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무장선언 이후 여론동향과 진보진영의 대응방향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4월 30일

 

북한의 핵무장선언 이후 진보진영의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태도였다.
북한의 핵무장이 반북여론을 증대시킬 경우 운동의 여건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무장에 대해 다소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진보진영의 반북여론에 대한 공포증은 기우에 그치고 말았다.
최근 여론 조사는 우리 국민들이 한반도 정세를 매우 냉철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북한의 핵무장선언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대미, 대북의식은 긍정적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오히려 북한의 핵무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 국민의 자주의식이 새로운 단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 주고 있다.

1. 북한의 핵보유선언 이후 국민의식 동향

지난 4월9일 '프런티어 타임스'-전 한나라당 의원인 이원창이 대표로 있는 친미극우 인터넷 신문이다. 최근 '청와대에 북한스파이가 침투했다'는 선정적 보도로 청와대에 의해 고발된 바 있다.-가 21세기 리서치와 진행한 여론조사는 의외(?)의 결과를 보여준다.

아마 '프런티어 타임스'도 예상치 못한 조사 결과에 크게 당황했을 것이다. 

조사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프런티어 타임스'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4.1%가 북한의 핵보유가 장래 통일 한국의 국력 신장에 바람직하다는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41.2%에 그쳤다. 사실상 핵보유 지지나 다름없는 의견이 절반가까이 나타난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가 '방어용'이라는 의견은 43.8%로 나타났고 공격용이라는 의견은 31.1%에 그쳤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를 가정해서 공격지역을 묻는 질문에 오히려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3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 같은 결과는 우리 국민들이 북한이 주장하는 '핵억제력'의 개념을 대체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을 잘 보여준다.

또 우리나라에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미국 29.5%, 일본이 29.2%로 나타나 18.4%인 북한을 크게 앞질렀다. 우리 국민의 60%가 미일패권동맹을 가장 큰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4월 8·9일 월간중앙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조사에 따르면 남북공조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45.2%을 차지했고, 한미공조를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39.1%에 그쳤다. 이러한 인식은 젊은층일 수록 뚜렷했다. 20대의 경우 61.1%가 남북공조를 우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미국과 가까워야'라는 의견은 31.7%, '중국과 가까워야'라는 의견은 31.4%로 대등하게 나타났다. 이 의견에 있어서도 20대의 경우 '친중' 의견은 35.5%로 '친미' 의견 17.0%를 압도했다. 30대의 경우도 친중 의견이 42.6%로 친미 의견 22.8%를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젊은층의 대미, 대북의식은 또 다른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로 나타난다.
지난 4월26일 '교수신문'은 전국 5개 권역 대학 6백30명의 신입생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신입생 생활 실태 및 의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신입생들은 한반도 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국가로 미국 54.8%, 일본 22.7%을 지목했으며 북한을 지목한 학생은 14.0%에 불과했다.

통일과 관련해선, 50.5%의 학생들은 '남북한 상호체제 유지 및 자유로운 교류'를 원했고, 20.5%의 학생들은 '민간에서 정치 분야로 점진적 통합'을 선호했다. '현 상태 유지(16.2%)'나 '남한 흡수통일(9.7%)' 등을 선택한 학생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4월13일 진행된 중앙일보의 여론 조사는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큰 틀의 방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37%가 일본을 우리나라 안보에 가장 위협되는 국가로 꼽았으며 다음으로 북한 28.6%, 미국 18.5%, 중국 11.9%를 선택했다.

미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72.2%가 '2년 전 보다 악화됐다'고 응답했고, 이 중 56.7%가 '악화된 데는 미국이 더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한미동맹의 미래에 대해서도 '악화되더라도 우리 정부가 보다 독자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이35.1%로 '현재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 38.5%와 비슷하게 나왔다. 

지난 해 중앙일보의 조사에서 '지나친 대미의존 탈피'해야 한다는 30.9% 였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악화되더라도'라는 단서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35.1%가 긍정적 답변을 한 것은 우리 국민들의 반미의식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에서 특기할만한 점은 향후 안보협력국가로는 응답자의 62.2%가 미국을 꼽은 것이다.

위협국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크게 감소하고 일본이 높아진 것은 최근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반일의식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62.2%로 높게 나타난 것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보수진영의 '용미론'이 일정하게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미일 해양세력을 위협국가로 보는 의견은 55.5%로 '프론티어 타임스'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아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는 전략적 의식 변화라기보다는 일본을 견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나타나는 전술적 의식 변화로 분석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74.9%가 '그럴 것'이라고 답했지만 설문 대상자의 절반 이상 52.5%은 '핵 개발과 상관없이 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답해 북한의 핵무장선언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대북인식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2월23일 국민일보 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에 대해서 응답자의 57%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고 '핵 보유를 인정하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54.7%, '모든 방법을 동원해 핵무기를 반드시 폐기시켜야 한다'는 의견은 36.6%로 절반이상의 국민들이 북한의 핵보유를 별다른 위협으로 느끼지 않으며 핵을 가진 북한과 대립이 아닌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2월24일 서울방송(SBS) 조사에서도 북핵 문제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79.9%로 '압박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 18.5%,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 4월28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28일 정기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조사에서도 '북한이 6자 회담 개최를 계속 거부할 경우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로 회부해야 한다'는 미국 주장에 대해 '사실상 북한을 고립시키고 자극하는 것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57.4%로 나타나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도록 압박하는 것으로 찬성한다'는 의견(35.1%)보다 높았다. 

