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무효 투쟁 중간 평가 및 3단계 쿠데타 음모 전망

    : 정치쿠데타 성공을 위한 행동계획 전망과 민주수호세력의 대응


 


장창준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3·12 쿠데타 이후 한국사회는 또 하나의 격변기를 거치고 있다. 모든 시민사회단체가 탄핵 무효와 부패정치세력 척결을 위한 전선에 망라되고 있으며, 국민들은 탄핵무효와 민주수호, 총선에서의 심판, 민주국회 건설을 염원하며 촛불을 들고 광화문으로 운집하고
  있다.

 그러나 투쟁이 고조되고 있는 것 만큼 우려되는 부분 또한 없지 않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쿠데타가 단지 노무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권찬탈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 만큼 쿠데타는 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쿠데타 세력들은 지금도 다음 단계의 쿠데타를 위한 치밀한 계획을 수립하고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그에 반해 우리의 인식은 그들의 준비정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또한 없지 않다. 무엇보다 이번 탄핵 정국을 상식적인 수준에서 인식하는 경향이라 할 수 있다. 즉 '설마 헌재가 이번 탄핵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릴 것인가', '설마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데 쿠데타 세력들이 총선을 연기할까' 하는 설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설마병은 종국에 가서 대기론적 관점에 빠지게 할 수도 있다. 즉 '이제 할만큼 했으니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자'거나 '우리가 지금 투쟁해 보았자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하는 견해 등이 그것이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이후 3주째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투쟁을 평가해 보고 우리의 자세와 관점을 다시한번 확립하며 나아가 쿠데타 세력의 정권찬탈 음모를 면밀히 분석하고 예측하며 투쟁 방향을 잡는 것은 현재의 투쟁을 중단없이 진행하며 이번 총선에서 냉전수구세력, 부패세력을 척결하고 나아가 자주, 민주, 통일이라고 하는 한국 사회의 과제를 실현하는 데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글은 지금까지의 투쟁을 중간평가 하고 저들의 음모가 무엇인가를 면밀히 고찰한 후에 우리의 자세와 관점을 다시 확립하고 우리의 대응 태세를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작성한다.

1. 쿠데타 세력의 근본적인 사고방식

  우리에게 가장 커다란 의문으로 남아 있는 것이 탄핵안을 처리했을 때 국민적 저항이 불보듯 뻔한 조건에서 저들이 탄핵을 가결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 필자가 하고 싶은 것은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쿠데타를 강행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다시
  확인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근본적인 사고방식, 외세에 기생하고 분단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정치권력을 유지하면서 형성된 그들만의 반민족적, 반민주적 사고방식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을 국민으로 보지 않고 분단과 외세에 기생하여 정치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의 사고방식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정국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들에게는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들렸다 하더라도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 물론 상황파악을 잘못한 것이지만 - 그들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 그들은 '한국민들은 어리석고 분열되어 있어 단결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봉한다. 지역 감정을 이용해 - 즉 국민분열을 조장해 - 국회의원 뺏지를 달고 행세해오면서 체득된 논리이다. 즉 비록 탄핵 후에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있다고 할지라도 얼마든지 잠재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탄핵 정국을 '친노와 반노의 구도'로 만들려 하고, 홍사덕이가 "촛불시위 참가자는 이태백이나 사오정"이라고 했던 발언,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70%이라는 결과를 놓고 민주당 김경재가 '어리석은 백성들이 진실을 믿지 못한 탓'이라고 했던 발언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1980년 광주항쟁을 총칼로 진압하는데 배후조종을 했던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 위컴이 "한국민들은 들쥐와 같아서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는 발언의 연장선이라고도 할 수 있다.

  둘째, 그들은 '안보 위기를 조성하면 쉽게 정리될 것이다'라는 것을 신봉한다. 과거 정권 위기가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 위협'을 내세워 국민의 불만을 잠재웠던 분단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여전히 통할 것이라고 믿고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다.

