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과 한반도 문제에 대하여

최철운

 

이북은 동서냉전체제가 막을 내리면서 그 것을 한반도 통일의 기회로 생각했다.
한반도의 분단은 동서냉전체제의 산물이었기에, 분단의 원인적 상황이 제거되었다는 것은 분단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동서냉전체제의 막은 새로운 세계질서의 재편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러한 새로운 세계질서의 성립에 한반도가 통일국가로서 새 출발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북은 그 방편으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적 경제개발을 그 대안으로 내 놓았다.
사실상 동북아시아 지역은 인력과 자원, 기술력과 자본의 모든 면에서 손색이 없는 경제적 여건을 갖추고 있는 세계의 얼마 안 되는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냉전체제하에서 그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던 곳 중의 한 군데였다.
게다가 러시아의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철도의 이용은 그러한 잠재성이 풍부한 동북아지역과 유럽을 연결하는 데 매우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작용하여 세계경제의 활성화에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상을 전제로 이북은 동북아시아에서의 냉전체제를 벗어내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구축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한반도 분단의 원인국인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즉, 이북의 미국과의 대화시도는 적대적인 관계의 청산이 목적이었으며, 결코 미국과의 긴장을 더 심화시키자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미국은 기존의 군사적 우위를 바탕으로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생각을 고쳐먹지 않았다. 미국은 북을 위협하고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북을 몰아 부쳤다.
그러나 이북의 지루한 설득과 대화 그리고 위협이 가해지면서 결국 클린턴 정부는 자신들이 의도하는 대로 세계구도 특히 동북아시아의 구도가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고, 이북이 제시한 새로운 질서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그러나 부시가 새로이 정권을 잡으면서 일은 다시 틀어지기 시작한다.
미국 내에서도 특히 군수산업과 석유산업에 기반을 둔 재벌들과 국제적인 전쟁과 긴장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굳혀온 세력들에게 있어 평화를 바탕으로한 세계질서의 재편은 자신들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동북아시아에서의 변화는 곧 세계질서의 재편을 불러올 것이 뻔한 이치였다. 네오콘으로 불리우는 이들 세력들은 결코 한반도의 통일을 전제로 한 동북아시아의 변화를 용납할 수 없었다. 새로운 세계질서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는 정책이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급격한 몰락을 초래하고 자국의 이익에 반한다 하더라도 어쨌든 그러한 변화는 막는 데까지 막아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이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이었다.
그들은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다른 세계에서도 같은 정책을 일관되게 펴왔고 앞으로도 펼 것이다.

민주당의 클린턴 정부도 미국의 패권주의와 제국주의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었듯, 그리고 막판에야 비로소 이북의 설득에 응했듯이, 케리가 정권을 잡게 된다고 해도 처음부터 순순히 이북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는 아주 어리석은 생각일 것이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제국주의적 패권에 물들여져 타 국가를 억누르고 그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기본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에는 다를 바가 없을 테니까.
그러나 민주당의 경우는 앞서의 공화당만큼 절박함이 없다.
그들은 대화를 하면서 결국은 자신들이 북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궁극적인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던가, 혹은 북의 제안을 거부하면 결국은 미국에 상당한 불이익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들은 비록 북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긴 할 지라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게다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금융, IT, 기타 여러 재벌들은 현재의 공화당정권이 무리수를 써가며 세계에서의 군사적 패권에 집착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편으로 불안하게 보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오히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그와 반대의 방향으로 정책을 선호하라는 압력을 가하게 될 수도 있다.

