다.

태평양군사령부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인 '개념계획 5026'과 함께 눈여겨보아야 하는 것은 전략군사령부의 새로운 전쟁계획이다. 전략군사령부는 공습정밀타격을 가하기 위한 '전구계획행동문서(Theater Planning Activity Document)'를 작성하였다. 공습정밀타격을 가할 때 새로 개발한 전술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전구계획행동문서'에 포함되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2002년 12월 11일 국방장관 럼스펠드(Donald H. Rumsfeld)는 대통령 부시에게 공문을 보내, 전략군사령관인 해군제독 제임스 엘리스 2세(Adm. James O. Ellis Jr.)에게 전술핵무기를 동원한 공습정밀타격을 명령하는 권한을 줄 것을 요청하였고, 부시는 2003년 1월초에 그 요청을 승인하였다.

윌리엄 아킨의 말에 따르면, 전략군사령부는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이라크의 전략거점을 전술핵무기로 파괴하는 공습정밀타격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전술핵무기를 동원한 공습정밀타격으로 이라크의 전략거점을 파괴하려는 새로운 핵전쟁계획은 미국 네브래스카주 미주리강의 강변도시 오마하(Omaha)에 있는 전략군사령부 본부, 워싱턴에 있는 국방부 비밀조직,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부통령 딕 체니(Dick Cheney)의 비밀장소에서 각각 논의되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3년 1월 26일자)

2004년 초여름,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1급 군사기밀인 '전지구적 타격 경계 임시명령(Interim Global Strike Alert Order)'을 내렸다. 그것은 북(조선)의 전략거점을 기습공격으로 파괴하는 전쟁준비를 갖추라는 작전명령이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제8공군사령관인 소장 브루스 칼슨(Bruce Carson)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stealth strategic bomber)와 비(B)-52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반나절 안에 지구 위 어느 곳이라도 날아가서 공습할 수 있는 전쟁준비를 갖추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 2005년 5월 15일자)

미국 엔비씨(NBC) 방송이 2005년 5월 6일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2004년 9월 이후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한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와 에프(F)-15 전투기들에게 경계태세를 명령하고, 북(조선)의 핵시설과 전략거점을 파괴하는 공습정밀타격작전이 개시될 경우 언제든지 북(조선)에 공중폭격을 가할 수 있는 전쟁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또한 1998년 이후 2년 동안 미국은 지난 시기 연료보급기지로 이용하였던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장거리 폭격기 발진기지로 개조하였다. (『연합뉴스』 2000년 8월 26일자) 미국 공군은 미국 본토에 배치해두었던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비(B)-52 장거리 전략폭격기 6대를 2004년 2월에 괌에 이동배치하였다고 밝혔으며, 그 동안 미국 본토에 배치해두었던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들을 처음으로 괌에 이동배치하였음을 2005년 3월 5일에 공식 확인하였다. (『연합뉴스』 2005년 3월 6일자)

괌에서 평양까지 비행거리는 약 4천km이므로, 괌에서 이륙한 초음속 전략폭격기는 4시간만에 평양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의 항속거리는 괌에서 이륙하여 도중에 공중급유를 하지 않고서도 평양을 오갈 수 있는 8천km이다.

미국 공군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이른바 '전지구적 기동타격부대(Global Strike Task Force)'를 배치하기 위한 환경평가작업(EIS)에 들어갔다. 전지구적 기동타격부대란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Global Hawk) 3대, 공중급유기 12대, 에프(F)-15이(E) 전투기 48대, 비(B)-2 전략폭격기 2대로 구성되는 세계 최강의 공중타격전술단위다. 전지구적 기동타격부대는 미국 본토 서해안 공군기지로부터 13시간, 하와이 공군기지로부터 8시간, 그리고 괌 공군기지로부터 4-5시간 안에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있는 어떤 공격지점까지도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조기』, 2005년 5월 22일자)

전지구적 기동타격부대의 무기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B)-2라는 스텔스 전략폭격기다. 미국이 그 전략폭격기를 처음으로 생산하여 미주리주 화이트맨(Whiteman) 공군기지의 제509 폭격비행단(509th Bombardment Wing)에 배치한 때는 1993년 12월 17일이었다. 제509 폭격비행단은 제2차 세계대전 말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떨어뜨렸던 비(B)-29기가 배치되었던 부대다. 제509 폭격비행단은 1997년 4월 1일에 편성된 제393 폭격편대(393rd Bomb Squadron)와 1998년 1월 8일에 편성된 제325 폭격편대로 이루어져 있다.