  셋째, 그들은 '우리에게는 미국이 있다'는 것을 신봉한다. 박정희 쿠데타를 지원하고 전두환 쿠데타를 지원하고 87년 6월 항쟁을 진압하는 데 앞장섰던 미국이라는 존재를 그들은 신봉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민들 또한 미국이 개입하면 더 이상 저항하지 않고 수긍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


 

2. 탄핵 무효 투쟁 중간 평가 - 국민은 위대하다!!

  

  ① 반민주, 반수구 세력 척결에 모든 세력이 총단결하다


  3월 25일 현재 「탄핵 무효, 부패정치척결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수는 966개 단체이다. 물론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최대의 역량이 단일하게 결집되어 있는 것이며 탄핵무효! 부패정치척결! 총선사수! 민주수호! 민주국회건설!이라는 구호를 들고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투쟁을 이끌어갈 투쟁 조직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고 구성되어 있는가 하는 것은 그 투쟁이 승리하는데 있어서 결정적 의의를 갖는다. 이번 범국민행동은 노동자, 농민, 청년 등 민족민주세력은 말할 것도 없고 환경운동, 언론운동과 같은 부문계열운동세력, 각 지역시민단체, 종교단체, 각 청년회 등 모든 계급계층이 망라되어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사회 최대의 역량 결집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범국민행동은 단일한 투쟁 구호를 내걸고 단일한 행동전을 전개하고 있다. '탄핵 무효'는 이번 투쟁의 당면 투쟁 구호이다. 우리는 당면하여 '탄핵무효, 민주수호'구호를 전면에 들고 한민자 공조가 진행한 쿠데타를 전면 부정하고 무효화시키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특히 탄핵 여부가 헌법재판소로 넘어가있는 조건에서 헌재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탄핵을 무효화하고 쿠데타로 인해 신음하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하자는 주체적 의지의 표현이다. '민주국회건설'은 이번 투쟁의 전략적 구호라 할 수 있다. 이번 탄핵정국은 냉전수구세력, 독재정권잔재세력, 부정부패세력 등 구시대정치인들과 낡은 정치구조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과거의 낡은 정치세력과 결별하고 새로운 정치, 새로운 국회를 만들어내는 투쟁이다. '총선사수' 구호는 이번 투쟁이 승리하기 위한 전술적 구호이다. 한민자 쿠데타 세력은 탄핵 다음의 2단계 쿠데타로서 총선 연기를 획책하고 있다. 따라서 '총선 사수' 구호는 한민자 세력의 음모를 파탄내고 저들의 쿠데타를 저지시키는 데서 중요한 전술적 구호로
  되는 것이다.

  현재 모든 애국민주역량은 이러한 구호를 전면에 들고 투쟁을 전개함으로 인해 그 투쟁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② 촛불시위로 대중들이 집결하다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서울 광화문에서 10만의 인파가 모인 이후 그 다음주에는 20만, 전국적으로는 40만이 넘는 대중들이 촛불시위에 찹가하였다.
  여중생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시위는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 6개월이 지나서야 10만이 운집하였지만 이번 탄핵정국에서는 바로 다음날 10만의 대중이 광화문에 집결할 정도로 대중들의 의식이 발전하였고 자발적 참여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대중들이 참여하는 것 역시 87년 6월 항쟁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촛불시위에서 보여주는 대중들의 단결력과 조직력은 범국민행동에서 제출한 투쟁구호를 전면에 들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탄핵안이 가결되었던 3월 12일 여의도에서 이미 앞으로의 투쟁 계획과 투쟁 구호에 대해서 합의하였으며, 그 합의된 구호와 계획아래 대중들의 투쟁이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대중들이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평가할 대목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말할 것도 없고 아버지가 아들의 무등을 태우고, 어머니가 딸의 손을 잡고 촛불시위에 참여하고 있으며, 중고등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참여하고 있다. 교수, 변호사, 청년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이번 탄핵을 반대하고 한-민-자를 척결하기 위한 이번 투쟁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가히 시민항쟁, 민중항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촛불시위는 결코 광화문에서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 곳곳에서 그리고 광주, 부산, 대구, 인천 등 대부분의 도시와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촛불 시위 뿐 아니라 서명운동, 선전활동 등 다양한 대중 활동들이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서명운동이 5만명을 넘고 있으며, 아직 범국민행동으로 총화되지는 않았지만 수많은 지역과 단체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촌에서는 하도 많은 국민들이 서명에 참가하여 준비한 서명용지가 다 떨어져 미쳐 서명을 하지 못한 국민들에게 "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내가 서명을 할 수 없게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무슨 서명을 하는지 의아해 하다가 탄핵 무효를 요구하는
  서명이라고 하자 반색을 하며 서명 가판대로 향하는 국민들의 얼굴에서 이번 투쟁은 이미 승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③ 쿠데타 세력! 자중지란에 빠지다