즉,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북미관계가 공화당 정권때보다는 더욱 대화의 국면으로 가게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봄직 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 될 수 있다.
미국이 향후 유일한 패권국가의 지위를 잃게 되면서 세계가 궁극적으로 무력이 지배하는 질서에서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질서로 변화해 가는 것은 그저 단순히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그러한 최강의 패권국가로 지속적으로 남기를 원하는 반면, 다른 국가들이 그 것을 거부하고 지속적으로 미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지난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싸움 속에 미국의 공화당 정권처럼 지속적으로 무리수를 두게되면, 미국은 멸망, 붕괴의 길을 가게될 것이고 타협과 대비를 하게된다면 새로운 질서 속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는 강대국으로 살아남게 될 것이다. 즉, 민주당 정권이라 하더라도 현재 미국이 누리는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앞으로 수없이 전개되는 협상과 외교적 다툼 속에서 현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 경제적, 기술적 우위를 모두 이용하여 다른 국가들이 더 크게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들 200년 간의 역사는 침략과 학살과 수탈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 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들이 다른 국가를 위해서, 세계평화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세계의 새로운 질서에 동참하리라는 기대는 매우 단순하고 어리석은 생각이다. 또,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틈을 노려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 일에 결코 소홀히 할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미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서 그들을 압박하고 우리의 자세를 다 잡는 일에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혀 그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의 정권에 관계없이 그 들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것만이 동북아정세를 평화로 이끌고 한반도의 분단을 극복하여 통일국가로 가는 길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10월 19일)

 

미국의 대선과 국제정세

 

이제 미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플로리다주는 벌써 선거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번 미국의 대선은 예전의 그 어느 선거보다 부동층이 적었으며, 가장 혼탁한 선거중의 하나로 기록될 정도로 그 선거전은 극렬했으며 치열했다.
예전에는 미국의 대선이 이렇게까지 치열했던 적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미국의 많은 유권자들로 주로 국내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경제가 좀 좋으면 현직 대통령이 되고, 경제가 좀 나쁘면 현직 대통령이나 그가 속한 당소속 후보가 낙선을 하는 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것이 대략적인 미국의 선거풍토였다.
그러나, 미국의 경제사정이 별로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시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어느 정도의 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도 변하지 않고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듯이 부동층이 매우 적다는 것이 이번 선거의 특징이면서, 그 어느 때 보다 두 후보의 모금액이 컸다는 것이다.
이렇듯 예전과는 다르게 미국의 대선이 변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나름대로 한번 분석을 해 보았다.

미국의 역대 정권은 공화당과 민주당정권에 관계없이 그 제국주의적인 성격을 드러내면서 수시로 국제질서를 무시하면서 타 국가, 타 민족을 핍박하고 괴롭혀왔다. 그리고 두 정당 모두 공통의 지향은 자국의 이익과 패권유지였다. 그 기본 명제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두 당은 지지층에서 약간의 차별성을 가지게 된다. 공화당은 좀더 보수적이면서 좀더 미국적인 면을 중요시 여기는 정서의 사람들이 지지한다고 하고, 민주당은 좀더 자유적이며 개방적인 사람들이 지지한다고 여기고들 있다. 그리나 이제까지는 자신들의 성향에 관계없이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지가 변하는 부동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이해관계와 상황에 따라 민주당이 혹은 공화당이 정권을 잡아왔다.

그러기에 기존의 선거는 국제적인 정세라든가 외국과의 관계는 미국의 대선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외국과의 관계, 즉 이라크라든가 북한과의 관계문제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즉, 부시정권과 민주당정권의 외교적 관점이 큰 흥밋거리가 되었다고 볼 수 있고 이런 현상도 예전과는 다른 양상중의 하나이다.
이런 양상을 보이는 것은 현재의 그리고 앞으로의 국제정세와 미국의 대선이 서로 맞물려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가 있다.

