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코리아연구소 2005 .5.5

 

우리민족의 역사적인 메이데이 투쟁

 

 

21세기코리아연구소 소장 조덕원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복수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일본 방위청이 미군 당국으로부터 북한이 1일 오전 동해를 향해 단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는 정보를 통보받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북한 동부 해안 미사일 기지에서 발사돼 약 5분 후에 동쪽으로 1백 km 미만 지점에 떨어졌으며 미군은 미사일 발사시 방출되는 적외선을 탐지하는 조기경계위성 정보 등에 기초해 이 같은 발사 사실을 파악했다.”(연합뉴스)

 

“민주노총이 5월 1일 열린 세계노동절 115주년 기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공식 선언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 12개 지역에서 일제히 기념대회를 열고 △비정규 권리보장입법 쟁취 △노사관계로드맵 폐기 △무상의료 무상교육 실시 등을 내건 ‘세상을 바꾸는 투쟁 D-365일’을 대중 앞에 선포했다.”(매일노동뉴스)

 

 

‘백두산 2호’ 발사 경고

 

이번의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장거리미사일(‘백두산 2호’) 발사의 예고탄이다. 이는 연합뉴스 기자도 다 하는 상식적 분석이다. 핵무장을 세련되게 ‘연착륙’시킨 이북은 장거리미사일 발사도 ‘연착륙’시키려 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이 두번째 인공위성 발사든 다른 것이든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또 미국을 직접 압박하든 일본을 통해 간접적으로 압박하든 역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국을 북미정치협상탁에 끌어내는 것이고 6자회담을 군축회담형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부시정부의 구차한 지연전술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도미노식 핵무장을 촉진한다는 핵실험이 될지,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될지, 아니면 다른 반미국가에로의 핵무기 수출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재 이북은 함북 길주에서 핵실험용 갱도굴착작업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북이 땅이든 바다든 조국강토에서 핵실험을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이미 1998년 5월 파키스탄에서 다양한 핵실험을 한 조건이므로 굳이 이를 다시 반복할 기술적 필요가 있겠는가. 하여튼 이북의 결정적인 군사적 공세는 조만간 취해질 것이다. ‘2.16명절’ 이전인 2월 10일에 핵무장선언, ‘4.15명절’ 이전인 3월 31일에 6자군축회담제안을 한 이북으로 볼 때, 그 시기는 6.15공동선언발표 5돌 이전인 5월과 8.15광복 60돌 이전인 7월일 가능성이 높다. 5월 1일 단거리미사일 발사사건은 그 전주곡일 뿐이다.

 

우리민족의 대미 공세

 

메이데이에 이남 노동계급 3만이 광화문에 모여 비정규직차별철폐투쟁을 전개하였다. 비정규직차별철폐투쟁은 잘 알다시피 미국과 노무현정권의 신자유주의정책의 심장부를 겨누는 준정치투쟁이다. 더욱이 내년 메이데이에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하며 이수호지도부의 2006년 정치총파업공약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였다. 이번 메이데이투쟁을 준비하면서 양대 노총 지도부가 공동단식투쟁을 진행하였는데, 내년 정치총파업을 성사시키면 2007년 양대 노총을 단일노총으로 통합하는 위업을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다. 이남 노동계급의 올해 메이데이투쟁은 그 자체로 강력한 대미 공세가 아닐 수 없다. 반미구호를 전면에 내걸지는 않았지만 이 땅을 지배하는 미국과 대리정권에 대한 정치적(대중적) 위협으로는 충분하다. 한편 이 투쟁하는 이남 노동계급을 고무한 사건이 바로 이북의 미사일발사사건이다. 무릇 투쟁에는 때가 중요한 법, 이북이 굳이 메이데이에 미사일을 발사한 이유를 간과할 수 없다. 이남 노동계급의 투쟁이 생존권쟁취단계(또는 준정치투쟁)에서 자주권쟁취단계(또는 정치투쟁)로 비약할 때 변혁과 통일의 결정기가 도래한다. 오늘 우리운동의 질적 발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우리민중의 생존권쟁취투쟁과 우리민족의 자주권쟁취투쟁을 하나로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남 노동계급의 비정규직차별철폐투쟁과 이북 군대의 미사일발사야말로 우리민중의 생존권쟁취투쟁과 우리민족의 자주권쟁취투쟁의 결합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북의 미사일발사에는 이북사회주의체제를 수호하는 소극적 의의만이 아니라 제국주의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군사적 공세를 취하며 조국의 자주통일을 촉진하는 적극적 의의가 담겨있다. 자주통일원년, 미군철수원년 메이데이는 이남 노동계급과 이북 군대가 대미 공세에서 공동보조를 맞춘 기념비적 날이다.