  반면 쿠데타 세력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평가해야 할 것은 이들의 총선연기 구도를 파탄냈다는 점이다. 국회의 힘을 동원하여 총선을 연기할 수 있는 법적 마지노선이 3월 26일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결국 3월 26일까지 어떤 것도
  시도하지 못하였으며, 오히려 당내에서 조차 반대여론에 부딪쳐 탄핵을 주도했던 세력들이 정치적으로 고립당하는 사태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최병렬이가 대표직을 사퇴당했으며, 대표 경선에 나온 홍사덕 역시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민주당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설훈, 정범구 의원 등이 지도부를 성토하고 삭발, 단식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며, 조순형은 대표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쿠데타 세력이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번 정국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앞에서 밝혔던 것처럼 이들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이 개조되거나 정치권에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쿠데타를 완성하여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전개될 것이다.


 

3. 쿠데타가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

  쿠데타는 상식적인 상황에서 정상적인 방법을 통하는 것이 아니라 비상식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그 본질이다. 그러나 그러한 비정상적인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쿠데타가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분명히 있다.

  쿠데타 정국이 저들이 계획했던 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저들의 계획과 구도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쿠데타 성공 조건을 명확히 인식하고 제때 분쇄해야 한다. 역풍에 시달릴수록 오히려 저들은 보다 교묘한 수법을 동원하려 할 것이다.

  한국의 현대사의 교훈에서 그리고 현실의 조건에서 이번 쿠데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의 조건이 총족되어야 한다.


 

①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해야 한다.

  모든 지배주의자들의 지배논리의 공통점은 '분열시켜 통치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권력이 탄탄할 때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찬탈하기 위한 과정에서도 반드시 요구되는 원칙 중에 대원칙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탄핵정국에서 그 비근한 예가 바로 대중들의 촛불시위를 '친노-반노 구도'로 몰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탄핵에 무효화시키고 한-민-자를 심판하자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와는 별개의 문제다. 탄핵을 반대하는 70% 이상이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가 아닌 것에서 그리고 촛불 시위에 참가하는 대중들의 모두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가 아니라는 데서 이점은 분명히 확인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저들이 촛불시위에 대해 '친노-반노 구도'를 역설하는 것은 바로 분열주의 정치의 전형적인 형태인 것이다. 만약 촛불 시위를 '친노-반노 구도'로 모는 저들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촛불시위는 현격히 대중들의 참여가 약해질 것이며, 그것은 곧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여론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저들은 바로 이러한 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들이 분열주의 공작을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하나 하나 짚어보자.