북한의 핵무장선언이후 각 종 여론 조사를 종합해 보면 진보진영 일각의 반북여론에 대한 공포증은 기우에 그치고 말았다.

최근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핵무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반미의식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대북관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의 핵무장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조사 결과는 북한의 핵무장이 해묵은 안보논란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자주, 대단결의식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점을 잘 보여 준다.

2. 국민의 안보의식 변화와 진보진영의 대응 방향

북한의 핵무장 이후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첫째 동북아 정세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반미반일의식의 더욱 고조 확산되고 있으며, 둘째 과거 다소 막연한 민족감정에 기초한 남북화해론이 북한의 핵무장이후 냉철한 현실인식에 기초한 적극적인 남북공조론으로 전환되고 있고, 셋째 태평양 중심의 외교안보관이 대륙 중심의 외교안보관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일강경선언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도 이 같은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장선언 이후 우리 국민들의 자주의식의 확산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서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반북안보론은 반미반전, 미군철수운동의 발전을 가로막는 주된 장애 중 하나였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이라는 사상초유의 안보위기-수구세력들의 주장에 따르자면-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반미의식은 오히려 더욱 높아지고 있으며 반북안보론은 급격히 퇴조하고 그 자리를 남북(핵)공조론이 대체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반미자주화운동 발전의 가장 큰 장애 중 하나였던 반북안보의식의 급격히 퇴색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이 같은 의식의 변화는 반미자주운동의 새로운 질적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이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인식 태도이다.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다수 인식은 북한의 핵무장을 단지 이해하는 차원을 넘어 지지하는 차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또한 북한의 핵억제력을 바탕으로 한 남북공조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예속적인 한미관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이러한 국민 의식의 변화를 정확히 포착하고 대결시대의 반북여론에 대한 공포증에서 과감히 벗어나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반미반전, 미군철수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북한의 핵무장선언 이후 대중의식화사업에서 진보진영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첫 째 북한의 핵억제력에 대한 과학적이고 올바른 인식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면서 북한의 억제력이 한반도 평화와 민족번영을 담보하는 공동의 자산이라는 점을 잘 해설, 설득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민족자주, 대단결의식을 더욱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장이후 우리 국민들의 대북관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사이비 전문가들이 주입시킨 경제지상론에 입각한 대북우월의식은 북한의 핵무장선언이후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한국이 앞서 있을지 모르지만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당당히 맞서고 있는 북한의 자주정치는 우리 국민들의 대북관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한때는 부담스러운 부양가족으로 왜곡되게 인식되었던 북한이 이제는 경외의 대상,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선 자랑스러운 동포들로 이해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북한의 핵무장은 그동안 막연하게 논의되어 왔던 민족공조의 위력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점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의식의 변화는 민족자주, 대단결운동의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북한이 미국과의 대결전을 승리로 이끌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의 대북우월의식, 공미패배주의는 결정적으로 약화될 것이며 민족자주, 대단결의식은 새로운 질적 단계, 즉 조국통일 실현의 의식적 토대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둘 째 강력한 민족공조를 바탕으로 한 대륙평화연대가 미일 해양침략세력을 견제하고 동북아의 안정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외교방법론이라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앞서 언급한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위협이 증대되면서 일본을 제어할 현실적 수단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추구하는 경향이 일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친미수구세력들은 한미동맹 강화론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이 같은 사대주의적 외교안보의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일침략주의의 본질을 정확히 폭로하고 미국과의 협력이 일본을 제압할 외교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바로 인식시켜야 한다. 또한 동북아 안정의 현실적 수단으로써 민족공조를 중심 축으로 중국, 러시아 등 대륙국가와의 평화연대를 강화하고 새로운 안보틀을 형성해야 한다는 점을 생동감 있게 해설하여 수구세력의 사대매국적 궤변을 폭로 분쇄해야 한다.

대중을 믿고 대중에 의거하면 반드시 승리한다는 말이 있다.
대중의 지혜는 무궁무진하며 대중은 창조의 원천, 운동가의 스승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변화된 현실은 운동의 새로운 질적 도약을 요구하고 있다. 진보진영은 대결시대의 낡은 관념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대중을 믿고 대중과 함께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