 

 

미국과 일본 갈라치기

 

코리아반도에서 미군은 나가는 것이 추세고 일본군은 들어오는 것이 추세다. 주한미군 지상군은 올해 말로 모두 이남에서 철거된다. 그것이 우리민족의 군사정치적 공세에 밀려 나가든 ‘럼스펠드독트린’이라고 불리는 미군재배치전략에 의해 이루어지든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우리민족과 미국의 대결전에서 미국이 패배한 결과라는 사실을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이남이 제2의 남베트남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자인하면서 미국이 취한 조치는 주일미군과 일본군(자위대)을 강화하는 일이다. 역시 잘 알다시피 이남이 미군의 전술적 거점이라면 일본은 미군의 전략적 거점이다. 6.25전쟁 시 미군의 병참기지 역할을 톡톡히 한 일본열도는 곧 미군의 거대한 항공모함과 같다. 이 미국과 일본의 군사적 유착관계를 미일군사동맹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미일군사동맹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바로 일본의 핵무장욕심이며 미제국주의마저도 밀어버리려는 군국주의야욕이다. 제국주의(군국주의)적 야욕에는 한계가 없는 법이다. 일본에서 잔명을 유지하는데 성공한 반미우익세력들은 적대국인 이북의 핵무장을 명분으로 삼아 기어이 핵무장을 실현하며 미국으로부터 군사적 독립을 이룩하려고 한다. 그런 일본의 핵무장을 자극하는 것이 이북의 핵확산금지조약탈퇴사건이고 이북의 핵무장선언사건이며 그 연장선에서의 동해상 미사일발사사건이다. 핵무장선언 후 곧 이어진 동해상 미사일발사훈련이란 언제든 일본을 겨냥해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노골적 시위에 다름 아니다. 일본이 군사적으로 위협을 받아 핵무장을 다그칠수록 당황스러운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이남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일본은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이 일본을 종속적 동맹국으로 두고 계속 부려먹으려면 그 핵무장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따라서 결국 이를 위해 이북과 정치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으며 이북의 정치적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 판은 이렇게 돌아가고 있으며 결코 이 판은 깨지지 않는다. 이북의 미사일발사훈련은 미일군사동맹관계에 쐐기를 박는 갈라치기전술일 뿐 아니라 일본을 움직여 미국을 움직이는 도미노전술이다.

 

9월 이전 승부

 

일본의 올해 최대역점목표는 유엔안보리상임이사국진출이다. 올 2월 19일 미국과 일본의 군사 및 외교 관계자들이 모여 이른바 ‘2+2회담’을 벌였는데, 그 핵심의제 중 하나가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이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은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을 지지하겠다고 합의하는 한편 두 나라의 동맹범위를 아시아, 태평양으로 확대하는 ‘미일공동전략목표’를 발표하였다. 결국 미국은 일본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해외침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북이 핵무장선언을 하고 6자군축회담제안을 할 때에는 당연히 이러한 미일군사동맹 강화의 조건을 십분 감안했을 것이다. 특히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건을 눈여겨보았을 것이다. 일단 이북의 핵무장선언에 이은 6자군축회담제안은 적대국가마저 감탄시킨 강온책 결합의 예술이자 연타석 홈런이다. 그 결과 일본의 딜레마가 갈수록 심각해졌다. 일본은 적대국인 이북의 핵무장선언에 같은 핵무장선언으로 맞서지 못하는 것도 답답한데, 6자군축회담안으로 일본군의 감축까지 의제로 될 수 있다는 점에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이 9월 유엔총회에서 확정되는 조건에서, 그 이전에 북미정치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일본은 유엔총회에서의 미국의 지지가 필수인 조건에서 미국이 결사반대하는 일본의 핵무장을 절대로 결단할 수 없다. 영악한 미국은 일본의 상임이사국진출은 지지하지만 유엔의 상임이사국확대는 반대한다는 식의 애매한 입장을 취하며 일본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그런 만큼 일본은 이북이 핵무장을 선언한 시점에서 9월까지의 하늘이 준 기회를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는 기막힌 처지에 놓여 있다. 물론 북미정치협상이 반드시 열릴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일본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것이다. 여기에 9월 총회에서 상임이사국진출이 좌절되기라도 한다면 일본에게 2005년은 이것도 저것도 모두 놓친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이북은 조선인민군총참모부의 유명한 ‘1998년 성명’에서 일본을 두고 ‘어중이떠중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이북은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을 마음대로 요리하는 역시 세계 초강대국이고, 일본은 온 세상의 비웃음을 사는 유치한 ‘유골시비’나 벌이는 정치난장이다. 이북과 미국이 원하는 만큼 상황은 9월 이전에 종료될 것이다.