 

우선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장악해야 한다. 즉 언론을 완전히 장악하여 언론 공세를 통해 촛불 시위가 마치 '노무현 친위대'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상황을 호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촛불시위가 확산되면 확산될수록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득이 돌아간다는 논리를 유포시켜 비노무현 세력, 반노무현 세력을 촛불시위에서 이탈시키려는 것이다. 저들이 KBS와 MBC를 항의 방문하고 국회 문광위를 열어 추궁하려 하는 등 언론에 대한 탄압을 시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KBS와 MBC를 희생양으로 삼아 '조지면' 다른 언론사들은 자연스럽게 '순종'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한 것이다. 공중파 방송이 갖는 가장 대중적인 언론 매체라는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저들은 여전히 언론의 '편파보도'로 인해 자신들이 역풍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을 탄압하고 장악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다음으로 저들의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촛불시위를 잠재워야 한다. 촛불시위를 약화시키는 것은 분열주의 공작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촛불시위라고 하는 대중들이 결집할 수 있는 정치적 장(場)이 없어진다면 그들의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할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다. "촛불 집회는 현 집권층이 포장한 정치집회"라고 떠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촛불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저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국론 분열', '사회 혼란'이다. 즉 촛불시위가 국론이 분열되어 있음을 나타낸다고 떠들고,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논리를 유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 안정을 원하는 계층인 중산층 시민들이 촛불시위에서 이탈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또 하나의 논리는 '촛불시위의 불법성 여부'이다. 즉 일몰후의 집회는 허용되지 않는 집시법을 들먹이는 것이다. 4월 2일부터는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명복으로 촛불시위 자체를 엄단하려 든다. 그러나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자유가 보다 하위법은 선거법이 제한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며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인만큼 절대 촛불을 놓거나 끄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분열주의 공작을 통해 저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탄핵 반대 여론을 잠재우는 것이 기본이겠다. 그러나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즉 저들의 분열주의 공작이 성공한다는 것은 탄핵 정국의 기본 구도가 '민주대 반민주'가 아니라 '친노와 반노'의 구도로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그들로 하여금 현재의 내각을 총사퇴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된다. 즉 이미 탄핵을 당하여 직무가 정지되어 있는 사람이 수립한 내각은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지금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는 '거국적인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이들이 얘기하는 거국적인 중립내각은 실상은 한-민-자 세력들이 내각을 장악하기 위한 논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국회를 이미 장악한 쿠데타 세력은 내각까지 장악하여 쿠데타 성공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각을 장악하게 된다면 그들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촛불 시위도 불법으로 규정하여 진압할 수 있고, 여론 또한 조작할 수 있다.

  그들이 탄핵정국에서 특히 중요한 부서인 법무부 장관과 행정자치부 장관을 안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탄핵에 대해 '17대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소견을 말했다고 하여 홍사덕이가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해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라며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나 조순형이가 "이러한 발언을 공공연히 한 강장관을 묵과할 수 없다"며 "법사위를 열어 취조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다 이러한 연유이다. 이는 행자부 장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허장관이 촛불시위를 문화행사로 간주하고 평화적으로만 계속된다면 용인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민주당에서   "허장관이 어떤 배경에서, 누구의 지시와 교감 하에 이런 말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강장관에 이어 '노빠장관 넘버2'로 인식되는 허 장관이 이런 발언을 한 배경이 궁금하다", "향후 친노와 반노 세력간에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허장관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이들 두 장관과는 다르게 고건 권한대행을 띄워주는 발언들은 내각을 장악하고자 하는 저들의 음모를 더욱 확정적으로 보여준다. 한나라당의 권오을은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체제가 출범했지만 국가의 평온상태는 대통령이 나라를 이끌어 갈 때보다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조순형이가 "고 대행 체제의 위기 관리 능력이 잘 작동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경제가 안정되는 것 같다"는 발언을 하고, 한화갑이 "부산과 경남 지역에 갔더니 고 대행이 잘 하고 있다고 하더라", 한나라당의 홍준표가 "탄핵이 돼도 나라는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대통령이 탄핵 되어도 국정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여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려는 속셈도 있지만 고건 대행을 추켜세워 고건을 통해 내각을 장악하고자 하는 의도의 표현이다.