제509 폭격비행단이 이른바 '아일랜드 스피릿(Island Spirit)'이라는 전쟁연습의 일환인 '전지구적 힘(Global Power)'라는 작전명으로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때는 1998년 3월 20-22일이었다. 미국이 갓 생산하여 배치한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 두 대가 최초의 작전에 동원되어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를 향하여 미국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를 이륙한 때는 1998년 3월 23일이었다.

기밀이 해제된 미국 국방부 문서를 인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제4전투항공단은 1998년 1월부터 6월까지 에프(F)-15이(E) 전투폭격기 24대를 동원하여 북(조선)에 핵공격을 가하는 전쟁연습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미 NRDC의 한반도 핵폭격 시뮬레이션」, 『신동아』 2004년 12월 호)

미국 국방부는 2005년 5월 26일 이른바 '최첨단 비밀병기'로 불리는 에프(F)-117 스텔스 전투폭격기(stealth fighter) 15대를 남(한국)에 배치한다는 언론보도를 사실로 확인하였다. (『뉴욕타임스』 2005년 5월 30일자) 미국의 뉴멕시코주 홀로먼(Holloman) 공군기지에 배치되어 있던 에프(F)-117 스텔스 전투폭격기 15대와 지원요원 2백50여 명을 남(한국)으로 보내 전쟁연습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전투폭격기들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국 오산공군기지에 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에프(F)-117 전투폭격기를 남(한국)에 배치하는 훈련을 1993년, 1996년, 2003년, 2004년에도 진행하였다. 2004년 7월에는 군산 공군기지에 그 전투폭격기 12-24대로 편성된 1개 비행대대를 배치하여 11월까지 각종 전술훈련을 실시하면서 전쟁위험을 높였다.

'나잇호크(Night Hawk)'라고 불리는 이 전투폭격기는 적외선 탐지망을 피하여 적진 깊숙이 침투하는 첨단장비를 갖춘 최신예 기종이다. 이 전투폭격기의 항속거리는 약 1천40km밖에 되지 않으므로, 이 전투폭격기가 북(조선)의 전략거점에 공습정밀타격을 가하려면 남(한국) 공군기지에서 출격해야 한다.

1994년 6월 15일 북(조선)을 선제공격하는 전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었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당시 국방장관 윌리엄 페리(William J. Perry)와 합참의장 존 샐리캐쉬빌리(John M. Shalikashivili)가 제시한 무력침공방안에 들어있었던 것이 에프(F)-117 스텔스 전투폭격기와 비(B)-2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동원하는 것이었다. (『연합뉴스』 1999년 10월 27일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애쉬튼 카터(Ashton B. Carter)는 조·미 사이의 대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던 1994년 6월에 국방부 국제안보 정책부문 차관보로서 방사성 환경오염문제를 일으키지 않고서도 평안북도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파괴하는 공습정밀타격을 가하기 위한 실전준비를 지휘한 바 있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05년 3월 3일자)