 

민족적 긍지 고양

 

일본이 올해 역점을 두는 또 다른 사업은 영토분쟁이다. 우리민족과 중국, 러시아를 상대로 벌이는 이러한 영토분쟁은 역으로 자국민중을 자극하여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촉진하려는데 그 저의가 있다. 독도문제만 보더라도 이는 자명하다. 여기에는 미국의 조종 아래 미일군사동맹을 강화하고 미일군사훈련의 요충지를 코리아의 통일 이전에 일본소유로 만들려는 계략이 숨어 있다. 또 양국 간 영토분쟁과 이남민중의 반일시위를 일본민중의 국수주의적 감정의 양적 축적으로 이용하려는 잔꾀도 숨어 있다. 한편 지난 과정이 말해 주듯이 이남정권은 ‘버르장머리 고치겠다’식의 입나발만 불 뿐 실질적인 조치는 하나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4.30재보선용 립 서비스’에 열을 올린 노무현정권이 선거 후 신속히 ‘한일관계정상화론’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예정된 시나리오일 뿐이다. 시마네현의 조례제정놀음 이후 밤잠을 설친 이남민중만 노무현정권의 입대포에 놀아난 격이다. 미국과 함께 일본의 이중예속국인 이남의 대리정권에 일말의 자주성도 있을 리 만무하다. 미국과 일본의 손바닥 위에서 어릿광대극에 열심인 노무현에게서 기대할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이렇듯 이남민중의 배신감이 팽배한 시점에 터진 민족의 가슴을 후련하게 만드는 통쾌한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바로 동해상에서 일본을 향해 날린 미사일 한 방! 일본열도는 이북의 중단거리미사일의 완전한 사정거리 안에 있다. 특히 동해 쪽 일본열도에는 경수로발전소들이 줄줄이 있는데 이 발전소들 하나하나의 폭발은 곧 수소폭발에 맞먹는다. 굳이 일본을 원자탄미사일로 공격하지 않아도 이북은 언제든 버튼 하나로 일본열도를 태평양에 수장시킬 수 있다. 일본은 언감생심 독도를 무력으로 지배하려는 수작을 벌일 수 없다. 옛날이든 오늘이든 미래든 국가 간 역관계의 관건은 군사력일 수밖에 없다. 과거 조선이 일본에 먹힌 것은 결국 이 군사력이 약해서였다. ‘지독한 망언’을 일삼는 지만원류의 대중선동가(데마가그)들이야말로 오늘 우리민족의 자긍심이 과연 어디서 비롯되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세상을 바꾸는 투쟁

 

세상은 어떻게 바꾸는가. 힘으로 바뀐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그래서 우리 진보운동가들은 지난 기간 일관되게 ‘천일양병 일일용병’의 기치를 높이 들고 주체역량을 강화하는 한 길로 매진해 온 것이다. 오늘 우리민족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절대적 과제를 앞에 두고 고려하고 또 고려해야 할 측면은 이남에서의 노동계급의 역량 강화와 북과 남의 자주, 평화, 통일의 3대 민족공조이다. 최근 노동계에서는 ‘운수산별노조’ 건설논의가 활발하다. 어림잡아 궤도 6만, 버스 10만, 택시 20만, 화물 20만, 항공 2만 등 60만 운수노동계급이 단일노조로 결집되면 그 힘은 상상을 불허할 것이다. 메이데이부터 시작된 덤프연대의 파업에 수도권건설현장의 80프로가 마비되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그 엄청난 위력을 예감할 수 있다. 2006년 메이데이 정치총파업과 2006년 말 운수산별건설, 2007년 단일노총건설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면 1987년 7~9월노동자대투쟁 이후 20년 만의 ‘세상을 바꾸는 노동자대투쟁’도 결코 꿈이 아니다. 세상을 멈추는 것도 바꾸는 것도 모두 노동계급의 손에 달려있다. 자본이 하나인 만큼 노동계급도 하나이며, 노동이 같으면 임금도 같아야 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정당한 요구는 오직 이를 정강화한 진보정당의 집권으로만 이루어진다. 또 진보정당의 집권은 노동계급을 비롯한 광범한 민중의 폭발적 반미투쟁이 남북해외 전역적 범위에서 전개되는 형태로만 이루어진다. 그 예속적 반민중정권의 폐허 위에서 우리는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수순을 밟아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제2의 광주학살극이 재연될 수 없는 까닭은 반미항쟁진압군적 성격을 띠는 신속기동미군의 출동이 근본적으로 제압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반도에는 이미 그 어떤 반민족적, 반민중적 무력출동도 철저히 봉쇄되어 있다. 우리는 메이데이에 발사된 한 발의 미사일에서 이 사실을 새삼 확인한다. 우리민족의 역사적인 메이데이투쟁은 이렇게 전개되었다.(2005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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