  이들은 나아가 고건과 앞의 두 장관 사이를 의도적으로 이간질시켜 고건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까지 병행한다. 민주당의 유용태가 "고 대행을 사방에서 견제해 운신이 자유롭지 못한 느낌이 든다", 한나라당의 은진수가 강금실 장관, 열우당의 신기남 의원들을 겨냥해 "고군분투하는 고대행을 도와주기는커녕 어떻게든 견제하고 흔들려는 것은 너무 심하다", 홍준표가 "강금실 법무장관과 허성관 행자장관 등의 고대행 견제가 나라를 불안케 하는 실체"라고 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이렇듯 국민을 분열시켜 촛불시위와 여론을 잠재우고, 내각을 분열시켜 내각을 장악하려는 온갖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② 국가 안보와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가 대두되어야 한다.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도,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도 가장 중요하게 내세웠던 논리가 바로 '안보 논리였다. 즉 '북한의 도발 위협'을 내세워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비상내각을 조직하여 쿠데타가 성공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조국이 분단되어 있는 조건에서 이러한 논리는 쿠데타를 일으키고자 하는 세력에게는 가장 유용한 수단이자 무기라는 것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북방한계선(NLL)원적 불안정성이다. 99년과 2002년 서해교전 사건을 일으켰던 근본적인 요인은 바로 남과 북이 합의한 해상경계선이 없다는 것이며, 남쪽에서 북방한계선을 해상경계선이라고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여전히 북방한계선은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돌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특히 꽂게잡이가 한철인 4월부터 6월까지의 시기가 가장 충돌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데 바로 중국의 어선이 한국 해안선을 넘어 조업을 하는 경우가 속출하여 중국 어선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선 일대에 많은 해안경비병들이 운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중 경계선이 문제의 북방한계선 인근이라고 했을 때 비록 중국을 겨냥한 병력이라고 하더라도 북방한계선 인근에 병력이 운집하고 있다는 것은 언제 다시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돌이 야기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특히 2002년 서해교전 사건 이후 한국군의 교전수칙이 더욱 호전적으로 개정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경고 방송없이 곧장 총격을 가할 수 있도록 개정된 교전수칙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인위적 군사적 충돌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작년 말부터 비무장지대 인근에 미국의 신형 무기들이 배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실험을 끝낸 신형무기들로써, 스마트 탄이라 불리는 톤합직격탄과 벙커 버스터라 불리는 소형 핵 폭탄 등이 배치돈 것이다. 최신예 무인조정 정찰기 섀도우 200이 이미 배치되어 활동중에 있다.(<로스앤젤레스 타임즈> 2003년 12월 21일자) 세계에서 최대의 화약고라고 할 수 있는 비무장지대에 이러한 무기들이 배치되는 것 자체가 한반도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일이며, 비무장지대에서 언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조성될 수도, 조장할 수도 있는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

  앞에서 이미 지적했던 것처럼 쿠데타 세력이 지금까지 생존해 온 방식 중에 하나가 남북간의 군사적 대치와 충돌 그로 인한 안보 위기 조장이었다고 했을 때 지금과 같은 쿠데타 정국에서 저들은 이 국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든지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으로 우리는 철저히 이러한 음모를 분쇄해야 할 것이다.


 

③ 공포정치가 실시되어야 한다.

  쿠데타를 감행하고 있는 저들에게 가장 커다란 위협은 국민들의 여론이다. 즉 탄핵을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정치배들을 총선에서 심판하겠다는 국민들의 여론을 잠재우지 않고서는 결코 그들의 쿠데타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일반적인 방법을 통해서는 결코 국민들의 여론을 잠재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은 쿠데타 세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바로 여기서 이번 쿠데타가 궁극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한 마지막 전제조건이 생긴다. 그것은 바로 공포정치를 실시하는 것이다. 즉 모든 집회와 시위를 원천 차단하고 국민들 사이에서 일체의 정치적 토론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

  물론 지금 시대에 이같은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공포정치라니?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1장에서 밝혔던 것처럼 우리는 설마병을 경계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판단한다면 지금 시대에 의회쿠데타, 대통령탄핵은 가능한 일이었는가.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감행하지 않았던가. 그러한 그들이 공포정치를 나아가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오히려 그들은 이미 시나리오안에 넣고 있을 개연성이 더 높다. 그것이 아니면 그들은 쿠데타를 성공할 수 없고, 쿠데타를 성공하지 못하면 그들의 정치생명이 끝나기 때문이다.