전지구적 타격이란 "적의 방공망을 교묘하게 우회하여 돌파하는" 전술단위로서 2000년도에 만들어진 전쟁개념이다. 그 개념은 선제공격(preemptive attack)이라는 개념과 전술핵공격(tactical nuclear attack)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결합한 새로운 전쟁개념이다. 전지구적 타격이라는 공격작전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조선)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이 오고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대통령의 명령으로 기습적인 공습작전을 개시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전쟁개념을 군사작전에 옮기는 임무는 전략군사령부가 수행하고 있는데, 북(조선)이 미국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전략군사령부의 우발사태계획(contingency plan)이 요즈음 언론에 보도된 이른바 '개념계획 8022-02(CONPLAN 8022-02)'다. 윌리엄 아킨이 밝힌 바에 따르면, '개념계획 8022'는 두 개의 전쟁 시나리오를 상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1) 높은 기량으로 준비되어 재빠르게 대응하는 타격력으로 북(조선)을 공격하는 것인데, 공습정밀폭격, 전파교란기 이에이(EA)-68을 동원한 전자전, 싸이버공격으로 북(조선)의 방어력을 마비시키고, 북(조선)에 침투하여 이른바 '특수작전'을 벌이는 전쟁 시나리오다. 공습정밀폭격과 특수작전에 전술핵무기가 동원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가 북(조선)에 침투하여 '내란'으로 위장된 특수전을 일으키는 전쟁연습을 실시해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2) 북(조선)의 지하시설에 있는 대량파괴무기 생산설비를 지하관통폭탄으로 파괴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조선)의 지하시설을 파괴하기 위하여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새로운 지하관통폭탄(ATACM-P)을 실전에 배치하는 시점은 2005년이다. (『프레시안』 2004년 12월 18일자)

2002년 5월 국방장관 럼스펠드는 '불의의 타격(unwarned strike)'을 가하는 능력을 개발할 것을 명령한 새로운 '국방계획지침(Defense Planning Guidance)'을 발표하였는데, 그 지침에서 미국 본토를 방어하고 4개 지역에서 분쟁을 억제하고 2개 전구에서 신속히 승리하며 그 가운데 1개 전구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한다는 이른바 1-4-2-1 전쟁개념을 공식화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여섯 달 뒤인 12월에 전략군사령관은 전세계 어느 곳이든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전략군사령부가 북(조선)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는 전쟁계획인 '개념계획 8022-02'를 완성한 때는 2003년 11월이었다. 전략군사령관은 2004년 1월에 대통령과 국방장관에게 '전지구적 타격 우발사태 계획(global strike contingency plan)의 모든 준비를 끝마쳤음을 보고하였다.  

남(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04년 12월 어느 날 서울 용산에 있는 주한미국군사령부 청사에서 열린 비밀회의에서는 미국과 남(한국)의 군사부문 고위관리들이 모여 앉아 올해 2005년 안에 완성하기 위해서 작성해온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을 검토하였다고 한다. 그 전쟁계획은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가 북(조선)에 침투하여 내란으로 위장된 '특수작전'을 벌이고 남북의 무력충돌을 유도하여 '우발사태'를 도발함으로써 북(조선)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을 내용으로 하여 1999년에 작성되었던 '개념계획 5029-99(CONPLAN 5029-99)'인데, 2004년 한 해 동안 미국은 기존의 '개념계획'을 새로운 '작전계획'으로 격상하여 이른바 '작전계획 5029-05(OPLAN 5029-05)'를 작성하려는 작업을 벌여왔다. 이러한 격상 및 수정·보완작업은 2003년 11월 15일 남(한국) 국방부 청사에서 열렸던 한·미 군사위원회(Military Committee Meeting) 제25차 회의에서 그 추진이 결정된 것이다. ( 「한미연합사, 북한 유사시 대비 '작전계획 5029-05 추진」, 『신동아』 2005년 4월 호)

미국이 현재 작성하고 있는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인 '작전계획 5029-05'의 내용은 1급 군사기밀이므로 외부에서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그 전쟁계획이 제국주의 미국이 말하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라는 새로운 전쟁개념과 직결된다는 점은 명백하다.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전쟁개념은 이미 이라크 침략전쟁에 적용하여 일차적으로 실전평가를 마친 개념이다. 주한미국군사령관 리언 라포트(Leon J. LaPorte)는 전략적 유연성이 미국군 작전계획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전세계에 배치된 미국군 상황을 생각할 때, 미국군이 한(조선)반도에 신속히 전개될 수 있는 것도 전략적 유연성 덕분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년 2월 23일자)

나의 판단으로는,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개념은 미국군이 한(조선)반도 전쟁계획을 작성하고 수정·보완하면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전쟁개념들, 이를테면 '저강도 작전(low-intense operation)', '우발사태(contingency)', '특수작전(special operation)', '신속기동(rapid deployment)', '공습정밀타격(air-raid surgical strike)' '전술핵공격(tactical nuclear attack)' 같은 새로운 전쟁개념을 종합한 포괄적인 군사전략개념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러한 전쟁개념들을 가지고 작성하는 한(조선)반도 전쟁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다.