1980년대 초까지 지탱되었던 동서냉전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세계는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일방적 독주만이 허용되는 불운의 시대를 맞게 된다.
그러나 그런 일방적인 독주라는 것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오래 지속될 수 없는 불안정한 체제이다.
크고 작은 나라들이 미국의 깡패와도 같은 일방적 행패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유럽연합의 결성은 그러한 움직임의 한 방향으로 볼 수있다. 중국의 고도성장 또한  미국주도의 일방적 세계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커다란 변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일본 또한 미국의존도의 정치와 경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도 옐친이 정권을 놓고 푸틴이 들어서면서 미국과는 거리를 두고 러시아 민족주의를 부활시키며 강국으로 재도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큰 나라들의 움직임 뿐 아니라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중소국가들도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자주적이고 평화로운 국제활동을 하려는 노력들을 하면서 미국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의 수많은 나라로부터 수 없는 견제를 받고 있는 미국이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일방적 독주를 계속해 나갈 수가 있을까?
그러한 상황을 지속시키려는 노력자체가 오히려 어리석은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일방적 독주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무리수를 두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무리수가 쌓이게 되면, 일시에 미국이라는 국가체계가 붕괴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한 국가의 붕괴는 매우 간단하다. 미국은 연방체제이며, 그러한 체제는 연방정부의 힘에 공백이 생기게 되면 분열의 가능성이 커지고, 연방체제가 붕괴되는 것은 순식간에 이루어 질 수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향후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존재하면서 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원한다면 그들은  지금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향후 세계질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인류는 20세기 초 1,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역사상 가장 컸던 전쟁을 두 차례씩이나 치루었다. 그 후에도 이념의 대결인 동서냉전을 50년 가까이 지속시키면서, 가공할 만한 무기들을 양산시켰다. 그리고는  무력에 의한 전쟁의 무의미성과 위험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나 인류에게는 자원확보라는 절대절명의 명제는 계속남아 있다. 국가 간의 보이지 않는 전쟁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 전쟁은 기술과 자본에 의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될 것이다.
유럽연합이 생기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유로화로의 화폐통합이었다. 그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의 공동체가 제대로 된다면 진정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유럽연합의 경제공동체가 제대로 작동만 된다면 국제사회에서의 경제적 지위는 대단할 것이다.
중국은 중화민족을 내세우며 전 세계의 화교들의 경제력과 급성장하는 자국의 경제력을 결합시켜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하고 있다.
한반도와 러시아동부 그리고  일본을 잇는 동북아시아 경제권은 소위 다크호스로 불려질 수 있는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자본력, 고도의 기술, 수준 높은 인력, 상대적인 저임금, 그리고 편리한 교통은 고도의 성장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경제의 블록화와 규모의 경제는 앞으로 오는 세계의 경제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부시정부는 그러한 세계의 흐름에 관심이 별로 없는 듯하다. 아니 관심이 없지야 않겠지...
그런데, 그런 세계의 흐름에 대처하는 방식이 너무 구태의연하다. 아직도 자신들의 힘에 의존해서 세계
각 국의 그러한 움직임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마음에 안들게 움직이는 국가는 위협을 해서 혹은 전쟁을 통해서 혼을 내주면서, 모든 국가들이 자신들의 세계지배에 복종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데도 별 상관하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재편을 바라보고 있는 미국의 일부 자본과 기술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현재의 힘과 자본과 기술을 이용하여 앞으로의 세계 경제전쟁에 대비한다면 앞으로 미국은 현재와 같이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야 갖지 못하겠지만, 커다란 경제의 한 주체로서 충분히 큰소리 칠 수 있는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들이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경제는 블록화된 규모의 경제다. 국가적차원에서 계획되고 지원되지 않는 다면 훨씬 불리하다. 게다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부시정권의 방식대로 그대로 나가다간 국가의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자본의 대표적 주자중의 한 사람인 소로스가 대놓고 부시의 정책을 비난하면서 공공연이 공화당을 반대하고 있다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트가 공공연이 부시를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한 것들은 그들의 심정을 일면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공화당을 지지하는 세력(주로 방위산업과 석유재벌이 중심이 된다)의 경우 그러한 미국의 정책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한 정책은 자신들 존재의 근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들은 군사적인 싸움을 걸어 거기에서 항상 이득을 보아왔던 존재들이다. 그들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렇게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그 길만이 그 들이 살길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세계의 흐름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방향에 맞추어 미국의 정책을 이끌어 나간다면 자신들은 위치는 매우 취약해 지고, 미국 내에서의 영향력도 점점 줄어들면서 마침내는 미국을 움직이는 강력한 한 축으로 자리했던 자신들은 역사의 뒤켠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그러한 미래를 위한 정책을 쓸 수가 없는 것이다.

이렇듯 앞으로 미국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는 가에 따라 미국내의 세력의 이해가 현저하게 달라질 수 있다면, 그들은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미국의 대선과는 다르게 이번 대선의 양상이 혼탁과 치열함의 극한 대결로 가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10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