  지금 시기에 그들이 공포정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바로 계엄령 선포이다.

  1948년 10월 17일 제주도에 내려진 계엄령을 비롯하여 여수·순천사건, 한국전쟁, 4·19혁명, 5·16군사쿠데타, 6·3사태, 10월유신, 부마사태, 10·26쿠데타 등 정치적 격변기 때마다 계엄령은 선포되었고 계엄령의 선포로 모든 국민들은 쥐죽은 듯이 조용하게 살아야만 했다.
  

  계엄법은 비상계엄에 대해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적과 교전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선포한다'고 하고 있다. 또한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며, 국방부장관 혹은 행정자치부장관이 국무총리를 거쳐 계엄의 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는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하며, 계엄사령관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한-민-자 쿠데타 세력이 내각을 장악하고 고건 권한대행을 장악하고자 하는 갖가지 노력을 사기할 필요가 있다. 한민자 쿠데타세력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내각 특히 대통령과 국방부장관, 행자부장관을 장악해야 한다. 고건 권한대행을 추켜세우고 내각을 분열시켜 내각을 장악하고자 하는 그들의 행동이 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것은 지나친 추측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내각을 장악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즉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가 발생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경우이다.

  첫째,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이다. 앞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둘째, 탄핵 찬성자들과 탄핵 반대자들의 충돌이 물리적으로 비화되고 겉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해방 정국에서 미군정과 그에 기생하였던 민족반역자들이 좌우의 충돌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심각한 사회적 혼란이 야기되었던 역사적 경험을 알고 있다. 쿠데타 세력들은 해방 정국에서의 좌우 충돌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저들의 이러한 계획을 이미 간파하고 있기에 그들의 원하는 사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계엄령을 선포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갖는 노력을 하겠지만 그들의 계획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저들의 이러한 계획을 포착하여 그 어떤 빌미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 슬기와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3. 저들의 행동계획 전망

  

  ① 쿠데타의 2단계는 총선 연기이다.

  위대한 국민의 힘과 촛불의 위력은 저들의 2단계 쿠데타로 설정되어 있었던 총선 연기 음모를 파탄내고 있다. 조순형이가 탄핵 다음날 한-민-자 대표 회동에서 총선 연기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며, 18일에는 언론사의 보도가 '편파적'이라면서 "이런 방송 여건에서 과연 어떻게 선거를 할 수 있는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 발언이 방송사들의 보도가 '편파적'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보다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은 "이런 여건에서 선거를 할 수 있겠는가"하는 점이다. 즉
  총선 연기를 위해 언론사의 보도를 트집잡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현행 선거법 하에서의 총선 연기는 이미 물건너 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상기해야 할 것은 지금은 쿠데타 정국이라는 것이다. 상식적이고 법률적 틀에서는 결코 총선 연기가 불가능하다고 할지라도 이미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저들이,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탄핵을 강행했던 저들이, 총선에서 쿠데타 세력을 심판하자는 국민여론을 잘 알고 있는 저들이 그래서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저들이 앉아서 당하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너무 위험하다. 우리는 4월 15일까지 총선 연기에 대한 경각심을 놓지 말고 총선 사수, 총선에서 심판, 민주국회 건설의 구호를 들고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② 쿠데타의 마지막인 3단계는 내각제 개헌으로 나타날 것이다.

  2단계였던 총선 연기마저 녹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각제 개헌은 저들에게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저들은 3단계 쿠데타에서 내각제 개헌을 염두 있었다.