1) 태평양군사령부는 북(조선)의 전쟁수행력을 끝없이 소모시키고 북(조선) 내부의 동요를 유도하는 다양한 저강도 군사작전을 벌인다. '작전계획 5030'이라는 암호명이 붙어있는 이 저강도 군사작전에는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한(조선)반도 주변에서 전쟁연습을 벌여 북(조선)의 전쟁수행력을 차츰 소모시키는 전술, 북(조선)의 금융체계를 교란시키거나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전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2003년 7월 21일자)

2) 북(조선)이 태평양군사령부가 벌인 저강도 군사작전에 휘말려 있을 때,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는 북(조선)에서 특수작전을 도발한다. 미국은 미국군이 북(조선)에 침투하여 도발한 특수전을 '내란'이라고 왜곡하여 전세계에 선전할 것이며, 군사분계선에서 남북의 무력충돌을 유도하여 '우발사태'를 도발할 것이다. 이 전쟁계획은 지금 기존의 '개념계획 5029'를 수정·보완하여 만드는 '작전계획 5029'에 담겨지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아킨이 밝힌 바에 따르면, 태평양군사령부 예하 특수작전사령부는 1985년 10월부터 11월까지 암호명 '신참용사(Rook Knight)'라는 특수작전훈련과 1998년 1월부터 6월까지 암호명 '인디(Indy)'라는 특수작전훈련을 각각 실시한 바 있다고 한다. 미국군의 특수전은 아프가니스탄 침략전쟁에서 '잿빛 여우(Grey Fox)'라는 작전명으로 수행된 바 있는데, 합동특수작전사령부(Joint Special Operations Command)는 합동임무군(Joint Task Force)을 전구에 신속하게 투입한다.

3) 미국이 도발한 특수전과 그에 따른 우발사태로 북(조선)이 혼란에 빠져있을 때, 태평양군사령부 또는 전략군사령부는 공습정밀타격으로 북(조선)의 중요한 전략거점을 파괴한다. 이 전쟁계획은 태평양군사령부가 미·일 합동작전을 벌이는 '개념계획 5026'으로, 전략군사령부가 미군 단독작전을 벌이는 '개념계획 8022'로 각각 작성하였으며, 주기적으로 수정·보완하고 있다. 미국군이 노리는 북(조선)의 전략거점은 전쟁을 지휘하는 지휘통제통신정보체계, 최전방 지하요새에 배치된 대구경 장거리포, 공군기지, 방공미사일기지, 방공포기지 등이다. 미국군의 공습정밀타격은 이라크 침략전쟁에서 실전평가를 마쳤다.  

4) 전략거점이 마비되어 북(조선)의 전쟁수행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있을 때, 신속기동군이 진격하여 평양을 점령하고 친미정권을 세운다. 이 전쟁계획이 '작전계획 5027'이다.

5. 글을 마치며

2005년 5월 24일 백악관은 오는 6월 10일(서울시간 6월 11일 오전) 백악관에서 오찬을 겸한 실무회담 형식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백악관 대변인 스캇 맥클렐런(Scott McClellan)은 두 나라 정상이 만난 자리에서 한·미 동맹문제와 대북(조선)정책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2005년 5월 25일자) 이와 관련하여 청와대 대변인은 예상되는 주요의제는 한·미 동맹, 동북아 협력, 북(조선) 핵문제 관련 사안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5년 5월 25일자)