  내각제를 시종일관 주장해왔던 김종필의 자민련이 탄핵 공조에 들어간 것도 이러한 배경하에서 진행된 것이었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저렇듯 공고하게 단결하여 탄핵을 시도한 것도 내각제에 대한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가령 탄핵이 성공하여 대통령 보궐 선거를 하게 된다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가장 심각한 경쟁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저들은 자기 정당의 역량만으로는 더 이상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따라서 저들은 연립정권을 세우려는 것이며, 연립정권이 보다 잘 유지되기 위해서는 모든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대통령 집중제 보다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권한을 나누어 행사하는 이원집정부제, 혹은 대통령이 없이 다수당에서 선출한 대표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는 내각제를 원하는 것이다.

  내각제 개헌을 위한 저들의 논리는 대략 이런 것이 될 것이다.

  즉 지금의 탄핵 사태야 말로 대통령 중심제의 폐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보니 대통령이 되기 위해 불법자금을 동원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며, 대통령 중심제가 유지되는 한 이러한 부패정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그럴 듯해 보이는 논리이지만 이러한 논리는 자신들의 부패정치행각을 제도로 돌리려는 국민사기극에 다름 아니다.

  또한 발전한 한국의 민주주의에서는 더 이상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내각제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이다. 대통령 중심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고 경제가 안정화되는 과정에서 일부에서의 반대여론이나 저항에도 불구하고 힘있게 국정을 밀고 나가야 하는 후진국에 어울리는 제도인데, 한국은 이미 민주주의가 발전하였고 경제가 성장하여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였기에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내각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그럴 듯해 보이는 논리이지만 독재에 기생하여 왔던 자신들의 과거 정치 행각을 미화하고 21세기에도 독재와 부정부패로 정치권력을 유지하겠다는 국민기만놀음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내각제 개헌을 위한 사전 단계는 무엇일까. 이 점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국민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국무총리를 뽑는 내각제 방식에 대해 기본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즉 내각제 개헌은 다시 한번 국민들의 반대, 어쩌면 대통령 탄핵 보다 훨씬 커다란 반대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에도 분노하는데, 대통령을 선출할 자신들의 권한을 없애버리려는 것으로 내각제 개헌을 인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각제 개헌을 위해서는 반드시 국민의 저항을 무마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준비되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염려하고 있는 계엄령이 대두되는 것이다. 그리고 계엄령을 선포하기 위해 남북간의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즉 이런 식이다.

  우선 남북간에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고 국가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생겼다고 떠드는 것이다. 즉 국가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국민들은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하며 '북한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내각제 개헌을 반대하는 일체의 집회와 촛불시위 등을 '이적 행위'로 규정하고 그러한 이적행위를 경찰력만으로는 막기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워 계엄령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내각제 개헌을 단행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지금 단계에서 너무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글 서두에서 쿠데타 세력의 근본적인 사고방식을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을 국민으로 보지 않고, 단결할 줄 모르는 '분열 국민'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 위협'론을 보도의 전가처럼 휘두르고 있는 저들의 계획 안에 비록 비약일지도 모르는 이같은 시나리오가 없다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현대사가 보여주었던 것처럼 한국 정치의 격변기에는 항상 국가 위협이 제기되었으며 그 위협의 중심에는 항상 '북한'이 있었고, 국가 안보를 외치며 저들은 정권을 장악해 왔다는 사실을 잊지않아야 겠다.


 

4.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

  

  ① 더 이상 '설마'란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자.

  '설마'했으나 '역시'가 되어버린 것이 3.12 쿠데타였다. 그 누구도 3.12 쿠데타가 일어날 것이라고 확언하지 못했다. '설마 저들이 하겠느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경고차원이겠지' 정도로 인식했던 것이다.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되어 버린 조건에서 우리는 그때서야 무릎을 치고 땅을 쳤다. 한국의 정치적 격변기때마다 우리는 '설마' 하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을 기억해 낸 것이다. 4.19 혁명 이후, 박정희 죽음 이후 민주화의 봄 당시의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어쩌면 지금 또다시 우리는 '설마병'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설마 이런 상황에서 헌법재판소가 합헌 판결을 내리겠느냐, 설마 저들이 총선을 연기하겠느냐, 설마 저들이 내각제 개헌을 시도하겠느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 상황은 쿠데타가 진행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는 가능한, 예측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② 이번 투쟁은 수구세력 척결, 민주수호 투쟁이라는 점과 투쟁의 주인, 승리의 주인은 국민을 각인하자.

  지금 우리가 전개하고 있는 탄핵무효, 민주수호 투쟁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운동도 아니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운동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냉전수구, 부정부패세력들이 죽여놓은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으며, 국민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승리하고 있다.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국민의 열망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따라서 지금 투쟁 전선은 반수구세력전선이며 반독재세력전선이다. 또한 수구세력이 독재세력이며 냉전세력이며 반민족세력이며 반통일세력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투쟁은 곧 자주·민주·통일 투쟁이다.

  그렇다. 어쩌면 이번 투쟁의 가장 큰 수혜자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일지 모른다. 열우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속하게 올라가고 있는 것이 그것을 반증한다. 그러나 승리의 견인차, 개척자는 결코 그들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번 투쟁의 주인은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이며 이번 투쟁의 승리의 주인 역시 그들이다. 승리의 주인이 국민이라고 했을 때 열린우리당이 결과적인 수혜자가 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승리의 주인, 민주주의의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견제하고 비판하고 심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③ 투쟁을 방치하는 대기론적 견해를 경계하자.

  '이제 할만큼 했다', '총선에서 심판하면 된다'는 것이 곧 대기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투쟁의 시기에 대기론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특히 지금과 같은 쿠데타 정국에서 대기론은 곧 투항이나 마찬가지이다. 앞에서 서술했듯이 쿠데타는 끝난 것이 아니다. 우리의 투쟁이 저들의 쿠데타 음모가 진척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투쟁을 방기하고 투쟁을 접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국민들의 투쟁으로 막혀있었던 저들의 쿠데타 음모가 다시 부활하게 되는 것이며, 저들의 쿠데타 음모를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꼴이 된다.

  그렇다. 우리는 할만큼 했다. 그러나 아직 다하지 않았다. 우리의 할 일은 지금도 남아 있다. 우리는 지금 전개되고 있는 촛불 시위를 보다 확산시켜야 하며 그 힘으로 4.15 총선을 사수해야 한다. 4월 2일부터 선거법을 적용하여 촛불시위를 엄단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우리의 투쟁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촛불시위는 민주화 열기의 분출이며 국민들의 주권행사이다. 선거법이 대한민국의 헌법보다 상위일 수 없으며, 선거법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민주화의 열기를 식힐 수 없으며, 주권행사를 저지할 수는 없다.

  우리가 촛불시위를 접는다면, 저들은 우리의 서명운동도 접으라고 할 것이며, 그 때는 저들이 쿠데타 성사를 위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저들은 지금 선거법 위반이라고 떠들고 있지만 저들은 우리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④ 미국의 정치개입에 경각심을 갖고 대하자.

  한-민-자 세력이 자중지란, 분열의 길로 나가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쿠데타 배후조종이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번 글에서 한국의 정치 격변기 때마다 미국이 어떻게 내정간섭해 왔는가를 밝힌바 있다. 미국의 상황판단은 한-민-자 보다 신속하며 정확하다. 87년 6월 항쟁 당시 탱크를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려고 했지만 그럴 경우 더욱 시위가 격화되고 확산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한 주한미대사가 전두환과 노태우를 설득, 협박하여 6.29선언이라는 기만적인 발표를 한 바 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미국은 한-민-자의 쿠데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때 미국은 더 이상 쿠데타 성사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한-민-자에도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한민자를 설득, 협박하여 기만적인 발표를 하게 할 수도 있으며, 한민자를 버리고 열린우리당을 장악하기 위한 갖은 시도를 할수도 있다.

  우리는 미국의 쿠데타 배후조정만을 반대하고 배격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배후조정, 일체의 내정간섭을 반대하고 규탄하며 배격한다. 어떤 상황이 어떤 조건에서 펼쳐진다고 하더라도 미국에 대한 경각심을 놓치지 않고 투쟁하여야 할 것이다.