부시는 2005년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남(한국)에 갈 예정인데도, 이번에 급히 노무현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불렀다. 여기서 눈여겨보는 것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자기의 정치적 요구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잡아놓았다는 점이다. 6.15 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맞아 상설적인 통일기구를 결성한 남, 북, 해외의 각당각파 각계각층 사회정치세력이 평양에 모여 민족통일대축전을 열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남측 정부대표단이 역사상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하여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합의서를 채택하기 나흘 전인 6월 11일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난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개성에서 남북 차관급(부상급)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5월 14일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R. Hill)이 서울에 나타나서 외교통상부 장관 반기문, 6자회담 수석대표이며 외교차관보인 송민순,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권진호,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 이종석을 잇달아 만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붕』 2005년 5월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은 그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기존의 '개념계획 5029'를 새로운 '작전계획 5029'로 수정·보완하는 문제에 대해서 남(한국) 정부가 반대하지 말고 협력해줄 것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미국은 전쟁계획을 작성하고 전쟁연습을 벌임으로써 북(조선)을 위협하려고 하는 반면, 남(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쟁계획 작성과 전쟁연습 실시로 한(조선)반도 정세가 위기상황에 빠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한국) 언론보도에 따르면, 2005년 1월 초순 청와대 국가안보회의 상임위원회가 미국의 전쟁계획 작성을 무기한 '유보'하는 방안을 의결하였고, 주한미국군사령부는 이 의결사항에 대해서 강하게 반발하였다고 한다. (「한미연합사, 북한 유사시 대비 '작전계획 5029-05' 추진」, 『신동아』 2005년 4월 호)

남(한국) 정부가 미국의 한(조선)반도 전쟁계획 작성을 반대하는 가운데, 6.15 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맞으면서 남, 북, 해외의 각당각파 각계각층 사회정치세력이 상설적인 통일기구를 내오고, 남북 정부당국 회담이 재개되고, 민족통일대축전이 열림으로써 민족통일전선이 크게 강화되었다. 이처럼 민족통일전선이 강화되는 것은 한(조선)민족을 제국주의전쟁위험으로 끌고 가려는 제국주의 미국에게 정치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민족통일전선이 강화되는 것을 가만히 앉아서 볼 수 없었던 미국은 자기의 전쟁계획 작성에 제동을 걸면서 북(조선)과 대화를 재개하는 남(한국) 정부를 굴종시키고, 민족통일대축전을 방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6월 11일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조선)반도 전쟁계획 작성을 자기들의 요구대로 밀고 나가기 위해서 굴종을 강요할 것이며, 북(조선)의 '핵문제'를 걸고들면서 남(한국) 정부대표단의 평양방문과 민족통일대축전에 찬물을 끼얹는 공동발표문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남(한국) 정부는 제국주의 미국의 강압에 굴종할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6월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개념계획 5029'를 보완·발전시켜 나가자고 합의하였다. (『연합뉴스』 2005년 6월 4일자)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에 예속되어 있는 남(한국) 정부에게는 미국의 제국주의전쟁계획을 깨뜨릴 수 있는 의지도 능력도 없다. 그러한 남(한국) 정부에게 기대할 것은 없다.

남, 북, 해외의 각당각파 각계각층 사회정치역량이 민족공조의 원칙으로 단결하여 공동행동을 취할 때 미국의 제국주의전쟁계획을 깨뜨릴 수 있으며,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를 무너뜨리는 파열구를 낼 수 있다. 그 공동행동은 미국의 제국주의전쟁계획을 깨뜨리는 반전평화운동으로, 그리고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를 무너뜨리는 반미자주화운동으로 펼쳐질 것이다.

한(조선)민족은 자기의 자주성을 짓누르는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와 타협할 수 없으며, 끝까지 투쟁하여 자주성을 실현하여야 한다. 한(조선)민족이 미국의 제국주의지배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싸우는 것은 미국을 무턱대고 반대·배척하는 편협한 국수주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주성을 실현하려는 민족의 본성적 요구가 발현되는 것이다.

제국주의지배체제 아래서 자주성이 짓눌린 피압박민족이 자주적으로 살려는 본성적 요구에 따라 반제자주화운동에 나서는 것은 사회역사적 현실이 합법칙적으로 변화·발전하는 것이며 하나의 민족이 사회변혁운동이 요구하는 가장 중대한 정치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명백하게도,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위협에 맞서는 한(조선)민족의 대응전략은 민족통일전선전략이다. 민족통일전선전략은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화해·협력·공조를 이루어 미국의 제국주의전쟁위협을 돌파하고 나아가 민족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가장 강력한 정치전략이다. 민족통일전선전략이 이길 수 있는 전망은 6.15 공동선언 발표와 그 선언을 실천하는 전민족적 운동에서 이미 현실로 입증되었다. (2005년 6월 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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